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2 바라밀상 [엄마의 하늘과 땅 그리고 삶]심사평
인간의 몸을 받아 태어나기는 바다에 사는 눈 먼 거북이가 백 년에 한번 숨을 쉬기 위해 물 위로 고개를 내미는 순간 나무토막을 만나면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것처럼 어렵다고 합니다. 그래서 '인신난득'이라 합니다.
사람으로 태어나도 부처님의 법을 만나기가 다시 또 어렵다 해서 '불법난봉'이라 합니다
불교에서 인연을 보통 겁의 시간으로 이야기 합니다.
부모와 자식 간의 인연겁은 8천 겁이라 하는데, 43억 2천년을 1겁을 볼 때 8첩의 시간은 가히 짐작도 할 수 없을 만큼 오랜 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렇게 어렵게 태어난 사람들, 그리고 또 모녀 간의 인연, 다시 부처님 법을 같이 공부하며 익히며 살아가는 도반으로서의 인연이란 참으로 희유한 인연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는 육근을 통해서 느끼고 받아들이며 행동으로 실행하게 됩니다. 자신의 육근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부모인데, 그 중에서 특히 어머니에게 받는 영향은 거의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선작 혜연 무구행 상담님의 「엄마의 하늘과 땅 그리고 삶」은 어머니의 삶을 보고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불교에 의지하는 마음이 생기고 그 마음의 연으로 본인도 삼보에 의지하며 수행해가는 삶을 살아가신다는 글이었습니다.
저도 어릴때는 자리에 앉기만 하면 염불을 하고 계시는 어머니를 못마땅하게 생각하기도 했지만, 지극정성으로 절에 가셔서 불공드리고 지혜로이 사시려고 노력하시는것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불교에 대한 좋은 감정을 가지게 되고, 그래서 지금의 나의 삶이 있는것 같습니다.
내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분 같이 되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어머니를 좋아하니 어머니께서 하시는 것은 무엇이든 좋아보이고 따라하게 되고, 부처님을 좋아하고 존경하면 부처님 같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비록 삶이 고단하고 힘들어도 마음의 의지처가 있다면 그 무게감은 훨씬 덜해집니다. 어머니의 삶은 고단했을지라도 그 마음은 평온하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어머니의 삶을 생각하고 은혜를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는 좋은 글이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이 평안하시기를 바랍니다.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2564.11.14
법주도서관&자주선림 정암 감로수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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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하늘과 땅 그리고 삶」
혜연 무구행
저는 시골의 조그만 마을에서 태어나 자랐습니다. 저희 마을에는 초등학교가 있었으며 동화 속에 나오는 예쁜 교회도 있었습니다. 성탄절이 돌아오면 교회에서는 메리크리스마스 찬송가를 부르면서 추운 겨울 날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선물을 하나씩 나누어 주는 모습이 부럽고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제가 특히 주목한 부분은 일요일마다 모여서 하는 기도와 성경 공부가 부러워 ‘나도 나중에 결혼하면 교회에 다녀야지’ 하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제가 교회에 다니는 사람을 부러워하면서도 교회에 가지 못한 것은 부처님과 스님을 하늘과 땅처럼 생각하는 엄마의 단호함이 무서워 말도 꺼내지 못하고 마음속에 담아 둔 것입니다.
결혼을 하여 아이를 낳고 기르다 보니 엄마의 도움을 받고 지장 생활을 하는 처지라 엄마에게 교회에 다니고 싶다는 말은 꺼내지도 못하고 있다가 아이들이 성장하여 원불교 유치원에 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원불교에서도 매주 예배를 드리고 법문을 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교회에 다니는 것은 어렵고 원불교에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중 익산 원광대학교에서 원불교의 큰 행사가 있기 하루 전 날
마음속에 품은 생각 ‘이번 원불교 행사에 다녀와서 원불교에 다녀야 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잠을 자는데 꿈속에서 엄마가 다니던 절의 스님과 원불교 교무님이 서로 안방을 먼저 들어왔다고 다투는 것을 보고, 원불교 다니는 것을 포기하였습니다.
제가 중학교 때 월간 잡지 샘터에서 어느 스님이 쓰신 글 ‘마음이 곧 부처다’라는 글귀를 보고 큰 감명을 받았는데, 매주 예배드리는 교회와 원불교에 귀의하고 싶은 마음은, 절에서는 체계적으로 불교 경전을 공부할 기회를 알지 못하였기 때문에 영적인 지적 갈망이 컸기 때문입니다.
제 어머니는 일찍 부친을 여위고, 또한 아버지 또한 일찍 돌아가셔 많은 고생을 하시면서 저희 3남매를 지극한 정성과 헌신으로서 키워내셨습니다.
어머니의 지극한 정성과 헌신은 곧 부처님은 하늘, 스님은 곧 땅이 되셔 어머니의 부처님을 향한 지극한 예배 공양은 90대 노령의 노쇠한 몸으로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물 쌀, 향, 초, 과일등을 준비하시는 모습을 뵐 때는 환희에 넘치는 순진한 어린 소녀처럼 행복한 모습 그 자체이셨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 사월초팔일에는 먼저 연등 준비를 하셔 손자,손녀딸등과 함께 부처님오신날을 찬탄하면서 연등축제를 즐기고, 젊은 나이에 일찍 홀로 되신 고뇌의 삶에서도 부처님을 하늘처럼 생각하며 절에 가시는 날에는 행복으로 가득 찬 모습, 스님 말씀 하나하나에 귀 기울여 듣고 그 고귀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삶 속에서 펼쳐 보이며, 나누며 즐기며 108고뇌의 삶을 사셨습니다.
어머니에게 있어 하늘이신 부처님, 땅이신 스님이 계셨기에 저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며 배우고 익히며 좋은 도반님들과 함께 정진하는 현재의 삶이 불보살님의 가피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어제보다 맑은 날이기를, 내일은 또 오늘보다 맑은 날이기를 그래서 삶의 향기로움이 삶 속에서 펼쳐지기를 발원하오며 모든 인연에 감사드립니다.
걸음걸이
당신의 걸음걸이 속에
삶의 고단함이 있습니다.
당신의 걸음걸이 속에
삶의 기원이 있습니다.
당신의 걸음걸이 속에
삶의 따스함이 있습니다.
당신의 걸음걸이는
삶의 희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