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적(盜賊)이 판을 치는 세상, 어떻게 할 것인가?
賊 : 지금 우리는 도적이 판을 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도적은 재물을 훔치는 자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진실을 왜곡하고, 책임을 회피하며, 공동체의 신뢰를 서서히 무너뜨리는 존재들입니다. 이들은 음지에 숨지 않고 오히려 공공연하게 질서를 흔들고 있습니다. 정직과 상식이 흔들릴 때, 도적은 더욱 활개를 치게 됩니다. 우리 사회가 용인하고 방치하는 사이 ‘그들은 온갖 권력을 다 차지’했습니다.
反 :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들이 오히려 세상을 호령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잘못을 저지른 자가 도리어 정의를 말하며 정당성을 주장합니다. 피해자를 가해자로 둔갑시키고, 사실을 교묘히 뒤틀어 여론을 바꿉니다. 책임을 전가하는 기술은 점점 정교해지고, 민중들은 쉽게 혼란에 빠집니다. 이 과정에서 진실은 힘을 잃고, 목소리 큰 자가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이른바 ‘적반하장(賊反荷杖)’의 구조가 일상이 되었습니다.
荷 : 그렇다면 이런 현상 앞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평범한 분노나 비난만으론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없습니다. 냉철한 이성으로 사리를 분별하는 힘과 흔들리지 않는 판단이 필요합니다. 거짓의 소음에 휩쓸리지 않는 내적 기준이 필요합니다. 진실과 거짓을 판별하는 혜안이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이를 외면한다면, 우린 또 다른 방관자가 됩니다. 결국 주권의식이 결여된 사회는 ‘방향을 잃고 떠돌 수밖에’ 없습니다.
杖 : 적반하장이 판을 칩니다. 이런 때일수록 옳은 것을 옳다고 하고, 그른 것을 그르다고 말하는 힘은 필수입니다. 따라서 지금 들어야 할 것은 회초리(回初理)입니다.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와 기준을 훼손하는 자들과 집단들에게 추궁해야 합니다. 그래야 공동체가 항구적으로 발전하고 보전될 수 있습니다. 세상을 바로 세우는 일은 거창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나 둘 올곧은 마음이 모일 때 나라는 유지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