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주 제25일(6/1)
사이곡리(충북 단양)-도돈리(강원도 평창군)
-이제부터 강원도래요-
머루네집의 아침이 밝았다. 김덕영 선생 부인이 정성껏 차려준 아침을 먹고나니 김선생이 사이곡리까지 차를
태워다 준다.
사이곡리에서 08:25 출발.
출발부터 오르막을 오르더니 '회고개'를 넘었다. 아침부터 햇살이 따가운걸 보니 오늘도 무척 덥겠구나.
출발한지 1시간 만에 충청북도와 작별하고 강원도 경계에 들어섰다. 여기서 부터 영월군이다.
들녁에서 우릴보고 호기심을 나타내는 농부와 잠시 대화를 나눴다. 도보종주 설명-깜짝! 언제나 처럼 정해진 수순
그대로다. 창원1리와 2리를 지나 연당삼거리에서 식당을 발견했다. 시원한 바깥에 앉아 민물고기매운탕으로 점심을
먹었다. 요 며칠 우리의 돈주머니 관리자 조설모가 인심이 후해져서 좋다. 이래도 되는거냐고 갑화백이 의뭉를
떨어본다.
식당 주인의 양해를 얻어 점심 식사 후 30분 정도 잠을 잤다. 연일 무더운 날씨에 강행군 탓인지 체력이 많이
소모되고 있다.
영월삼거리 휴게소에 13:40 도착. 조설모가 메로나를 사준다. 참외는 씻은 후 가다가 먹기위해 배낭에 넣었다.
여기서 부터 59번 도로는 영월 방면으로 빠져버리고 우리는 31번 도로로 접어들었다. 트럭이 많이 다닌다.
논 가운데를 가로질러 걷다가 정자가 있기에 잠시 쉬기도 하고 흙길을 걸어본다. 조설모는 우산을 양산 대용으로
쓰고 걷는다.
날씨가 무더우니 갈증이 심해져서 물을 자주 먹게된다. 문곡2리를 지나며 식당에서 물을 얻어 보충했다.
문곡1리와 오만동, 사만동을 지나 오늘 최대의 난코스인 원동재를 오르기 시작했다. 원동재는 해발 400m 밖에
안되지만 길고 고불고불한 고개다. 마을 사람들은 자동차 타고 넘으면서 멀미도 많이 한다고 했다. 오르막 그늘에
앉아 참외를 깎아 먹었다.
원동리 휴게소 도착. 17:15. 만보 전화가 온다. 오늘 마감 뉴스를 올리고 퇴근 할 모양이다.
휴게소에서 토마토쥬스 1개씩 마셨는데도 계속 갈증이 나서 매실 1병씩을 더 마셨다. 조금 더 가니 원동재 정상이
나왔다. 정상에는 쉼터가 잘 조성되어 있고 방랑시인 김삿갓 석상이 서 있었다. 김삿갓은 방랑생활 도중 이곳에서
오래 살았다고 한다.
원동재를 다 내려오니 마지리라는 동네가 나오고 온 동네에 가득 음악소리가 울려퍼진다. 확성기에서 '세상은 요지경'
노래가 나오고 있었는데 갑자기 음악이 뚝 끊기면서 이장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내일모레 6월 3일날 우리동네에 무료 한방진료가 나오니 몸에 아픈곳이 있는 분들은 10시부터 진료를 받으시래요."
잠시 끊겼던 음악이 다시 크게 흘러나온다.
도돈리에 19:00에 도착한다.
김덕영 선생이 미리 연락을 받고 기다리고 있다. 어제 저녁을 먹은 사슴농장에서 목욕을 하고 또 사슴곰탕으로 원기를
보충한다.
오늘 걸은 거리 : 34.2km. 7시간.
코스 : 사이곡리-(59)- 창원리-연당삼거리-영월삼거리-(31)-문곡리-원동재-도돈리
첫댓글 (조설모딸)우아..강원도.. 이제 집에 오실날이 가까워 오는거죠? 3분뵈러 3분사모님도 낼 행차하신답니다. 자식들이 못따라 가드리고 다른 선생님들의 도움을 너무 많이 받네요. 이 카페에 오면 매일매일 고마운분들로 넘쳐서 들어오는 재미가 더 있나봅니다. 06.06.02 00:41
(명지)아자아자, 아름다운 동행 화이팅! 06.06.02 07:51
(장화백)한달이 돌아오고 있네요. 이번 국토종주하면서 얼마나 많은 낯선 사람들과 만나서 얼마나 많은 똑같은 설명과 야기들을 했을까요? 그러나 그것이 늘 새롭고 늘 기쁨이었겠죠? 성공의 그날이 기대됩니다. 06.06.02 08:03
(캡화백맏딸)이제 국토종주의 마지막이 보이네요~ 끝까지 건강하게!! ^^ (그나저나 몸보신 음식을 자주 드시는 것 같아 부럽습니다~ *^^*) 06.06.02 10:29
(신현식)강원도 입성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제 조금만 더 힘내시면 드뎌 꿈에 그리던 목적지가 목전에... 06.06.02 11:48
(짬송)강원도라 이제 아름다운 동행도 그 끝이 보이는 듯하네요. 고독한 길, 자신과의 싸움, 그 모든 것이 이제 세상 살면서 가장 값진 추억의 한 페이지로 남겠지요. 남은 여로, 세 분이 함께 걷는 길이 가시밭길이 아닌 비단길이었음 좋겠습니다. 06.06.02 1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