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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든 반려동물과 행복하게 살아가기
 
 
 
카페 게시글
14살고양이와길고양이 스크랩 길고양이 민호, 찡이네 집에서 잠시 쉬다!
더불어밥 추천 0 조회 143 09.01.21 00:23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며칠 전 나갔다 들어오는 길.

대문을 열고 마당을 가로질러 현관쪽으로 가는데

제 눈에 포착 된 모습입니다.

 

"어~어~ 민호야 너 어떻게 거기 있어?"

거실 베란다쪽 창틀에 민호가 편안히 앉아 있습니다.

 

내 목소리에 민호도 놀란 듯 쳐다봅니다.

 

민호가 집에 저렇게 편하게 앉아 있는 모습을 보니 너무 웃겼습니다.

워낙 겁이 많고 소심해서

집안에 들어왔다가도

대장이랑 잠시 부비부비하다가 

빛의 속도로 마당으로 뛰쳐나가는 녀석이거든요.

 

그런데 더 놀라운 건

문을 열려고 했더니 현관이 잠겨 있더란 말입니다.

그러니까 집에 사람이 없다는 말인 거죠!!!!

 

그럼 저 녀석 사람도 없는 잠긴 집에 갇혀 있었다는 말씀????

 

 

문을 열고 들어가니

민호가 슬슬 움직입니다.

그러더니 세수 한번 쓱쓱~~ 하고선

후닥닥~~~~~~~~

뛰쳐나갑니다.

언제나처럼요 *^^*

 

 

 

도대체 어떻게 된 상황일까요?

잘 안돌아가는 머리를 살살 굴려서 추리해본 결과는

'민호가 슬쩍 집에 들어와 창틀에 숨었었는데

엄마나 아빠가 집을 비우고 나가면서

민호가 집에 들어와 있는 줄 모르고 문을 잠갔다.

그러자 꼼짝없이 민호가 갇힌 것이다.'

바로 이거였습니다.

제 머리로는 이거 말고는 다른 추론이 불가능하더군요.

 

근데 저녁에 엄마아빠가 들어오고

제 상상은 완전 틀렸다는 게 밝혀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집을 나선 사람은 아빠인데

문을 잠그려고 보니

민호가 마루에 들어와서 창틀 뒤에 숨더라는 것입니다.

문을 잠그고 나가야 하는 아빠는 민호더러 나가라하니

놀란 민호는 점점 더 창틀로 숨었다는군요.

그래서 아빠가

어차피 밖은 추운데 맘 편하게 쉬었다 가라고

그냥 민호를 둔 채로 문을 잠그셨다는군요.

 

나의 추리보다 훨씬 마음 따뜻한 스토리였습니다.

그렇게 민호는 사람없는 집에서 추운 몸을 녹였던 거네요.

 

민호야 좋았어?

앞으로 종종 찡이네 찜찔방을 이용해도 좋아 ^^*

 

  

사람없는 집에서 민호가 대장과 찡이랑 어떻게 시간을 보냈을까요?

참으로 궁금해지는 순간입니다.

 

그리고

제가 지난 가을 민호의 부른 배를 보고 

올해 벌써 두번째 임신을 했다고 걱정이 태산이었는데

아.니,었.숩.니.다.

겨울철이 오기 전에 살을 좀 찌운 것이었나 봅니다.

천만다행!!!

배가 나온 것만으로 임신을 결론짓다니...바보...그렇게치면 나도 애 몇은 낳았어야 한다고!!!!!

 

*****

민호의 이야기를 쓰며 오늘 용산 철거민 사건을 떠올립니다.

저녁 뉴스 화면을 보며 나도 함께 억울해져 울었습니다.

2009년 서울 한복판에서는 고작 그따위 이유로 사람의 생명이 꺼집니다.

권력을 쥔 자들에게 가난한 사람, 힘 없는 사람은 같은 생명으로 느껴지지가 않나봅니다.

 

이 학살정권, 살인정권의 끝은 어디일까요?

그 많은 사람을 죽여 놓고도 과격시위 운운하는 그들의 영혼이 무섭습니다.

 

추운 겨울,

길고양이에게 집 한 켠을 내주는 아빠의 사랑이 저들에게는 왜 없을까요?

 

또 봄이 오고, 거리로 나갈수밖에요.... 

 

잘 사는 나라, 지겹습니다. 행복한 나라에서 살고 싶습니다.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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