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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산업과학원 산림생태과 임종환 박사 - 기후변화 웹진
1. 빠르게 진행되는 기후변화
요즘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가 국내외 주요 문제가 오르내리고 있다. 기후변화가 이제는 더 이상 북극이나 다른 나라의 문제가 아니고 지구촌에 사는 모든 인류가 이제 피부로 느끼고 있음이다. 기후변화와 연관되어 절박하게 다가오는 것이 기상재해이건, 생태계 변화이건, 식량이건 아니면 국제협상과 관련된 경제문제이건 지구공동운명체로 느끼게 한다.
사실 우리는 지구 역사적으로 간빙기에 살고 있어 예전에는 지구가 빙하기로 들어설 것을 우려하였지만 1980년대부터 지구온난화로 더워지는 지구를 걱정하게 되었다. 이 기후변화는 실체가 잘 보이지 않게 서서히 엄습해오지만 어느 순간 돌이켜 보면 모든 것을 바꿀 정도로 위협적인 재앙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화석연료사용이나 산림훼손으로 이산화탄소를 비롯해 인류가 내뿜은 온실가스가 대기 중에 쌓이면서 지난 20세기에 이미 지구평균기온이 약 0.74℃정도 상승하였고, 해수면은 10~25 cm가 상승하였으며 지표면의 빙하와 적설지대의 면적이 1960년대 이래 10%가 감소하였고, 결빙기간과 겨울철이 짧아진 반면 집중 호우와 같은 극한 기상현상이 증가하였다고 국제기후변화협의체(IPCC, 2007)에서 보고하였다.
국립기상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5℃가 상승하였는데 측후소가 도시임을 감안하여 도시화영향을 배제하고라도 약 0.9℃ 가량 상승한 것으로 보고 있다(권원태, 2003). 그런데 불과 1℃에 미치지 않는 지구온난화로 이미 우리는 기상이변과 악기상에 의한 재해에 자주 접하고 있다. 그런 탓에 이미 과거에 말하던 기상이변은 더 이상 기상이변이 아니고 일상이 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즉, 단순한 평균기온 상승보다도 이러한 극한적 기상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지역적으로 가뭄이나 물난리, 산불과 같은 재난이 크게 나타날 것이라는데 더 문제가 심각하다.
금년 5월 초순에 동남아시아에 있는 미얀마 중남부 지역에 사이클론 나르기스가 덮쳐 물난리로 수 만 명이 죽는 엄청난 참사가 있었다. 이렇게 극한적인 기상현상으로 인한 재앙이 1990년대 후반부터 아주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고 매번 과거 기록들을 갱신하고 있다. 2003년 여름, 유럽에서는 프랑스 40.0℃, 스위스 41.5℃ 등의 온갖 고온기록을 갱신하면서 폭염으로 프랑스 14,802명, 독일 7,000명 등 엄청난 인원이 사망하였다. 2005년 미국에선 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덮쳐 뉴올리언즈시가 잠기면서 1천여명의 희생을 가져왔고, 같은 해 브라질에서의 가뭄, 2007년 뉴욕에 발생한 토네이도, 이란에서의 사이클론 발생, 그리고 해마다 미국, 인도네시아 등 곳곳에서의 산불 등으로 난리다.
우리나라도 2000년 동해안에서 발생한 대형산불, 2002년 태풍 루사에 의한 동해안 일대의 산사태 피해, 순간최대풍속이 초속 60m의 강풍을 동반한 2003년 태풍 매미, 2005년 4월말 최고 34℃까지 오른 전국적 폭염, 2006년 6월에서 7월까지 3개의 태풍과 함께 가장 긴 장마로 인한 폭우 피해, 2007년 집중호우와 늦더위 및 겨울철 황사 등 이제 그 목록을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일상적인 상황으로 바뀌고 있다.
그렇다면 IPCC에서 예상하는 것처럼 앞으로 현재보다 1℃ 상승이 아니고 4℃ 아니면 6℃가 상승한다면 어떤 일들이 일어날 것인가? 서서히 엄습해 오지만 우리 인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재앙이 닥쳐올지도 모를 일이다. 이러한 기온상승폭도 문제이거니와 그 속도가 과거 자연적 지구기후변화에 비해 무려 100배나 빠른 속도이다.
자연적인 환경변동에서도 지구 역사적으로 과거에 있던 종이 현재까지 남아있는 종이 불과 1%밖에 되지 않는데 이렇게 빠른 속도로 환경이 변화한다면 과연 생태계의 생물과 인간사회가 어떻게 적응하여 살아갈 서 있을 것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생물다양성협약(2007)에서는 이미 황금두꺼비(golden toad)를 비롯한 생물들이 기후변화로 멸종하였고, 북극곰도 생존위협에 처하게 되는 등 향후 1백만 종의 생물이 멸종위기에 처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울러 IPCC(2007)는 평균기온 1.5~2.5℃ 상승에 약 20~30%의 생물종이 멸종위기에 처할 것으로 경고하고 온실가스 저감노력과 함께 위기관리를 포함한 적응조치를 동시에 취할 것을 권고하였다.
2. 산림재해와 병해충
산림생태계는 지구기후를 조절하기도 하면서 기후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기후가 변화하면 앞서 제기된 재해와 생물 종 감소는 물론이고 잎과 꽃이 피고 지는 시기를 비롯한 생물계절의 변화와 산림식생대분포의 이동, 병해충 발생과 생산성의 변화 등 모든 것이 달라진다. 건강한 생태계는 상당부분 이러한 재해나 악영향에 대해 완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반면 어느 정도 피해를 받아 허약해진 생태계에 다른 재해가 겹치면 그 피해가 상승적으로 작용하여 증폭되고 회복능력이 현격하게 저하될 수 있다.
기후변화가 산림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가운데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산불, 산사태와 같은 산림재해와 병해충 발생이다. 우리나라에서 산불과 산사태 발생면적 변화를 살펴보면 다음 그림과 같이 최근 들어서 크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기온과 강수량이 증가하면서 기후변동폭이 커지게 되는데 이로 인해 이상 기상현상이 더욱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02년도 태풍 루사가 통과하면서 발생시킨 산사태 피해는 기록상 가장 큰 피해로서 1998년 경기지역 집중폭우, 1987년 태풍 셀마 등에 의한 피해를 크게 능가한다. 이는 시간당 강수량도 많았거니와 피해를 입은 강원해안지역이 2000년도 대형산불로 피해를 입었기 때문인데 자연재해가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2006년에는 한 해에 태풍 에위니아와 강원지방 폭우피해가 겹쳐서 발생함으로써 그 피해가 컸다. 우리나라에서 강수량의 변화가 지구온난화로 인한 단순한 강수량 증가만이 아니라 강수강도변화와 강력한 태풍발생 확률의 증가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림 1. 우리나라 산불발생면적과 산사태발생면적 변화 (updated after Lim et al. 2006). "최대와 최소의 차이를 1로 하여 표준화하여 표현하였고 원자료는 임업통계연보 각년판 및 산림청 내부자료를 이용함.
그림 2. 연강수량과 산사태발생면적과의 관계. 대체로 어느 선 아래에 위치하지만 2002년도는 2000년 산불과, 2006년도는 같은 해에 여러 차례 폭우로 피해가 증폭됨(updated after Lim et al. 2006)
산림병해충의 발생과 피해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교역이 발달하여 외래병해충이 유입될 확률이 높고 그 종이 새롭게 변화된 환경에서 잘 적응하는 종이라면 이를 조절하는 다른 생물이 없기 때문에 더욱 창궐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빈번한 고온현상과 같이 이상기상현상에 의해 수목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병해충의 침입이 더욱 용이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곤충은 환경변화에 비교적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적응력도 뛰어나다.
솔나방의 경우 과거 30-40년 전에는 1년에 1번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최근 2회 이상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Kwon et al., 2002). 대벌레류는 과거에는 찾아보기 힘든 곤충이었으나 1980년대 이후 주기적으로 강원, 충북, 경북, 경남의 산림에서 대발생하여 산림에 큰 피해를 일으키고 있고 1990년대 말부터는 거의 격년 간격으로 대발생하고 있다. 아열대 및 열대계통의 대벌레류가 번성한다는 것은 환경변화로 인해 일반 곤충류가 해충화하는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다(권태성 개인면담).
2007년에는 외래 해충인 주홍날개꽃매미가 창궐하여 시민들까지 불편함을 호소하였는데 기후변화가 이러한 현상을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리기다소나무 등에 피해를 주는 푸사리움가지마름병은 미국 남부, 멕시코, 하이티 그리고 일본 큐슈남부 등지에 분포하는데 우리나라에 1996년 처음 발견된 이래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있다.
참나무시들음병은 우리나라 숲의 대부분이 참나무류로 구성되어 있어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이것은 숲이 외부 환경변화에 탄력적으로 적응해 나가기 위해서는 종의 다양성과 종내 유전적 다양성이 매우 중요함을 암시하고 있다.
3. 생물종의 이동 소멸
지구온난화로 인한 산림생태계의 변화 가운데 가장 특징적인 것은 산림식생대의 변화다. 우리나라 산림식생대는 남부해안지대와 제주도 저지대에 분포하는 난대림(상록활엽수림지대), 육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온대림지역(참나무류를 비롯한 낙엽활엽수림과 소나무가 우점), 그리고 높은 산지의 아한대림지역(아고산 침엽수림지역) 등 크게 3개로 구분할 수 있다. 난대림지역의 주요 수종의 하나인 동백나무를 기온만을 변수로 놓고 살펴본 분포 가능지역의 변화는 심각하다.
현재 남부해안지역에 국한되어 있는 동백나무는 연평균기온이 2도만 상승한다고 해도 서울을 포함한 중부지역까지 확대된다(임종환, 신준환, 2005). 서울 홍릉수목원에 심겨진 동백나무는 거의 10년째 겨울을 나고 꽃과 열매를 맺는데 이것은 앞으로 계속 겨울이 따뜻하다면 자손을 퍼뜨릴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4℃가 상승하면 현재 남부해안과 제주도 저지대부근은 아열대기후로 바뀌기 때문에 소철이나 야자수류 수종들이 살 수 있고 유용한 상록활엽수를 전라도와 경상도에서도 식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도 있겠지만 기후는 진폭을 가지고 변화하므로 잘 따져봐야 한다.
식생대이동에 있어 중요한 요인 가운데 하나는 기후변화의 속도와 종의 이동가능한 속도의 차이로 인한 문제이다.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과거 지구 역사적인 수종의 이동속도는 100년 동안에 약 4~200킬로미터이었다. 평균기온이 1도 상승하면 중위도지역의 경우 현재의 기후대는 위도는 극지방 쪽으로 약 150킬로미터, 고도는 위쪽으로 150미터 정도 이동하는 것에 해당된다. 따라서 미세한 크기의 종자를 가진 식물을 제외하고는 현재 우려하는 기후변화속도를 따라잡기 쉽지 않을 것이고 이 과정에서 소멸되는 종도 나타날 것이다.
지난 20세기 동안의 기온상승으로 실제 이러한 식생대의 이동에 대한 관찰 결과들이 많이 보고되고 있으며 이는 분명한 사실인 것 같다. Kullman(2001)은 스칸디나비아 산악지대에서 지난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후반, 약 1세기동안에 주요 수종(소나무류, 자작나무류 등)의 한계고도선이 100m 이상(100~165 m) 상승하였는데 이는 이 일대의 연평균 기온이 약 0.8℃ 상승한 것에 의한 것으로 해석하였다.
높은 고도에서 수목생장이 증가한 것은 봄과 이른 여름에 보다 빨리 그리고 보다 완전하게 눈이 녹게 되었고 더욱이 심하게 추운겨울이 적어지는 현상도 이에 중요하게 기여하였다고 한다. Grabherr 등(1994)은 스위스 알프스의 26개 봉우리들의 산악지 식생을 과거 기록에 있는 분포와 비교하였는데 지난 40~90년간 고도와 종풍부도의 상관관계가 상당한 고도상승이 있었으며 온난화의 효과와 일치한다고 하였다. 9종에 있어서는 보다 상세한 기록이 있는데 10년에 약 1~4 m 가량 상승하였고 이는 지난 90년 동안 평균 기온변화 속도로 보면 8~9m 상승에 해당되는데 이보다는 느린 것으로 분석하면서 이들 식물들이 더욱 빠른 기후변화속도에 성공적으로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라 해석하였다.
그리고 현대에 있어 기후변화와 수종이동의 속도 차이뿐만아니라 산림훼손과 같은 토지이용변화에 따른 서식지 분할, 환경오염과 같은 다른 환경적 압력이 함께 작용하는 상황에서 더더욱 이동과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수종별로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다르지만 한 번 자리를 잡으면 선점효과를 오랜 기간 누리면서 버티기 때문에 식생대이동에 있어 이들과 경쟁관계와 함께 우리나라와 같은 경우 지형이 복잡하다는 것도 변수이다.
지구온난화로 상록활엽수가 우점하는 난대림지역이 확장되는 것은 물론이고 온대림은 북상하거나 표고가 높은 산지로 이동하게 되는데 높은 산 정상부근의 분비나무, 구상나무, 가문비나무 등으로 구성된 아고산침엽수림은 섬처럼 고립되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러한 지역의 식생들은 기후변화에 의하여 소멸될 가능성이 높다(Lim et al., 2006). 한라산 고산지대에는 구상나무, 시로미, 주목 등 아고산식생이 분포하는데 많은 고유종들이 함께 살고 있다. 이러한 고산지의 생태계는 기후변화에 특히 민감한 생태계다. 최근 일부 구상나무림이 쇠퇴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기후변동과 함께 구상나무군락의 쇠퇴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모니터링한 결과 상호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임종환 등 2006, 2007; Woo et al., 2007) 특히 영실에서 윗세오름 방향은 비바람을 막아주던 구상나무숲의 울창한 모습을 보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이와 유사한 연구들로서 Hamburg와 Cogbill(1998), Fisher(1997) 등은 따뜻해진 기후로 인해 고산지 수목들이 죽어가는 현상을 보고하고 있다.
급속히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는 적응력이 뛰어난 몇몇 종이 크게 우점하는 반면 일부 종들은 소멸하여 다양성이 줄고 종 구성이 단순해지는 경향을 보일 수 있다. 장수하늘소는 시베리아 원산의 북방계 곤충으로 국내에서 강원도 지역에서는 춘천과 오대산이 경기도 지역에서는 광릉 등이 서식처로 알려져 있으나 1970년대 중반이후에는 광릉에서 소수 개체가 간간히 발견될 뿐으로 이러한 종들은 향후 소멸될 위험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중남미를 비롯한 세계 각지의 양서류가 대량 고사하고 있는데 강수량변화에 따른 자외선 투과량 증가에 의한 병원 감수성 증가와 병원균이 창궐한 것이 그 원인으로서 지구온난화와 연관성이 큰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항온동물인 야생동물은 기온변화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기보다는 서식지환경이나 병원균 발생 변화에 따른 2차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다.
철새의 이동은 그 서식지가 기후변화로 달라지면서 도래하는 종과 개체수가 달라질 것이다. 이와 같이 기후변화는 직접적으로 때로 다른 종과의 경쟁이나 병해충문제 등으로 생물다양성에 크게 영향을 준다.
4. 생물계절의 변화
기상현상은 1년 주기로 계절성을 나타내고 있는데 여기에 맞추어 잎과 꽃이 피고 지거나 동물의 휴면과 생식과 같은 생활도 계절성을 보인다. 기상현상은 매년 변동을 보이는데 여기에 따른 생물의 계절성은 다르게 나타난다. 1996년부터 강원도 계방산에서 신갈나무를 대상으로 동일한 날짜에 나뭇잎이 나온 정도를 조사해보니 그해 봄철기온과 밀접한 관계를 보였다.
과거 평년기온과 비슷했던 1996년과 2000년도에는 잎이 나오지 않았거나 막 잎이 트기 시작한 반면, 엘리뇨현상으로 겨울철 이상난동을 보인 1998년과 2002년도는 잎이 완전히 나왔고 새로 나온 가지도 제법 자라기까지 했다. 이러한 잎의 피는 시기는 대체로 기온 1도 상승에 5~7일 앞당겨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Lim and Shin, 2004; 임종환?신준환, 2005). 잎이 피어있는 기간을 생육기간으로 보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이 기간의 변동은 수목 자신과 다른 생물상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유럽에서 조사자료에 따르면 양서파충류가 나오는 시기 생태계에서는 꽃이나 새순을 먹는 곤충류의 애벌레 그리고 이를 먹는 조류는 이러한 먹이사슬 시기가 잘 맞추고 있다. 그런데 네덜란드에서 봄철기온의 상승으로 인하여 먹이로서의 곤충량(애벌레)의 최성기와 박새 새끼가 가장 먹이를 많이 필요로 하는 시기가 과거엔 일치하였는데 지난 23년간 박새의 번식시기는 별로 변하지 않은 반면 곤충류는 9일이 앞당겨졌다고 한다(Visser et al., 1998).
그리고 생물들은 종마다 기후에 대한 반응이 다르고 잎이 나오고 곤충이 변태하는 것과 같은 생물적 현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다양하다. 따라서 이러한 차이들로 인하여 먹이사슬과 생물다양성이 훼손될 수 있다. 이렇게 종별로 생물계절변화 신호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은 홍릉에서의 꽃피는 시기에서도 관찰되고 있다.
1960년대에 비해 수목의 개화시기가 대부분의 수종이 기온상승에 따라 빨라진 반면 일부 수종은 반대로 늦어지는 현상으로 미루어 볼 때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대부분의 수종에 있어 꽃피는 시기가 기온변화에 잘 반응하지만 어떤 수종은 그렇지 않다는 것은 영국의 큐식물원의 조사자료에서도 나타난다(Fitter and Fitter, 2002).
매년 변화하는 기상현상에 따른 생물계절의 변화가 우리 실생활과도 관련이 많다. 봄철 벚꽃 피는 시기는 일부 지역사회의 관광산업과 연관성이 높은데 매년 기상이 변화하기 때문에 이 시기를 정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최근 논란이 있었던 식목일의 시기에 관한 것도 마찬가지이다. 나무심기는 잎눈이 트기 전에 하여야 되는데 최근 우리나라 기온이 1℃정도 상승한 것으로 보면 약 1주일 빨라져서 봄철기온이 상승하는 경우 지역에 따라 현재의 식목일은 부적합 경우가 발생한다.
그러나 이 경우는 식목일의 역사적 상징성이외에도 위도와 고도에 따라 땅이 풀리는 시기가 다르고 남북통일을 생각하면 날짜를 변경하는 것보다는 공간적으로 상세하게 적합한 시기를 예보해 주고 지자체별로 해마다 그 시기를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된다.
5. 기후변화에 대응한 산림관리
가. 탄소저장고로서 산림생태계 관리
숲은 지구대기시스템의 급작스런 변화를 완충시키는 역할을 한다. 숲은 햇빛과 강수가 지표면에 직접 도달하는 것을 걸러줄 뿐 만 아니라 증산작용을 통해 토양의 물을 대기 중으로 내보내면서 한낮의 높은 기온을 낮추고, 광합성 작용을 통해 온실기체인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숲은 미세기후와 대기의 온실기체를 조절함으로써 지구 전체적인 기후시스템에 영향을 주고 악기상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폭우나 가뭄 등의 기상현상이 같은 강도로 두 지역을 강습해도 숲이 있는 지역과 없는 지역의 차이는 크다. 2002년 동해안지방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사태 피해지에서도 그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나무의 줄기와 잎은 강수를 차단하여 물이 일시에 내리는 것을 저지하고 나무의 뿌리가 흙과 돌을 붙잡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산림은 지구 육지면적의 약 1/3 정도이지만 지구 전체 광합성량의 2/3 가량을 담당하며 대기와의 교환양이 매우 크고 기후변화와 인간 활동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북반구 온대림 지역에서는 상당량을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고, 앞으로도 지구차원에서 대략 현재 산림이 보유하고 있는 양만큼을 추가로 저장할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파괴된 숲을 되살리고 기존의 숲을 잘 관리하고 보전하는 것은 온실가스 저감에 중요하며 교토의정서에서도 이러한 노력을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수십에서 수 백 년이 지나면 산림생태계에 채울 수 있는 만큼 모두 채우게 되는데, 생장을 통한 흡수와 분해과정을 통한 배출량이 거의 비슷해진다. 그리고 산림은 커다란 탄소저장고로서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흡수원이 될 수도 있고 배출원이 될 수도 있다. 과거 이산화탄소 흡수원으로 여겨졌던 유럽 산림의 경우 2004년 이상고온 현상으로 나무에 스트레스를 주어 생장량이 감소하고 낙엽층과 토양의 유기물의 분해속도는 빨라져 산림생태계 전체적으로 흡수한 양보다 배출한 양이 더 많았다고 한다.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향후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어느 정도 상승하고 이산화탄소 농도증가와 질소순환변화에 따른 비료효과로 식물의 생장속도가 빨라질 수 있는데 이러한 긍정적 효과는 향후 30년 내외까지일 것으로 예상되며 그 이후에는 기온 상승에 따른 토양 유기물 분해 증가나 수목의 스트레스 증가와 이상기상현상에 따른 호흡량의 증가 등으로 배출량이 오히려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산림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저장하는 양을 증가시키는 방법은 크게 1) 산림전용과 훼손 및 피해를 줄이는 것(여기에는 기후변화에 따른 산림재해와 병해충 피해양상 변화를 포함함), 2) 신규조림, 재조림 및 나무의 생장으로 인한 저장량 증가, 3) 산림관리 방법의 개선, 4) 재생가능자원인 목재이용 증진을 통한 대체효과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분해속도 증가로 인해 토양에서의 저장량 증가는 크게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1)번은 저장된 것을 유지하는 측면이며 적응전략이 여기에 많이 관여된다. 2)번은 우리나라는 대부분 조림이 완료되어 신규조림과 재조림의 양은 크게 기대하기 어렵지만 한창 나무가 자라는 단계이므로 이로 인한 흡수량은 당분간 상당량 지속될 것이다.
하지만 숲의 저장고가 거의 차게 되면 더 이상의 흡수량은 점차 기대하기 어렵고 그 유지가 중요하다. 따라서 장기적인 차원에서 보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것은 생산된 목재를 잘 활용하는 것이 될 것이다. 바이오매스 연료사용을 통해 화석연료를 대체하거나 생활 속에 목재활용 증진(가능한 내구성이 긴 제품)을 통해 에너지 다소비 구조물의 대체효과와 산림생태계 밖의 탄소저장량이 높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산림 내 탄소저장고 유지증진을 위한 “3) 산림관리방법 개선”과 관련해서는 a) 기후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조림수종 선정방법 개선, b) 산림생태계 건강성 유지, c) 산림경영 및 작업방법의 개선이 있을 것이다. a)의 경우는 향후 환경변화를 잘 예측하고 수종별 생태적 특성을 파악하여 적합한 수종 그리고 병해충에 대한 내성이 있는 수종으로 대체하는 것이 방안이 될 것이다. b)의 경우는 아직 어려운 문제이므로 많은 연구가 뒤따라야 하겠지만 단일 수종으로 식재하는 것과 같은 것을 피해야 할 것이다. c)의 경우에 있어서 산림경영과정에서 산림 내에 탄소를 더 묶어두는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는데 이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측면을 고려해야할 것이다.
- 산림교란(벌채, 재해, 병해충)의 간격: 산림교란이 있으면 즉시 많은 양의 탄소가 배출되므로 그 간격을 늘이도록 하는 것이 경관규모에서 전체적인 탄소저장량을 증대시킬 수 있다.
- 목재를 수확할 때 잔존물 처리: 바이오매스 에너지로 활용하여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고, 잔존물로 남겨두는 것보다 분해속도가 느린 다른 목재생산품으로 만들면 전체적인 양이 증가된다.
- 벌채시기 조절에 의한 고사목의 양: 고사목에 저장된 탄소량은 벌채시기 간격이 짧을수록 적어진다.
- 벌채와 뿌리의 탄소저장량: 굵은 뿌리에 저장된 탄소량은 지상부 산림 바이오매스량의 약 20~25%에 해당하고, 그 외에 가는 뿌리도 있다. 벌채 시 이 살아있는 뿌리바이오매스 저장고가 죽은 저장고로 전환된다. 이 뿌리들의 분해속도는 수종과 굵기 및 환경에 따라 다르다.
그러면 이와 관련된 경영활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 것인지 많이 연구되지 않았지만 다음과 같은 것들이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 생태계 순생산성(NPP, net primary productivity) 증진: 비료주기는 일반적으로 나무 생장을 촉진하며, 분해속도를 증가시키지 않으면서 생장률을 증가시키는 방법은 모두 해당된다.
- 타가호흡량 저감활동: 벌채활동 등 외부교란에 의한 분해와 대기로의 이산화탄소 방출을 타가호흡이라고 하는데, 이를 줄이는 활동으로는 저 영향벌채(low impact harvesting, 토양호흡량을 늘이지 않는 방법), 벌채잔존물의 활용(바이오매스 에너지 및 연료), 자연고사목의 사전 간벌, 시비 등이다.
그런데, 벌기령 조절에 있어서는 경관적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가져가는 것이 유리하지만 기후변화에 따라 현 수종의 쇠퇴가 있을 경우 짧게 가져가는 것이 좋을 것이므로 수종의 생태적 특성과 임령과 임분배치 등을 고려하여 최적 관리방법을 찾을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시비와 관련해서는 비료의 생산 및 현지 시용 시에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발생량으로 인해 그 효과는 크지 않다. 아울러 벌채방식에 있어서는 대체적으로 개벌작업보다는 택벌작업이 유리하며, 간벌의 경우 임분의 탄소저장량을 감소시키며 다만 숲의 건강성과 건조에 대한 내성유지에 도움이 될 경우에만 효과를 볼 수 있다.
나. 기후변화 적응 산림관리
산림생태계는 기후에 크게 영향을 크게 받기도 하는 반면 알베도와 수분수지에 영향을 미쳐 지구 기후시스템에 다시 영향을 준다. 아울러 방대한 탄소저장고로서의 산림이 재해나 병해충 그리고 쇠퇴현상 등으로 영향을 받으면 역으로 배출원이 된다. 더구나 산림생태계의 주요 구성원인 수목의 수명이 길어 수 십 년에서 100년 이상을 주기로 관리하여야 하므로 기후변화를 고려하지 않고 숲을 조성하고 관리하지 않으면 당초 기대했던 효과를 얻지 못하고 심각한 영향을 받으므로 적응대책이 시급한 분야이다.
따라서 기후변화에 적응한 조림수종의 선정과 산림관리가 절실히 필요하다. 대기의 질적 변화와 기온상승 그리고 강수량 변화 등으로 나타나는 기후변화는 산림생태계와 임업의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고 이에 대한 적응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사회경제적 피해뿐만아니라 생물다양성 손실과 같은 불가역적 피해도 예상된다. 따라서 기후변화가 산림의 모든 분야에 시공간적으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점에서 산림관리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적절히 적응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영향과 취약성이 제대로 평가되어야 하므로 이에 대한 장기적인 관측과 연구가 최우선적 과제이다. 앞서 언급한 산림생태계의 생물다양성 변화와 생물계절 변화, 취약 산림식생 및 개체군 변화 등에 대한 모니터링도 기후변화영향을 잘 감지하도록 설계되어야한다.
그리고 생태계 차원에서의 생물군집구조와 생태계 서비스 기능의 변화 연구와 함께 기후변화에 따른 변화 예측 모델이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형이 복잡한 산악형 산림이라는 측면을 감안하여 공간적인 기후변화시나리오와 기상자료 추정능력도 높여야 한다.
이러한 연구개발이 뒷받침이 되어야 기후변화에 따라 식생이 어떻게 변화하고, 산림에서의 탄소순환, 양분순환, 에너지유출입 그리고 수분순환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기후변화이외의 다른 문제와의 상호작용에 의한 영향은 어떠한지, 기후변화 적응옵션들을 선택하였을 때 탄소저장고 변화와 생태계서비스 변화가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그리고 산림재해와 병해충에 대하여 어디가 어떻게 취약한지를 알아내고 그에 따른 적응방안들이 나오게 될 것이다.
산림생태계의 프로세스에 대하여 이해하고 기후변화에 따른 모든 영향과 취약성을 평가하는 것을 기다리고 사전예방적 적응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피해를 증폭시키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현재까지 이해할 수 있는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으로 미루어 사전예방적 대비와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런데 생태계 자체가 매우 복잡한 시스템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다 이해할 수 없기도 하고 우리가 예상한데로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러한 기후변화 적응 산림관리방식이나 대책들에 대하여 평가하고 다시 환류(feedback)시키는 적응방식을 취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산림부문에서 몇 가지 적응전략들을 살펴보기로 하자.
1) 산림생물다양성 보전
향후 빠른 기후변화속도로 인해 많은 종들이 이에 적응하거나 자신에게 알맞은 새로운 서식지로의 이동하는데 실패하여 소멸되거나 개체군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분할된 산림생태계를 연계시키고 하안림을 복원하는 사업을 통하여 이러한 위험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기후변화에 발 맞춰 새로운 서식지로 이동이 어려운 수종의 경우 인위적으로 옮겨심기를 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아울러 고산지대와 분포하한선에 위치하는 생물 종에 대한 현지내외 보전대책도 필요하고, 유전적 다양성이 적은 개체군에 대한 다양성 증진을 위한 식재사업도 고려할 만 하다. 세계화에 따른 교역량 증가로 외래식물의 유입이 많아질 것으로 보이고 때로 기후변화와 맞물려 일부 외래종의 번성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우려에 대비하여 외래식물의 도입과 유입 시 영향평가도 해야겠지만 크게 확산되면 이를 제거하기 어려우므로 사전예방적 접근방식에 따라 조치를 취해야 한다.
병해충에 강하고 생장도 우수한 유전자변형수목(genetically modified trees)을 도입한다고 가정하였을 때, 이들이 꽃가루오염을 통해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생태계 악영향도 고려해야만 한다.
2) 산림재해관리
우리나라는 기후변화에 따라 여름철 강수량 증가로 더 많은 수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향후 산사태와 같은 홍수피해의 취약성 변화 지도를 만들고 조기경보시스템의 구축과 임도와 도로, 하천시설, 산간주택 등에 대한 안전기준도 재조정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산불의 경우 기후변화와 산림식생변화에 따라 그 양상이 달라질 것이므로 이에 대한 예측능력의 향상이 선결과제인 것으로 보인다.
3) 산림건강성 유지 및 병해충 관리
산림의 건강성은 다양한 외부영향인자(기상, 병해충, 오염물질 등)가 스트레스로 작용하였을 때 견디어내는 능력으로 볼 수 있는데, 수종의 차원과 경관 및 생태계 차원에서 달리 보아야 할 것이다. 외부 영향인자들을 조절하기 어렵다고 보았을 때 여기에 견디거나 회복하는 능력을 가지도록 하는 생태적 산림관리방안에 대한 많은 연구가 필요한데, 원칙적으로 임분 내에서 종 다양성 유지와 경관차원에서 생태계다양성이 확보되도록 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생각된다. 기후변화에 따른 기온과 강수량 및 이산화탄소농도변화가 대기오염문제와 연계하여 양분순환과 공급에 있어 스트레스는 기상변동과 상승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맞춤형 생태적 토양생태계 관리방법의 개발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환경변화와 관련된 수목의 스트레스와 유입되는 외래 병해충 증가는 돌발병해충 창궐로 이어지기 쉽다. 향후 내병해충 수종을 식재하거나 개체군의 선발도 필요하고, 병해충 예찰을 더욱 강화하여 새로운 병해충에 대해 창궐가능성을 조기 진단하고 확산을 예방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할 것이다.
4) 임업생산성 유지 증진
기후변화로 인해 수종별 조림지대가 변동되므로 이에 대한 과학적 정보지원시스템이 빨리 있어야겠고, 산림쇠퇴가 예상되는 조림지에 대하여 벌채시기를 앞당기고 새로운 수종으로 갱신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리고 산림건강성 유지에서도 언급된 사안이지만 적절한 시비작업(환경오염을 유발하지 않는 수준에서 장소와 임분 상황에 따른 시비)은 생산성유지와 이산화탄소 흡수기능도 증진시키는 효과를 줄 수 있다. 때로 나무가 빨리 자라는 것만이 능사가 아닌 경우가 있다. 기온과 대기 중 이산화탄소농도 증가로 나무 생장은 빨라지나 목재의 질적 저하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효과가 큰 수종이 벌채 후 생산된 목재가 내구성이 긴 구조재 등으로 사용된다면 나무 부피생장보다 치밀하게 자라는 품종을 선발하는 것이 목재이용 측면이나 산림생태계 밖에서의 탄소저장고 증진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아울러 밤이나 송이와 같은 산림부산물의 생산지대 변동예측과 함께 대응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기후변화가 때로 긍정적 요소로도 작용할 수 있다. 우리가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측면에 있어서 지금은 어렵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유리한 측면도 잘 파악하고 이용할 필요도 있다. 온난화가 진행되면 상록활엽수나 아열대지역의 식물이 자랄 수 있는 상황이 되므로 유용한 유전자원들을 발굴해서 산림을 풍성하게 만들고 경관적으로 아름답게 조성하는 노력도 필요하겠다.
5) 임산업과 기타 산림서비스 변화 대응
우리나라는 목재의 대부분을 수입하는 국가이므로 국제시장경제의 변동에 매우 민감하다. 향후 기후변화에 따라 목재생산성이 지역별로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가 탄소거래시장문제와 환경협약이나 인증제 등의 시장메커니즘 변화에 따른 목재산업과 경제여건이 달라질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러한 변화에 대하여 가능한 시나리오들을 개발하고 장기적인 수급변화 예측과 대응방안의 모색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산림생태계는 생물다양성과 목재, 기후조절, 재해조절 등 앞서 언급한 부문이외에도 많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 주요한 것 중의 하나가 수자원확보 문제이다. 이에 대한 보다 정확한 예측과 함께 대응책 마련을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그리고 산림휴양여건도 기후변화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이고 산림 등산로나 시설물들도 기후변화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6) 기후변화 적응과 저감의 시너지 증진사업
훼손된 생태계를 복원하고 생산성과 생물다양성을 유지하는 것과 같은 산림부문의 적응정책은 온실가스 저감에도 효과가 있어 일거양득 이상의 효과가 있다. 예를 들면 백두대간지역의 생태적 복원사업이나 북한황폐지 복구 및 복원은 생물이동에 있어 문제를 없애기도 하면서 재해의 피해를 줄이는 적응정책이면서 동시에 이산화탄소 흡수역할도 한다. 해안림의 복원도 해수면상승에 대비한 재해예방과 생물다양성보전, 경관개선을 통한 관광산업 증진 및 온실가스 저감의 모든 부문에 효과가 있다. 이러한 사업들에 대하여 정부와 지자체가 이해당사자와의 협력을 통하여 적극 추진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산림에서 생산성이나 이산화탄소흡수 기능 증진 등을 위한 방안이 장기적인 안정성과 생태계 건강성과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고 단편적이거나 근사안적일 경우 오히려 기후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예상치 못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바이오연료 생산이 어느 정도 화석연료 대체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산림이나 습지를 이용하는 경우 초기에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게 되고 세계적인 식량난과 생물다양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 국제사회에서 제동을 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온난화된 조건에서 생장이 매우 빠른 어느 한 클론으로 조성된 조림지가 있다고 가정하였을 때 이 숲은 변화하는 환경에서 장기간 버티기가 어렵거나 병해충에 취약할 수 있다.
따라서 천연집단의 유전적 다양성을 모방한 산림관리가 탄소흡수원 유지를 위한 더 좋은 적응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방안을 시행하기에 앞서 사회경제적인 영향은 물론 생태계에서 다양성 확보를 통한 건강성과 저항성 및 회복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종합적인 평가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즉 산림에 있어 기후변화 대응의 핵심적인 열쇠는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에 생태적 적응을 결합하는데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 방식은 규범적이기는 하지만 생태계접근법(ecosystem approach)을 많이 따라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임종환 등 2004). 금년 중국의 쓰촨성과 일본 혼슈 동북부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였는데 그 규모에 비해 일본의 피해가 적었다고 한다. 이는 관동대지진 이후 많은 대비가 있었기 때문으로 보고 있는데, 기후변화문제도 잘 대비하면 일부 기회도 있고 피해도 줄일 수 있지만 대비가 없으면 피해는 더욱 상승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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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처음은 잘 읽어내려오다 중간은 눈으로 읽고, 끝은..... 헥헥.ㅎㅎ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로 인해 생태계 교란도 일어나고,우리의 환경실천이 절실할 때입니다.
작은 일부터 실천해 나갑시다.안쓰는 콘센트뽑기/ 냉장고문 덜 열기.카플 이용하기 등등...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환경은 아주 가까운 곳부터 아주 쉬운일부터 실천 해 가는 것이 우리가 해야 수고 하셨습니다
할 의무이자 임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