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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 정리
1. 호르무즈 해협: 오만과 이란 사이에 있는 바닷길, 전 세계의 20~30%의 석유가 통행됨
2. 해리: 위도 1분의 길이를 기준으로 정한 해상, 항공 거리 단위. 1해리= 1852m
3. 배럴: 19세기 미국 석유 윤송 관행에서 유래한 액체 계랑 단위, 1배럴= 159리터
4. 통과 통행권: 국제 항행용 해협에서 모든 선박과 항공기가 신속하고 자유롭게 지나갈 수 있도록 국제법이 보장하는 권리
내용 정리
최근 이란과 오만이 세계적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에 선박으로부터 통행료를 걷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란 측은 해협의 가장 좁은 구간(약 21해리)이 자국과 오만의 영해에 해당하므로 주권 행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국제 사회는 모든 선박에 자유로운 항행을 보장하는 '통과 통항권'을 근거로 강하게 반발한다. 특히 이란과 미국이 관련 유엔해양법협약을 비준하지 않았다는 법적 허점을 이용해 통행료 부과를 정당화하려 한다는 지적도 드러난다.
이란이 책정한 통행료는 배럴당 1달러 수준으로, 대형 유조선 한 척당 수십억 원의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더욱이 미국이나 이스라엘 등 적대국 선박은 통행 자체가 금지되는 반면, 최근 프랑스와 일본 선박이 전쟁 이후 처음으로 해협을 통과하고 중국·러시아 등 우방국에는 안전한 통행을 보장하는 등 "국가별 선별적 통제"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해협 개방을 위한 결의안 채택을 준비하며 대응에 나섰으나, 이란이 이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지역 내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에 놓였다.
내 생각
저번주 미디어 리터러시 비평문을 작성할 때, 나는 마크롱 대통령의 중립 외교를 400년 전 명나라와 후금 사이에서 줄타기를 했던 광해군의 모습에 비유하며 비판적인 시각을 가졌었다. 당시 광해군이 '명나라의 의리'라는 명분에 갇혀 결국 인조반정과 병자호란이라는 국가적 비극을 초래했던 것 처럼, 마크롱의 전략 또한 내부 반발과 갈등을 발생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 미디어 리터러시 비평문 활동에서 호르무즈 해협에서 프랑스 선박이 이란의 통행료 징수와 선별적 통제 속에서도 무사히 통과했다는 뉴스를 보고 중립 외교에 대한 나의 관점이 편협적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광해군과 프랑스의 중립 외교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고, 만일 모든 요소가 같다 하더라도 같은 결말이 초래될 것이라는 장담은 할 수 없다. 오늘날의 프랑스와 과거의 광해군의 중립 외교 사이에는 여러 차이점들이 있으나, 가장 큰 차이는 국력과 명분의 성격에 있다과 생각한다. 광해군 시절의 조선은 명과 후금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약소국이었으며, 광해군은 실질적인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서 중립 외교를 실시했다기 보다는, 명분을 중시하여 그랬던 것이다. 반면, 현대의 프랑스는 핵보유국이자 EU의 리더로서 단지 약소국이 아닌, 다른 강대국과 견주어도 밀리지 않을 충분한 힘을 갖추고 있다. 또, 단순히 명분을 중시하였던 광해군과는 달리, 마크롱의 선택은 자국 선박의 안전한 항행이라는 실리를 챙기기 위한 정교한 전략적 도구가 되었으며 실제로 자국민들에게 분명한 이점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나는 그 전까지 이란과 미국 사이에 전쟁이 있다는 사실만 알고 있었지, 우리나라한테까지 미칠 피해는 잘 모르고 있었는데, 주말에 주유소 앞에 길게 늘어진 차들을 보고 그 심각성을 인지하게 되었다. 언제라도 기름값이 폭등할 지 모르는 상황에 할 수 있는 최선은 조금이라도 낮을 때 기름을 사두는 것이었다. 이렇듯 전쟁이라는 것은 그 전쟁에 참여 했든 안했든, 관련이 있든 없든 필연적으로 한 나라의 경제와 사회에 영향을 미치며, 이는 곧 자국민들의 삶에 고스란히 전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프랑스가 조금이나마 자국민의 삶을 보호하고자 중립외교를 택한 것이라면 그의 선택이 정말 적절하였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프랑스를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미루어 보아 비판하였던 나의 모습이 부끄럽게 느껴졌고, 다시 한번 국가의 의무를 생각하게 되었다. 국가의 최우선 의무는 자국민을 위해 최선의 결정을 내리는 것이며 비록 과거의 중립외교는 위험한 판단으로 인식하였으나, 현재의 프랑스의 사례처럼 확실한 국력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생존을 추구하는 중립 외교는 위기 상황에서 국가를 지키는 적절하고 영리한 판단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