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빌레몬서는 따로 주석이 있지 않고, 골로새서와 함께 다뤄집니다. 저는 아래 추천 주석들의 빌레몬서 부분만 읽은 것이므로, 골로새서 주석의 퀄리티를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감안하고 읽어주세요. 먼저 한서/번역된 주석들을 소개하고, 그 다음 외서들을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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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라스 무, 『PNTC 골로새서 빌레몬서』, 부흥과개혁사
- 철저하고 깊이 있는 주석입니다. 본문을 주해하고 나서 가장 먼저 살펴볼 것을 추천합니다. 본문에 대한 모든 논쟁일 간명하게 요약하고 풀어냈으며, 특히 1:6절과 같은 난해구절에 가장 좋은 옵션을 제공합니다. 서론도 충실한 편이고요. 다만 빌레몬서의 신학에 대한 연구는 약간 빈약한 느낌이 있습니다.
N. T. 라이트, 『골로새서 빌레몬서 – 틴데일 신약주석』, CLC
- 개인적으로 가장 높은 평점을 주고 싶은 주석입니다. 주석이 철저하고 깊이 있지는 않지만, 간명하고 효과적으로 본문을 이해시킵니다. 난해구절도 가볍게 다루지 않고, 여러 해석들 중 좋은 대안해석을 줍니다. 특히, 제가 읽은 주석들 중 빌레몬서의 신학적 의의에 대한 가장 만족스러운 설명을 제공했습니다. 아마 빌레몬서의 내용과 속죄, 칭의의 연관관계를 가장 잘 설명한 주석일 겁니다. 라이트는 이 책에서는 칭의의 의미를 전통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이 거슬릴만한 어떤 말도 하지 않으며, 전통적 이해에 충실한 사람이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설명을 줍니다. 빌레몬서를 주석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책입니다.
전경연, 『골로새서/빌레몬서 – 대한기독교서회 100주년』, 대한기독교서회
- 국내 학자의 철저하고 깊이 있는 주석입니다. 본문의 내용을 단어 의미까지 철저히 다루는 편이고, 비평적 입장에서 접근하지만 그다지 본문을 파괴적으로 다루지 않습니다. 최종 형태의 본문을 존중하며, 특히 주석 말미의 ‘종합적 개관’과 ‘저자의 신학에 대한 반성’ 부분은 유용한 통찰을 많이 줍니다. 다양한 학자들. 특히 독일 쪽의 학자들과 교부들의 의견들도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게 합니다. 다만 편집이 좀 안 좋고, 가끔 나오는 인용문의 번역이 엉망이라 읽기 어렵긴 합니다.
랄프 마틴, 『에베소서 골로새서 빌레몬서 – 현대성서주석』, 한장사
- 이 시리즈가 그렇듯 본문을 중심을 여러 인사이트를 펼쳐놓습니다. 신학적 내용이 깊거나, 주해가 철저하거나 하지 않아서 그렇게 도움이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서론이 읽을 만합니다.
딕 루카스, 『골로새서 빌레몬서 강해 – BST』, IVP
- 이 책은 골로새서는 괜찮습니다. 다만 빌레몬서 부분은 너무 내용이 빈약해서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다른 주석들이 있으면 골로새서만을 위해 이 책을 따로 살 필요는 없었습니다.
피터 오브라이언, 『골로새서 빌레몬서 – WBC』, 솔로몬
- 슬프게도 표절로 인해 (미국에서는) 절판된 책입니다. 굳이 평가하지는 않겠습니다. 누가 유용하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습니다. 다만 더글라스 무의 책을 가지고 있다면 또 가지고 있을 필요가 있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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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주석들
James Dunn, The Epistles to the Colossians and to Philemon, NIGTC, Eerdmans
- 철저하고 깊이 있으며 좋은 주석입니다. 서론, 본문주해, 신학 어느 하나도 빠지지 않게 다룹니다. 다만 해외에서는 골로새서 주석이 좀 더 평가를 받고 있고, 빌레몬서는 실망스럽다는 의견이 좀 있네요. 그래도 저로서는 독창적 해석이 꽤 있어 신선했고, 재미있었습니다. 헬라어를 읽기 어려우면 어려울 수 있음을 감안해 주세요.
Joseph Fitzmyer, The Letter to Philemon, AYB, Yale
- 아주아주 좋았습니다. 본문에 대한 저자의 창의적/독창적 해석도 좋고, 저자의 사역도 좋고, 역사신학적 접근도 좋고, 결론도 대부분 받아들일만한 것이 많았습니다. 비평적 입장이지만 과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AYB 시리즈 치고는 분량도 적당합니다.
Scot McKnight, Letter to Philemon, NICNT, Eerdmans
- 굉장히 독특한 시각의 주석입니다. 갈라디아서와의 관계를 주목하는 한 편, 특히 로마의 노예제에 대한 아주 상세한 고찰을 바탕으로 문화적/사회적 해석을 추구합니다. 현대세계에서의 적용점이 꽤 많은데, 주해의 근거가 되는 몇 몇 부분은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로마 시대의 노예제에 대한 이해도 다른 학자들과 차이가 좀 있습니다. 어쨌든 빌레몬서를 통해 독특한 메시지를 살펴보고 싶으시다면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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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집
이상웅, 『위대한 복음』, 솔로몬
- 대부분의 강해설교집들과는 달리, 주해의 과정을 꽤 길게 노출시키기 때문에 본문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게다가 주석과는 달리 설교어투로 아주 쉽게 설명해주기 때문에 이해하기도 좋고요. 333단어의 짧은 서신으로 10편의 짧지 않은 설교문이 나왔지요. 주해는 충실하고 건전하며, 깊이가 있습니다. 성경공부용으로나 목회자의 강해설교 준비용으로나 손색이 없습니다. 적용도 견실합니다.
(이정규 목사 페북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