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인은 나를 모른다
갈빛 김명자
몹시 보고싶다
내가 누구인지 모른다는 그녀
목소리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고
모두가 처음 보는 사람 같다는 그녀
왕방울만한 눈에 떨어지면 금방이라도
발등이 깨질 것 같은 눈물이 그렁그렁 매달려서
내가 누구냐고, 자기는 또 누구냐고 물어오던 그녀
오랜 병 생활에 지쳐 깡마른 몸과 얇은 피부가
하얀 코스모스 같아서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아
애처로움을 더해주던 그녀
보고픔에 목소리라도 들으려고 전화를 걸면
내가 누구냐고, 어떻게 자기를 잘 아느냐고
떨리듯 물어오는 그녀 목소리에
솟구치는 오열을 주먹으로 막으며
나는 말한다
응 ~ 자기 애인.
홍시
갈빛 김명자
파란 하늘에
대롱대롱 매달린 홍시가
퀭하니 마른눈을 혼란스레 흔듭니다
앙상히 마른 가지에
어설피 걸려
땅거미 지는 동네를 붉게 물들이던 두 볼
사랑밖에 모르시던 아버님 얼굴
어머님 얼굴…
툭! 눈물이 떨어집니다
얼마만큼 크게 벌리면
얼마만큼 기다리면 내게로 안겨올까
까막까막 기다리다 입만 커지고
배만 고파옵니다
울 너머로
어머님 잔소리가 들려오는 듯합니다.
갈빛 김명자 약력
시인.시낭송가, 국제PEN, 충북시인협회제천단양지회장, 제천시낭송협회장, 짚신문학상임부회장,
사)아태문협 부이사장, 사)다선문학자문위원
전)한국문인협회제천지회장, 전)제천시청문학회장, 전)제천시립도서관장, 전)남현동장 역임
녹조근조훈장, 재15회청백봉사상. 국무총리표창, 장관상3회 등 다수 수상
박화목문학상, 탐미문학상, 황진이문학상, 짚신문학상, 월파문학상, 하이데거문학상 외 다수
제1회 전국다선시낭송대회대상, 제2회 전국직지시낭송대회대상수상.
저서:『그대 내 곁에 있는 한』『행복한 사람』『카오스의 눈물』개인시집,
백양문학, 인사동시인들, 쉴만한물가등 동인지 다수
* E-mai: mj_tkfkd@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