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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산들 아침바람을 맞으며 새벽 운동에 나서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른 새벽이슬을 머금고 있는 분홍빛 코스모스가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아침을 걷는 여유. 건강한 공기와 함께 걷기는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건강관리법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요즈음 걷기가 유행인 것 같습니다. 무등산 옛 길과 지리산 둘레 길이 복원되어 자연을 사랑하고 산책과 명상을 즐기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걷기 코스가 되었습니다. 고샅 길을 뜻하는 사투리에서 유래한 제주도 올레 길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 마치 시장처럼 북적거릴 정도랍니다. 스페인 산티아고 길 1천Km를 한 달 두 달 걸려서 걷는 순례자와 수행자들이 줄을 있습니다. 힘이 들고 때로는 다리가 퉁퉁 부어 오르지만 사람들이 걷는 이유는 걷고 난 후에 얻는 즐거움에 있는 것 같습니다. 때문에 걷는 이야기를 쓴 책들이 베스트셀러 대열에 오릅니다.
나도 걷기를 즐깁니다. 어지간한 거리는 차를 타지 않고 걷습니다. 건물에서도 가능하면 엘리베이터를 피하고 걸어서 오르내리기를 즐깁니다. 여수엑스포 유치활동을 하던 2006년에는 자하문 근처 집에서 출발하여 북악 스카이웨이를 따라서 만들어진 산 길 10Km를 거의 매일 한 시간 반 걸려서 성북동 지나 비원 옆 사무실까지 걸어서 출근했습니다. 새벽에 산 길을 혼자서 걷노라면 우선 정신이 맑아집니다. 어제 일을 정리하고 반성하고, 오늘 할 일을 구상하면서 걷는 겁니다. 나무와 꽃들이 깨어나고 뱁새들이 지저귀고 꿩이 점잖게 걸어 다닙니다. 요즈음 인재육성 아카데미를 만들어 우리 동네 대학졸업예정자 60여명을 뽑아 강한 훈련 시켜 취직의 길을 여느라 쉬임없이 밀려드는 일에 과로를 피할 길이 없지만 그냥 견딜 수 있는 체력과 건강을 얻은 것 또한 1년 반 동안 본격적으로 걸었고 그 이후로도 걷기를 생활화한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광주를 한 바퀴 걸을 작정입니다. 8월 24일 시작하여 열다섯 번에 걸쳐 하루에 10시간씩 광주의 곳곳을 희망하는 동료 선후배들과 함께 걸어 다닐 생각입니다. 뜨거운 햇살아래 힘이 들기는 하겠지만 검게 그을린 얼굴속에서 하얀미소가 피어오를 것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선조들 가운데 어떤 훌륭한 인재가 어디서 태어나서 자라고 공부하고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을 하셨는지 공부할 생각입니다. 지금 자라나는 우리 지역 인재들을 어떻게 해야 제대로 육성할 수 있을지 묻고 듣고 느끼고자 합니다. 물줄기와 산줄기가 어떻게 어우러졌는지, 마을과 문화유적 그리고 산과 들을 두 발로 걸으며 확인할 참입니다. 농부들이 무슨 농사를 지어 얼마나 벌어서 자식 키우며 사는지 들어볼까 합니다. 몸과 맘을 더 건강하게 해주는 ‘광주 한 바퀴’가 되길 바랍니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합니다. 돈이 들지도 않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도 않는 건강법. 바로 걷는 것입니다. 우리모두 걸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