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령님께 애정을 보내며
여느때와 특별히 다른 느낌은 없었지만 마눌님의 사랑 가득 담긴 오곡 밥이 오늘 따라 더디지만 삼키고 있습니다
이제는 살 맞대고 부대끼며 함께한 세월 탓에 그저 눈빛만 바라 보아도 자네 마음속에는 무신 생각이 자리하고 있을까 저으기 걱정스러웠을 겁니다
아마 아침 거르고 점심 건너띄는 목산의 정기산행일이 그동안 꽤나 신경쓰였나 봅니다
해서 저녁까지 먹고 오나요? 라는 충격적인 멘트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걱정 말아요 요즘은 없어서 못 먹을 정도다'라고 큰소리 합니다
덕분에 구파발행 종점까지의 거리가 오늘 만큼은 예상보다 헐 가까웠다고 느끼며 서두릅니다
은평둘레길,왕실묘역길은 어느때 보다 호젖하고 단아하여 우리곁에 어느새 한발자욱씩 다가와 있고 환관과 궁녀들의 묘역을 지나칠 때에는 /
삼각산 여기저기 흩어져 외롭게 달랑 하나씩 서있는 묘비석이 살았을때나 죽었거나 대접 못받고 쓸쓸히 구천을 떠돌았을 그들을 생각하니 가르막 철망에 구획표시로 임시방편으로 둘러친 실체를 보면서 인생무상이 또한번 느껴지는건 저 혼자만의 상념은 아니었을 겁니다
잠시 역사의 뒤안길에 서서 세월을 건너 뛰다 보니 어느새 물새 소리가 사슴집 입구 부터 원님들을 반깁니다
그래서 인지 노자의 *上善若水*가 생각나서 입가에 미소가 절로 번집니다
실수 연발에도 업된 기운 탓인지 외려 목소리 키우고 대들며 반드시 신령님께 소개해야 되는데도 깜빡하고 지나침을 우리 원님들 잘 참고 인내하며 옷깃을 여민 상태에서 경건한 봉행의식에 동참해 주셨습니다
단촐하게 차려낸 음식으로 적당히 채우고 제례복이 제법 어울어 지는 환경에 맞추어 *사신 까지 마치며 고수레와 음복으로 산신님께 출결 신고하니 비로서 인간 세계에 강림하셔서 동태를 살피고 무엇을 갈구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여 한해 무사.안전 산행의 도리를 지켜 주실 것을 굳게 믿습니다
타는 재가 날아 오를때는 "프로메테우스의 불은 온 인류를 위해 훔칠 수 있었지만 내 마음의 불은/ 아아 사랑하기 때문에 나는 가지를 꺾는 것이다"라는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 나온 명대사에서 활화산 처럼 타오르는 불꽃이 되어 목산의 미래를 밝혀 주기를 간절히 축원하였습니다
무한한 감사와 감동으로 잔잔한 여운을 남긴 금반 목산의 시산제는 바쁜 일정임에도 불구하고 만사 제껴 두고 한마음으로 달려와 함께 해주신 사랑의 가족들 한분 한분 불러보고 싶습니다
그날의 영웅님들의 존함입니다
하늘이시여 이분들께 영원한 축복과 행운을 아낌없이 내려주소서 !
순서 무시하고 불러 내었습니다
박철,이현우,이상석.지선안,서옥원,윤익상,최영철,이덕윤,양종면,김현수,권성옥,정순배,박용무,노용균,최정일,정형용,박종규,이경선,채정철,서해용,김현국,윤현철,박정배,안창국,김승섭,이승기,이영민,유선호,김충근,김영화,신석주,고광석,심재곤,양귀철,김인식,최두안,정기동,유삼식,조채구,정창석,곽희성,박진수,박호일,김성주,김영운,이광주,최우근,정기석,전인옥,강영배,김정우,홍순삼,정구곤,주경선,문웅비,임보혁,김성범,신재열,장영록,유부철,이재우,허봉석,이광규,황인보,이현숙,권옥선,허정례,박상임,김보경,성순하,김복임,김납임,최향숙,배야순,김옥정,여정아,김현자(목),김현자(장),김미영,신영란,최경옥,박경순,박수기,이강예,정순진,구선영,김경아,김옥순,김광자,정혜인,양순복,곽영진,이미례,김봉심,김남희,곽화원,박숙자,김연자,지민경,문광섭,문병환,민종기,이병영,정연재,오영석,서경례,서영심,허봉석,박상만,전하연,소현욱,오시덕 etc.
이렇게나 많은 분들의 격려와 응원 속에 시산제 행사를 무사히 치렀습니다
다시 한번 지면을 통해 우선 감사 인사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 추신 ; 을씨년스러운 날이 며칠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수까지 지나서 봄을 재촉하는 봄비 내릴때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배따라기의 '그댄 봄비를 ... 중략' 읊조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