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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색조의 비밀>
팔색조가 번식하는 경상남도 거제군 동부면 학동리의 활엽수림. 학동리는 거제도 남서단부 해상의 갈곶도 해금강 바로 북쪽 해안에 있다. 팔색조는 대부분이 학동리 남방에 있는 노자산(577m)에서 다대리에 이르는 능선의 남쪽 경사면 활엽수림에서 번식하지만 일부는 주변의 활엽수림에 분산되어 번식한다.
노자산 능선의 남쪽 경사면은 비교적 경사가 심하며 노출된 암석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여름에는 습기가 많다. 학동의 노자산에 팔색조가 서식한다는 사실은 1959년 7월 29일 사육상 어린 암컷 2마리와 어린 수컷 1마리를 포획함으로써 알려지게 되었다. 1970년 7월 19일 조사에 의하면 학동리 가라산(노자산 남쪽 경사면) 어린 느티나무 숲속 큰 바위 위에 둥지를 틀어 5개의 알을 낳은 일례가 있는데 등지를 트는 장소는 앞이 트여 시야가 좋은 큰 바위 위에 너비 3cm, 깊이 20cm, 출입구 높이 5cm, 출입구 지름이 6.5cm였으며 외곽은 작은 나뭇가지와 마른 덩굴식물로 쌓고. 바닥은 나무뿌리, 산좌에는 풀대를 깔고 있었다.
세계 희귀종인 팔색조의 모습. 이곳 거제에서도 나날이 훼손되어 가는 자연환경과 함께 이곳에서도 보기 힘든 철새가 되어 버렸다.
최근(1989)까지 해마다 약 4∼5쌍이 도래하여 번식해 왔다. 팔색조는 번식지에서 계곡을 오르내리면서 땅 위와 바위 위를 즐겨 다니고 나뭇가지에 앉아 머리와 꼬리를 상하로 흔들기도 한다. 어미는 땅 위 낙엽덤불의 지렁이와 딱정벌레 포식하며 새끼는 거의 지렁이만으로 키운다. 어미가 숲에서 나와 정체를 노출시키는 예는 극히 드물며 다만 울음소리만으로 그의 존재를 알린다. 암수 모두 '호오잇, 호오잇' 또는 '호오액, 호오액' 하고 2번 반복하며 경계 음은 '큐-큐-큐' 또는 '꾸이, 꾸이, 꾸이' 하고 내는 소리이다. 사람이 휘파람으로 흉내를 내면 잘 유인된다.
이 번식지는 한국에서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전 세계의 학계에 알려진 가장 큰 번식 집단이다. 번식기에는 사진 전문가와 애조가의 탐방 등으로 번식이 크게 위협당하고 있기 때문에 번식기인 4∼8월에는 번식지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한고 있으나 최근 학동 몽돌해수욕장의 개발과 도로 확장 등 자연 경관의 훼손 등으로 인하여 그 모습을 감추어 안타까움을 더할 뿐이다. 천연기념물 제233호(1971. 09. 13)로 지정되었다.
팔색조의 여덞가지 비밀 (MBC 자연다큐멘터리)
한 번 본 것만으로 애틋한 마음의 시를 지을 정도로 지난 몇 십 년 동안 팔색조는 전문가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까지 그 신비로움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새다. 그동안 울음소리만으로 그 존재를 면면히 알려온 그 팔색조. 사람들을 피해 개발의 흔적을 피해 자꾸만 희미해져 가는 팔색조의 존재를 이제야 밝히게 되었다. 아름답고 묘한 깃털색 만큼 신비로움을 간직하고 있는 팔색조의 비밀 여덞가지는 무엇일까.
▣ 비밀 하나, 5월 초생 달이 뜨는 밤에만 날아든다..
울창한 활엽수림과 동백림을 끼고 있는 세계적으로도 큰 규모의 팔색조 번식지였던 거제 학동. 팔색조가 천혜의 자연환경을 버리고 또 다른 곳을 찾아간 이유는 무엇일까? 팔색조의 서식지인 동백림을 가로지르고 생긴 해안도로가 주범. 해안도로를 달리는 차들의 소음과 밤에도 항상 환하게 켜진 보안등이 켜진 환경은 조용하고 고독을 좋아하는 팔색조의 생태에 맞지 않았던 것이다. 때문에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겨울을 나고 한국으로 날아드는 팔색조는 야간비행 정찰을 하며 인적이 드문 곳만을 골라 둥지를 튼다.
▣ 비밀 둘, 바위는 최고의 명당!
취재팀이 찾은 팔색조의 새 보금자리는 남해안 작은 섬의 울창한 숲속, 열대 밀림 같은 습한 숲속의 한 바위, 깊은 숲속 바위에 둥지를 짓는 이유는 습한 여름 숲에서 최적의 환경을 준다. 경사진 곳을 택해 둥지 밑에 물이 고이지 않도록 단계로 되어 있는 바위에 짓고, 홍수에 대비해 둥지 밑바닥을 굵은 가지로 쌓아 밑으로 물이 흐르게 만든다. 게다가 습기가 많고 어두우며 계곡을 이룬 곳, 또 주변의 둥지 이상 유무를 정찰하기 좋은 나뭇가지 유무 등의 조건을 골고루 갖춘 곳에만 짓는다.
▣ 비밀 셋, 머리는 보호색, 배는 경계색
팔색조의 신비로운 색깔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살아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마와 머리는 밤색바탕은 주변 둥지의 색깔과 비슷해 어미가 둥지밖에 고개를 내밀고 알을 품으면 감쪽같이 보호색을 띠게 된다. 또 빨간 바지를 입혀 놓은 뜻한 가슴과 엉덩이 쪽의 선명한 붉은 색은 천적들을 위협하는 데 효과적이다. 이번 촬영에서도 자기영역에 대한 집착으로 보다 좋은 둥지를 차지하기위한 팔색조들의 혈전(!)이 생생하게 카메라에 잡혔다.
▣ 비밀 넷, 짐승 똥으로 집안 단속
본격적인 알 품기에 돌입하면 팔색조 부부는 둥지 손보기에 더욱 바빠진다. 하루 종일 알 품는 어미에게 수컷은 열심을 먹이를 주워 나르는데 먹이가 아닌 이상한 것을 물어다 준다. 그건 소똥이나 염소 똥, 암컷은 그걸 받아 잘게 쪼개고 둥지 주변에 골고루 바른다. 둥지에 동물의 배설물 냄새를 피워 천적의 접근을 막기 위한 팔색조만의 보안장비인 것이다.
▣ 비밀 다섯, 우기, 숲은 지렁이의 보고!
팔색조의 육아기간은 숲의 우기(雨期)와 일치한다. 연일 장대비가 쏟아지는 숲에서 불편을 감수하고 새끼를 키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먹이 지렁이 때문이다. 활엽수들이 켜켜이 쌓여있는 숲의 바위아래는 습하고 양분이 풍부해 지렁이들이 많이 산다. 보통 한입에 10~20마리의 지렁이를 연속적으로 물어 나르는 어미에게는 숲의 우기가 육아의 번거로움을 덜어주는 환경이 되는 것이다.
▣ 비밀 여섯, 고슴도치 깃털의 화려한 변신
미려한 색감을 자랑하는 팔색조도 어릴 때는 재 투성이 신데렐라, 검은 회색빛이 도는 삐죽삐죽한 깃털은 천적의 침입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는 수단, 그러나 이소 며칠 전이면 드디어 화려한 변신을 하는데, 봉숭아 씨앗 껍질이 처럼 톡톡 터지면서 아름답고 부드러운 깃털을 갖춘 후에 둥지를 날아가게 된다.
▣ 비밀 일곱, 팔색조 둥지는 고물 줄 둥지!
처음 팔색조 부부가 둥지를 짓고 알을 품을 때 둥지 입구는 어미가 간신히 드나들 정도의 작은 크기다. 천적으로부터 알의 도난을 막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새끼들이 부화하고 성장하게 되면 둥지입구도 탄력적으로 늘어난다. 비밀은 둥지에 사용한 복한 자재 덕분. 나뭇가지로 기틀을 잡고 가는 뿌리와 줄기로 모양을 엮어 동백 잎과 솔잎으로 공간을 채운 둥지는 신축성이 무척 뛰어나다. 보름 넘게 공들여 짓는 이유는 거기에 있는 것이다.
▣ 비밀 여덟, 식사는 화장실 가는 순서대로!
팔색조는 보통 한 둥지에 4~6마리의 새끼들 낳는데, 새끼들은 나름의 규칙을 갖는다. 바로 먹이 순번 돌아가기가 그것. 둥지 입구가 좁기 때문에 1진과 2진으로 나뉜 새끼들은 한 번씩 돌아가며 먹이를 받아먹는 '기특함'을 보인다.
▣ 팔색조와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여름 철새들
이외에도 팔색조와 더불어 세계적인 희귀조로 불리 우는 삼광조, 울창한 동백림의 마스코트와도 같은 동박새 등 팔색조와 비슷한 환경에 서식하는 남해안의 대표적인 여름철새들의 아기자기한 생태를 생생히 담았다.
주(注) 팔색조 여덟가지 비밀의 기사와 동영상 자료는 99/10/04 MBC에서 방영한 자연다큐멘터리를 링크하였으나 더 이상 MBC에서 다시보기 서비스가 되지 않고 있다.
=팔색조는 동남아는 서식하는 새로서 주로 따뜻한 지방에 살다가 우리나라에는 6월 날씨가 따듯해지면 찾아와서 여름을 지내고 가을이면 또 다시 따뜻한 지역으로 찾아간다. 우리나라는 제주도를 비롯해 남해안 따듯한 지역에서 주로 발견되며 근래에는 충청도 계룡산이나 북한에서도 발견된다고 한다. 팔색조는 깃털의 색이 8가지로 아름다우며 울음소리도 매혹적이다. 서식지가 주로 발견되는 곳은 제주도, 보길도, 거문도, 거제도 등
<자료 제공: 환상의 섬 카페지기, 조류학자 윤무부>
<팔색조의 생태> (이화여대 생물학과 이현규 교수-작고)
Ⅰ. 서론
동양구의 動物에 대하여 9년간이란 장구(長久)한 세월(歲月)동안 Singapore를 근거지로 삼고 관찰과 채집에 열중했던 자연도태론(自然淘汰論)의 대가 Wallace가 팔색조(八色鳥)의색채를 평하여 美의 極致라고 격찬한 이래 팔색조는 世界의 美鳥로 알려지게 되었다. 이 아름다운 南方의 새가 우리나라에서 번식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은 1918년 5월 제주도 한라산 남측 중복에 무성한 삼림지대에서 당시 경성제일보통학교 조수로 있던 일본인 고교영조(高橋永造)씨에 의해 6마리가 채집된 후부터 였다. 또한 당시 경성제대 예과 동물학 교수겸 천연기념물보존회 위원이었던 삼위삼(森爲三)씨는한라산 남측의 삼림지대 저명한 동물의 번식지로 소개했었는데 이것도 팔색조가 거기서 번식하기 때문이었다.
해방후 1956年부터 1960年까지 野鳥硏究에 特別한 趣味를 가진 釜山의 李正雨君의 巨濟島를 위시하여 南海島·金魚島·珍島·濟州道等地의 답사로 八色鳥가 巨濟島에서도 繁殖한다는 事實이 아직 이루워지지 않고 있다.
筆者가 1960年과 1962年 2次에 걸쳐 國際鳥類保護會議에 다녀온 후 八色鳥의 繁殖地를 再確認하기 위하여 1963年과 1964年에 巨濟島를 爲하여 지리산·독도·제주도 등 지대를 조사하였다.
그 결과 거제군에서는 동남면의 노자봉과 가라산 일대의 계곡에서 둥우리를 발견하였고 제주도에서는 남제주군 서귀도읍과 중문면에 걸쳐 영실기압(오백장군)을 중심으로 한 1,200∼1,600M 일대에서 서식하는 것을 관찰하고 위의 두 곳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줄 것을 신청한 바도 있다. 지금까지 평안남도·황해도(장연)·전라남도(무주)등지에서 채집되었다는 기록이 있으나 해방 후 본토에서 채집된 기록은 전혀 없으며 서식 및 번식지는 남해의 도서지방에 한하고 있는 듯하다.
팔색조가 서식하는 주변의 식물 상 및 조류의 동류를 살펴보면 식물로서는 습기를 요하는 아열대성식물의 울창한 임상을 필수조건으로 하고 있으며 조류로서는 삼광조, ·큰유리새, ·호랑이빠귀, ·흰배지빠귀·숲새 등 습기와 어두운 곳을 좋아하는 새들을 동반하고 있음을 관찰할 수 있다.
Ⅱ. 형 태
팔색조는 팔색조과(Family Pittidae)에 속하는 아름다운 여름철새이다.
이마와 머리는 밤색바탕에 검은 줄이 세로 상당히 폭 넓게 뒤로 뻗어 완전히 보호색을 나타내고 있다. 이렇게 보호색을 갖추고 있는 머리로 바위 위에 지은 둥우리의 출입구를 막고 있어 뱀이나 기타 천적의 침입을 잘 막아내는 효과를 낸다. 꼬리는 짧기로 유명하고 땅위를 걸어 다니며 먹이를 찾는 새의 특징이기도하다. 꼬리의 빛깔은 검은색이나 끝부분은 어두운 하늘색이다. 목은 흰색, 가슴과 겨드랑이는 노란색을 띈 젖색이다. 그러므로 결국 적·갈·흑·백·황백·유황색·청 등의 팔색을 갖추고 있다.
날개의 끝 깃에서 안쪽으로 7번째 깃까지는 중앙부분이 흰색인 것과 날개 깃털이 19개인 것도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배의 가운데 부분으로부터 꼬리까지는 붉은색으로 아마도 적이 침입할 경우에는 경계 내지 위협의 효과가 있을 듯도 하다. 암컷은 수컷보다 약간 작으며 몸의 색이 어두운 편이다. 날개의 길이는 120∼125mm, 부리 등의 길이는 22∼27mm이고, 꼬리의 길이는 35∼44mm, 발목의 길이는 38∼42mm이다. 다리는 몸에 비하여 상당히 긴 편이다.
Ⅲ. 특성
겁이 많고 고독을 좋아하는 새로써 단독으로 땅위를 깡충깡충 뛰는 듯이 다니며 땅속의 지렁이 같은 먹이를 잡아먹고 둥우리를 가지고 와서 새끼도 기른다. 부리와 발로써 땅속의 지렁이를 찾아내며 갑충류도 먹는다. 시냇물 가에서나 나무의 중간가지 특히 계곡으로 드리워진 나무 가지에 앉아 휴식하기를 좋아한다. 그리고 적에게 발견되는 것을 피하기 위하여 항상 소리 없이 행동한다. 행동은 대단히 민첩하며 위험을 느꼈을 때는 멀리 숲을 벗어나 숲 위를 비회 할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는 사람에게 5m 이내로 접근하는 경우도 있다.
울음소리는 닭의 울음소리처럼 멀리까지 잘 들린다. 일기도 좋고 풍향이나 지형에 따라서는 10리 밖에서도 들을 수 있을 정도이다. 발정기에는 「호객」·「호객」하고 울며 자웅이 동일하게 자주 울고 한 마리가 울면 반드시 이에 반응하는 울음소리가 들린다.
육추기에는 좀처럼 울음소리를 내지 않으며 이때 간혹 내는 울음소리는 자웅구별이 용역해진다. 암컷의 울음소리는 수컷의 소리보다 흐려지고 깨어진 소리가 섞여 들린다.
그 밖의 소리로서는 이상한 것을 발견하였다든지 의심스러운 일이 생겼을 때는 목을 상하로 올렸다 내렸다 하며 꼬리도 상하로 움직이면서 「피욱」하고 한번 크게 소리를 지른다. 그래도 의심이 풀리지 않을 때는 계속적으로 반복한다.
Ⅳ. 분 포
한국·일본·대만·보루네오·마래반도 등에 분포되어 있다. 보루네오와 마래반도에서 우리나라에 온다. 대만에는 많이 오는듯하나 일본과 우리나라에서는 상당한 희귀이다. 일본에서는 사국과 구주에서 번식하고 우리나라에서는 거제도와 제주도에서 번식한다.
Ⅴ. 도래기
거제도에서 얻은 결과로는 5월 10일부터 5월 25일까지 우리나라에 도래하여 야간에 도착하는 듯하며 계절풍은 여름철새의 이동에 도움이 된다. 이주비행(Migration flight)을 할 때는 떼를 지어 와 가지고 현지에 도착하면 과거에 살던 곳으로 분산하는 것은 제비와 비슷하다. 산란의 경험이 있는 쌍은 작년에 살던 곳에 오자 곧 발정을 하며 둥우리 짓기에 바쁘지만 만약에 환경에 이상이 있거나 미심스러운 것이 발견되면 하늘높이 비행하면서 지형을 정찰한다. 때때로 숲속을 뚫고 나오기도 하며 나무 위를 나르며 자기의 위치를 확인하는 것으로 보아 절대 안정감을 얻어야 둥우리를 짓는 것이 분명하다.
과거에 산란의 경험이 없던 쌍은 둥우리 지을 위치를 정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요한다. 우리 나라를 떠나는 것은 제비와 같은 시기인 10월이다.
Ⅵ. 번 식
발정이 시작된 암컷은 소리 높이 운다. 수컷은 이에 ‘호’하는 것이 보통이며 과거에 짝이었던 쌍은 그대로 부부로서 새끼를 치며 만일에 자웅 가운데 하나가 죽거나 또는 실종되었을 때는 울음소리에 ‘호’ 하는 상대자와 만나 애정을 확인한 후 부부가 된다.
(1) 영소
과거에 부부였던 팔색조는 도착과 동시에 영소를 위한 재료운반에 여념이 없으며 정상적일 때에는 10여일 이면 마치 숯 굽는 굴과 비슷한 둥우리를 완성한다.
a. 둥우리의 위치
둥우리는 95%가 바위 위에 지으며 가장 대표적인 예는 지상 1∼2m 높이 되는 곳의 전방이 트이고 계단으로 된 바위 위에 짓는다. 더 낮은 곳에 짓는 예도 있고 45°정도의 비탈에 지은 것도 관찰하였고 습기가 많고 어두운 언덕에 둥우리를 설치한 예도 있다.
팔색조가 택하는 집짓기위치를 살펴보면,
①한적하고 인적이 없는 곳
②습기가 많은 곳
③어두운 곳
④계곡을 이룬 곳
등의 구비한 곳을 택하고 둥우리 옆에 있는 출입구전방에는 둥우리 주변의 이상 유무를 정찰하기 좋은 나뭇가지가 있어야 하는 점 등이다.
b. 둥우리의 재료로서는 나뭇가지 가랑잎·마른솔잎·이끼 등을 사용하며 나뭇가지로 기틀을 잡고 풀 덩굴로 바닥과 천정을 얽은 후 마른 솔잎으로 내부장치를 한 다음 푸른 이끼로 지붕을 덮고 나뭇잎, 나뭇가지 등으로 적당히 배치하여 환경과 잘 어울리게 완전위장을 끝마친다.
그리고 출입구는 팔색조의 몸 크기에 비하여 작게 만들고 간신히 몸이 들어갈 수 있도록 되어있는데 이것도 둥우리가 적에게 발견되지 못하게 하는 방법일 것이다.
그뿐 아니라 포란이나 육추기에는 출입구를 몸소 자기의 두부로써 방어하는 것은 팔색조가 얼마나 영리한 새라는 것을 말해 준다. 앞서 형태에서도 말한바와 같이 팔색조의 두부는 밤색바탕에 검은 줄이 있어 완전한 보호색을 나타내고 있다. 아마도 팔색조의 천적은 뱀류 일 것이다. 나뭇가지에 지은 새집에도 습격하는 뱀들이 암판 위에 지은 팔색조의 둥우리는 엄지가 있을 때는 침입할 수 없겠지만 자웅이 교체할 때 또는 먹이를 찾으러 나갔을 경우에 더 잘 침입할 우려가 없지도 않은 것이다. 엄지가 부재중에 뱀의 침략을 당했을 때 엄지가 돌아오면 아마도 결사적인 전투가 벌어질 것이며 뱀이 패주할 것도 짐작이 된다. 그 이유는 조류의 일반적인 강렬한 모성애와 특히 팔색조에는 복부에 적색깃털이 꼬리까지 있어 경계 내지 위험 색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소작업은 자웅이 공동으로 담당한다.
(2) 산란
관소작업이 끝나면 앞가슴과 배로서 알을 낳아야 할 둥우리 바닥을 문질러서 곱고 아늑한 환경을 만든다. 이 시기는 발정기에 있으므로 빠른 것은 6월 1일경에 교미를 시작하고 6월 10일경에는 산란하게 된다. 그해에 새로 만난 쌍은 약혼기간(?)이 있음인지 산란이 10∼20일 늦어지는 수도 있다. 산란기가 일정치 않은 다른 이유로는 체질·건강·환경의 불합리로 조소가 늦어지는 것 등을 들 수가 있다. 또한 짝을 찾아 헤매는 일도 있고 암컷 하나의 애정을 독점하려는 수컷들의 쟁탈전도 벌어진다. 팔색조는 투기력이 강한 탓인지 자기가 둥우리를 만든 지역에 다른 쌍의 침범을 허락하지 않아 한 골짝에 한 쌍 만이 살고 있는 사실은 크게 주목할 만한 일이다. 산란 수는 4∼8개이며 알의 크기는 장경이 25∼27.5㎜이고 단경이 19.7∼22.5㎜이다.
알의 색깔은 흰색바탕에 갈색 반점이 있다. 매일 한 개의 산란은 드물고 3일에 2개를 낳는다. 건강이 좋지 않거나 일기불순으로 먹이를 제대로 섭취 못하면 산란이 지연되는 수도 있다.
(3) 포란
포란 시기는 16∼18일간으로 추측되며 자웅이 교체로 포란 하지만 암컷이 장시간 포란 한다. 알을 2∼3개만 낳으면 포란을 시작하고 한번 알을 품으면 1일 1∼2개의 먹이를 찾으러 나가는 일밖에는 둥우리를 떠나지 않는다. 한번 먹이를 찾아 나가면 상당한 시간을 보낸다.
또한 포란 기간 중 먹이를 구하러 나온 짝은 둥우리가 있는 지역 내를 울면서 배회함을 관찰할 수 있다. 이것은 아직도 발정의 정열이 식지 않았음인지 또는 습성인지는 알 수 없으나 부화 후 육추기간 중에는 울음소리가 줄어드는 것으로 보아 전자의 발정관계인 듯이 생각된다.
(4) 육추
포란 기간이 지나 부화가 시작되면 처음 포란을 시작한 알부터 부화된다. 1∼2일이 경과되면 엄지는 새끼를 먹여 기를 지렁이를 구하러 나간다. 부화직 후의 새끼는 발가숭이로서 다른 새 종류의 새끼보다 눈언저리가 불룩하게 튀어나온 것이 특징이며 약 7일을 경과하면 눈을 뜨기 시작한다.
깃털은 날개깃부터 나기 시작하여 약 3주간 경과하면 둥우리에서 일어서게 되고 출입구 밖으로 머리를 내밀기도 한다. 약 5일을 더 경과하면 먹이를 구하러 나간 엄지를 출입구에 나와 기다리기도 한다. 어릴 때는 「삐―」·「삐―」하고 울며 자라남에 따라 소리가 탁해진다.
또 한 가지의 특징은 다른 새들은 대개 깃털이 다 날 때는 이미 체구나 체중이 엄지와 같이 되지만 팔색조는 깃털이 다 나도 엄지에 비해서 3/4이하밖에 되지 않으며 2주일쯤 더 자라야 엄지와 같은 크기로 된다. 깃털의 색깔도 무늬나 색채가 엄지와 동일하나 한번 털갈이를 할 때까지는 색도가 희미하다가 털갈이가 끝나면 광택 나는 선명한 깃털로 바뀐다.
산란일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부화에도 3, 4일을 요하게 되며 너무 늦게 부화된 것은 발육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하여 결국 분추의 시기에 낙오되어 폐조가 되고 마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애정률에 있어서는 대체로 한 둥우리에 한 알 정도가 무정란이나 그 이상 3알까지 부화하지 않고 마는 수도 있는데 이러한 것은 산란의 경험이 없는 쌍인 것 같다. 성장은 빠른 편이며 체온은 40∼42°C를 나타내어 다른 새보다 높다.
Ⅶ. 식성
현재까지의 식성조사로는 순전히 동물성만을 섭취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식이 동물의 순위를 보면 (1)지렁이로서 육추기에는 물론 일생을 통하여 주식으로 하며, (2)갑충류(거제도 방언:핑게)를 좋아하고, (3)자벌레(방언:에누리)도 간혹 먹는다.
이와 같은 동물성 먹이를 위하여 주로 계곡의 숲속과 물이 흐르는 곳을 중심으로 활동한다. 다시 말하면 숲이 울창하고 아래로는 항상 습기가 있어 지렁이, 곤충류가 많은 곳은 팔색조의 좋은 서식처가 될 것이다.
여기 특기할 것은 웅덩이에 고인 물이나 냇물에는 살모사·유혈목이 같은 뱀들이 모이는데 뱀을 싫어하는 팔색조의 서식처가 되어 있는 것은 퍽 "아이러닉"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1969년 8월 거제도에서의 팔색조의 식성조사 때는 위속에서 바닷말(해조)로 추측되는 반쯤 소화된 식물이 발견된 일이 있는데 이것은 현재까지 풀리지 않는 의심의 대상이 되어 있다.
Ⅷ. 천적
팔색조는 산간계곡의 편평한 들 위에 둥우리를 지으므로 돌 위로 잘 기어 다니는 뱀은 가장 큰 천적이 될 것이다.
포란이나 육추하는 동안에는 암·수가 교대로 둥우리를 지키며 머리의 보호색을 이용하여 출입구를 방어한다고 하더라도 먹이를 구하러 나가는 일도 있고 본래 한번 나가면 상당한 시간을 밖에서 보내는 습성이 있으므로 뱀류의 침범을 받을 가능성이 많다. 위에서도 말한 바 있지만 팔색조하복부의 붉은 색깔은 뱀류에게 경제적 효과가 있겠다는 가설 하에 「그림1」과 같은 실험 상자를 만든 후 「능구렁이」와 「유혈목이」를 넣고 어느 색깔의 구간에 잘 찾아 들어가는지의 여부를 1964년 10월 14일부터 날마다 기록일지에 기입하며 실험하였다. 매일 아침 9시에 조사한 과거 1개월 반의 통계를 보면 파랑(19회), 빨강(17회), 주홍(14회), 보라(10회), 초록(7회), 남색·노랑·흰색(각 4회)의 순으로 되어 있어 예상과는 달리 빨강에도 자주 들어가는 결과를 나타내는 뜻 하나 이것은 이미 동면기에 들어가 있는 관계로 정상적인 행동으로 볼 수 없는 점과 적자의 위치가 광선이 오는 쪽에 빨강의 구간이 있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러한 실험은 뱀들이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는 시기에 야외에서 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1964년 11월 11일 기하여 나뭇가지에 앉힌 팔색조 박제표본을 상자 중앙에 넣고 뱀의 행동을 관찰하였다. 과연 동면상태에 있던 뱀들이 아연 긴장한 듯이 움직이며 머리를 들고 팔색조를 응시하는 듯이 바라다보기도 하고 때로는 접근하기도 하였으며 대부분의 경우는 밝은 곳을 찾아 포복하는 행동을 취하였다. 투쟁 또는 도피의 행동이라면 너무 지나친 결론 같지만 여하간 팔색조의 표본만으로는 뱀류를 상당히 긴장시켰다는 것만은 사실이다.
Ⅸ. 결론
팔색조는 보호색과 경계색을 겸유한 새라고 생각된다. 뱀·기타의 천적을 막기 위하여 관소할 때 출입구를 작게 만들어 두정으로 막고 있는 사실이나 홍수에 대비하여 둥우리 밑바닥은 굵은 가지로 쌓아 둥우리 밑으로 물이 흐를 수 있게 만든 것 또는 둥우리의 위치를 약간 경사진 곳에 택하여 물이 둥우리 밑에 고이는 일이 없도록 단계로 되어있는 바위에 자리 잡는 것 등은 지능적이라 생각된다.
팔색조는 우리나라에서 한번 번식하고 열대지방으로 내려가면 거기서 또 한 번 번식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두 번 번식할 수는 없는지 그 생태학적 관찰은 자못 주목을 끌게 하는 바가 있다. 미려하고 희귀종인 만큼 천적으로부터의 보호에 각별한 주의를 해야 할 것이며 하루 속히 그 번식지가 천연기념물로 추정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Ⅹ. 적요
1. 팔색조(Pitta brachyura nympha)는 Borneo·말레이반도 등지에서 우리나라에 오는 여름철새로서 5월에 도래하여 10월까지 서식하며 번식한다. 산란은 6월10일경이다.
2. 거제도와 제주도에서 번식하는 것이 재확인되었다.
3. 서식지는 울창한 임상을 필수조건으로 하고 있으며 삼광조·큰유리새·호랑이빠귀·흰배지빠귀·숲새 등 습기와 어두운 곳을 좋아하는 새들을 동반하여 내도한다.
4. 식성은 동물성으로 지렁이·곤충 특히 갑충류를 잘 먹는다.
5. 관소재료는 나뭇가지·가랑잎·마른 솔잎·이끼 등으로 무덤 비슷한 둥우리를 만들고 비교적 작은 출입구를 측면에 낸다.
6. 둥우리의 위치는 계곡을 이룬 한적하고 습기가 많고 어두운 곳을 택하여 출입구 전방에는 주변을 정찰한 나뭇가지가 있는 곳을 정한다.
7. 전해에 왔던 부부가 오는 것도 있고 우리나라에 와서 짝을 구하는 것도 있다.
8. 산란 수는 4∼8개이고 알의 크기는 장경이 25∼27.5㎜이고 단경이 19.7∼22.5㎜이다.
9. 포란기는 16∼18일간으로 추측되며 암·수교대로 포란하나 암컷의 포란 시기가 더 길다.
10. 육추를 위한 먹이도 교대로 지렁이를 물어다 먹여 기른다.
11. 뱀은 팔색조가 가장 경계하는 천적이나 뱀도 팔색조의 엄지를 무서워한다.
이에 대한 실험을 위하여 별지 사진과 같은 실험 상자에 팔색조 박제표본을 넣고 관찰하였다. 팔색조표본을 본 뱀(능구렁이·유혈목이)들은 아연 긴장하여 접근 또는 도피하려는 행동을 취하였다.
아래 사진은 충청도 계룡산과 진도에서 촬영한 것임.(자료제공 충청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