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이름도 생소한 두개인두종이라는 것을 수술하고 난 후에 나타나는 잔류증을 치료해 주면서 격은 희안한 사건이다.
두개인두종(craniopharyngioma)(사진 참조) 은 코 안쪽의 비인두에서 뇌 쪽으로 말려들어간 Rathke's pouch 에 생기는 양성 종양인데, 대게 수술로 70% 정도 제거를 하고 방사선 치료를 추가로 하며 수술 잔류증으로 요붕증이나 뇌하수체기능 저하증이 생긴다고 한다.
JI는 나와 고등학교 동창인데, 학교 때에 같은 반도 아니고 동창 모임에서도 만난 적이 없어 잘 모르는 친구이다.
유 총무가 메일로 JI의 근황을 보내오고 또 전화로 한 번 진단이라도 해 보라고 부탁을 해 왔는데, 그러면 2004년도 12월 중순에 있을 동창회 망년회장에 가기 전에 한 번 시간을 내 보자고 응답했다.
12월 초 첫번째 금요일 저녁 8시 무렵 우리 어머니의 유방암이 터져서 피가 많이 나왔다는~ 아이포스타 원장을 하는 여동생의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KTX를 타고 서울로 가서 그날 저녁과 다음 날 오전까지 어머니를 치료하고 오후에는 서울에 올라 온 김에 유 총무를 만나 같이 JI의 집으로 찾아 갔다.
JI의 집에는 3시 반쯤에 도착을 했다.
그 친구는 우리가 찾아 오는 입구를 헷갈릴까봐 길까지 나와 기다리고 있었는데, 오히려 우리와 엇갈려서 비오는 추운 바깥에서 오래 서 있었던 모양이다.
고등학교 동창은 잘 모르는 친구를 만나도 ' 야 나~! 아무개다~! '하고 악수를 나누면 바로 허물없는 사이로 바뀌는데, 이 친구도 악수를 나누고 바로 마루 바닥에 덜퍽 주저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바로 치료에 들어 갔다.
나는 일단 수술을 했다고 하는 얼굴 부위에서 대충~ 기감을 잡아보니 이상 징후가 약간 느껴지긴 하는데, 생각보다 상당히 미약하다.
그래서 일단 1시간이면 어느 정도 치료가 될 거라고 이야기를 해 주었는데, 30분이 지나도 호전될 기미가 전혀 없다.
나는 이 친구가 우리를 기다리며 몸이 약간 얼어서 그런 모양이라고 생각했는데, 친구 부인이 옆에 앉아서 유 총무와 주고 받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 친구의 지금 상태가 상당히 심각한 것이었다.
JI의 얼었던 몸이 조금씩 풀리면서 몸 속의 나쁜 기운이 여기저기에서 나오고 이러한 과정에서 추가로 밝혀지는~ 각 종 이상 징후를 놓고 종합 판단해 보니~ 아마도 2시간 이상의 치료를 서너번은 해 주어야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1시간만에 끝내려는 처음 작전을 수정하여 장시간 치료 채비로 바꾸었는데, 나의 비우기 치료는 단시간 치료를 장시간 치료 채비로 전환시키는데, 보통 술(?)이 좀(?) 있으면 된다.
그래서 과일을 가져온 부인에게 집에 술이 있느냐고 묻자~? 복분자 술이 있다고 하며 가져 온다.
이 술은 고창 선운산에서 나오는 복분자 술 중에서도 상당히 고급으로 제조가 된 것이어서 맛이 끝내 주는 것이었다.
나는 옆에서 내가 치료하는 것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는 총무하고 주거니~ 받거니~ 술판을 벌이며 이런저런 치료담을 이야기하는 등~ 돌팔이 본연의 아리~슝~(?)한 분위기를 잡아가니~ JI의 몸에서 치유 반응이 서서히 나오기 시작한다.
내가 하는 비우기 치료는 나는 주로 분위기만 잡아주고 실질적인 치료는 환자의 몸 안에 있는 세포들이 하는데, 이렇게 되려면 필수적으로 환자의 마음이 먼저 풀어져야 한다.
이것을 유도하는데, 나의 돌팔이 경험담이 아주 잘 먹히고 이러한 이야기를 좀 더 흥겹게 하려면 술이 한~두어~잔 들어가야 제대로 판이 이루어 진다. 얼쑤~! 굿거리 장단이로구나~!
나는 어제 저녁부터 오늘 오전까지 겨우 4시간 정도 눈을 잠간 부치고 무려 8시간 가량 어머니 치료를 하면서 고량주, 소주, 막걸리를 거나하게 마셨는데~ 지금 JI를 치료하면서 복분자 술을 마시는 것은 내 몸을 너무 혹사시키는 멍청한 짓거리이었지만~
이 날 하루 종일 추적추적 내리는 초겨울 비가 나를 자꾸 뭔가를 하도록 부추기고 있었다.
이 날 오후의 JI 집에서 벌린 놀이판도 내가 누구를 치료하면서 흔히 써먹는 <극본없는 단막극>이었고 오늘은 유 총무와 JI의 부인이 보조로 출연을 하고 있어서 더욱 흥겨운 놀이판이 될 수가 있었다.~얼쑤~! 한판 걸~지게 놀아보세~♡
이러한 분위기는 누워서 나의 치료를 받고 있는 오늘의 주인공에게로 전염이 되어서 한시간 여가 지나면서 부터는 드디어 JI도 놀이판 속의 인간(?)으로 회복이 되어 온 몸에 화색이 돌고 오른손 엄지를 번쩍~! 세워 들어 보인다.
- 나는 왜그러냐고 묻자 JI가 얼굴에 웃음을 띠우고 최고~!라고 나를 추겨세운다.
나는 환자에게서 받는 최고의 찬사를 받은 것이다.
이러한 칭찬을 받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총무에게 술을 따르라고 해서 마시며 내가 마시는 술이~ 바로 기 ( 氣 )로 바뀌어 JI에게로 가니 이 술은 니가 마시는 것이라고 하자~ 묘한 웃음으로 수긍을 한다.
사실 JI는 서울 D 여대에서 영문학 교수를 하고 있으니 나의 <극본없는 단막극>을 모두 바로 몸으로 맘으로 받아 들여 바로 자기 몸의 치료에 적용을 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훌륭한 환자를 만나기도 쉽지가 않지.ㅎ~ㅎ~ㅎ~!
나는 2시간 반에 걸친 치료를 끝내고 부인이 정성껏 차려준 흑미 잡곡밥을 맛있게 먹은 후에 그 집을 나오는데, 나를 부추기던 겨울비는 아직도 추적거린다.
나는 헤어지기 전에 JI에게 오늘 나에게서 뭔가를 배웠느냐고 묻자~? 고개를 끄덕인다.
내가 오늘 JI를 치료하면서 가르쳐 준 것이 내가 바로 며칠전에 터득한 심공 ( 心功 )의 요결 ( 要訣 )인데, 이것은 글이나 말로 전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이런 식으로 느낌으로만 전할 수 있는 것이다.
JI가 영문학 교수를 하고 있으니 아마도 제대로 내가 전하려는 느낌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총무와 나는 지하철 5호선 입구에서 헤어지고 나는 5호선을 타고 가다~ 중간에 인천행 1호선으로 바꾸어 타고~ 마침 빈자리가 있어서 잠간 앉아 있었는데, 그 사이 꾸벅 졸은 것이 내가 내릴 개봉역을 한 참 지나쳐서 주안역으로 차가 들어 간다.
허겁지겁~ 다시 되돌아 가는 차를 탓는데, 용산 가는 급행이어서 이 열차는 개봉역을 그냥 지나쳐서 구로역에서 멈춘다.
다시 내려서 인천행 완행 열차로 바꾸어 타는데, 나의 몸과 맘 속의 진이 다 빠지는 것 같다.
얼굴 표정으로 보아 어머니의 상태가 별로 안 좋아 보이는데, 더 이상 어머니를 치료해 드릴 여력이 없다.~^
어머니는 자고서 내일 내려 가라고 하는데, 거기에 남아 있으면 내 몸과 맘이 자동으로 어머니 치료를 또 할 것이 분명하고~ 내 몸과 맘의 상태는 그럴 수가 없으니~ 내가 대전으로 내려 가야만~ 오늘 저녁~ 그나마 무사할 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택시로 광명역으로 가서 KTX를 타기로 했고 마침~ 매표 창구의 아가씨가 모든 표가 다 매진인데, 자기가 1장 잡아 논 것이 있다고 생색을 내며 철도 회원 할인을 받는 표라고 한다.~
'나는 고맙습니다~!'는 말에 이어~ '복 많이 받으슈~♡' 하며 <극본없는 단막극>에서 에드립을 치니 예쁜 아가씨가 웃음으로 받아 준다. 그런데 이것이 곧 바로 다가 올 변란(糞亂)(?)의 전조이었다.~?
나는 플렛트홈에서 기차를 기다리는데, 아랫배가 뒤틀리고~ 변을 거의 참을 수 없는 지경에서 기차에 올라타고~ 바로 화장실로 직행을 했고~ 거의 정신없이 변을 보고~ 거의 끝나갈 무렵 밖에서 누가 문을 두드린다.
나는 휴지로 닥고~ 우연히 뒤를 돌아보니 변기 주변에 변이 묻어 떡이 져 있고~ 내 궁둥이를 만져보니 거기에도 변이 묻어 떡이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