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
제주에 가서 들었던 말중에 지금도 생생히 기억나는 말은 올 때는 자유롭게 왔지만 갈
때는 마음대로 갈 수 없는 게
제주도라는 현지사람들의 말이 떠오릅니다. 그만큼 날씨의 변덕이 심하고 바람이 부는
날이 많아 나온 말이겠지요..
특히 카약같이 날씨나 바람 그리고 파도에 민감한 투어는 많은 지장을 받곤 하는데,
그나마 본 섬이 동서남북 중 한곳
정도는 바람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여 다행이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국토 최남단인 마라도를 가려고 수시로 노리고 있었는데, 겨울철 날씨가
예전보다도 더 않좋은 날들이 많아
날 잡기에 많은 노력이 들었습니다. 되도록 주말을 이용해 여러 분들과 함께 가려는
생각은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었고
날씨만 좋다면 마라도만을 겨냥해서 단번에 치고빠지는 전략을 세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동안 여러 차례 도전하고자
벼르던 분들께는 먼저 다녀오게 되어서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잘아시는 바와 같이 마라도는 년중 계절풍이 머물고 지나가는 섬이기에 바람의 언덕이며
바람의 왕국으로 표현되는
곳입니다. 제주에서도 더욱 극성스로운 곳으로 하늬바람, 샛바람, 마파람, 갈바람
등등..
그러기에 옛적에는 심한 기후변화와 높은 파도 그리고 바람 등등 요인 때문에 접근성이
어려워서 금섬이라고 불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마라도를 카약으로 가기 위해서는 적어도 조류, 바람, 파도 등 세가지 요인이 맞아야 갈 수가
있다고
하는 것도 이런 악조건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겠지요..
하여튼 물때를 맞추어 조금이나 무시 때 가급적 조류가 약한 날과
시간대를 잡아야하고..
바람과 파도가 그 기간동안 좋다면 가는 것이고 아니면 또 다음 기회를 노려야하는
기다림에 세월을 보내야 하는데,
이번에는 그 기회를 잡은 것 같아 드디어 출발을 하게 되네요..
마라도..!! 정말 갈 수 있을지..
제주 하모해수욕장에서 론칭준비를 합니다.
이번에 함께 하실 카약커들은 제주 현지에 올레카약님, 그리고 서울서부터 카풀한
하프카약커님, 제주에 혼자 내려와 합류하신
달빛풍경님 이렇게 네명이 모였습니다.
서귀포에서 게스트하우스와 투어카약을 안내하시는 올레카약님.
제주에 내려가면 항상 많은 도움을 받곤 합니다.
하프카약커님.
달빛풍경님.
산유화.
모두 주말보다는 주중에 시간을 내실 수 있는 분들이시네요..^^
12시30분 되어서야 마라도를 향해 힘찬 출발을 합니다.
하모해변과 가파도 사이에 한차례 조류를 넘었습니다.
가파도 서단을 지납니다.
가파도 남단에서 잠시 카약을 모아 휴식을 취하고.. 출발 1시간반 정도
지났습니다.
다시 마라도를 향하여..
점점 가까워지는 마라도.
그러나 조류와 파도는 거세게 출렁이며 롤러코스트를 타게 합니다. 잘못하면 배멀미가
날판..
지금도 이 정도니 사리때나 파고가 높을 때라면 상상하기 조차
어지럽습니다.
그래도 지금 정도면 짜릿하기는 하지만 모두 재미있어 하는 눈치라 역시 배테랑
카약커들이시네요..^^
마라도 살레덕선착장 부근에 많은 관광객들.
평일임에도 많은 관광객들이 와서 섬속의 섬 마라도의 봄을 즐기고 있습니다.
마라도 지형도.
마라도 동단쪽은 파도가 거칠어 카약을 댈 엄두도 못내고..
마라도 최남단.
마라도 남단과 서단의 주상절리와 해식동굴들.
폭포까지 있네요..
서단에 있는 마라도선착장.
마라도여객선은 주로 살레덕선착장을 이용합니다.
마라도 선착장들이 카약랜딩하기에는 불편하고 해서 내리지 않고 일주만
하기로..
마침 코스모스님이 친히 전화를 주시면서 마라도에 랜딩하기보다는 가파도로 나와서 편안히
자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주셔서 시간도 있으므로 내일 부담을 덜기 위해서 가파도까지 가기로 합니다.
감격의 마라도 일주를 마치고 오후 3시50분쯤 다시 가파도를 향해서
저어갑니다.
마라도에서 가파도로 갈 때는 올 때보다는 조류나 파도가 조금
약했습니다.
정조때라 그런건지..
오늘 하루 묶어 갈 가파포구.
가파도 지형도.
가파도에 유명하다는 짬봉집.
그러나 시간이 늦었는지 문을 닫았습니다. ㅠㅠ
그리고 더 유명한 가파도 민박집.
용궁정식한상이 유명한 집으로 관광객들에게도 정평이 나있습니다.
평일이라서 대접도 잘받고 2인실 방 하나에 삼만원 정도로 비교적
싸네요.
주말이나 성수기때는 더 비쌀 듯 합니다.
여사장님이 직접 음식을 만들며 40년간을 운영해 오셨다고..
가파도에 오시면 꼭 들려보세요. 맛깔스럽고 모두 천연재료들이라 아주
싱싱합니다.
특히 연세에도 불구하고 미모와 몸매까지도 갖추셨으니
대단하시네요..
우리를 보고 연신 장군들이라면서 그렇게 험한 바다를 조그만 카약으로 왔다고 감탄을
하십니다.
오늘 20km 정도 탔는데도 조류와 파도를 헤치고 오는 바람에 모두들 뻐근하고 운동이
좀 된듯 싶습니다.
그래도 마라도일주를 했다는 사실에 모두들 기쁨을 만끽하고 보람도
느끼고 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최서단 격렬비열도, 최동단 독도, 최남단 마라도까지 삼지점을 카약으로
찍은 날이기도 합니다.
가파도에서 잘자고 잘먹고 편안히 휴식후 다음날 오전 8시반에 하모해변을 향해
출발합니다.
날씨는 어제보다는 바람이 조금 더 불어옵니다. 4m/s
정도의 동풍.
가파도 동쪽으로 나가면 파도가 더 거세다고 어제 온 서쪽으로 가자고 올레카약님이
조언을 주셨는데, 조금때이고
안가 본 동쪽편도 가보고 싶어 그냥 진행하기로..
역시나 어제와는 다르게 동쪽편은 파도가 거칠게 요동칩니다.
대부분 너울성 파도이지만 가끔은 백파가 때려 카약의 중심을 못잡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번 마라도투어 중 가장 험한 파도였고 고비였습니다.
어제 마라도에서 가파도까지 아주 잘 나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폴딩카약의 안정성에 많은 덕을 봅니다.
높은 파도를 오르락내리락 롤러를 타면서도 높은 안정성을 유지해
줍니다.
특이 내가 탄 슈페리어480은 스피드도 고형 못지 않아
놀랍습니다.
비록 오래되고 상처투성이긴 하지만..ㅎ
하모해변 거의 다와 바다가 평온을 되찾자 해녀분들도 나와서 물질을 하고
있습니다.
사람을 만나니 어찌나 평화로운 마음이 드는지 인사를 주고 받습니다.
오전 9시50분경 마라도 일주를 무사히
마치고 하모해변으로 돌아왔습니다.
하늘이 허락하여 다녀왔습니다.
뒤돌아서니 벌써 꿈과 같은 물길이 되어버렸지만 마라도의 모습이 뇌리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거친 파도가 감도는 마라도.. 언제 또 갈 수 있을지..!!
한반도 최남단 손바닥만한 섬
선착장 바닷가에
내가 쌓아놓은
돌탑
파도야, 제발
그 돌탑 쓰러뜨리지 마라
우리
바다 지켜달라고
소원 담아 쌓은 탑이란다.
꿈속에도
마라도 그 돌탑
생각뿐이다 <파도야, 그 돌탑을 - 정용원>
* 3/15 : 하모해변 --> 가파도 --> 마라도 -->
가파도 <약 20km>
3/16 : 가파도 --> 하모해변 <약 7km>
첫댓글 제주도 마라도를 다녀오셨군요... 겨울에 다녀오려다 날씨때문에 포기한 곳인데 ㅠㅠ 함께 하지 못 해 아쉽고 부럽습니다. 산유화님 후기를 보니 다음에는 꼭 가고 싶네요.
기회되시면 꼭 다녀오세요. 감사합니다
마라도 투어 아무나 할수없는 곳 맞습니다
자연조건이 맞아야 하는곳
큰 궤적을 남기셨네요
수고 하셨습니다
날씨가 많이 도와줘서 다녀왔습니다. 감사합니다
ㅉㅉㅉ 산유화님~ 드디어 마라도 투어 성공했군요.
전 개인적으로 제주도 투어는 못했습니다. 후기 읽는걸로 대리 만족해야겠네요~
감사합니다. 스왐님이 못갈 이유는 없을듯 합니다. 가셔서 멋진 그림작품 하나 만들어 오세요..ㅎ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뭔가를 족적을 남기려는 것은 삶의 이유이기도 합니다. 동서남북으로 압록강에 카약 띄울날을 기다려야겠습니다.
반드시 하겟다는 것보다는 즐겁게 하다보니 하게되는 식으로 살고 싶습니다..ㅎ 그러면에서 잘 맞는 면도 있는 것 같네요..감사합니다.
와우! 멋진 후기 잘 보았습니다. 마라도에 랜딩 안 하고 가파도에 머무는 게 정답이군요... 역시 고수에겐 배울 게 많습니다^^
아휴.. 고수는 아니구요..ㅎ 날씨가 좋아서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물에서 뵈올날을.고대합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너울과 파고 사진만봐도 오금이 저립니다 무사히 투어하신거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여러 아웃도어생활을 좋아하시는 투아웃님도 기회만 되신다면 충분히 하실수 있습니다. 곧 그런 날이 오리라 기대합니다.감사합니다.
멋찌군요. 독도에 몇년전에 가서 카약은 못타고 왔는데 동서남 극점 까정.. 감축드립니다.
후기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독도까지 가셔었었군요. 날씨가 나쁜 날이 많아서리.. 운이 많이 따르는 것 같습니다.
물에서 뵙겠습니다.
축하합니다. 역시 멋지게 해내셨군요.
감사합니다. 날씨가 행운을 준 것 같습니다. 혼자 다니지 마시고 날자를 맞추어 함께 다닐 날을 기대해봅니다..^^
함께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아이랑 함께... 란 카약 하고 있어서 추운 날엔 하지 못하겠더라구요
곧 후덥지근 해지니 제주오시면 뵙고 싶습니다~
저도 마라도 한번 다녀오니까 뭐 물골 파도 바람은.... 마라도 기준으로 ㅋㅋㅋ
반갑습니다. 제주투어시 함께 할수있기를 바래봅니다..
마라도 투어 잘 보았습니다. 멋있습니다.
좋게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