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간 이어져온 제주 이주 열풍이 조금씩 식어가고 있다고 한다.
오늘 아침 제주 TV에선 입도자보다 출도자가 더 많다는 최근 통계를 확인하며,
그 원인과 파장에 대해 조심스러운 분석을 하고 있다.
확실히 예전 같은 분위기는 아니다.
특히 코로나 이후의 제주는 활기를 잃었고 관광지의 내방자가 현저히 줄었다.
제조업이 부족한 제주의 현실반영이고 관광서비스업에 의존하는 경제구조의 한계이다.
오랫동안 제주로의 이주를 꿈꿔보기도 했지만 실행은 하지 않았다.
여행을 즐기는 입장에서 제주는 국내외 항공교통의 제약이 크고
뚜렷한 목적없이 일거리도 없이 노년의 정착지로 삼기엔 환경적 제약도 컷다.
제주는 한국의 보물섬이기도 하지만 전 지구의 보석이다.
개별적 유형별 비교로는 최고라고 할 수 없다.
백록담이 천지보다, 한라산이 안나푸르나보다, 마라도 가파도가 하와이 마우이나 보라카이보다 나아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전체 섬을 일주하여 그 모든 풍광이 절경이고, 그 안에 살고 있는 거주민의 일상적 삶과 문화가 제주처럼 조화롭게 이루어진 곳은 많지 않다.
제주가 다시 활기차기를 기다린다.
곧 그렇게 되겠지만 코로나 같은 사태가 다시 온다해도 입도민보다 출도민이 많아지는 상황이 되지 않도록 할 필요는 있다.
어업이나 숙박음식업뿐만이 아닌 친환경적 제조업을 창출하고,
외지인이 힘들어 했던 '괸당'의 순기능을 찾아 조화와 협력을 통한 상호발전의 기회를 찾아야 할 것이다.
점심 식사 후 비자림 숲을 걸으며 달콤하고 상쾌한 층층나무 꽃향기에 취했다.
이처럼 아름다운 제주의 향기에 취해 살 수만 있다면 제주인으로 산다는 건 이미 큰 축복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