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회에서 오늘 교육사업의 일환으로 회원 20여명과 함께 전북 완주군 용진농협의 로컬푸드매장을 방문했다. 용진농협은 전주에서 가까이 있는 시골농촌의 작은 농협으로 작년 로컬푸드매장을 통해 지역농산물 매출이 46억원에 이를정도로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고 참여하는 농가수도 500여농가에 달할 정도로 매우 활성화 되었다.
용진농협의 로컬푸드사례는 중앙언론에 소개되어 전국각지에서 수많은 이들이 경험을 배우기위해 매일 견학오고 있다고 했다. 상무님의 말에 의하면 박근혜대통령에게도 우수사례로 보고되어 향후 전국적으로 확산될 것이라 했다.
용진농협이 성공할수 있었던 배경에서 이곳 농협 이중진 상무님의 다품종소량생산에 기반한 직거래운동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강한 신념에 헌신적인 노력이 절대적으로 작용한것 같았다. 이중진 상무님은 내가 농민운동을 통해서 만난 수많은 농협 임직원 가운데 가장 소신과 신념이 강하고 굳은 사람이었다. 대부분 농협직원들의 일반적인 태도는 정해진 사업외에는 절대 신경쓰지 않기를 비롯한 복지부동 그자체이다. 솔직히 농협임직원들에게 새로운 시도를 추구하는 모습을 찾기는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농협임직원들의 탓도 있지만 현재 농협의 구조적인 문제가 또한 그렇게 만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농협의 본연의 임무는 농민이 생산한 농작물을 잘팔아주는 것일 것이다. 이에 관한 무수한 시도가 있었으나 농협의 관료적 행정주의와 농민들의 잘못된 의식으로 인해 아직껏 성공사례를 찾기가 아주 어려웠다. 대표적인 예가 농협들이 갖추고 있는 하나로마트인데 전국의 거의 모든 농협은 자기지역의 농산물을 거의 팔지 않거나 판매한다해도 10에서 20%를 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또한 농협의 도매방식의 계약재배사업들은 현재단계에서 거의 실효를 내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와 직거래를 통하지 않다보니 대형마트나 일부상인들의 배만채워주는 경우가 태반이다. 농협의 가공사업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현재 농협들의 높은 판매관리비덕에 가공사업에서 발생한 수익이 농민에게 돌아갈수 없는 구조이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할 대안을 용진농협이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이중진상무님을 비롯해 용진농협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
용진농협은 생산자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생산하고 판매하며 가격을 결정하고 판매에서 나서는 모든 문제를 책임지는 구조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현재 농민들은 솔직히 말해 판매방식에서 직거래를 취하지 않다보니 품질관리가 매우 취약하고 양을 중심으로 농작물을 생산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얻을수 없는 구조이다. 또 농민들이 모두 양심적이거나 착하지만은 않다. 꼼수를 만드는 농산물판매구조가 농민을 그렇게 만든 것이다. 용진농협은 생산자의 얼굴있는 농작물생산과 판매와 관리를 통해서 이문제를 잘 극복하고 있었다. 참으로 대단하다.
용진농협사례는 또한 농업문제에서 지방정부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도 일정정도 답을 제시한것 같다. 솔직히 이제껏 지방정부들은 농업문제에 있어서 보조금 남용을 통해 몇몇 농민길들이기와줄세우기에 말도 안되는 시군 유통회사설립등을 통해 아까운 혈세만 날리는 사례가 태반이었다. 학교무상급식지원조례를 만들고도 자기지역의 농산물생산과 공급이 농민주도적으로 만들지 못한 것이 지자체들이었다. 이 이면에서 4년제 지방선거라는 농민을 줄세우는 잘못된 선거운동이 크게 자리한 것도 사실이다. 지자체장들은 우선 눈에 보이는 외형적 토건사업에만 치중해왔다. 농산물판매를 위해 인재를 육성하고 농민의 의식을 바로세우고 제도를 세우는 작업보다 시멘트공사에만 열을 올려온 것이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절대로 내실있는 지역농업육성책이 나올수 없다.
한국농업? 생각할수록 외세의존적이고 기형적이고 반국민적이고.... 정말 답이 안나오는 한국농업? 답은 있는데 이를 실행할 사람을 찾아야 할것 같다. 무안에서도 농민과 소비자를 위한 로컬푸드운동을 시작해야 겠다. 외래어 말고 좋은 말을 찾는것에서 부터 시작해야 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