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개시전 재가동 힘들듯
부품공급 지연땐 AS차질도
쌍용자동차가 13일 부품 조달 차질로 평택. 창원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법원이 전날 재산보전처분을 내리면서 모든 채권.채무가 동결돼 납품업체에 줘야 할 어음도 발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공급대금을 받지 못하게 된 협력업체들은 법정관리를 신청한 9일부터 납품을 중단하기 시작했다. 쌍용차 공장 가동 재개는 정부나 거래은행 지원이 없는 한 법원이 법정관리 개시 여부를 결정하는 다음달 중순에야 가능할 전망이다.
◆쌍용차 재가동 1개월 걸릴 듯
쌍용차는 이날 "부품 조달 차질로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생산 재개 시점은 미정"이라고 공시했다. 지난해 말 판매 부진을 이유로 휴업했다가 지난 5일 생산을 재개한 위 일주일 만에 또 다시 공장 문을 닫은 것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재산보전 처분으로 어음 발행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부품업체들이 현금 결제를 요구해 부품 구매를 중단했다. "며 "1개 부품만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도 생산라인이 멈출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납품업체 중 LG화학 한국타이어 한국델파이 등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속속 공급을 중단했다. 현재 쌍용차 1차 협력업체는 전속업체 44곳을 포함해 213개에 이른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채권.채무가 동결돼 모든 결제는 현금으로 해야 하는데 쌍용차는 보유 현금마저 부족한 상황"이라며 "법원에서 개시 결정이 나기 전까지 지원은 힘들다"고 말했다. 법원이 법정관리 개시 결정을 내리고 관리인을 선임하는 데 일반적으로 1개월 가량 걸린다.
쌍용차 가동 중단으로 부품업체들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쌍용차에 대부분 매출을 의존하는 40여 개 협력업체들은 유동성 위기를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안한 소비자들 "AS문제없나"
쌍용차가 이날 생산을 중단하면서 소비자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대리점에는 쌍용차를 구매해 타고 다니는 소비자들이 "AS에 문제가 없느냐"고 문의하는 전화가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미 차를 구입한 사람들도 불안해 하는 마당에 신차 계약이 끊긴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작년 12월 개별소득세 인하로 전월 대비 80%나 실적이 좋아졌지만 이후 곧바로 터진 악재에 손님들은 발길을 돌리고 있다. 하루에 매장을 찾는 손님이 5명도 채 안될 때가 많다. 일부에서는 계약 해지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