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1장,
( 1 )
강대호는 두 여자가 구속되는 것을 보면서도 마음이 무겁고 뭔가 뒤통수를 심하게
얻어맞은 것처럼 머리가 무겁고 기분이 더럽다는 생각을 한다.
자신의 아들이 아니라고 어느 한 순간이라도 의심을 해 보지 않았다.
오윤희가 절대로 그런 사람이라는 것을 상상조차 하지 않았고 오히려 가슴
한 편에서는 자신으로 인해서 결혼생활이 파탄 난 것에 대한 죄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던 강대호다.
강대호는 오윤희와 이야기를 했던 대로 이십억이라는 돈을 해 주려고 오윤희에게서
받은 서류를 들고 변호사와 상의를 하고 회사로 돌아온다.
회사 책상위에 누런 서류봉투의 속달이 도착해 있었다.
무엇인가 하고 살펴보아도 보낸 사람의 이름도 없는 것이다.
이상한 생각으로 봉투를 열어본다.
안의 내용물이 상당한 분량이다.
그 안에서 오윤희와 또 다른 여자의 사진이 나온다.
“누구지?
오윤희하고 이 여자는?”
의아한 생각을 하며 그들이 갈비 집에서 둘이서 갈비를 먹는 모습과 다정하게
찻집에서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본다.
테이프와 녹취를 한 녹취 문이 상당한 분량으로 들어 있다.
강대호는 사무실에서 아무도 들어오지 말라는 말을 하고 서류를 살펴보며 점점
더 얼굴이 흑색으로 변해간다.
허신애!
누구인가?
잠시 선을 보았던 허선배의 여동생이 아닌가?
그런 그녀가 그렇게 무섭게 앙심을 품고 있을 줄이야 상상이나 했을 것인가?
앙심을 품을 일이던가?
강대호는 밤이 이슥하도록 깊은 생각 속에 빠진다.
그대로 용서할 수는 없는 일이다.
누가 보낸 것인지 알 수없는 서류지만 그녀들의 음성이 고스란히 녹음이 되어
있는 테이프와 중요한 부분들을 녹취를 한 녹취 문이다.
더욱이 용서할 수 없는 허신애의 모든 행동들이다.
자신 혼자서 부족해서 오윤희를 미끼로 자신에게 앙가픔을 하고 사기를 치려고
한 허신애를 그대로 용서하기엔 너무 가증스럽고 죄악이 크다는 생각을 하고
경찰에 고발을 한 것이다.
허신애가 자신에게 그렇게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강대호는 허선배를 만난다.
이미 허신애가 경찰에 연행이 되었다는 것을 알고 경악을 하는 가족들이다.
“자네 무슨 이유로 신애를 고발을 한 것인가?”
허선배는 강대호를 보자마자 화를 낸다.
“선배님!
동생이 제게 어떤 짓을 했는지 아무것도 알지 못하십니까?“
”내가 어떻게 알 수가 있겠나?
무슨 일이기에 경찰에 연행까지 되어야 하느냔 말이야?“
강대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녹취록의 사본을 내어준다.
잠시 녹취록을 읽어보던 허선배의 얼굴엔 핏기가 사라진다.
“그래도 제가 참아야 한다는 말을 하지 못하시겠지요?
세상에 선을 보고 인연이 아님을 알고 싫다고 한 것이 죄란 말인가요?
선을 보면 무조건 다 자신의 뜻에 따라야 한다는 것인가요?
어떻게 남의 가정까지도 파괴를 하려는 생각을 하는 것인지 도저히 용서할
수 없습니다.“
”할 말이 없네!
우리 신애가 그런 아이라고는 생각을 하지 못했네!“
허선배는 고개를 숙이며 용서를 청한다.
강대호는 다시 뭔가를 꺼내어 허선배 앞으로 놓는다.
“이것을 전해드리지 않을까도 생각해 보았습니다만 아직 동생분에 대해서
모르시는 것이 많으신 것 같아서 드리겠습니다.
조용하신 곳에서 잘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그럼 저는 이만 돌아가겠습니다.“
강대호는 원본의 테이프를 복사해서 가지고 온 것을 전해준다.
녹취록은 고발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만 녹취 문을 작성한 것이고 허신애의
모든 행동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녹음이 되어있는 것이 녹음테이프다.
강대호는 허신애의 행동 하나하나를 용서할 수가 없다.
매달 대주는 오윤희의 생활비속에서 반을 갈취한 행동들도 어이없고 모든 것을
자신과 반씩 나누어야 한다는 허신애가 가증스럽고 욕지기가 난다.
그런 여자와 단 한순간이라도 함께 마주보고 앉아 차를 마셨다는 것 자체가
속에서 울화가 치밀어 오르고 속이 뒤틀린다.
허신애에게 끌려 다니면서 자신을 괴롭히고 아내에게 씻지 못할 상처를 준
오윤희 또한 용서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을 누가 보낸 것인지 알 수가 없다.
허신애와 관계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오윤희와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인지조차
짐작을 할 수 없는 강대호다.
누군가 알 수만 있다면 다만 얼마간이라도 사례라고 하고 싶다.
그러나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하는 것인지 모든 것이 타이핑이 되어 있는
글씨고 하다못해 그 어떤 작은 흔적조차 발견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자신을
숨기고 있는 서류들이다.
박중환은 이제 그 모든 것을 잊는다.
윤창민은 본래의 이름이 아니다.
윤창민이라는 잠시 다녔던 거래처의 회사일 뿐이고 회사 사장의 이름을
도용한 것이다.
그 모든 것을 박중환과 완벽하게 처음부터 계획을 한 일이다.
이제 윤창민 또한 꼬리도 없이 완벽하게 사라져버렸다.
그가 누구인지 허신애는 찾아낼 수도 알아낼 수도 없을 것이다.
한밑천 톡톡하게 거머쥐고 외국으로 달아났고 그가 누구인지도 짐작조차 할
수없는 허신애는 그 많은 빚을 떠안고 살아가야 할 것이다.
자신이 남을 등쳐먹고 남의 가정을 파괴하려고 했던 허신애에게 당연한 응징이고
보복이라는 생각을 하는 박중환이다.
박중환은 자신의 수중에 있었던 모든 것들을 남김없이 모두 강대호 앞으로 보내고
나서 그 일에 대해서 잊어버린다.
남은 일은 강대호가 어떻게 처리를 할 것인가에 달렸다.
그러나 그 또한 아무런 관심도 갖지 않기로 한다.
박중환은 행여 자신의 지문이라도 남겨져 있을까 싶어서 모든 서류들과 물건들을
알콜 솜을 해서 몇 번이고 깨끗하게 닦아낸다.
더 이상 더러운 인간들을 생각하고 싶지 않고 그 정도로 타격을 주었으면 허신애는
더 이상 인간 구실을 하지 못하고 살아가리라는 생각을 한다.
강대호에게 그런 마음을 먹지 않고 살아간다면 아마 벌써 잊어버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처음엔 직장을 잃는 것이 힘들고 고통스러웠지만 그로 인해서 더욱 좋은 직장을
얻을 수 있었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면서 살아가게 되었기에 허신애라는
존재를 잊어버렸을 것이다.
그런 허신애가 하고자 하는 일들을 그대로 봐주기에는 너무나 여러 사람이 다치고
더욱 자신이 존경하고 있는 회사의 사장님의 일이기에 도저히 용납을 할 수가
없는 일이다.
박중환은 이 일로 인해서 사장님 앞에 나서기도 싫고 사장님의 사생활을 자신이
알고 있다는 것을 알려지기도 싫다는 생각이다.
다른 직원들과 아무런 차별이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일을 하고 싶다.
글: 일향 이봉우
첫댓글 잘보고갑니다..~~
잘읽었읍니다
즐감!!
감사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