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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향기로운 세상 원문보기 글쓴이: 수정고드름
GOP를 지키는 사람들,그 일상의 기록 2009/04/28 15:09 사진/글 : 손민석
군용 짚차를 타고 소초로 향하는 길. 곳곳에 보이는 지뢰 경고판은 지금 내가 가고 있는 목적지가 어디인지 명확하게 알려주는 듯 했다.
마침 필자가 소초에 도착했을 때 ,야간 경계근무 투입을 앞둔 소초원들에게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게임과 운동, 노래방으로 짧은 휴식을 취하고, 밀린 빨래와 너저분한 머리를 다듬기에 그 자유시간은 너무나 짧은 듯 했지만 이미 소초원들은 그 소중한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 알고 있는 듯 보였다.
자유시간이라고 해서 모두가 휴식을 취하는 것은 아니다. 동료들이 달콤한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소초원 전체의 식사를 준비하는 것은 취사병의 몫이다.
GOP 지역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과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기록하고 상급부대로 보고하는 상황병에게도 휴식은 과분해 보인다. 부대가 가진 탄 보유량을 일일이 확인하고 일도 그들이 낮에 해야 과업 중 하나이다. 실탄을 사용하는 부대인 만큼 ‘실탄 실셈’은 꽤나 손이 가고 신경을 써야 하는 일이라고…
태풍의 눈 안에 있는 배의 선원들이 이런 느낌일까... 극단적 긴장감으로 가득차 있을 것만 같았던 최전방이 평화롭게 느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때...비상사태가 발생했다. DMZ 안쪽에서 산불이 발생한 것!!! 북한군은 아직 재래식 화전농법으로 현지에서 식량을 조달하는 전술을 구사하기 때문에 가끔 강풍을 타고 불씨가 남쪽으로 번져온다는 것이 안내장교의 설명. 보안과 안전상의 문제로 산불이 난 지역을 촬영할 수 없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산불은 순식간에 모든 것을 태워버렸다. 인원 출입이 극도로 통제된 곳이라 산불이 더 이상 남쪽으로 진화하지 못하도록
남방한계선에서 비무장 지대(DMZ)로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출입문인 ‘통문’을 지키는 것도 소초원들의 중요한 임무였다. 통문에 설치된 여러 개의 열쇠 만큼이나 이곳을 지키는 병사들의 얼굴에도 굳건함이 베어 있었다. 경계 근무 중 근무자들이 잠시 쉬기 위해 머무른다는 어느 대기초소 안을 들여다 보았다.
서너 평 남짓의 좁은 공간. 몇 권의 책이 꼽혀 있는 책장, 간이 냉장고, 그리고 벽에 걸린 조그만 거울 뿐이었지만 그곳은 고된 경계근무 중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유일한 안식처이다.
소대장에게 근무신고를 마치고, 간이 탄약고에서 꺼낸 실탄을 받아 들면서부터 비로소 그들의 본격적인 하루가 시작되는 셈이다. 각자의 근무지로 투입되기 전, 서로의 무사 임무수행을 위해 동료들을 껴안아 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60도에 이르는 경사각에 수백 개의 돌계단이 빼곡히 들어선 그들의 근무지. 이 험준한 지역을 새벽까지 지켜야 한다는 이야기에 새삼 그들의 노고가 느껴졌다. 한 경계 근무자의 왼손이 늘 철책을 향해 있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소리없는 전쟁터인 GOP부대의 새벽은 남북 대치상황에 대한 긴장감을 덜어주기라도 하듯 고요하기만 하다. 바람에도 흔들림없는 경계탑과 언제나 그자리에서 빛나고 있는 밤하늘의 별들처럼 24시간 흔들림없는 GOP장병들의 경계태세와 긴 밤을 지새우는 눈동자는 지금도 빛나고 있다.
제15보병사단 승리부대 -(출처)손민석의 군사세계- 행복하게 힘찬 군대생활 하시길 바랍니다. |
첫댓글 15사단 수색대 통제부 본부 제대한지 벌써 30년이란 세월이,,,,,,,,,,,,,,
박하사님 반갑습니다. 저는15사 39연대 민경중대(당시 연대직활)에 근무하다 훼바로 나오니 대대의 소총중대로 편제 되었지요.
두번째 전방에 투입 될때는 연대 직활민경 중대가 폐지되고 대대에서 민경소대를 운영했지요. 주요 임무는 잘 아시겠지만 비무장지대 내의
GP소대의 경계근무와 철책 밖의 예비소대에서 DMZ의 수색정찰 및 매복 근무를 했지요. 당시는 월남전에서 가져온 미제 M16이 개인화기였습니다.
사진중 잠시 쉬기위해 머무른다는 대기초소의 위치는 지형지물을 보니 어딘지 짐작이 가네요. 예전에 없던 건물로 보이는데 사진에는 없지만 오른편에
제가 근무할때는 폐막사가 한동이 있었는데 ↓
저보다 한참 이전의 선배 전우들이 생활하던 GOP부대의 소대막사가 있었습니다. 근무를 마치고 나온 휴식조가 취침을 할때 당시 허술한 철책을 넘어온
북쪽의 특공대가 잠자는 우리 병사의 목을 따고 갔다는 이름하여 명동초소(막사)를 보존 되어 있었죠. 통나무를 깍아서 명동초소라고 매달아 놓았었는데
그 얘기를 들어서인가 폐막사를 들여다 보면 뭔가 섬뜩하기도 했지요. 저 사진상에는 확인이 안되는데 계곡에는 물이흐르고 지형이 가파른 급경사로 이어지는
계단은 저 사진속 처럼의 계단은 아니었고, 계단을 한참 따라 올라가면 GOP 중대본부와 소대의 막사가 함께 있고 그곳에서 오른쪽 능선을 따라 올라가면↓계속..
대대 CP가 있는 적근산 정상입니다. 당시의 철책은 신형철책과 구형철책이 혼재되어 있었는데 저 지형은 철사로 꽈배기처럼 꼬아만든 구형철책이 설치되어
있었고, 저산의 한곳에는 한국전 이후 초기당시의 목책이 있는데, 동네 과수원 울타리 만도 못한 형편없는것이고 엉글게 쳐놓은 철조망에 달아놓은 녹슬은 M-1
실탄 크립과 삭아서 만지면 부스러지는 깡통이 예전의 남방한계선 이라는 것을 짐작해 주기도 했지요. 여러해 동안에 걸쳐 GOP철책의 위치가 여러번 바뀐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지요. 내가 근무 할때만 해도 민전경찰중대나 GOP중대는 참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전방생활을 했습니다.
박하사님 자주 뵙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