대마도 요트 항해
항해 기간 : 2003년 02월 07일 05:00 ∼ 2003년 02월 09일 08:00 ( 2박 3일 ) 항해 코스 : 부산 수영만 - 대마도 북단 해상 - 대마도 이즈하라항 이즈하라항 - 아소만 - 부산 수영만 승선 인원 : 김현곤외 3명
2월 6일 오전 세관 출국 수속을 모두 끝내고 요트계류장으로 와서 최종 점검. 준비한 이런저런 물품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으로 모든 항해 준비는 끝냈다. 내일 새벽에 출항하기 때문에 집으로 와서 인터넷으로 일본측 기상과 귀환시의 기상을 재점검하고 잠시 눈을 붙이다.
2월 7일 금요일 04:00 요트에 도착하자마자 엔진시동을 걸어서 충분히 예열시켜 두고, 커피 한잔 따땃하게 먹고 있으니까 서울과 김해에서 오는 일행이 큰 가방 하나씩 둘러메고 의기양양하게 도착했다.
새벽밥 한 끼 먹고 출발할 것인데 억지로라도 먹어야된다고 당부해서 그런지 배가 고파서 그런지 다들 잘 먹는다. 참고로 이들중 두 명은 해군 출신이라서 제법 큰소리 땅땅치기는 했지만 얼마후에 그들이 보여준 행동은 해군출신이 아닌가벼♬. 바다에서는 제일 중요한 안전 사항에 대해서 간략히 말하고, 계기 및 운용 방법과 항해코스를 개략적으로 숙지시키는 것으로 미팅을 끝내고 05:00 아직 깜깜한 밤바다로 출발∼! 항해코스는 이번 항해는 대마도 체험으로 설정했기에 갈 때는 아소만으로 가는 것보다는 거리는 5마일 더 멀지만 대마도 북단을 통과하는 항로를 택했는데 이렇게 하므로서 대마도일주 요트항해는 완벽하지는 않지만(이번 항해의 미항해 구간은 이즈하라에서 대마도 남단을 돌아서 쯔쯔자끼 등대를 돌아가는 항로) 갈 때와 올 때의 항로가 달라서 바다에서 보는 경치가 아주 뛰어난 아소만 및 대마도 북동쪽을 지나므로 크루징 항해의 묘미를 느낄 수 있으리라.
처음 요트로 대마도를 접한 것은 1988년인데 19피트 밍코리아호로 한바퀴 쭉 돌면서 재일교포 김원일씨에게 각종 항해에 대한 전반적인 것을 가르친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그 당시는 GPS가 없었을 때고 로란-C도 고가인지라 RDF와 육분의로 위치를 구했었고, 등대 식별과 지문항해에 의한 것이 유용하게 사용되던 때였었지..... 지금은 아련한 기억 속의 요트항해로 남았지만 때로는 그때가 그리워지기도 한다.
광안대로가 잘갔다 오라고 현란한 오색 불빛쇼를 벌이는 것을 뒤로하고 대마도북단을 향해서 전진 또 전진. 항해중 일행에게 선박 식별법과 선박신호법, 충돌예방법, 레이더 보는 법을 날이 샐 때까지 떠들었고...
풍향 270°±10°, 풍속 10 ~ 12 m/s 내외, 순간최대풍속 15 m/s 내외, 파향 240°±5°, 파고 2.5m 내외, 운량 80 %, 기온 8℃, 실내기온 18℃ 메인세일은 1 reefing시키고 150% 제노아는 130%만 펴고서 꽁당꽁당 가고 있다. 조타는 2시간씩 교대로 맡겼는데 다들 잘한다. 요트는 어려운 것이 절대 아니며, 단지 좀 심한 비포장길을 가는 자동차를 운전한다고 생각하면 된다는 것을 심어준다.
대마도 북단이 보이기 시작하자 서서히 파도가 높아지기 시작한다. 일행의 얼굴에 두려움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듯하다. 쩝..! 일행중 두 명이 멀미를 해댄다. 멀미는 의학적으로는 세반고리관이 어떻고하지만 심리적인 측면이 가장 큰 것인 듯하다. 내면에 조금이라도 두려움이 있다면 그럴 것이리라. 즐거움과 즐기는 마음이 선행되어 있다면 그러지는 아니하리라. 해서 관심을 다른 곳으로 유도해서 안정시키고...... 수평선을 보니 의외로 대마도 북단에는 파도가 없다. 음~ 풍향때문이리라.
10:00 대마도 북단 도착 풍향 260°±10°, 풍속 8∼10 m/s, 파고 1 m/s 이내, 파향 240°±5° 운량 90% 바람이 서서히 남서쪽으로 돌아가는 조짐이며, 구름이 차차 많아진다. 대마도가 남북으로 길게 뻗어서 방파제 구실을 해주는 덕에 파도는 거의 소멸되는 수준. 메인과 제노아를 전부 펴다.
가쓰오(우리말: 가다랭이)를 잡는 일본 어선들이 대략 40 여척 정도가 조업중이지만 방해는 안된다. 이제 일행 모두 조타는 자신이 있는 모양인 듯 얼굴에 화색이 돈다. 일본순시선이 300미터 거리를 두고서 서쪽으로 휙 지나가 버린다. 이크크~! 손 한번 흔들어주고 일장기를 게양시켰다. 바람이 남서풍으로 완전히 돌아가기 전에 도착했으면 좋으련만 대략 1시간에 2°씩 남서쪽으로 돌아가고 있어서 도착할 때는 맞바람이 될 것이라는 에상을 혼자서 해본다.
바람좋지, 파도없지, 경치좋지..... 일행들은 이제 서로 조타를 하겠다고 성화다. 해서 섬으로 빠싹 붙어서 항해하라하고, 수심계를 전방 150피트(50미터)를 탐지하고 수심 10미터에서 경보음이 울리도록 설정해 두었다. 이젠 다들 사진을 찍거나 농담을 하는 등 여유가 보인다. 음~ 귀환때는 시끄럽겠는걸.
12:30 풍향 220°±10°, 풍속 8 m/s 이내, 파고 0.5 m 내외 크로스홀드로 가기가 힘이 든다. 해서 메인을 내리고 제노아와 엔진으로 항해하다. 엔진 가동 시작함( RPM 1000 ∼ 1500 ), 제노아 120 %.
13: 30 바람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섬을 넘어 오다가 잠시 서풍으로 변해서 다시 메인을 펴고 제노아와 함께 세일링. 엔진 정지. 산곡풍 때문에 항해 연습하기엔 그런대로 좋은 편이다.
14: 05 34°23.810' N, 129°28.253' E 침로 : 210°±5°
15: 00 풍향이 SWS, 풍속이 급속히 증가한다. 운량 100%. 이즈하라까지 12마일 남겨두고 정면에서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세일링대신에 엔진을 사용하기로 결정. 밀리는 것까지 계산하면 정속 4노트로 갈 수 있을 것 같다. RPM 1800으로 놓고 꽁당꽁당. 아직 비는 안오고 있는데 낮은 층적운이 떼로 시꺼멓게 몰려오는 것을 보니 오늘밤과 내일은 비바람이 몰아치리라.
18: 00 대마도 이즈하라항에 정박. 먼저 입항한 가자7 옆에 계류시키다. 입국 수속은 미리 연락을 취해 두었던 탓에 간단하게 끝났다. 친분있는 해상보안청 직원과 세관원들이 있어서 일사천리로 끝. 개인적으로는 3번째 이즈하라항에 입항했다. 우리가 민박할 대마도분이 미리 차를 가지고 마중을 나와주어서 대마도 전통 거리로 지정된 그분의 집으로 G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