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심층분석]
6.1 종로구 지방자치 선거
30년 종로 지방자치 선거 판세 바뀌는가?
전통적 토호 세력 붕괴 새로운 자치 세력 득세
더불어민주당 기득권화 새로운 바람 앞에 등불
예측 불허 구의원 공천, 당선 예측도 오리무중
이번 6.1 종로구 지방선거의 초점은 선거 결과로 나타나는 종로구 정치 지형의 변화다. 환원하면 종로구 정치 판세가 어떻게 변모될지가 관심사인데, 이에대한 분석이 흥미롭다.
종로구 정치 지형은 1991년 지방자치가 부활 이래 전통적 토호 세력이 주도하다가 신흥 자치 세력이 등장하면서 판세가 변모됐었다. 오랜 중앙집권적 정치 문화의 토양 아래에서 기득권 위치를 유지해 온 토착 세력이 새로운 지방자치 세력에 의해 밀려나고, 그 이후 서로가 양립하면서 종로 사회를 지탱해 온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특히 지난 2010년 김영종 더불어민주당 종로구청장 당선과 2012년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 2014년 김영종 구청장 재선 성공, 2016년 정세균 국회의원 재당선, 2018년 김영종 3선 성공, 2020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으로 탄탄한 지배구조를 이룬 더불어민주당은 그동안 종로 사회 헤게모니를 장악해 왔다. 지난 10여 년간 계속된 종로 사회 장악으로 이미 기득권화를 이룬 더불어민주당 정치 세력은 지난 3.9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10년 만에 국민의힘 최재형 후보에게 패배를 하면서 타격을 받았다. 동시에 치러진 대통령 선거와 연동되어 정권 심판론이 힘을 얻으면서 패배를 한 배경도 있겠지만 어찌됐든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진 탓에 그동안 탄탄했던 기득권 구조 10년 아성에 금이 가기 시작한 셈이 됐다.
그런 배경 속에 실시되는 이번 종로구 지방선거는 그래서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것인데, 종로구청장 선거가 바로미터이겠지만(1면에 보도), 그에 못지않게 서울시의원 선거와 종로구 의원 선거도 여러 변수가 돌출되는 상황이다.
이와관련, 종로구 서울시의원 선거는 제1선거구에서 더불어민주당 채행숙 후보와 국민의힘 윤종복 후보가 맞붙었다. 이 지역은 본래 전통적으로 국민의힘 우세 지역이었지만 지난 2018년 선거에서 고병국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남재경 3선 도전을 물리치고 당선되는 이변을 보인 곳이다.
그럼에도 이곳은 여전히 국민의힘 지지가 강한 지역인 것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래서 이번 선거의 결과가 흥미로운데, 더불어민주당 채행숙 후보는 참신한 여성 후보임에 틀림없다. 지난 2018년 선거에서는 구의원으로 출마하여 낙선한 바 있기 때문에 정치 신인은 아닌 셈이다. 하지만 전임 고병국 시의원과 기존 더불어민주당 조직을 등에 업고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 윤종복 후보자는 평창, 부암, 삼청, 가회동 선거구에서 재선을 한 구의원 출신으로 지역 기반이 비교적 튼튼한 편이다. 이번에는 시의원으로 승격되어(?) 출마를 하면서 청운효자동과 사직, 무악, 교남동 등에서 지지기반을 넓혀야 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국민의힘 세력이 우세한 선거로서 기존의 정치력을 앞세우면 승리에 유리한 고지에 있다는 것이 정평이다. 그래서 다시 국민의힘 우세 지역으로 회복시킬 것인지가 이번 선거에서의 초점으로 남는 곳인 만큼 종로 자치 발전을 위한 마지막 열정을 최대한 쏟고 있는 모습이다.
서울시의원 제2선거구도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종로구 창신. 숭인동과 혜화, 이화, 종로1-4가동이 포함된 이곳 선거구는 전통적으로 더불어민주당 판세가 유난히 강세인 지역이다. 더불어민주당의 핵심지지 세력인 호남인들이 대거 몰려있는 탓에 30년 가까이 난공불락의 더불어민주당 지역이다. 그동안 정창희, 나재암 시의원이 한나라당 후보로 당선되기도 했지만 그 당시에는 제3당 후보자 출마 등 여러 요인이 작동된 까닭에 이변이 생겼지만 항상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승리를 하던 지역이다.
이번에는 더불어민주당 임종국 후보가 시의원 재선을 노리고 출마를 했으며, 국민의힘에서는 이서은이라는 신진 여성 후보가 참신한 모습으로 출마를 했다. 선거 판세는 조직 구도상 임종국 후보가 여전히 우세한 것으로 점쳐지지만 임 후보가 시의원 의정 활동을 하면서 주민과의 소통 부족이 결점으로 대두되는 모습을 나타내기도 한다. 임 후보 스스로는 열심히 의정 활동을 펼쳤겠지만 그에대한 주민 평가는 상당히 부정적을 넘어서 비판적 평가도 많은 편이어서 이번 선거가 임 후보에 대한 심판적 성격도 있는 셈이다.
반면 전통적 열세 지역임을 인지한 채 용감히 출마한 이서은 후보는 참신한 열정을 바탕으로 주민과의 원활한 소통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따라서 이 후보 역시 여당이 된 국민의힘 바람에 편승한 ‘힘있는 종로 자치’를 요청하면서 기존 판세를 뒤집어 승리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이곳 서울시의원 제2선거구에서의 향후 결과 역시 매우 주목 시 되는 상황이다. 전통적 우세 판세에 대한 신진 후보의 선전이 관건인데, 주변 아파트 건립과 젊은 층 유입으로 유권자 환경이 다소 바뀐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종로의 전통적 판세를 바람이 바꿀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역 3명 탈락 예상 밖 구의원 선거”
젊은 신진 후보 공천의 ‘다’ 선거구, 예측 불허
여.야 4명 후보 중 1명 탈락 ‘라’ 선거구도...
이번 종로구 지방선거에서 구의원 선거가 또한 흥미롭게 진행되고 있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처음으로 구의원 정당 공천제가 시행된 이후 종로구 선거는 거의 관행처럼 승부가 결정됐다. 한 선거구에서 2명 또는 3명이 당선되는 중선거구제인 만큼 거의 매번 ‘가’ 번을 받은 후보자가 당선되는 경우를 보였다.
물론 지난번 2018년 선거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후폭풍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지방의원 선거 역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모두 당선되는 사례도 있었지만 거의 대부분은 여.야 한 명씩 골고루(?) 당선되는 편이었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가’ 선거구에서 2명을 공천하여 ‘가’ 번 받은 여봉무 후보를 유력하게 만들면서, ‘나’ 번 받은 김금옥 후보를 곤혹스럽게 만들었으며, ‘나’ 선거구에서는 정재호 후보 한명만 공천을 해서 정 후보는 당선이 거의 확실시되게 연출했다.
반면 ‘다’ 선거구에서는 현역 의원 2명을 모두 ‘컷오프’하고 젊은 신진 이윤구 후보만 공천을 했다가 뒤늦게 전영준 현역 의원을 ‘나’ 번으로 공천한 것이다.
사실 전 후보자는 제8대 종로구의회에서 가장 열정적으로 의정을 펼친 의원으로 정평을 받으면서 새로운 종로 자치 발전 일꾼으로 부각되는 상황이었던 만큼 매우 특이한(?) 공천 모습이었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 2명이 당선되는 만큼 여.야 ‘가’ 번 받은 후보자가 당선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이변이 나타날지가 관심사인데, 선택은 역시 유권자의 몫이다. 정당이냐, 인물이냐, 갈림길에서 결과가 주목 시 되는 경우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의 젊은 신진 인물 공천이 실험대에 오른 격이다. 이러한 공천은 너무 파격적임을 떠나서 음습한 밀실 공천 냄새를 풍기기 때문이다. 아무리 정당 공천제이지만 지방차치의 속성상 정당에서 무조건 공천만 하면 유권자가 따라가야 하는가에 대한 회의도 깔려 있기 때문이다.
종로구 의원 ‘라’ 선거구도 이번에는 과거와 다른 형태의 공천이 이뤄져서 흥미를 끈다. 본래 ‘라’ 선거구는 구의원 3명을 뽑는 지역인데, 전통적으로 더불어민주당이 강세인 지역이다. 2014년 선거에서는 ‘다’ 번을 받은 더불어민주당 김복동 후보까지 3명 모두가 당선될 만큼 더불어민주당 지지가 강력한 지역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더불어민주당에서 2명만 공천을 했다. 현역 의원 유양순 의원을 탈락시키는 이변 속에 ‘가’ 번으로 라도균 후보를 공천하고, ‘나’ 번으로 김종보 후보를 공천했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가‘ 번으로 이시훈 후보, ’나‘ 번으로 이재광 3선 의원을 다시 공천했다. 여기서 3명 후보만 당선되는 케이스이기 때문에 1명만 떨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야 기호 ’가‘ 번은 무조건 당선된다는 전망이고, 여.야 ’나‘ 번 중에서 1명이 떨어질 예정인데, 전통적인 판세를 보면 더불어민주당 김종보 후보가 유리하고 국민의힘 이재광 후보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3선 의정 경력의 이재광 후보의 이력을 감안하면 이재광 후보 역시 만만한 지지세가 아니다. 그래서 ’라‘ 선거구 역사상 처음으로 국민의힘 후보 모두가 당선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이곳 선거 결과가 매우 흥미롭게 다가오는 시점이다.
그래서 예측되는 분석이 여.야 ’가‘ 번 후보 중 한 후보가 너무 많은 당 지지표를 얻으면 상대적으로 같은 당 ’나‘ 번 후보가 탈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는 것이다. <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