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 개나리보다 훨씬 먼저 잎도 내기 전에 꽃부터 피우는 미선나무.
나의 정원에서 가장 먼저 꽃피우는 아이이다
지난해 일년생 묘를 화단에 심어놓았는데,
있는 듯, 없는 듯 가느다란 줄기인 채로 있다가,
나도 모르는사이 저 혼자 꽃 피웠다.
매일 지나다니던 길목에서, 무심히 지나다니다, 오늘 아침 우연히 마주쳤다.
그것도 내방 창문 앞 바로 앞 화단에서..
정원일은 이렇듯 늘 새로움과 놀라움의 연속이다
하루가 다르게 흙의 느낌이 다르고, 나무 빛깔이 변해가며,
전혀 예기치 못한 곳에서 뜻하지 않은 것을 발견하기도 한다.
영어 이름은 "흰색 개나리"라니 억울한 일이다
꽃들은 개나리보다 훨씬 예쁘고, 색감도 우윳빛에서 연분홍, 푸른빛까지 다양하고,
더욱이 그 현란한 향기는 무려 봄길 2km라 하는데...
우리나라 특산식물인 이 나무는 우리가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식물문화재로
세계에 1 속 1종밖에 없는 물푸레나무과의 낙엽 소관목이다
그리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가
수년 전 식물 우표에 도안화되면서 지금은 다소 그 모습만은 알려져 있지만
실물을 아는 이는 드물다고 한다
지난해엔 무슨 일인지 모과와 호두나무, 매실나무에 열매가 거의 달리지 않았다
수사 해당도 꽃이 별로 피지 않았고, 목련나무도 꽃이 신통치 않았다
배롱나무와 하이브리드 티 장미 2종, 아기 동백, 아스틸베 2종은 아예 고사하고 말았다
기대를 많이 할수록 실망도 큰 법이니,
정원에 너무 기대하지 않는 것이 상책인듯싶다
누군가 말했듯이
- 정원을 크게 가꿀수록 실패도 크게 마련이다
정원을 만들기에 좋은 곳이란 없다
거센 바람, 50년마다 넘치는 홍수, 생각지 않은 가뭄, 기록을 경신하는 추위, 듣도 보도 못한 더위 등
원예가를 미치게 만드는 일이 벌어지지 않은 곳이란 아무 데도 없다 -
걱정도 두려움도 접고, 도전하고 시도하는 수밖에 없다
가장 나쁜 일이 일어날 수있다면, 가장 좋은일도 일어날수 있다
어떤 꽃나무는 클 것이고, 어떤 꽃나무는 죽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나의 가드닝은 계속되고,
나는 새로운 이야기를 심고 만들어낼 것이다
지난겨울에 주문해서 보관해온 씨앗들.
이름표까지 만들어 놓고..
하루라도 빨리 심고 싶지만,
아직 추위가 남아있어서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을 거 같아 꾸~욱 참고 있다
다음 주까지는 종묘상에서 배송되어온 묘목들을 심고
지금 있는 곳에서 잘 자라지 못하고 있는 몇 가지 나무들은 다른 장소로 이식할 것이다
식물을 심을 장소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기 전에
먼저 환경이 가하는 제약을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어떤 식물은 어떤 환경에서 잘 자라지만, 어떤 환경에서는 잘 자라지 못하는데
그 원인은 주로 토양과 기상 조건의 차이에 있는 것 같다
원예에서 성공할 수 있는 하나의 전략은
재배하고 싶은 식물의 특성에 맞춰 환경을 바꿔주는 일인 것 같다
기후를 직접적으로 바꿔주기는 어렵지만,
토양은 여러 가지 물질을 첨가해서 개량하거나 완전히 바꿔놓을 수 있지 않은가
그리고 이 일이 끝나고,
추위가 완전히 물러가는 이달 중순경부터 이 꽃씨들을 파종한 후
통장에 잔고가 바닥나는 5월이나 6월쯤 돈을 벌기 위해 또다시 도시에 나갔다 올 것이다
이중에 일 년생은 올해 꽃을 볼 수 있겠지만,
다년초는 올해 뿌리를 완전히 키운 후, 내년부터 꽃을 보여줄 것이다
지금까지 나도 듣도 보도 못한 꽃들이 많이 있어,
어떤 빛깔로, 어떤 향기로, 그리고 어떤 모양으로 피어줄지 즐거운 상상과 기대를 해본다
이곳에 와서 지난 5년간은 주로 유실수와 정원수, 각종 교목과 관목, 덩굴식물 등을 심었다
교목과 관목 같은 목본식물은 항상 나와 함께 있을 것이다
목본식물은 그 크기 때문에 어디에 있든지,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주변 환경을 극적으로 바꾸어 놓는다
교목은 겨울에 잎이 떨어지고 없어도 여전히 당당하며,
그들의 큰 가지와 작은 가지들은 나의 정원에 영구성과 구조와 골격을 줄 것이다
교목과 관목은 정원에 높이를 주고,
구역을 나누고, 경관을 차단하고, 구심점 역할을 해줄 것이다
이렇듯 나의 정원에서 밑그림과 배경이 되어줄 수목류에 이어,
이제 올봄부터는 이것에 색채감과 볼륨감을 더해줄 다양한 초화류를 심을 것이다
10년 후... 20년 후... 그 언젠가...
타샤의 정원처럼 내가 원하고 그리던 그런 정원을 갖게 되기를 꿈꾸며
내일도 나는 거름을 뿌리고, 가지를 치며, 잡초를 뽑아줄 것이다
- 올봄 내가 심을 식물들 -
이번 주. 대림 원예. 붉은 병꽃나무, 생강나무, 피라칸타, 마로니에, 탱자나무, 옥시덴드론, 계수나무, 튤립나무
헛개나무. 핀오크, 은행나무, 비타민나무, 호두나무, 곰취, 어성초
다음 주. 국제 원예. 산초나무, 삼색 배롱나무, 유럽 홍자단, 황금사철
남천, 헤데라, 천리향, 석류나무, 피칸 나무, 아몬드 나무, 겹꽃 산사나무,
헤이즐넛 나무, 인가목, 화이트 핑크 샐릭스, 서양 조팝, 장미아 젤리아, 황매화, 무늬 황매화, 아기 동백, 호주 아기 동백,
4월 중순 이후. 씨앗. 탄지, 바질, 금영화(캘리포니아 포피), 금낭화, 딤스 로켓
미국 부용, 왜 지치. 비누풀, 다이 어스 캐모마일, 피버 휴, 마가렛, 해국, 천인국, 노란 종이꽃(밀짚꽃)
백일홍 릴리펏, 핑크 안개, 펜 타페 데스, 불꽃형 달리아, 애기 나팔꽃, 멜란포디움
좁은 잎 해란초, 아마 플렉스, 철포 백합, 노루오줌, 클레마티스
할미꽃(블루 바이올렛), 꽃양귀비(적색), 꽃양귀비(혼합), 겹꽃 양귀비(혼합), 분홍 모나르다, 빨강 모나르다,
매발톱(3종), 하늘매발톱, 접시꽃(3종),
에키네시아(2종), 붓꽃, 등심붓꽃, 비비추, 일월비비추, 사계패랭이, 수염 패랭이, 델스타 석죽, 미니 석죽(2종)
댑싸리(2종), 숙근코스모스 문빔, 코스모스 프시케 화이트, 코스모스 바다조개,
과꽃(3종), 수레국화(3종), 페튜니아(3종), 공작 아스타(2종), 알리숨 퍼플, 스위트 알리숨,
플록스(2종), 안개초, 크림슨 클로버, 금관화 레드, 파라솔 나팔꽃.
꽃모. 메리골드 옐로, 메리골드 오렌지, 매발톱(록키마운틴), 겹 매발톱(루비 포트), 하늘매발톱,
상록패랭이, 수염 패랭이, 붉은 잎 동자꽃, 칼세도니 카 동자꽃, 구절초, 서흥 구절초, 임파첸스, 장미 봉선화
샤스타데이지, 분홍겹 접시꽃, 시노 글로 섬, 붓들레아,
이브닝 프림로즈, 황금 낮달 맞이, 금어초, 딤스 로켓, 겹 미나리아재비, 블루 세이지, 천사의 나팔, 오색 찔레
베이비 마가렛, 디기탈리스, 연보라 석죽, 황금 조팝나무, 톱풀, 비누풀, 숙근 버베나,
스텔라 원추리, 맥문동, 해국, 백공작 아스타, 흰꽃 나도 샤프란, 버베스쿰, 하설초, 용담, 흰 작살나무,
부처꽃, 송엽국, 청나 레고 사리
첫댓글 봄준비 열심히 하시는군요!!!! 대전 김영홍 입니다. 잘보내고 계시죠?
반갑습니다
형님도 계획하신일 잘 진행하고 있겠지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