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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 이야기 1
어느 숲 속에 장님부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원래 도시에서 살았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놀림에 시달리다가 끝내 이 숲속으로 들어오게 된 것입니다. 그들은 늘 조용한 마음을 가지고 도를 닦았습니다. 그런데 숲속으로 들어온 지 얼마 안 되어서 참으로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것은 이들 부부에게 아기가 생긴 것입니다. 이들이 결혼한 지 20년 동안이나 없었던 아기가 생기니 이들 부부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습니다. 곧 사내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이들 부부는 무척이나 좋아하며 아들의 이름은 센이라고 지었습니다. 센은 대단한 효자였습니다. 늘 앞 못 보는 아버지 어머니를 위하여 시중을 들어 드렸습니다. 항상 명랑하고 착하게 행동하였습니다. 아버지 어머니에게 걱정을 끼치는 일은 손톱만큼도 하지 않았습니다. “먹을 것을 구해 가지고 오겠습니다.” 센은 아침밥만 먹으면 언제나 먹을 것을 구하러 집을 나섰습니다. 숲속이었기 때문에 먹을 것은 항상 풍부했습니다. 나무에 열린 열매는 언제나 달콤했고 집 주위에는 솟아나는 옹달샘 물맛은 언제나 시원했습니다. 센은 아버지와 어머니를 위해 높다란 나무에 까지 올라가 열매를 따곤 했습니다. 삐리릿 삐삐 ----- 센이 먹을 것을 구하러 나서면 센의 주위엔 항상 많은 새들이 몰려 와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 주었습니다. 새 뿐만이 아닙니다. 사슴도 다람쥐도 산토끼도 언제나 센의 근처에서 같이 놀며 친구가 되어 주었습니다. 센은 숲속에 나갈 때면 꼭 사슴가죽으로 만든 옷을 입었기 때문에 사슴들은 특히 좋아했습니다. 센이 점점 자라 열다섯 살이 되었을 때입니다. “숲속에 나가 먹을 것을 구해오겠습니다.” 센은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인사를 하고 방에서 나왔습니다. 꽃내음이 가득 실은 바람이 숲속을 휘감고 지나갔습니다. 참으로 부드럽고 상쾌한 바람이었습니다. “루 루루룰루 루---” 센은 기분이 좋아 콧노래를 불렀습니다. 사습들이 몰려 왔습니다. “안녕.” 센은 손을 흔들어 그들을 맞이했습니다. 그리고 가까이에 모여드는 사슴들을 쓰다듬어 주기도 했습니다. 뾰 , 뾰 뾰르르릉-. 머리 위에서 산새가 날았습니다. 센은 가볍게 발걸음을 떼어 놓았습니다. 그 둘레로 사슴들이 따라와 걸었습니다. 사슴가죽으로 만든 옷을 입은 센도 흡사 사슴처럼 보였습니다. 그 때입니다. 대궐에 살고 있던 왕이 사냥을 하러 이 숲속에 들어 왔습니다. “ 어 ? 저기 사슴들이 있구나.” 왕은 센과 그 주위에 있는 사슴들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재빠른 솜씨로 활에 화살을 재어 시위(활줄)를 당겼습니다. 피융----. 왕의 손에서 떠난 화살은 눈 깜짝할 사이에 날아갔습니다. 화살은 사슴의 무리에 싸여 길을 걷던 센의 가슴에 꽂혔습니다. “악!” 커다란 비병을 지르면서 센은 쓰려졌습니다. 그 둘레에 있던 사슴들이 놀라서 사방으로 흩어졌습니다. 쓰러진 센의 가슴에서는 진홍빛 피가 흘러 내려 주위를 물들였습니다. 왕이 쓰러진 사슴을 보고 말을 재촉하여 달려 왔습니다. “ 으 -ㅁ , 누구냐? 화살 한 개로 사람 셋을 죽이는 자가 ‥‥‥ .” 센이 괴로워하면서 슬픈 목소리를 짜내어 말했습니다. 왕은 깜짝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사슴인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사삼의 목소리가 들려 왔기 때문입니다. 왕은 얼른 말에서 뛰어내려 쓰러진 센을 잡아 일으켰습니다. 센은 왕을 보자 원망스러운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코끼리는 상아 때문에, 물소는 뿔 때문에, 비취새는 털 때문에, 호랑이는 가죽 때문에 죽음을 당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에게는 상아도, 뿔도, 털도, 가죽도 없습니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나를 죽이려고 활을 쏘았나요?” 왕은 센을 안아 일으켜 무릎 위에 눕혔습니다. “도대체 당신은 누구요? 난 사슴인 줄 알았오. 사슴가죽으로 된 옷을 입고 있어서 사슴인 줄 알았오.” 왕이 더듬거리며 말했습니다. “나는 당신 나라의 백성입니다. 장님인 부모와 함께 이 숲속에서 도를 닦고 있는 중이었지요. 부모님을 위해 먹을 것을 구하러 나오는 길이었는데‥‥” “뭐라구요? 부모님을 위해 먹을 것을‥‥?” “그렇습니다. 이 산 속에 들어와 십 오년이 되는 동안 호랑이나 늑대나 독사에게 물린 적도 한 번 없는데 나라를 다스리는 국왕에게 화살을 맞다니‥‥‥.” 센은 괴로운 듯이 얼굴을 찡그리며 말하고 슬피 울었습니다. 그러자 숲이 갑자기 어두컴컴해졌습니다. 샘은 말라버리고 피었던 꽃은 모조리 시들어 버렸습니다. 새와 짐승들은 큰 소리로 슬프게 울었습니다. 왕은 이러한 광경을 보고 더욱 놀랐습니다. “사슴을 쏜다는 것이 잘못하여 당신을 쏘았습니다. 정말입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잘못이라고 할지라도 이렇게 거룩한 수도자를 쏘았으니 이 죄를 어찌 씻을 수 있겠습니까? 사슴고기를 먹고 싶었던 욕심이 이런 엄청난 잘못을 가져 왔군요. 용서해 주십시오. 아니 참, 이러고 있을게 아니라 무슨 짓을 해서라도 당신을 살려야겠습니다.” 왕은 이렇게 말하고 센의 가슴에 꽂힌 화살을 뽑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화살은 너무 깊게 박혀 있었기 때문에 쉽게 빠지지 않았습니다. 출처 - 불일회보 53호 저자 -이슬기/동화작가 <현대불교미디어센터 ⓒ 2005> |
첫댓글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감사합니다.나무아미타불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