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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과 순수함을 동시에 간직한 가을 지리산의 장당골 거슬러 오르기
내원사-장당골-무재채기폭포-새재삼거리-윗새재-아래새재-조금 더 도보
2007년 10월 28일 (일) 맑은 후 흐림
도상거리 : 약 15km 정도
해마다 10월만 돌아오면 마루금을 이어가던 산행에서 단풍따라 잡기 산행을 들어간다
최근 몇 년간 자연스럽게 공식적인 내 산행패턴으로 굳어진 것 같다
금년은 첫 째주 영남알프스의 은빛 억새를 즐기는 산행을 시작으로 해서 설악산 오대산에 이어서 이번 마지막
주일은 해마다 그러했듯이 지리산으로 내려가기로 한다
금년은 여름과 초가을 내내 짜증스러울 만큼 내린 비 탓으로 단풍들이 곱지 못하고 그동안의 산행에서 단풍다운
단풍은 볼 수 가 없었다
지리산을 가더라도 기왕이면 그래도 햇볕을 오래받는 남쪽을 선택하자
남쪽이더라도 유명해서 인파가 몰리는 곳은 피하면서 나름대로의 멋을 간직한 곳이 어딜까!
2002년 북쪽의 초암릉으로 올라서서 하산 코스로 선택했던 깨끗한 장당골을 거슬러 올라볼까!
그래 그 때 그랬었지! 가을 장당골을 한번 가봐야겠다고 ..... 장당골이 간택(?) 되었다
남서울터미널 23시 심야버스는 막힘 없이 달리는 대진고속도로를 경유해서 상당히 이른 시간인 01시45분에 산청
중심가에 내려주고 옷깃을 여며야할 정도로 제법 쌀쌀한 기온이 맞아준다
지난 겨울 진양기맥 종주시 이용해본 시내 외곽 높은 지대에 위치한 찜질방으로 이동해서 몇 시간 잠을 청한다
05시20분 택시를 이용해서 밤머리재를 넘어서 어둠 속에서도 안개 자욱한 구불거리는 도로를 택시기사는 아주
여유롭게도 흐느적거리며 달려가니 내원사 입구에 내려선 시각이 06시10분이다
이전에 택시가 시멘트 도로를 한참 올라가는 것 같아서 지나친 것 아니냐고 물어보니 이 친절한 기사님 내원사를
지나서 "내원골"로 향하고 있었던 것이다
30.000냥의 택시비가 조금은 비싸다고 생각하며 아직도 어둠 속의 내원사 입구의 우측 펜스가 쳐진 임도로 들어선다
▼달도 환하게 올려보이고 밝았을 때라면 내원사도 한번 둘러볼 여유를 가지겠지만 에라! 갈길이 멀다 출발이다
▼06시36분 아직도 어둠이 가시지 않았다 그래서 본류를 내리지 않고 임도를 따른다
▼06시43분 어둠이 서서히 가시면서 주위에 보이는 색상이 아름답다 슬~슬 감탄이 나오기 시작할 무렵이다
내원사는 신라시대 무염선사(無染禪師)에 의해 창건된 내원사의 옛 이름은 덕산사(德山寺)이다
한 때 1000명이 넘는 사부대중이 머물렀고 번창하였던 절이 500여 년 전 화재로 소실된 뒤 방치 되다시피 한 것을
1959년 원경(圓鏡)스님에 의해 중건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한다
무염이 누구인가? 태종무열왕의 8대 손으로 ´해동신동´으로 불리던 그는 헌덕왕 때 당나라로 건너가 화엄을 배우고
돌아와 ‘동방대보살(東方大菩薩)’로 일컬어졌다
또한 선종 9산문(九山門)의 하나인 성주산문(聖住山門)의 개조(開祖)가 되어 성주대사(聖住大師)로 추앙 받았다하며
지금도 충청도 보령 성주사지에는 무염의 업적을 기리는 비석이 남아 있으니 그것이 바로 성주사지 낭혜화상백월보광탑비(국보 제8호)이다
창건 이후로 덕산사는 10개의 암자를 거느리고 있었는데 현재 12개의 절터가 흔적을 남겨 놓고 있어 크게 융성했음을
보여주며 신도들이 항상 붐벼 1천여 명의 대중이 상주한 수도 정진도장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도 많은 신도들이 찾아와 북적이자 수도승들은 수도에 정진하기가 힘들 정도여서 사람들이 적게 찾아올 방법을궁리하게 했다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낯선 노승 한 분이 찾아와 이르기를 "앞에 보이는 산봉우리 아래까지 길을 내고 앞으로 흐르는 개울에 다리를 놓으면 해결될 것이다"
라고 말하고 홀연히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에 주지와 수도승들은 시킨대로 절 앞에 다리를 놓고 길을 만들어 놓았는데 어데선가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렸다고한다 이는, 풍수지리설에 의하면 절 앞산은 고양이 혈을 가진 터인데 비해 절 뒷산은 쥐혈을 가진 터여서 길을
만들고 다리를 놓았으니 두 혈이 이어져 고양이가 쥐를 잡아 먹는 결과를 빚어 쥐의 혈에 더 이상 인적이 붐비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후 이 절에는 신도들의 발걸음이 줄어들었으며 스님들은 수도에 정진할 수 있었다 한다
▼07시04분 이제는 임도를 버리고 계곡의 본류를 걸어야겠다 어느 곳이든 계곡 옆으로 나있는 일반등산로나 임도가 있어 그 곳을 따른다면 아름다운 계곡의 참 모습을 즐길 수 없다 힘들고 걷기 불편해도 본류를 따른다
저 커다란 바위 위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면서 많은 인간들에게 멋진 그림을 보여주는 저 소나무는 그저 감탄이나
▼정말! 단풍다운 단풍들이 흐르는 계류와 멋들어지게 어우러져 보인다
시 한수 옮조리지도 못하는 내 무지가 한탄스럽다 07시15분
▼걷기가 불편해서 잠시 우측의 임도로 올라서서 걷기로 한다
장당골의 임도가 있는 곳은 예전에 화전을 하던 이들의 가옥과 밭들이 있던 곳이 많다 그곳에는 여느 지리산의
골자기 보다 많은 감나무들이 있다 금년은 감이 풍년인가보다 가지가 휠 정도로 많이 달린 탐스런 열매들
사람이 살지 않으니 솎아주는 이들이 없어 더 그러게다 잘 익은 감 하나 따서 베어무니 단맛이 온 입안에 감돈다
▼감나무가 단풍이 드니 너무도 화려한 색상으로 변한다 주위의 노란 색상과 조화롭게 보이니 그또한 아름다움
▼07시28분 다시 내려선 계곡의 본류에는 작은 폭포와 노란 단풍이 어우러져 보기좋다
장당골, 일반적으로는 그렇게 알려진 지리산의 계곡은 아니다
하지만 지리산을 조금이라도 알고자 하는 산꾼 들에게는 깨끗하고 적막감마저 감돌 것 같은 고요하고 인적이 드물고 실제 “영구 휴식년제” 구간이기도 하다
써리봉에서 남쪽으로 뻗어 내려 “무재채기폭포”라는 멋진 폭포를 지나면서 도상거리 약 10km 정도 수수하면서도
멋진 계류를 흘러내리는 것이 장당골이다
그 와중에 장당골은 안장당과 바깥장당으로 분류되며,
흔히 황금능선으로 불리 우는 긴 능선에서 내원사로 이어지는 긴 지능선을 사이에 두고 좌 내원골 우 장당골이
합수해서 “삼장천”이 되고 산청군 삼장면 대포리의 덕천강에 합류하는 것 까지는 도상거리 약 20km에 이른다
하여튼 장당골은 지리산의 여느 계곡과 달리 아직은 깨끗함과 순수함을 잃지 않은 계곡이다
▼07시33분 다시 계곡의 본류를 따르면서 모처람 뒤돌아보는 여유를 부려본다 일기예보와 달리 마침 햇살이 따스하다 못해 이 후 무더울 정도로 비춰준다 단풍의 색상은 점점 화려해져간다
▲ ▼07시37분 부터 44분 사이의 모습 참으로 오묘하고 멋진 절경을 보여준다 그리고 같은 곳임에도 봄 다르고
▼ 전체적으로 무성한 수림 아래 계곡을 걷지만 가끔씩 하늘이 열리면 올려다본다
그 예전 1980년대 후반 그 때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백두대간을 모를 때 남난희와 백두대간을 종주한 산꾼 시인 권경업님은 장당골을 지나며 이런 시를 지었나보다
장당골, 그 흐드러진 육덕 질퍽한 사타구니
권경업
자작나무 숲으로 가려 논
깊고 은밀한 곳, 거기
배낭을 삶의 고뇌처럼 지고 가는
산사람들의 피로한 영혼 정화시킬
무재치기폭포가 걸려있다
▼ 07시52분 위의 시 내용에 나오는 무재치기폭포는 아직 멀었다 오늘 오를 최종 목표가 무재치기폭포다
단풍은 더욱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나는 한번도 내 자태를 뽐내본적 없다 나는 단풍이 아니다
▼ 배가 고프다 좋은 반석 아래 앉아서 반주를 겯들인 아침식사를 하는데 머리 위의 화사한 단풍이 내 얼굴까지
붉게 물들이고 있는 것 같다 느낌이라구? 천만에 맑은 물에 비치는 내 모습이 그랬다
그리고 다시 계곡을 오르며 09시30분경 머리 저 위의 능선과 하늘을 바라본다 가슴이 뻥 뚫린 기분이다
▼그리고 금방 제법 큰 폭포가 나타나면서 본류에서 벗어나서 우측의 임도로 올라서서 잠시 편안하게 산길을 줄이려
▼ ... 줄이려 하는데 아니! 저 앞에 뭔가 꼬물거리는 것이 보인다 숨을 멈추고 디카의 줌을 살며시 당겨본다
세상에!!! 멧돼지 새끼들을 10m정도의 전방에서 발견하기는 처음이다
아니! 예전에 가까이서 몇 번 본적은 있었지만 그 놈들이 먼저 알고 도망치는 모습만 봤을뿐이다
지난 번 고라니 봤을때와 마찬가지로 숨을 죽이고 사진만 찍는다
▼ 그런데 한참 사진을 찍다보니 아차! 이제 막 줄 무늬가 없어진 어린 놈들인데 아마도 인근에 덩치 큰 어미 멧돼지
가 도사리고 있다면!!! 그 놈의 모성애 때문에 당한 사람들이 어디 한 둘인가?
사진도 몇 장 찍었겠다 "이 놈들 거기서 뭐하냐? " 하고 살그머니 불러보니
이 놈들 "다리야 멧돼지 살려!" 아마도 그렇게 중얼거리며 도망가는 것 같다
그런데 뒤뚱거리며 도망가는 그 놈들 엉덩이가 왜 그리도 귀엽고 우스운지!!!
그런데 분명 인근에 어미 멧돼지는 없었다는거다 그렇다면 이놈들 말썽꾸러기 멧돼지 삼형제!!!
▼ ▲다시 계곡의 본류를 따라서 오른다 단풍은 여전히 감탄을 연발하게 한다
열심히 사진을 찍는데 이크! 이거 완전히 똥밭이네 그랴
저렇게 한 곳에다가 열심히 응가를 하는 놈들은 너구리 라고 하던데 내가 언제 너구리 응가를 본적이
있어야지 ..... 맞는지 아닌지는 본 사람들중에 전문가들이 있음 설명해 주시길.....
▼ 저 푸른 계류를 찍으려다가 똥밭에 들어서고 말았습니다 그려
▼ ▲10시17분 ~ 27분 단풍 터널을 지나갑니다 내 온몸도 붉게 타오르는 것 같습니다
얼굴도 붉은색으로 타오르는 듯, 웬지 화끈거리는 기분입니다
이 무렵 조금 걷기 나쁜 곳이 있어 임도를 따라 오르다보니 뭔가 좀 이상합니다 숲 저 우측으로 패어들어간
골자기가 장당골 같은데 임도는 그 쪽으로 휘어질줄은 모르고 그대로 직진으로 올라갑니다
왜! 그런 생각이 한참있다가 난건지요!!! 이 임도는 좌측으로 뻗어내려가는 황금능선 옆구리 쪽으로 가는 곳
입니다 예전에 한번 내려서본 경험이 있는 곳이지요
다시 내려선 후 아까본 계곡쪽으로 향하니 역시 합수점이 보입니다 그 합수점에는 커다란 바위가 보이는데 그건
2002년 6월 2일 무재치기폭포 쪽에서 내려서면서 보았던 낮익은 바위 입니다 그려
첫댓글 계곡에 있던 응가는 나중에 내 생각으로 수달의 응가로 생각됩니다 수달이 응가를 한 곳에 싼다고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