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싸우려고 안간힘을 써 빠져나오려는 인형들을 유하비카엘이 막아내더니 곧 인형들을 원상태로 돌
려놓았다.
"당신들은 하나로 합쳐지고도 사이좋게 지낼 생각은 못할망정 싸울 생각이나 하고 있군요? 그렇다면 특
별히 로젠을 봐서 풀어드리죠. 딸들이 고통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아버지는 그 누구도 없으니까...
그런데 명심하세요, 당신들은 절대 싸울 수 없습니다. 그리고 키라키쇼양?"
유하비카엘이 키라키쇼를 공중에 떠올랐다. 키라키쇼는 저항하고 공격도 해보았지만, 이상하게 유하비
카엘에게는 모두 소용없는 짓이었다. 키라키쇼는 포기하고는 퉁명스럽게 유하비카엘에게 명령을 내렸다
"아버님의 심부름꾼이라도 날 이렇게 막 다루는건 용서할 수 없어요. 날 내려놓으시죠?"
"그럴수는 없어요. 당신은 로젠메이든의 질서를 깨뜨렸으니까! 당신은 모든 인형들의 앞에서 로젠메이든
의 자격을 박탈당할겁니다. 조심하기나 하세요!"
유하비카엘의 초록빛 눈이 반짝이더니 곧 키라키쇼에게 손을 뻗어 순식간에 로자미스티카를 가로채갔
다. 키라키쇼는 그저 살아움직이는 평범한 인형이 된 것이다. 유하비카엘의 예언은 들어맞고 말았다. 유
하비카엘은 히나이치고를 노려보더니 손에서 푸른 빛을 뿜어 소우세이세키의 로자미스티카를 꺼내 소우
세이세키를 되살려주고, 히나이치고와 신쿠는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려놓고 떠났다.
"잠깐이자만 당신들의 일을 방해해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다신 싸우지 마세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그건
아버님의 규칙입니다. 전 항상 당신들을 지켜보다가 누구 하나라도 싸우고 있으면 가만있지 않겠습니다"
"잠깐만 기다려! 그렇다면 우리가 싸울 이유도 더 이상 없어. 우리의 인공정령 같은것도 필요없게 됐잖
아? 그런데 왜 철거하지 않는거지?"
"여러분들의 인공정령 하나하나는 여러분을 보호하고 지켜주는 존재. 미디엄 없이도 버틸수 있도록 도와
주는 존재. 그러므로 여러분의 인공정령은 언제까지나 함께 해야합니다. 로자미스티카는 로젠메이든임
을 알려주는 증표구요.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유하비카엘은 그 말만 남기고 사라졌다. 그 자리에 남은 인형들은 웅성대고, 유하비카엘의 말이 사실인
지에 대해 의논했다.
"키라키쇼를 자연스럽게 로젠메이든에서 벗어나게 만들고, 우리를 다뤘다는건 아버지의 능력이야. 유하
비카엘의 말은 신뢰성도 있고 믿을만 해. 믿어보고 당분간만 싸우지 않는게 어때?"
"네 생각이 정 그렇다면 그렇게 하도록 하자. 카나리아. 스이세이세키, 소우세이세키, 히나이치고 어때?"
그때 소우세이세키가 심각한 표정으로 인형들을 둘러보고 힘겹게 입을 열었다.
"신쿠, 스이긴토 한가지 할말이 있는데..."
"무슨 일이지, 소우세이세키?"
"만약 유하비카엘의 말이 맞다면, 새로운 인형이 엘리스게임을 시작한다면 그땐 어떻게하지?"
"그땐 유하비카엘이나 아버지께서 처리하실거야. 걱정할 필요 없어, 소우세이세키, 그리고 새로운 인형
이라면 아버지의 말씀과 유하비카엘의 당부를 듣고 깨어나겠지, 안심해"
"그렇다면 좋겠지만..."
"소우세이세키, 뭘 그렇게 걱정해요? 그나저나 몸은 괜찮아요? 히나이치고, 신쿠도 괜찮냐구요. 키라키
쇼에게 조종받고, 로자미스티카도 빼앗겼잖아요? 그리고 꼬꼬마 카나리아도 괜찮나요?"
"우린 괜찮을까나! 스이세이세키는 우리를 너무 약하게만 볼까나? 우린 그런걸로 아무것도 아니야! 유하
비카엘이 우리를 하나로 합치면서 상처와 기억같은것도 일부를 지운것 같을까나?"
"그럼 갈래? 스이긴토와 카나리아도 준의 집에 잠깐 오는게 어때?"
"카나는 너무 좋을까나!!"
그리고 인형들은 평화롭게 집에 들어갔다. 그리고 함께 몇몇 이야기를 나누다가 함께 식사를 하고 준의
집에서 하룻밤만 자기로 마스터에게 허락을 받고 온 모양이었다.
"이렇게 로젠메이든 자매들 사이에 다시 평화가 왔네요! 뭔가 기념할만한게 없을까요? 신쿠도, 꼬꼬마
이치고도 카나리아도 잘 생각해보세요!"
"스이세이세키, 히나한테 좋은 생각이 있는데!"
"그게 뭔가요? 꼬꼬마 이치고?"
"우리 배게싸움하자!"
"좋아요! 우리 다 같이 하는게 어때요? 소우세이세키, 신쿠, 스이긴토?"
"알아서들 해."
"그럼 하기로 결정됐어요!"
인형들은 그렇게 해서 깔깔대며 신나게 베개를 던지며 처음으로 서로 마주앉아 다정하게 이야기도 나누
었고, 그간 서로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도 나누었다. 다시 찾아온 평화 속에 누군가가 문을 벌컥 열고 들
어왔다. 스이세이세키가 나가자, 밖에는 보라색 머리를 양옆에 묶고 핑크빛 원피스를 입은, 하얀 날개가
달린 인형이 서 있었다.
"너...넌 누구냐에요?"
"유하비카엘에게 듣지 못한 모양이지? 난 키라키쇼 대신 새로운 7돌이 된 엘루시아야. 당분간 여기 있
어도 될까?"
"그러세요? 그럼 들어오세요!"
스이세이세키가 방안에 엘루시아라는 새로운 인형을 데려왔고, 인형들은 즐겁게 맞았다. 앞으로 엘루시
아라는 인형과 함께하는 생활은 어떻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