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인사
“어둠 속에 앉아 있는 백성이, 큰 빛을 보았다.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고장에 앉아 있는 이들에게, 빛이 떠올랐다.” (마태 4,16)
2022년 새해에 주님의 은총의 빛이 어두움을 비추기를 기원합니다. 마태오는 이사야의 예언(이사 9,1)에 따라 질병과 장애와 가난으로 어둠 속에 앉아 있던 백성들이 예수님을 통해서 구원의 빛을 보며 실현되었다는 사실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어두움을 탓하기보다는 한 줄기 빛을 밝히는 편이 낫다”는 격언대로 어두움이 심할수록 예수님의 빛을 비추는 우리의 역할이 절실한 할 때입니다. 올해도 3년째 코로나로 인해 병고로 고통받는 환자들과 의료진들, 상점 문을 닫아야만 하는 이웃들이 겪는 암담한 현실이 마음을 무척 무겁게 내리누르고 있습니다. 고통과 어두움 가운데서도 복음을 실천하는 교우들이 한 줄기 희망의 빛을 비추고 있습니다.
이용훈 주교님은 가톨릭신문과의 신년 대담에서 아시아에 빛을 비추는 역할을 강조하셨습니다.
“전 세계 가톨릭 신자 비율은 17.8%인데, 아시아 교세는 3.4%에 불과합니다. 아시아는 오래된 종교와 이념, 정치, 경제 문제로 많은 어려움과 고충을 안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시아에서 작지만 발전하는 지역교회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평신도들의 손으로 이룩한 한국 교회는 열심한 신자들의 신앙 전통과 상대적으로 풍부한 자원을 갖고 있습니다. 교황청에서도 아시아의 복음화를 위해 한국 교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아시아교회를 돕는 일에 아직 미흡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교구나 수도회에서 아시아에 선교사들을 파견하고 복지사업을 펼치고 있고,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 등에서 연구 활동을 하고는 있지만,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한국 교회의 여러 본당과 기관들이 아시아의 가난하고 열악한 선교 지역과 자매결연을 맺고 지속적으로 교류하는 등 아시아교회와 서로 협력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나가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교회는 예수님의 말씀대로 실천하면 활발한 생명력을 유지하지만, 실천하지 않으면 쇠락한다는 것이 역사적 경험입니다. 가난과 질병으로 어둠 속에 앉아 있는 아시아 지역 교회에 복음의 빛을 비추기 위해서 선교하고 나눔을 실천한다면 한국 교회는 현재의 문제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동력을 회복하게 될 것입니다.
한국 교회가 아시아의 어두운 지역에 빛을 비추기 위해서 우선 관심을 갖고 교류하며 연대하려는 노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제는 각 본당에서도 아시아의 가난하고 열악한 선교 지역에 관심을 갖고 자매결연 활동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교류하기를 바랍니다. 지난해 김대건 신부님의 희년을 기해서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과 직암선교후원회가 아시아 25개 선교 지역과 자매결연을 맺고 지속적으로 후원하는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교우들이 아시아 선교 지역을 방문하고 봉사 활동을 하며, 어두움 속에 앉아 있는 이웃들에게 그리스도의 빛을 비추기를 기원합니다.
김동원 비오 신부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