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는 화곡회원들이 만날 수 없었던 화요일이었다.
목동코트에서 전국대회가 있는 날이었으니 대회가 임박하여 임원들만 모였다.
장소또한 여의치 않아 오전 11시,우리집에서 임원들이 다 모여
대회준비에 대한 진행과정과 준비상황을 차근차근 짚어가면서 회의를 했다.
김옥선 부회장이 꼼꼼하여 모든 자료들을 인쇄하고 세심하게 준비해서
총괄적으로 리드해가니 마음이 놓였다.
사실 몇일전부터 마음이 많이 불안해서 잠자리가 편안치 않은것은 사실이다.
수년동안을 회장만 빼고선 경기이사와 총무 그리고 부회장을 10년넘게 해 왔다.
하지만 지금같은 불안한 심정은 아니었다.
회장이 되고 보니 요즘 부쩍 체크를 해도 해도 늘 걱정이 먼저 앞선다.
총무들도 경기이사들도 화곡에서는 처음으로 임원을 맡아 본 아우들이다.
일종의 기우나 노파심이겠지만 입장식 사회는 잘 할 수 있을까.. 접수상황은 어떤지
잘 해 가리라는 믿음이 있지만 그래도 마음이 조급해지는것을 막을 수 가 없다.
새벽에 일어나면 주간 일기를 매일 눌러본다.
사실 어제부터 다음주 화곡대회날의 날씨가 그림으로 그려져 나왔다.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다는 우산이 한반도에 다 그려져 있었다.
그 우산을 보는 순간 한꺼번에 산이 무너져 내리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임원들 만난 자리에서 우산 이야기를 하니 일주일 후라서 바람 쌩쌩 불면 구름이 멀리멀리
도망갈거라며 걱정말라고 한다.
그래, 어제는 서울에 눈발이 휘날리면서 바람이 쌩쌩 불더니만
다음주 화요일에 내릴 비구름까지 먼먼 곳으로 보냈으면 싶다.
2.
임원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했으면 싶어 기다리던 김대리님이
상품권과 부탁한 홍보용 비트로 로고를 새긴 프랜카드를 가지고 오셨다.
임원들은 불이나게 활짝 펴 보았다 또 한 번 깜짝 놀랄수 밖에 없었다.
25년 테니스장을 다녀 보았지만 과감하게 블랙&화이트의 플랜카드는 난생처음이다.
초록색 펜스의 테니스코트에 블랙과 화이트..?
우리의 상식을 뛰어넘은 디자이너의 발상에 감탄을 해야하는것인지 아니면
미쳐 못 따라가고 있는 우리들의 심미안에 한숨을 쉬어야 하는지..
기상천외한 프랜카드에 한바탕 소란을 피우다 장어집으로 향했다.
일부 바쁜분, 다이어트중인분, 돈벌러 가야한다는 김대리는 다들 목적지로 떠나고..
3..
하필이면 가는날이 장날이라더니 아파트 물탱크 청소날이라서
집에 물이 안나온다는 '단수통보'가 외식을 하게 했다.
우루루 몰려가 다섯시간 동안 앉아 논의와 고백과 하소연들이 믹싱된 대화의 시간을 보냈다.
대회를 잘 마쳐야 하는것과 그 이후 어디론가 임원여행을 떠나자고 한다.
영월과 춘천은 자주 갔으니 다른곳이었으면 한다는 바램을 이야기 했다.
어떻게든 일박은 가능하다고하니 그것도 고민해 볼 일이다.
휘날리는 눈발을 타고 한겨울처럼 어둠이 오는 시간에서야 우리들은 헤어졌고
오전11시부터 오후 일곱시까지 우리들은 길고 긴 회의를 한 셈이다.
4.
제발 날씨가 좋아서 무사히 대회를 치를수 있기를 매일매일 기도드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