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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문텐로드 봄, 숲길을 걸으며. 2018.05. 13. 1. 해운대의 깊은 속내. * 오늘 달맞이고개에서 바라본 해운대의 전망이 조금 흐리다. 미세먼지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청명해서 해운대 전경이 눈부시면, 그 소문에 중국 부자들이 돈다발 싸들고 많이 달려와 해운대가 몸살을 앓을테니까 적당히 시야를 흐려주는 것이다. 2. 속설의 창조 ; "전망대가 있는 곳에서는 멀리 보고 경치를 감탄하지도 않고 지나가면, 쉬 늙는다는 속설이 있다." 3. 기차는 이 길로 다시 오지 않는다. 대신 내가 왔다. 나 해룡이 왔다. < 새 해변전망대가 짧은 이유 > 저 해안가 전망대는 건설된 지가 얼마 안되는 최신시설이라 깔끔하기는 하다. 그러나 좀 짧다는 느낌이 든다. 더 길다면 어찌 되겠는가? 그렇지 않아도 날렵해서 용이 바다 쪽으로 머리를 내미는 모양새인데, 더 길면 용에게 날개를 달아 주어 멀리 깊은 대해속으로 해룡이 되어 날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4. 갯바위를 바라보는 무정한 사람들. * 저 작은 갯바위는 무슨 운명으로 물 속에서 태어나 물에 저 토록 시달리는 것일까? 바위 살려요!, 저 안쪽의 작은 바위가 물에 잠기며 가쁜 숨을 몰아 쉬고 익사할 지경인데, 아무도 구해주려고 생각을 하지 않으니~. 5. 여자들이 화장하는 이유는? * 달맞이 길가 멋진 지붕의 집들. 지붕도 저렇게 단장하고 싶어하는 데, 젊은 여자들이 왜 얼굴을 단장하지 않겠는가? 6. 너는 너, 나는 나 * 홍가시 나무는 100층이 넘는 LCT건물을 부러워하지 않는다. 7. 마마자국 같은 * 온 통 흰색 천지 조팝나무 꽃덤불에 붉은 줄장미 몇 송이는 얼룩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8. 늙은이여, 팔손이에게서 배우자. * 균형잡힌 팔손이가 싱싱하다. 늙어 퇴색되는 한 잎도 악세사리 포인트가 된다. 9. 팔손이나무가 다행해 하는 이유 * 사방으로 팔을 쭉 쭉 뻗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어요. 10. 가을에 보자! * 털머위 잎이 싱그럽다. 가을에, 나도 노란꽃 천지를 만들테니까. 11. 노벨화학상의 비결 * 저 황금측백나무. 색소를 활용해서 황금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연구하면 따놓은 당상일 것이다. 12. 나도 좀 쉬어가야겠다. * 나무 목재 위에 줄장미도 턱을 얹어놓고 쉬지 않는가? 13. 노란색의 거부감 * 저 지긋지긋한 세월호 리본이 노란색이었지? 저 작은 양지꽃조차 기를 쓰고 노래지네. 온통 좌파들 세상이 온 것을 아는것일까? 14. 조화는 무슨? * 노란 꽃송이들이 서로 부대끼며 한 잎 두 잎 나가 떨어지고 있다. 15. 붉은 인동초가 엿들은 말? * 붉은 인동꽃은 흰색과 노란 색보다 더 강인할 것이 틀림없다. 一片丹心이란 말을 들었기 때문이리라. 16. 돈나무꽃이 소박한 이유는? *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것이지만, 많을 때는 자만하고, 잃으면 실망이 크다. 아예 중용을 취하는 것이 평온한 마음을 오래 간직하는 이유가 된다. 17. 식물이 비를 맞고 더 싱싱한 이유는? * 비가 온 후라 식물들이 싱싱하다. 비를 맞고도 싱싱하지 않으면 기후가 재미 없어 비를 주겠는가? 18. 소나무 줄기가 검은 이유 * 저 도전하는 담쟁이들의 끈질긴 생명력 때문에 소나무가 긴장해서 속까지 썩어 줄기가 새까맣다. 19. 감나무는 잎이 늦게 핀다. 감나무는 토끼다. * 감나무가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거북이를 앞세우려고 일부러 토끼가 잠을 자는 척한다. 20. 감나무 새순이 늦은 이유. * 감나무라는 토끼는 잎이 피기 까지는 잠만 자는 게 아니다. 꿈을 많이 꾸거나, 기획을 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늦었지만 곧 따라 잡아 가을이면 어느 나무보다 멋진 과일과 아름다운 단풍을 만드는 것이다. 대기만성大器晩成이다. 21. 후생가외(後生可畏) * '내가 빛을 창조한다'는 마음으로 자라는 저 새순! 그래서 새로 자라는 신새대가 때로는 당차고 영리한 단면을 본다. 그러나 어느 순간 다 자라고 나면 똑 같은 색이 되어 버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