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에 들어서면 할 일이 하나 있다. 바로 눈을 감고 깊이 숨을 들이켜 보는 것. 상쾌한 공기가 콧속으로 들어와 몸 속 기관지를 깨우고 두 눈을 씻어주는 기분을 느껴보자. 시티의 초고층 빌딩과 도로의 버스는 그림 속 배경처럼 향기가, 그러니까 ‘공해’가 없다. 마치 시골의 것처럼 공기가 달다. 시드니 전체를 조망하고 싶다면 시드니 타워로 가본다.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브릿지, 시티 지역뿐만 아니라 날씨가 좋으면 블루마운틴, 팜 비치까지 조망권에 들어온다. 산이 없어 동서남북 모두 시야가 확 트였다. 놀랍도록 평평한 지대와 둥글게 넘어가는 수평선으로 인해 여태까지 보아왔던 것과는 다른 색다른 전망을 즐길 수 있다. 우리가 걷고 생활하는 이 곳이 바로 지구 표면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고나 할까. 일단 시드니 타워에 왔다면 전망 말고도 즐길 거리가 많다. 오리엔테이션 캠프장, 탐험텐트, 발견의 방, 가상 동굴, 대호주 탐험 라이드라는 5가지 테마로 구성된 스카이 투어에서 호주의 풍경이나 원주민 생활, 초기 유럽 탐험가의 모험 같은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각종 특수효과를 통해 경험할 수 있다. 타워에서 내려와 그 옆의 하이드 파크로 가보자. 도심에 펼쳐지는 녹음도 녹음이지만, 정장차림으로 잔디에 누워 점심을 먹고 일광욕을 하는 시티 직장인들의 모습에서 진정한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다음은 가장 중요한 코스. 시드니에 왔다면 반드시 발 도장 쾅쾅 찍고 사진 한방 박아야 하는 곳이 있지 않은가. 바로 오페라하우스다. 시드니 배경 사진으로 항상 등장하던 그 조개 껍데기 모양의 오페라하우스는 사실 오렌지 껍질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는데, 이 곳 오페라하우스 앞에 서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하버브릿지를 바라볼 때 진정으로 내가 시드니에 왔구나 실감이 난다. 서큘라 키의 반대쪽에는 록스가 있다. 이 곳은 처음 오스트레일리아의 개척이 이루어졌던 곳으로 현재까지 예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유럽에서 온 수많은 유형수가 동원되어 건설된 록스에는 시드니에서 가장 오래된 집인 캐드맨 오두막을 비롯하여 바위 산을 깎아 만든 길인 아가일 컷 등이 주요 볼거리. 산책하듯 둘러보며 거리의 분위기를 느끼면 된다. 그 시절 록스에서 일어난 살인사건 등을 테마로 흥미로운 이벤트를 펼치는 선술집도 있다. 주말에 열리는 록스 마켓도 운치를 더한다. 하버브릿지 건너편에는 환상적인 야경을 자랑하는 놀이 공원인 루나파크가 있다. 하지만 시드니 야경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곳이 있으니 그 이름도 사랑스러운 달링하버. 별이 쏟아지는 달링하버에 앉아 재즈 공연을 보고 있노라면 옆에 앉은 사람 누구나 달링이 되 버리고 만다. 한적한 오전에 찾은 달링하버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크루즈를 타고 달링하버에서 서큘라 키까지 해안선을 따라 시드니의 모습을 감상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호주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시드니 수족관도 달링하버에 있다. 건물 자체는 매우 검소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거대한 바다 속 세계가 펼쳐진다. 너무나 예쁜 열대어와 악어 등 호주 근해에 서식하는 650여 종류의 만 천 여 마리 해양 동물을 유리 벽을 통해 눈 앞에서 볼 수 있는데, 수심 10미터에 길이 145미터의 수중 터널에서 경험하는 신비스러운 해저 탐험의 기회를 놓치지 말자. 하버 건너편의 스타시티 카지노에 들러 부담 없이 한 게임 하는 것도 즐겁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