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궁궁촌코리아 원문보기 글쓴이: 선수당 박경희
동경대전
포덕문
논학문
수덕문
불연기연
축문
참회문
주문
입춘시
절구
강시
좌잠
화결시
탄도유심급
시문
결
우음
전팔절
후팔절
제서
영소
필법
유고음
우음
동경대전
포덕문
#1
개자상고이래로 춘추질대 사시성쇠 불천불역하니 시역천주조화지적이 소연우천하야로되
(저 옛적부터 봄과 가을이 갈아들고 사시가 성하고 쇠함이 옮기지도 아니하고 바뀌지도 아니하니 이 또한 한울님 조화의 자취가 천하에 뚜렷한 것이로되,)
#2
우부우민은 미지우로지택하고 지기무위이화의러니
(어리석은 사람들은 비와 이슬의 혜택을 알지 못하고 무위이화로 알더니,)
#3
자오제지후로 성인이 이생하사 일월성신과 천지도수를 성출문권이이정천도지상연하여 일동일정과 일성일패를 부지어천명하니 시는 경천명이순천리자야라
(오제 후부터 성인이 나시어 일월성신과 천지도수를 글로 적어내어 천도의 떳떳함을 정하여 일동일정과 일성일패를 천명에 부쳤으니, 이는 천명을 공경하고 천리를 따르는 것이니라.)
고로 인성군자하고 학성도덕하니 도즉천도요 덕즉천덕이라 명기도이수기덕고로 내성군자하여 지어지성하니 기불흠탄재아
(그러므로 사람은 군자가 되고 학은 도덕을 이루었으니, 도는 천도요 덕은 천덕이라. 그 도를 밝히고 그 덕을 닦음으로 군자가 되어 지극한 성인에까지 이르렀으니 어찌 부러워 감탄하지 않으리오.)
#4
우차만근이래로 일세지인이 각자위심하여 불순천리하고 불고천명하니 심상송연하여 막지소향의러라
(또 이 근래에 오면서 세상사람이 각자위심하여 천리를 순종치 아니하고 천명을 돌아보지 아니하므로 마음이 항상 두려워 어찌할 바를 알지 못하였더라.)
#5
지어경신하여 전문서양지인은 이위천주지의로 불취부귀라하고 공취천하하여 입기당 행기도 고로 오역유기연기기연지의러니
(경신년에 와서 전해 듣건대 서양사람들은 천주의 뜻이라 하여 부귀는 취하지 않는다 하면서 천하를 쳐서 빼앗아 그 교당을 세우고 그 도를 행한다고 하므로 내 또한 그것이 그럴까 어찌 그것이 그럴까 하는 의심이 있었더니,)
#6
불의사월에 심한신전하여 질부득집증하고 언부득난상지제에 유하선어 홀입이중하여 경기탐문즉 왈물구물공하라 세인이 위아상제어늘 여부지상제야아
(뜻밖에도 사월에 마음이 선뜩해지고 몸이 떨려서 무슨 병인지 집증할 수도 없고 말로 형상하기도 어려울 즈음에 어떤 신선의 말씀이 있어 문득 귀에 들리므로 놀라 캐어 물은 즉 대답하시기를 “두려워 하지 말고 두려워 하지 말라. 세상 사람이 나를 상제라 이르거늘 너는 상제를 알지 못하느냐.”)
문기소연하니 왈여역무공 고로 생여세간하여 교인차법하니 물의물의하라
(그 까닭을 물으니 대답하시기를 “내 또한 공이 없으므로 너를 세상에 내어 사람에게 이 법을 가르치게하니 의심하지 말고 의심하지 말라.”)
왈연즉 서도이교인호이까 왈불연하다 오유영부하니 기명은 선약이요 기형은 태극이요 우형은 궁궁이니 수아차부하여 제인질병하고 수아주문하여 교인위아즉 여역장생하여 포덕천하의리라
(묻기를 “그러면 서도로써 사람을 가르치리이까.” 대답하시기를 “그렇지 아니하다. 나에게 영부 있으니 그 이름은 선약이요 그 형상은 태극이요 또 형상은 궁궁이니, 나의 영부를 받아 사람을 질병에서 건지고 나의 주문을 받아 사람을 가르쳐서 나를 위하게 하면 너도 또한 장생하여 덕을 천하에 펴리라.”)
#7
오역감기언 수기부하여 서이탄복즉 윤신차병이라 방내지선약의러니 도차용병즉 혹유차불차고로 막지기단하여 찰기소연즉 성지우성하여 지위천주자는 매매유중하고 불순도덕자는 일일무험하니 차비수인지성경야아
(나도 또한 그 말씀에 느끼어 그 영부를 받아 써서 물에 타서 마셔본 즉 몸이 윤택해지고 병이 낫는지라, 바야흐로 선약인줄 알았더니 이것을 병에 써봄에 이르른 즉 혹 낫기도 하고 낫지 않기도 하므로 그 까닭을 알 수 없어 그러한 이유를 살펴본 즉 정성드리고 또 정성을 드리어 지극히 한울님을 위하는 사람은 매번 들어맞고 도덕을 순종치 않는 사람은 하나도 효험이 없었으니 이것은 받는 사람의 정성과 공경이 아니겠는가.)
#8
시고로 아국은 악질이 만세하여 민무사시지안하니 시역상해지수야요 서양은 전승공취하여 무사불성이 천하진멸이면 역불무순망지탄이라 보국안민이 계장안출고
(이러므로 우리 나라는 악질이 세상에 가득 차서 백성들이 언제나 편안할 때가 없으니 이 또한 상해의 운수요, 서양은 싸우면 이기고 치면 빼앗아 이루지 못하는 일이 없으니 천하가 다 멸망하면 또한 순망지탄이 없지 않을 것이라. 보국안민의 계책이 장차 어디서 나올 것인가.)
#9
석재라 어금세인은 미지시운하여 문아사언즉 입즉심비하고 출즉항의하여 불순도덕하니 심가외야로다 현자문지하고 기혹불연이 오장개탄이나 세즉무내라 망략기출하여 유이시지하니 경수차서하여 흠재훈사어다
(애석하도다. 지금 세상사람은 시운을 알지 못하여 나의 이 말을 들으면 들어가서는 마음으로 그르게 여기고 나와서는 모여서 수군거리며 도덕을 순종치 아니하니 심히 두려운 일이로다. 어진 사람도 이를 듣고 그것이 혹 그렇지 않다고 여기니 내 못내 개탄하거니와 세상은 어찌할 수 없는지라, 간략하나마 적어내어 가르쳐 보이니 공경히 이 글을 받아 삼가 교훈의 말씀으로 삼을지어다.)
논학문
#1
부천도자는 여무형이유적하고 지리자는 여광대이유방자야라 고로 천유구성하여 이응구주하고 지유팔방하여 이응팔괘이 유영허질대지수나 무동정변역지리라 음양이 상균에 수백천만물이 화출어기중이나 독유인이 최령자야라
(무릇 천도란 것은 형상이 없는 것 같으나 자취가 있고, 지리란 것은 넓은 것 같으나 방위가 있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한울에는 구성이 있어 땅의 구주와 응하였고 땅에는 팔방이 있어 팔괘와 응하였으니, 차고 비고 서로 갈아드는 수는 있으나 동하고 정하고 변하고 바뀌는 이치는 없느니라. 음과 양이 서로 고루어 비록 백천 만물이 그 속에서 화해 나지마는 오직 사람이 가장 신령한 것이니라.)
#2
고로 정삼재지리하고 출오행지수하니 오행자는 하야오 천위오행지강이요 지위오행지질이요 인위오행지기니 천지인삼재지수를 어사가견의니라
(그러므로 삼재의 이치를 정하고 오행의 수를 내었으니 오행이란 것은 무엇인가. 한울은 오행의 벼리가 되고 땅은 오행의 바탕이 되고 사람은 오행의 기운이 되었으니, 천??지??인 삼재의 수를 여기에서 볼 수 있느니라.)
#3
사시성쇠와 풍로상설이 불실기시하고 불변기서하되 여로창생은 막지기단하여 혹운 천주지은이요 혹운 화공지적이나 연이이은언지라도 유위불견지사요 이공언지라도 역위난상지언이라 하자오 어고급금에 기중미필자야니라
(사시성쇠와 풍로상설이 그 때를 잃지 아니하고 그 차례를 바꾸지 아니하되 여로창생은 그 까닭을 알지 못하여 어떤 이는 한울님의 은혜라 이르고 어떤 이는 조화의 자취라 이르나, 그러나 은혜라고 말할지라도 오직 보지 못한 일이요 조화의 자취라 말할지라도 또한 형상하기 어려운 말이라. 어찌하여 그런가. 옛적부터 지금까지 그 이치를 바로 살피지 못한 것이니라.)
#4
부경신지년 건사지월에 천하가 분란하고 민심이 효박하여 막지소향지지에 우유괴위지설이 붕등우세간하되 서양지인은 도성입덕하여 급기조화에 무사불성하고 공투간과에 무인재전이라 하니 중국이 소멸이면 기가무순망지환야아
(경신년 사월에 천하가 분란하고 민심이 효박하여 어찌할 바를 알지 못할 즈음에 또한 괴상하고 어긋나는 말이 있어 세간에 떠들썩하되, “서양사람은 도성입덕하여 그 조화에 미치어 일을 이루지 못함이 없고 무기로 침공함에 당할 사람이 없다하니 중국이 소멸하면 어찌 가히 순망의 환이 없겠는가.”)
도연무타라 사인은 도칭서도하고 학칭천주하고 교즉성교라 하니 차비지천시이 수천명야아
(“도무지 다른 연고가 아니라, 이 사람들은 도를 서도라 하고 학을 천주학이라 하고 교는 성교라 하니, 이것이 천시를 알고 천명을 받은 것이 아니겠는가.”)
#5
거차일일불이고로 오역송연하여 지유한생만지제에 신다전한하여 외유접령지기하고 내유강화지교하되 시지불견이요 청지불문이라 심상괴아하여 수심정기이문왈하위약연야니까
(이를 일일이 들어 말할 수 없으므로 내 또한 두렵게 여겨 다만 늦게 태어난 것을 한탄할 즈음에, 몸이 몹시 떨리면서 밖으로 접령하는 기운이 있고 안으로 강화의 가르침이 있으되, 보였는데 보이지 아니하고 들렸는데 들리지 아니하므로 마음이 오히려 이상해져서 수심정기하고 묻기를 “어찌하여 이렇습니까.”)
#6
왈오심즉여심야라 인하지지리오 지천지이무지귀신하니 귀신자도 오야니라 급여무궁무궁지도하니 수이연지하여 제기문교인하고 정기법포덕즉 영여장생하여 소연우천하의리라
(대답하시기를 “내 마음이 곧 네 마음이니라. 사람이 어찌 이를 알리오. 천지는 알아도 귀신은 모르니 귀신이라는 것도 나니라. 너는 무궁 무궁한 도에 이르렀으니 닦고 단련하여 그 글을 지어 사람을 가르치고 그 법을 바르게 하여 덕을 펴면 너로 하여금 장생하여 천하에 빛나게 하리라.”)
#7
오역기지일세에 수이탁지즉 역불무자연지리 고로 일이작주문하고 일이작강령지법하고 일이작불망지사하니 차제도법이유위이십일자이이니라
(내 또한 거의 한 해를 닦고 헤아려 본즉, 또한 자연한 이치가 없지 아니하므로 한편으로 주문을 짓고 한편으로 강령의 법을 짓고 한편은 잊지 않는 글을 지으니, 절차와 도법이 오직 이십일 자로 될 따름이니라.)
#8
전지신유하여 사방현사 진아이문왈 금천령이 강림선생이라 하니 하위기연야니까 왈수기무왕불복지리니라
(신유년에 이르러 사방에서 어진 선비들이 나에게 와서 묻기를 “지금 천령이 선생님께 강림하였다 하니 어찌된 일입니까.” 대답하기를 “가고 돌아오지 아니함이 없는 이치를 받은 것이니라.”)
왈연즉 하도이명지니까 왈천도야니라
(묻기를 “그러면 무슨 도라고 이름 합니까.” 대답하기를 “천도이니라.”)
왈여양도로 무이자호이까 왈양학은 여사이유이하고 여주이무실이니라 연이운즉일야요 도즉동야나 이즉비야니라
(묻기를 “양도와 다른 것이 없습니까.” 대답하기를 “양학은 우리 도와 같은 듯하나 다름이 있고 비는 것 같으나 실지가 없느니라. 그러나 운인 즉 하나요 도인 즉 같으나 이치인즉 아니니라.”)
#9
왈하위기연야니까 왈오도는 무위이화의라 수기심정기기하고 솔기성수기교하면 화출어자연지중야요 서인은 언무차제하고 서무조백이 돈무위천주지단이요 지축자위신지모라 신무기화지신이요 학무천주지교하니 유형무적이요 여사무주라 도근허무요 학비천주니 기가위무이자호아
(묻기를 “어찌하여 그렇게 됩니까.” 대답하기를 “우리 도는 무위이화라. 그 마음을 지키고 그 기운을 바르게 하고 한울님 성품을 거느리고 한울님의 가르침을 받으면, 자연한 가운데 화해나는 것이요, 서양사람은 말에 차례가 없고 글에 순서가 없으며 도무지 한울님을 위하는 단서가 없고 다만 제 몸만을 위하여 빌 따름이라. 몸에는 기화지신이 없고 학에는 한울님의 가르침이 없으니 형식은 있으나 자취가 없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 주문이 없는지라, 도는 허무한 데 가깝고 학은 한울님 위하는 것이 아니니, 어찌 다름이 없다고 하겠는가.”)
#10
왈동도언지즉명기서학야니까 왈불연하다 오역생어동수어동하니 도수천도나 학즉동학이라 황지분동서하니 서하위동이며 동하위서리오 공자는 생어로풍어추하니 추로지풍이 전유어사세어늘 오도는 수어사포어사하니 기가위이서명지자호아
(묻기를 “도가 같다고 말하면 서학이라고 이름합니까.” 대답하기를 “그렇지 아니하다. 내가 또한 동에서 나서 동에서 받았으니 도는 비록 천도나 학인 즉 동학이라. 하물며 땅이 동서로 나뉘었으니 서를 어찌 동이라 이르며 동을 어찌 서라고 이르겠는가. 공자는 노나라에 나시어 추나라에 도를 폈기 때문에 추로의 풍화가 이 세상에 전해 온 것이어늘 우리 도는 이 땅에서 받아 이 땅에서 폈으니 어찌 가히 서라고 이름하겠는가.”)
#11
왈주문지의는 하야니까 왈지위천주지자고로 이주언지니 금문유고문유니라
(묻기를 “주문의 뜻은 무엇입니까.” 대답하기를 “지극히 한울님을 위하는 글이므로 주문이라 이르는 것이니, 지금 글에도 있고 옛 글에도 있느니라.”)
#12
왈강령지문은 하위기연야니까 왈지자는 극언지위지요
(묻기를 “강령의 글은 어찌하여 그렇게 됩니까.” 대답하기를 “지” 라는 것은 지극한 것이요)
기자는 허령창창하여 무사불섭하고 무사불명이나 연이여형이난상이요 여문이난견이니 시역혼원지일기야요
(“기” 라는 것은 허령이 창창하여 일에 간섭하지 아니함이 없고 일에 명령하지 아니함이 없으나, 그러나 모양이 있는 것 같으나 형상하기 어렵고 들리는 듯하나 보기는 어려우니, 이것은 또한 혼원한 한 기운이요)
금지자는 어사입도하여 지기기접자야요
(“금지” 라는 것은 도에 들어 처음으로 지기에 접함을 안다는 것이요)
원위자는 청축지의야요
(“원위” 라는 것은 청하여 비는 뜻이요)
대강자는 기화지원야니라
(“대강” 이라는 것은 기화를 원하는 것이니라.)
#13
시자는 내유신령하고 외유기화하여 일세지인이 각지불이자야요
(“시” 라는 것은 안에 신령이 있고 밖에 기화가 있어 온 세상 사람이 각각 알아서 옮기지 않는 것이요)
주자는 칭기존이여부모동사자야요
(“주” 라는 것은 존칭해서 부모와 더불어 같이 섬긴다는 것이요)
조화자는 무위이화야요
(“조화” 라는 것은 무위이화요)
정자는 합기덕정기심야요
(“정” 이라는 것은 그 덕에 합하고 그 마음을 정한다는 것이요)
영세자는 인지평생야요
(“영세” 라는 것은 사람의 평생이요)
불망자는 존상지의야요
(“불망” 이라는 것은 생각을 보존한다는 뜻이요)
만사자는 수지다야요
(“만사” 라는 것은 수가 많은 것이요)
지자는 지기도이수기지야라
(“지” 라는 것은 그 도를 알아서 그 지혜를 받는 것이니라.)
고로 명명기덕하여 염념불망즉 지화지기지어지성이니라
(그러므로 그 덕을 밝고 밝게 하여 늘 생각하며 잊지 아니하면 지극히 지기에 화하여 지극한 성인에 이르느니라.)
#14
왈천심즉인심즉 하유선악야니까 왈명기인 귀천지수하고 정기인 고락지리나 연이군자지덕은 기유정이심유정 고로 여천지합기덕하고 소인지덕은 기부정이심유이 고로 여천지위기명하나니 차비성쇠지리야아
(묻기를 “한울님 마음이 곧 사람의 마음이라면 어찌하여 선악이 있습니까.” 대답하기를 “그 사람의 귀천의 다름을 명하고 그 사람의 고락의 이치를 정했으나, 그러나 군자의 덕은 기운이 바르고 마음이 정해져 있으므로 천지와 더불어 그 덕에 합하고 소인의 덕은 기운이 바르지 못하고 마음이 옮기므로 천지와 더불어 그명에 어기나니, 이것이 성쇠의 이치가 아니겠는가.”)
#15
왈일세지인이 하불경천주야니까 왈임사호천은 인지상정이명내재천과 천생만민은 고지성인지소위이 상금미류나 연이 사연비연지간에 미지상연지고야니라
(묻기를 “온 세상 사람이 어찌하여 한울님을 공경치 아니합니까.” 대답하기를 “죽음에 임하여 한울님을 부르는 것은 사람의 상정이라. 목숨이 한울에 있음과 한울이 만민을 내었다는 것은 옛 성인의 하신 말씀으로서 지금까지 미루어 오는 것이나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하여 자세한 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니라.”)
#16
왈훼도자는 하야니까 왈유혹가야니라
(묻기를 “도를 훼방하는 자는 어째서입니까.” 대답하기를 “혹 그럴 수도 있느니라.”)
왈하이가야니까 왈오도는 금불문고불문지사요 금불비고불비지법야라 수자는 여허이유실하고 문자는 여실이유허야니라
(묻기를 “어찌하여 그렇습니까.” 대답하기를 “우리 도는 지금도 듣지 못하고 옛적에도 듣지 못하던 일이요, 지금도 비교하지 못하고 옛적에도 비교하지 못하는 법이라. 닦는 사람은 헛된 것 같지만 실지가 있고, 듣기만 하는 사람은 실지가 있는 것 같지만 헛된 것이니라.”)
#17
왈반도이귀자는 하야니까 왈사인자는 부족거론야니라
(묻기를 “도를 배반하고 돌아가는 자는 어째서입니까.” 대답하기를 “이런 사람은 족히 거론하지 않느니라.”)
왈호불거론야니까 왈경이원지하라
(묻기를 “어찌하여 거론하지 않습니까.” 대답하기를 “공경하되 멀리할 것이니라.”)
왈전하심이후하심야니까 왈초상지풍야니라
(묻기를 “입도할 때 마음은 무슨 마음이었으며 도를 배반할 때의 마음은 무슨 마음입니까.” 대답하기를 “바람앞의 풀과 같은 것이니라.”)
왈연즉 하이강령야니까 왈불택선악야니라
(묻기를 “그렇다면 어찌 강령이 됩니까.” 대답하기를 “한울님은 선악을 가리지 않기 때문이니라.”)
왈무해무덕야니까 왈요순지세에는 민개위요순이요 사세지운은 여세동귀니 유해유덕은 재어천주요 부재어아야니라
(묻기를 “해도 없고 덕도 없습니까.” 대답하기를 “요순의 세상에는 백성이 다 요순같이 되었고 이 세상 운수는 세상과 같이 돌아가는지라 해가 되고 덕이 되는 것은 한울님께 있는 것이요 나에게 있지 아니하니라.)
일일구심즉 해급기신은 미상지지나 연이사인향복은 불가사문어타인이니 비군지소문야요 비아지소관야니라
(낱낱이 마음속에 헤아려 본즉 해가 그 몸에 미칠는지는 자세히 알 수 없으나 이런 사람이 복을 누리리라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듣게 해서는 안되니, 그대가 물을 바도 아니요 내가 관여할 바도 아니니라.”)
#18
오호희희라 제군지문도 하약시명명야오 수아졸문이 미급어정의정종이나 연이교기인수기신 양기재 정기심에 기가유기이지단호아
(아! 참으로 감탄할 일이로다. 그대들의 도를 물음이 어찌 이같이 밝고 밝은가. 비록 나의 졸렬한 글이 정밀한 뜻과 바른 종지에 미치지 못 했을지라도, 그 사람을 바르게하고 그 몸을 닦고 그 재주를 기르고 그 마음을 바르게 함에 어찌 두갈래 길이 있겠는가.)
범천지무궁지수와 도지무극지리가 개재차서하니 유아제군은 경수차서하라
(무릇 천지의 무궁한 수와 도의 무극한 이치가 다 이 글에 실려 있으니, 오직 그대들은 공경히 이 글을 받으라.)
이조성덕을 어아비지즉황약 감수화백수채리니 오금낙도하여 불승흠탄고로 논이언지하여 유이시지하니 명이찰지하여 불실현기어다
(성스러운 덕을 돕기를 내게 비하면 황연히 단 것이 화청을 받고 흰 것이 채색을 받는 것 같으리니 내 지금 도를 즐거워하여 흠모하고 감탄함을 이기지 못하므로 논하여 말하고 효유하여 보이니 밝게 살피어 현기를 잃지 말지어다.)
수덕문
#1
원형이정은 천도지상이요 유일집중은 인사지찰이라 고로 생이지지는 부자지성질이요 학이지지는 선유지상전이라
(원·형·이·정은 천도의 떳떳한 것이요, 오직 한결같이 중도를 잡는 것은 인사의 살핌이니라. 그러므로 나면서부터 아는 것은 공부자의 성인 바탕이요, 배워서 아는 것은 옛선비들의 서로 전한 것이니라.)
수유곤이득지한 천견박식이라도 개유어오사지성덕이요 불실어선왕지고례니라
(비록 애써서 얻은 천견박식이라도 다 우리스승의 성덕으로 된 것이요 선왕의 옛 예의를 잃지 아니한 것이니라.)
#2
여출자동방하여 무료도일하니 근보가성이요 미면한사라 선조지충의는 절유여어용산이요 오왕지성덕은 세부회어임병이라
(나는 동방에 태어나 부질없이 세월을 보냈으니, 겨우 가문의 명예를 보존 했을 뿐이요 빈한한 선비임을 면치 못하였노라. 선조의 충의는 절개가 용산에 남음이 있고, 우리임금의 성덕은 해가 다시 임진 병자에 돌아왔더라.)
약시여음이 부절여류하여 가군이 출세에 명개일도하니 무불사림지공지요 덕승육세하니 기비자손지여경가
(이같이 남은 음덕이 그치지 아니하고 물 흐르듯 하여 아버님이 세상에 나타나심에, 이름이 한 도에 덮였으니 선비들이 모르는 이가 없었고 덕이 육대를 이었으니 어찌 자손의 남은 경사가 아니겠는가.)
#3
희라 학사지평생은 광음지춘몽이라 연지사십에 공지파리지변물이요 심무청운지대도라 일이작귀거래지사하고 일이영각비시지구라 휴공이리는 황약처사지행이요 산고수장은 막비선생지풍이라
(슬프다. 학사의 평생은 세월이 봄꿈과 같이 흘러가서 나이 사십에 이름에, 공부한 것은 울타리 가에 버린 물건으로 아시고 마음에는 벼슬할 뜻이 없었노라. 한편으로는 귀거래사를 지으시고 한편으로는 각비시의 글귀를 읊으시니라. 지팡이를 짚고 짚신을 신은 것은 마치 처사의 행색 같고, 산이 높고 물이 긴 것은 선생의 풍도와 다름이 없더라.)
구미지기봉괴석은 월성금오지북이요 용추지청담보계는 고도마룡지서라
(구미산의 기이한 봉우리와 괴이한 돌은 월성 금오산 북쪽이요, 용추의 맑은 못과 보배로운 시내는 옛 도읍 마룡의 서쪽이라.)
원중도화는 공지어자지주요 옥전창파는 의재태공지조라 함림지당은 무위염계지지요 정호용담은 기비모갈지심가
(동산 가운데 복숭아꽃은 고기잡이 배가 알까 두려워 함이요, 집 앞에 푸른 물은 뜻이 강태공의 낚시에 있었더라. 난간이 못가에 다다름은 주렴계의 뜻과 다름이 없고, 정자 이름을 용담이라 함은 제갈량을 사모하는 마음이 아니겠는가.)
#4
난금세월지여류하여 애림일일지화선하니 고아일명이 연지이팔에 하이지지리오 무이동자러라
(세월의 흘러감을 막을 길이 없어 하루 아침에 신선되는 슬픔을 당하니 외로운 나의 한 목숨이 나이 겨우 열여섯에 무엇을 알았으리오. 어린 아이나 다름이 없었더라. )
선고평생지사업은 무흔어화중이요 자손불초지여한은 낙심어세간이라 기불통재며 기불석재아
(아버지의 평생 사업은 불 속에서 자취마저 없어지고 자손의 불초한 여한은 세상에서 낙심하게 되었노라. 어찌 슬프지 아니하며 어찌 애석치 아니하랴.)
#5
심유가정지업이나 안지가색지역이며 서무공과지독하니 의추청운지지라 가산이 점쇠하니 미지말초지여하요 연광이 점익하니 가탄신세지장졸이라 요난팔자하니 우유한기지려요 염래사십하니 기무불성지탄가
(마음으로는 가정을 돌볼 생각이 있지마는 어찌 심고 거두는 일을 알며, 글공부를 독실히 하지 못하였으니 벼슬할 생각이 없어졌노라. 살림이 점점 어려워지니 나중에 어떻게 될런지 알 수 없고, 나이 차차 많아가니 신세가 장차 궁졸해질 것을 걱정하였노라. 팔자를 헤아려 보니 춥고 굶주릴 염려가 있고, 나이 사십이 된 것을 생각하니 어찌 아무런 일도 해놓은 것이 없음을 탄식하지 않으랴.)
소혈을 미정하니 수운천지지광대며 소업이 교위하니 자련일신지난장이라 자시유래로 파탈세간지분요하고 책거흉해지붕결이라
(몸담을 곳을 정하지 못하였으니 누가 천지가 넓고 크다고 하겠으며, 하는 일마다 서로 어긋나니 스스로 한 몸 간직하기가 어려움을 가엾게 여겼노라. 이로부터 세간에 분요한 것을 파탈하고 가슴속에 맺혔던 것을 풀어 버리었노라.)
#6
용담고사는 가엄지장석이요 동도신부는 유아지고향이라 솔처자환서지일은 기미지시월이요 승기운도수지절은 경신지사월이라 시역몽매지사요 난상지언이라
(용담의 옛집은 가친께서 가르치던 곳이요 동도신부는 오직 내 고향이니라. 처자를 거느리고 용담으로 돌아온 날은 기미년 시월이요 그 운수를 타고 도를 받은 시절은 경신년 사월이러라. 이 또한 꿈같은 일이요 형상하기 어려운 말이니라.)
찰기역괘대정지수하고 심송삼대경천지리하니 어시호 유지선유지종명이요 자탄후학지망각이라 수이연지하니 막비자연이라
(주역괘의 대정수를 살펴 보고 삼대적 경천한 이치를 자세히 읽어보니, 이에 오직 옛날 선비들이 천명에 순종한 것을 알겠으며 후학들이 잊어버린 것을 스스로 탄식할 뿐이로다. 닦고 단련하니 자연한 이치 아님이 없더라.)
각래부자지도즉 일리지소정야요 논기유아지도즉 대동이소이야라 거기의아즉 사리지상연이요 찰기고금즉 인사지소위라
(공부자의 도를 깨달으면 한 이치로 된 것이요, 오직 우리도로 말하면 대체는 같으나 약간 다른 것이니라. 의심을 버리면 사리의 떳떳한 것이요, 예와 지금을 살피면 인사의 할 바니라.)
#7
불의포덕지심하고 극념치성지단이라 연이미류하여 갱봉신유하니 시유유월이요 서속삼하라 양붕이 만좌에 선정기법하고 현사문아에 우권포덕이라
(포덕할 마음은 두지 않고 지극히 치성할 일만 생각하였노라. 그렇게 미루어 다시 신유년을 만나니, 때는 유월이요 절기는 여름이었더라. 좋은 벗들이 자리에 가득함에 먼저 도닦는 법을 정하고, 어진 선비들이 나에게 물음에 또한 포덕을 권하니라.)
#8
흉장불사지약하니 궁을기형이요 구송장생지주하니 삼칠기자라
(가슴에 불사약을 지녔으니 그 형상은 궁을이요, 입으로 장생하는 주문을 외우니 그 글자는 스물한자라.)
개문납객하니 기수기연이요 사연설법하니 기미기여로다 관자진퇴는 황약유삼천지반이요 동자배공은 의연유육칠지영이라 연고어아하니 시역자공지예요 가영이무하니 기비중니지도아
(문을 열고 손님을 맞으니 그 수효가 그럴듯하며, 자리를 펴고 법을 베푸니 그 재미가 그럴듯 하도다. 어른들이 나아가고 물러가는 것은 마치 삼천제자의 반열같고, 어린이들이 읍하고 절하는 것은 육칠의 읊음이 있는 것 같도다. 나이가 나보다 많으니 이 또한 자공의 예와 같고, 노래 부르고 춤을 추니 어찌 공자의 춤과 다르랴.)
#9
인의예지는 선성지소교요 수심정기는 유아지갱정이라
(인의예지는 옛 성인의 가르친 바요,수심정기는 내가 다시 정한 것이니라.)
일번치제는 영시지중맹이요 만혹파거는 수성지고야라 의관정제는 군자지행이요 노식수후는 천부지사라 도가불식은 일사족지악육이요 양신소해는 우한천지급좌니라 유부녀지방색은 국대전지소금이요 와고성지송주는 아성도지태만이라 연이사지하니 시위지칙이라
(한번 입도식을 지내는 것은 한울님을 길이 모시겠다는 중한 맹세요, 모든 의심을 깨쳐버리는 것은 정성을 지키는 까닭이니라. 의관을 바로 갖추는 것은 군자의 행실이요, 길에서 먹으며 뒷짐지는 것은 천한 사람의 버릇이니라. 도가에서 먹지 아니할 것은 한가지 네발짐승의 나쁜 고기요, 몸에 해로운 것은 또한 찬물에 갑자기 앉는 것이니라. 유부녀를 막는 것은 나라 법으로도 금하는 것이요, 누워서 큰 소리로 주문 외우는 것은 나의 정성된 도에 태만 함이니라. 그렇듯이 펴니 이것이 수칙이 되느니라.)
#10
미재라 오도지행이여 투필성자하니 인역의왕희지적이요 개구창운하니 숙불복초부지전가
(아름답도다, 우리 도의 행함이여. 붓을 들어 글을 쓰니 사람들이 왕희지의 필적인가 의심하고, 입을 열어 운을 부르니 누가 나무꾼 앞에서 머리를 숙이지 않겠는가.)
참구사인은 욕불급석씨지자요 극성기아는 갱불선사광지총이라 용모지환태는 의선풍지취림이요 숙병지자효는 망노의지양명이라
(허물을 뉘우친 사람은 욕심이 석숭의 재물도 탐내지 아니하고, 정성이 지극한 아이는 다시 사광의 총명도 부러워 하지 않더라. 용모가 환태된 것은 마치 선풍이 불어온 듯하고, 오랜 병이 저절로 낫는 것은 편작의 어진 이름도 잊어버릴만 하더라.)
#11
수연이나 도성덕립은 재성재인니라 혹문유언이수지하고 혹문유주이송언하니 기불비재며 감불민연가 동동아사는 미일부절이요 빈빈성덕을 혹공유오라
(비록 그러나 도성덕립이 되는 것은 정성에 있고 사람에 달렸느니라. 혹은 떠도는 말을 듣고 닦으며 혹은 떠도는 주문을 듣고 외우니, 어찌 그릇된 일이 아니며 어찌 민망한 일이 아니겠는가. 안타까운 나의 심정은 날로 간절치 않는 날이 없고, 빛나는 거룩한 덕을 혹 그르칠까 두려워 하노라.)
시역불면지치야요 다수지고야라 원방조응이 역불감상사지회요 근욕서정이필불무지목지혐이라 고로 작차장하여 포이시지하니 현아제군은 신청오언하라
(이것은 또한 직접 만나지 못한 탓이요, 사람이 많은 까닭이라. 먼 곳에서도 서로 마음과 마음은 비치어 응하지만 또한 그리운 회포를 이기지 못하겠고, 가까이 만나서 정회를 펴고자 하나 반드시 지목받을 혐의가 없지 아니하므로 이 글을 지어 펴서 보이니, 어진 그대들은 삼가 나의 말을 들을지어다.)
#12
대저차도는 심신위성이라 이신위환이면 인이언지니 언지기중에 왈가왈부를 취가퇴부하여 재사심정하라
(대저 이 도는 마음으로 믿는 것이 정성이 되느니라. 믿을 신자를 풀어보면 사람의 말이라는 뜻이니 사람의 말 가운데는 옳고 그름이 있는것을, 그 중에서 옳은 말은 취하고 그른 말은 버리어 거듭 생각하여 마음을 정하라.)
정지후언을 불신왈신이니 여사수지라야 내성기성이니라 성여신혜여 기측불원이라 인언이성하니 선신후성하라 오금명유하니 기비신언가 경이성지하여 무위훈사어다
(한번 작정한 뒤에는 다른 말을 믿지 않는 것이 믿음이니 이와 같이 닦아야 마침내 그 정성을 이루느니라. 정성과 믿음이여, 그법칙이 멀지 아니하니라. 사람의 말로 이루었으니 먼저 믿고 뒤에 정성하라. 내 지금 밝게 가르치니 어찌 미더운 말이 아니겠는가. 공경하고 정성들여 가르치는 말을 어기지 말지어다.)
불연기연
#1
가왈 이천고지만물혜여 각유성각유형이로다
(노래하기를… 천고의 만물이여, 각각 이룸이 있고 각각 형상이 있도다.)
소견이논지즉 기연이사연이요 소자이탁지즉 기원이심원이라 시역묘연지사요 난측지언이로다
(보는 바로 말하면 그렇고 그런 듯하나 그 부터 온 바를 헤아리면 멀고도 심히 멀도다. 이 또한 아득한 일이요 헤아리기 어려운 말이로다.)
아사아즉 부모재자하고 후사후즉자손이 존피로다 내세이비지즉 이무이어아사아하고 거세이심지즉 혹난분어인위인이로다
(나의 나된 것을 생각하면 부모가 이에 계시고, 뒤에 뒤 될 것을 생각 하면 자손이 저기 있도다. 오는 세상에 견주면 이치가 나의 나 된 것을 생각함에 다름이 없고, 지난 세상에서 찾으면 의심컨대 사람으로서 사람된 것을 분간키 어렵도다.)
#2
희라 여사지촌탁혜여 유기연이간지즉 기연여기연이나 탐불연이사지즉 불연우불연이라 하자오 태고혜여 천황씨는 기위인 기위왕고
(아! 이같이 헤아림이여. 그 그러함을 미루어 보면 기연은 기연이나 그렇지 않음을 찾아서 생각하면 불연은 불연이라. 왜그런가. 태고에 천황씨는 어떻게 사람이 되었으며 어떻게 임금이 되었는가.)
사인지 무근혜여 호불왈 불연야오 세간에 숙능무부모지인이리오 고기선즉 기연기연 우기연지고야니라
(이 사람의 근본이 없음이여, 어찌 불연이라고 이르지 않겠는가. 세상에 누가 부모 없는 사람이 있겠는가. 그 선조를 상고하면 그렇고 그렇고 또 그런 까닭이니라.)
#3
연이 위세하여 작지군 작지사하니 군자는 이법조지하고 사자는 이례교지라
(그렇게 세상이 되어서 임금을 내고 스승을 내었으니 임금은 법을 만들고 스승은 예를 가르쳤느니라.)
군무전위지군이법강을 하수며 사무수훈지사이예의를 안효리오 부지야 부지야케라
(임금은 맨처음 자리를 전해준 임금이 없건마는 법강을 어디서 받았으며, 스승은 맨처음 가르침을 받은 스승이 없건마는 예의를 어디서 본받았을까. 알지 못하고 알지 못할 일이로다.)
생이지지이연야아 무위화야이연야아 이지이언지라도 심재어암암지중이요 이화이언지라도 이원어망망지간이라
(나면서부터 알아서 그러함인가, 자연히 화해서 그러함인가. 나면서부터 알았다 할지라도 마음은 어두운 가운데 있고, 자연히 화했다 해도 이치는 아득한 사이에 있도다.)
#4
부여시즉 부지불연고로 불왈불연이요 내지기연고로 내시기연자야라 어시이취기말 구기본즉 물위물 이위리지대업이 기원의재아 황우사세지인혜여 호무지호무지오
(무릇 이와 같은 즉 불연은 알지 못하므로 불연을 말하지 못하고, 기연은 알 수 있으므로 이에 기연을 믿는 것이라. 이에 그 끝을 헤아리고 그 근본을 캐어본 즉 만물이 만물되고 이치가 이치된 큰 일이 얼마나 먼 것이냐. 하물며 또한 이세상 사람이여, 어찌하여 앎이 없는고, 어찌하여 앎이 없는고.)
#5
수정지기년혜여 운자래이복지로다 고금지불변혜여 기위운기위복고
(수가 정해진지 몇해런고, 운이 스스로 와서 회복되도다. 예와 이제가 변치 않음이여, 어찌 운이라 하며 어찌 회복이라 하는가.)
어만물지불연혜여 수지이명지하고 기지이감지하리라 사시지유서혜여 호위연호위연이며 산상지유수혜여 기가연기가연가
(만물의 불연이여, 헤어서 밝히고 기록하여 밝히리라. 사시의 차례가 있음이여, 어찌하여 그리 되었으며 어찌하여 그리 되었는고. 산 위에 물이 있음이여,그것이 그럴 수 있으며 그것이 그럴 수 있는가.)
적자지치치혜여 불언지부부모하니 호무지호무지오 사세인혜여 호무지오
(갓난 아기의 어리고 어림이여, 말은 못해도 부모를 아는데 어찌하여 앎이 없는고. 어찌하여 앎이 없는고. 이 세상 사람이여, 어찌하여 앎이 없는고.)
성인지이생혜여 하일청천년하니 운자래이복여아 수자지이변여아
(성인의 나심이여, 황하수가 천년에 한번씩 맑아진다니 운이 스스로 와서 회복되는 것인가, 물이 스스로 알고 변하는 것인가.)
경우지문언혜여 여유심여유지로다 이력지족위혜여 하이고하이사리오 오자지반포혜여 피역지부효제요 현조지지주혜여 빈역귀빈역귀로다
(밭가는 소가 사람의 말을 들음이여, 마음이 있는 듯하며 앎이 있는 듯하도다. 힘으로써 족히 할 수 있음이여, 왜 고생을 하며 왜 죽는가. 가마귀 새끼가 도로 먹임이여, 저것도 또한 효도와 공경을 알고, 제비가 주인을 앎이여, 가난해도 또 돌아오고 가난해도 또 돌아오도다.)
#6
시고로 난필자는 불연이요 이단자는 기연이라 비지어구기원즉 불연불연 우불연지사요 부지어조물자즉 기연기연 우기연지리재인저
(이러므로 기필키 어려운 것은 불연이요, 판단하기 쉬운 것은 기연이라. 먼데를 캐어 견주어 생각하면 그렇지 않고 그렇지 않고 또 그렇지 않은 일이요, 조물자에 부쳐 보면 그렇고 그렇고 또 그러한 이치인저.)
축문
생거조선 첨처인륜 고감천지 개재지은 하몽일월조림지덕 미효귀진지로 구침고해 심다망실 금자성세 도각선생 참회종전지과 원수일체지선 영시불망 도유심학 기지수련 금이길조양신 정결도장 근이청작 서수 봉청상 향
(조선에 태어나 살면서 욕되이 인륜에 처하여 천지의 덮고 실어 주는 은혜를 느끼며 일월이 비추어 주는 덕을 입었으나, 아직 참에 돌아가는 길을 깨닫지 못하고 오랫동안 고해에 잠기어 마음에 잊고 잃음이 많더니, 이제 이 성세에 도를 선생께 깨달아 이전의 허물을 참회하고 일체의 선에 따르기를 원하여, 길이 모셔 잊지 아니하고 도를 마음공부에 두어 거의 수련하는데 이르렀습니다. 이제 좋은 날에 도장을 깨끗이 하고, 삼가 청작과 서수로써 받들어 청하오니 흠향하옵소서.)
(참회문)
성명모 생거모국 첨처인륜 고감천지개재지은 하몽일월조림지덕 미효귀진지로 구침고해 심다망실 금자성세 도각선생 참회종전지과 원수일체지선 영시불망 도유심학 기지수련 금이길신 정결도장 지성지원 봉청감응
(성명 “아무” 는 “아무” 나라에 태어나 살면서 욕되이 인륜에 처하여 천지의 덮고 실어주는 은혜를 느끼며 일월이 비추어 주는 덕을 입었으나, 아직 참에 돌아가는 길을 깨닫지 못하고 오랫동안 고해에 잠기어 마음에 잊고 잃음이 많더니, 이제 이 성세에 도를 선생께 깨달아 이전의 허물을 참회하고 일체의 선에 따르기를 원하여, 길이 모셔 잊지 아니하고 도를 마음공부에 두어 거의 수련하는데 이르렀습니다. 이제 좋은 날에 도장을 깨끗이 하고 지극한 정성과 지극한 소원으로 받들어 청하오니 감응하옵소서.)
(주: 이 참회문은 의암성사 당시에 이르러 축문말미부분에 있는 “금이길조양신 정결도장 근이청작 서수 봉청상 향” 을 “금이길신 정결도장 지성지원 봉청감응” 이라 고쳐 “참회문” 으로 읽게 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주문
선생주문
강령주문
지기금지사월래
본주문
시 천주영아장생무궁무궁만사지
제자주문
초학주문
위 천주고아정영세불망만사의
강령주문
지기금지원위대 강
본주문
시 천주조화정영세불망만사지
입춘시
도기장존사불입 세간중인부동귀
(도의 기운을 길이 보존함에 사특한 것이 들어오지 못하고, 세간의 뭇사람과 같이 돌아가지 않으리라.)
절 구
하청봉명숙능지 운자하방오부지 평생수명천년운 성덕가승백세업 용담수류사해원 구악춘회일세화
(황하수 맑아지고 봉황새 우는 것을 누가 능히 알 것인가. 운수가 어느 곳으로부터 오는지를 내 알지 못하노라. 평생에 받은 천명은 천년 운수요, 성덕의 우리 집은 백세의 업을 계승하였네. 용담의 물이 흘러 네 바다의 근원이요, 구미산에 봄이 오니 온 세상이 꽃이로다.)
강시
도래삼칠자 항진세간마
(삼칠자를 그려 내니 세상 악마 다 항복하네.)
좌잠
오도박이약 불용다언의 별무타도리 성경신삼자 저리주공부 투후방가지 불파진념기 유공각래지
(우리 도는 넓고도 간략하니 많은 말을 할 것이 아니라, 별로 다른 도리가 없고 성·경·신 석자이니라. 이 속에서 공부하여 터득한 뒤에라야 마침내 알 것이니, 잡념이 일어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오직 깨우쳐 “지”에 이르도록 염려하라.)
화결시
방방곡곡행행진 수수산산개개지
(방방곡곡 돌아보니 물마다 산마다 낱낱이 알겠더라.)
송송백백청청립 지지엽엽만만절
(소나무 잣나무는 푸릇 푸릇 서있는데 가지가지 잎새마다 만만 마디로다.)
노학생자포천하 비래비거모앙극
(늙은 학이 새끼쳐서 온 천하에 퍼뜨리니 날아오고 날아가며 사모하기 극치로다.)
운혜운혜득부 시운시운각자
(운이여 운이여, 얻었느냐 아니냐, 때여 때여, 깨달음이로다.)
봉혜봉혜현자 하혜하혜성인
(봉황이여 봉황이여, 어진 사람이요, 하수여 하수여, 성인이로다.)
춘궁도리요요혜 지사남아낙락재
(봄궁전의 복숭아꽃 오얏꽃이 곱고도 고움이여, 지혜로운 사나이는 즐겁고 즐거워라.)
만학천봉고고혜 일등이등소소음
(만학천봉 높고도 높을시고, 한걸음 두걸음 오르며 나즉이 읊어보네.)
명명기운각각명 동동학미염념동
(밝고 밝은 그 운수는 저마다 밝을시고, 같고 같은 배움의 맛은 생각마다 같을러라.)
만년지상화천타 사해운중월일감
(만년 묵은 가지 위에 꽃이 피어 천 떨기요, 사해의 구름 가운데 달 솟으니 한 개의 거울일세.)
등루인여학배선 범주마약천상룡
(누각에 오른 사람은 학의 등에 신선같고 뜬 배에 있는 말은 한울 위에 용 같아라.)
인무공자의여동 시비만권지능대
(사람은 공자가 아니로되 뜻은 같고, 글은 만권이 아니로되 뜻은 능히 크도다.)
편편비비혜 홍화지홍야
(조각 조각 날고 날림이여, 붉은 꽃의 붉음이냐.)
지지발발혜 녹수지녹야
(가지 가지 피고 핌이여, 푸른 나무의 푸름이냐.)
비비분분혜 백설지백야
(부슬부슬 흩날림이여, 휜 눈의 흰 것이냐.)
호호망망혜 청강지청야
(넓고 넓고 아득하고 아득함이여, 맑은 강의 맑음이냐.)
범범계도혜 파불흥사십리
(둥둥 뜬 계수나무 노여, 물결도 일지 않는 모래밭 십리로다.)
노유한담혜 월산동풍북시
(길에서 거닐며 한가로이 말함이여, 달은 동산에 솟고 바람은 북쪽에 불 때로다.)
태산지치치혜 부자등림하시
(태산이 높고 높음이여, 부자께서 오른 것이 어느 때인가.)
청풍지서서혜 오류선행각비
(맑은 바람이 서서히 불음이여, 오류선생이 잘못을 깨달음이라.)
청강지호호혜 소자여객풍류
(맑은 강의 넓고 넓음이여, 소동파와 손님의 풍류로다.)
지당지심심혜 시염계지소락
(연못의 깊고 깊음이여, 바로 주렴계의 즐거움이로다.)
녹죽지녹록혜 위군자지비속
(푸른 대의 푸르고 푸름이여, 군자의 속되지 않음이로다.)
청송지청청혜 세이처사위우
(푸른 솔의 푸르고 푸름이여, 귀 씻던 처사의 벗이로다.)
명월지명명혜 왈태백지소포
(밝은 달의 밝고 밝음이여, 이태백이 안으려던 바요.)
이득위성목색 진시한담고금
(귀에 들리는 것은 소리요 눈에 보이는 것은 빛이니, 다 이것이 한가로이 예와 이제를 말함이라.)
만리백설분분혜 천산귀조비비절
(만리에 흰 눈이 어지럽게 흩날림이여, 천산에 돌아가는 새 날음이 끊어졌네.)
동산욕등명명혜 서봉하사차차로
(동산이 밝고 밝아 오르고자 함이여, 서봉은 무슨 일로 길을 막고 막는고.)
탄도유심급
산하대운이 진귀차도하니 기원이 극심하고 기리심원이라
(산하의 큰 운수가 다 이 도에 돌아오니 그 근원이 가장 깊고 그 이치가 심히 멀도다.)
고아심주라야 내지도미요 일념재자라야 만사여의하리라
(나의 심주를 굳건히 해야 이에 도의 맛을 알고, 한 생각이 이에 있어야 만사가 뜻과 같이 되리라.)
소제탁기하고 예양숙기하라
(흐린 기운을 쓸어 버리고 맑은 기운을 어린 아기 기르듯하라.)
비도심지라 유재정심이니라
(한갓 마음이 지극할 뿐 아니라, 오직 마음을 바르게 하는데 있느니라.)
은은총명은 선출자연이요 내두백사는 동귀일리하리라
(은은한 총명은 자연히 신선스럽게 나오고, 앞으로 오는 모든 일은 한 이치에 돌아가리라.)
타인세과를 물론아심하고 아심소혜를 이시어인하라
(남의 적은 허물을 내 마음에 논란하지 말고, 나의 적은 지혜를 사람에게 베풀라.)
여사대도를 물성소사하라
(이와 같이 큰 도를 적은 일에 정성드리지 말라.)
임훈진료면 자연유조하리라
(큰 일을 당하여 헤아림을 다하면 자연히 도움이 있으리라.)
풍운대수는 수기기국이라
(풍운대수는 그 기국에 따르느니라.)
현기는 불로하나니 물위심급하라
(현묘한 기틀은 나타나지 않나니 마음을 조급히 하지 말라.)
공성타일에 호작선연하리라
(공을 이루는 다른 날에 좋이 신선의 연분을 지으리라.)
심혜본허하여 응물무적이니라
(마음은 본래 비어서 물건에 응하여도 자취가 없는 것이니라.)
심수래이지덕이요 덕유명이시도니라
(마음을 닦아야 덕을 알고, 덕을 오직 밝히는 것이 도니라.)
재덕 부재어인이요 재신 부재어공이요 재근 부재어원이요 재성 부재어구니 불연이기연이요 사원이비원이니라
(덕에 있고 사람에게 있는 것이 아니요, 믿음에 있고 공부에 있는 것이 아니요, 가까운데 있고 멀리 있는 것이 아니요, 정성에 있고 구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니 그렇지 않은 듯하나 그러하고 먼 듯하나 멀지 아니하니라.)
시 문
재득일조로 보보섭험난
(겨우 한가닥 길을 얻어 걸음 걸음 험한 길 걸어가노라.)
산외갱견산 수외우봉수
(산 밖에 다시 산이 보이고 물 밖에 또 물을 만나도다.)
행도수외수 근월산외산
(다행히 물 밖에 물을 건너고 간신히 산 밖에 산을 넘어 왔노라.)
차도야광처 시각유대도
(바야흐로 들 넓은 곳에 이르니 비로소 대도가 있음을 깨달았노라.)
고대춘소식 춘광종불래
(안타까이 봄 소식을 기다려도 봄 빛은 마침내 오지를 않네.)
비무춘광호 불래즉비시
(봄 빛을 좋아하지 않음이 아니나 오지 아니하면 때가 아닌 탓이지.)
자도당래절 부대자연래
(비로소 올만한 절기가 이르고 보면 기다리지 아니해도 자연히 오네.)
춘풍취거야 만목일시지
(봄 바람이 불어 간 밤에 일만 나무 일시에 알아 차리네.)
일일일화개 이일이화개
(하루에 한 송이 꽃이 피고 이틀에 두 송이 꽃이 피네.)
삼백육십일 삼백육십개
(삼백 예순 날이 되면 삼백 예순 송이가 피네.)
일신개시화 일가도시춘
(한 몸이 다 바로 꽃이면 온 집이 모두 바로 봄일세.)
병중유선주 가활백만인
(병 속에 신선 술이 있으니 백만 사람을 살릴 만하도다.)
양출천년전 장지비용처
(빚어내긴 천년 전인데 쓸 곳이 있어 간직하노라.)
무연일개봉 취산미역박
(부질없이 한번 봉한 것 열면 냄새도 흩어지고 맛도 엷어지네.)
금아위도자 수구여차병
(지금 우리 도를 하는 사람은 입 지키기를 이 병같이 하라.)
결
문도금일하소지 의재신원계해년
(도를 묻는 오늘에 무엇을 알것인가. 뜻이 신원 계해년에 있더라.)
성공기시우작시 막위한만기위연
(공 이룬 얼마만에 또 때를 만드나니 늦다고 한하지 말라, 그렇게 되는 것을.)
시유기시한내하 신조창운대호풍
(때는 그때가 있으니 한한들 무엇하리. 새 아침에 운을 불러 좋은 바람 기다리라.)
거세서북영우심 후지오가차일기
(지난 해 서북에서 영우가 찾더니 뒤에야 알았노라 우리집 이 날 기약을.)
춘래소식응유지 지상신선문위근
(봄 오는 소식을 응당히 알 수 있나니 지상신선의 소식이 가까와 오네.)
차일차시영우회 대도기중부지심
(이 날 이 때 영우들이 모였으니 대도 그 가운데 마음은 알지 못하더라.)
우음
남진원만북하회 대도여천탈겁회
(남쪽 별이 둥글게 차고 북쪽 하수가 돌아오면 대도가 한울같이 겁회를 벗으리라.)
경투만리모선각 월상삼경의홀개
(거울을 만리에 투영하니 눈동자 먼저 깨닫고, 달이 삼경에 솟으니 뜻이 홀연히 열리도다.)
하인득우능인활 일세종풍임거래
(어떤 사람이 비를 얻어 능히 사람을 살릴 것인가. 온세상이 바람을 좇아 임의로 오고 가네.)
백첩진애오욕척 표연기학향선대
(겹겹이 쌓인 티끌 내가 씻어버리고자 표연히 학을 타고 선대로 향하리라.)
청소월명무타의 호소호언고래풍
(하늘 맑고 달 밝은 데 다른 뜻은 없고 좋은 웃음 좋은 말은 예로부터 오는 풍속이라.)
인생세간유하득 문도금일수여수
(사람이 세상에 나서 무엇을 얻을건가. 도를 묻는 오늘날에 주고 받는 것이로다.)
유리기중고미각 지재현문필아동
(이치 있는 그 내용을 아직 못 깨달아, 뜻이 현문에 있으니 반드시 나 같으리.)
천생만민도우생 각유기상오부지
(한울이 백성을 내시고 도 또한 내었으니, 각각 기상이 있음을 나는 알지 못했네.)
통우폐부무위지 대소사간의부재
(폐부에 통했으니 어그러질 뜻이 없고, 크고 작은 일에 의심이 없네.)
마상한식비고지 욕귀오가우석사
(마상의 한식은 연고지가 아니요, 우리집에 돌아가서 옛일을 벗하고 싶네.)
의여신혜우예지 범작오군일회중
(의리와 신의여, 또한 예의와 지혜로다. 무릇 나와 그대 한 모임을 지으리.)
내인거인우하시 동좌한담원상재
(오는 사람 가는 사람 또 어느 때일까. 같이 앉아 한담하며 상재를 원할까.)
세래소식우부지 기연비연문욕선
(세상 되어오는 소식 또한 알지 못해서, 그런가 안 그런가 먼저 듣고 싶어하네.)
운권서산제익회 선불처변명불수
(서산에 구름 걷히고 모든 벗 모이리니, 처변을 잘못하면 이름이 빼어나지 못하리라.)
하래차지호상견 담차서지의익심
(어떻게 이곳에 와서 서로 좋게 보는거냐. 말하고 글쓰는 것 뜻이 더욱 깊더라.)
불시심범구불차 우작타향현우간
(이 마음 들뜨지 말라, 오래 이렇지 않으리니. 또 타향에서 좋은 벗을 보리로다.)
녹실진정오하군 봉명주실이응지
(사슴이 진나라 뜰을 잃었다니 우리가 어찌 그런 무리인가. 봉황이 주나라에서 우는 것을 너도 응당 알리라.)
불견천하문구주 공사남아심상유
(천하를 보지도 못하고 구주는 말로만 들었으니, 공연히 남아로 하여금 마음만 설레게 하네.)
청류각비동정호 좌탑의재악양루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니 동정호 아닌 줄 알겠고, 앉은 자리가 악양루에 있음인지 의심하네.)
오심극사묘연간 의수태양유조영
(내 마음 지극히 묘연한 사이를 생각하니, 의심컨대 태양이 흘러 비치는 그림자를 따르네.)
전 팔절
1, 부지명지소재어든 원불구이수아하라
(밝음이 있는 바를 알지 못하거든 멀리 구하지 말고 나를 닦으라.)
2, 부지덕지소재어든 요오신지화생하라
(덕이 있는 바를 알지 못하거든 내 몸의 화해난 것을 헤아리라.)
3, 부지명지소재어든 고오심지명명하라
(명이 있는 바를 알지 못하거든 내 마음의 밝고 밝음을 돌아보라.)
4, 부지도지소재어든 탁오신지일여하라
(도가 있는 바를 알지 못하거든 내 믿음이 한결같은가 헤아리라.)
5, 부지성지소치어든 수오심지불실하라
(정성이 이루어지는 바를 알지 못하거든 내 마음을 잃지 않았나 헤아리라.)
6, 부지경지소위어든 잠불이어모앙하라
(공경이 되는 바를 알지 못하거든 잠깐이라도 모앙함을 늦추지 말라.)
7, 부지외지소위어든 염지공지무사하라
(두려움이 되는 바를 알지 못하거든 지극히 공변되게 하여 사사로움이 없는가 생각하라.)
8, 부지심지득실커든 찰용처지공사하라
(마음의 얻고 잃음을 알지 못하거든 마음 쓰는 곳의 공과 사를 살피라.)
후 팔절
1, 부지명지소재어든 송여심어기지하라
(밝음이 있는 바를 알지 못하거든 내 마음을 그 땅에 보내라.)
2, 부지덕지소재어든 욕언호이난언이라
(덕이 있는 바를 알지 못하거든 말하고자 하나 넓어서 말하기 어려우니라.)
3, 부지명지소재어든 이묘연어수수니라
(명이 있는 바를 알지 못하거든 이치가 주고 받는 데 묘연하니라.)
4, 부지도지소재어든 아위아이비타니라
(도가 있는 바를 알지 못하거든 내가 나를 위하는 것이요 다른 것이 아니니라.)
5, 부지성지소치어든 시자지이자태니라
(정성이 이루어지는 바를 알지 못하거든 이에 스스로 자기 게으름을 알라.)
6, 부지경지소위어든 공오심지오매하라
(공경이 되는 바를 알지 못하거든 내 마음의 거슬리고 어두움을 두려워하라.)
7, 부지외지소위어든 무죄지이여죄하라
(두려움이 되는 바를 알지 못하거든 죄 없는 곳에서 죄 있는 것같이하라.)
8, 부지심지득실커든 재금사이작비하라
(마음의 얻고 잃음을 알지 못하거든 오늘에 있어 어제의 그름을 생각하라.)
제서
득난구난 실시비난
(얻기도 어렵고 구하기도 어려우나 실은 이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니라.)
심화기화 이대춘화
(마음이 화하고 기운이 화하여 봄같이 화하기를 기다리라.)
영소
야수속아번복태 일생고명광한전
(항아가 세속에서의 번복한 꼴을 부끄럽게 여겨, 한평생 광한전에 높게 밝았노라.)
차심유유청풍지 송백운사장옥면
(이 마음 이런 줄을 맑은 바람이 알고, 흰구름을 보내어 얼굴을 가리게 하네.)
연화도수어위접 월색입해운역지
(연꽃이 물에 거꾸로 서니 고기가 나비되고, 달빛이 바다에 비치니 구름 또한 땅이로다.)
두견화소두견제 봉황대역봉황유
(두견 꽃은 웃는데 두견새는 울고, 봉황대 역사하는데 봉황새는 놀고 있네.)
백로도강승영거 호월욕서편운비
(백로가 강 건널 때 제 그림자 타고 가고, 흰 달이 가고자 할 때 구름을 채찍질하여 날리네.)
어변성룡담유어 풍도림호고종풍
(고기가 변하여 용이 되었으나 못에는 고기가 있고, 바람이 숲 속에서 범을 끌어 냈으니 범이 바람을 좇아가네.)
풍래유적거무적 월전고후매시전
(바람이 올 때는 자취가 있으나 가는 자취 없고, 달 앞에서 뒤를 돌아 보면 언제나 앞이로다.)
연차거로답무적 운가봉상척불고
(연기가 가는 길을 가리웠으나 밟아도 자취없고, 구름이 봉우리 위에 덮였으나 한 자도 높아지지 않네.)
산재인다불왈선 십위개정미위군
(산에 사람이 많이 있다해서 신선이라 이를 수 없고, 열십자가 돌아가며 정자가 되어도 군사라고 할 수 없네.)
월야계석거운수 풍정화지무호척
(달밤에 시냇돌을 구름이 세어 가고, 바람 뜰에 꽃가지를 춤추는 나비가 자질하네.)
인입방중풍출외 주행안두산래수
(사람이 방에 들면 바람은 밖으로 나가고, 배가 언덕으로 가면 산은 물로 마주 오네.)
화비자개춘풍래 죽리휘소추월거
(꽃 문이 스스로 열림에 봄바람 불어오고, 대울타리 성글게 비치며 가을달이 지나가네.)
영침녹수의무습 경대가인어불화
(그림자 물 속에 잠겼으나 옷은 젖지 않고, 거울에 아름다운 사람을 대했으나 말은 화답치 못하네.)
물수탈승미리룡 문문범호나무수
(물 수 탈 승 미리 룡 문 문 범 호 나무 수)
반월산두소 경연수면선
(반달은 산머리의 빗이요, 기울어진 연잎은 수면의 부채로다.)
연쇄지당류 등증해도구
(연기는 연못가 버들을 가리우고, 등불은 바다 노 갈구리를 더했더라.)
등명수상무혐극 주사고형역유여
(등불이 물 위에 밝았으니 혐극이 없고, 기둥이 마른 것 같으나 힘은 남아 있도다.)
필법
수이성어필법하니 기리재어일심이라
(닦아서 필법을 이루니 그 이치가 한 마음에 있도다.)
상오국지목국하니 수불실어삼절이라
(우리나라는 목국을 상징하니 삼절의 수를 잃지 말아라.)
생어사득어사 고이위선동방이라
(여기서 나서 여기서 얻었는 고로 동방부터 먼저 하느니라.)
애인심지부동하여 무이표어작제하라
(사람의 마음이 같지 않음을 어여삐 여겨 글을 쓰는 데 안팎이 없게 하라.)
안심정기시획하니 만법재어일점이라
(마음을 편안히 하고 기운을 바르게 하여 획을 시작하니 모든 법이 한 점에 있느니라.)
전기 유어필호하고 마묵수두가야니라
(먼저 붓 끝을 부드럽게 할 것이요, 먹은 여러 말을 가는 것이 좋으니라.)
택지후이성자하니 법유위어대소라
(종이는 두터운 것을 택해서 글자를 쓰니, 법은 크고 작음에 다름이 있도다.)
선시위이주정하니 형여태산층암이라
(먼저 위엄으로 시작하여 바르기를 주로 하니 형상이 태산의 층암과 같으니라.)
유고음
고봉흘립 군산통솔지상
(높은 봉우리가 우뚝 솟은 것은 모든 산을 통솔하는 기상이요,)
유수불식 백천도회지의
(흐르는 물이 쉬지 않는 것은 모든 시내를 모으려는 뜻이니라.)
명월휴만 여절부지분합
(밝은 달이 이지러지고 차는 것은 절부의 분합과 같더라.)
흑운등공 사군오지엄위
(검은 구름이 공중에 떠오름은 군대의 위엄같더라.)
지납분토 오곡지유여 인수도덕 백용지불우
(땅은 거름을 드려야 오곡의 남음이 있고, 사람은 도덕을 닦아야 모든 일이 얽히지 않느니라.)
우음
풍과우과지 풍우상설래
(바람 지나고 비 지난 가지에 바람 비 서리 눈이 오는구나.)
풍우상설과거후 일수화발만세춘
(바람 비 서리 눈 지나간 뒤 한 나무에 꽃이 피면 온 세상이 봄이로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요즈음에 천도교 포교장하고 동경대전 두번째판인 목천을 본인이 찿은 관계로 자주 만나고 있는데 어떻게 아시고 이 귀한 동경대전을 가지고 오셨는지 감사 드립니다 아주 귀중한 자료 고맙습니다
김시인님 블러그에 가니 동경대전 소식이 잇어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자료가 있어 아마도 도움이 될것 같아서 도솔문학에 옮겨왓습니다. 잘했나요? ㅎ
엄창 고맙습니다.. 날이 무척 덥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