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 경북중고 오일산악회
산행후기 ≪2015년 9월 29일 서울숲-남산길≫
9월 29일은 서울숲-남산길을 걸었습니다. 8월 29일 대모산-구룡산 코스를 걸은 지 딱 한 달 되는 날이었습니다. 성동구, 용산구, 중구 등 3개구에 걸쳐있는 서울숲-남산길을 걸으면서 51동기들이 느낀 것은 유유히 흐르는 한강, 철갑을 두른 듯 우뚝 서있는 남산을 응봉산 팔각정과 매봉산 팔각정에서 조망할 때 그 쾌감이었습니다.
장충단고개가 도로로 가로막혀 있어 우리는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폭 30m의 생태통로를 지나 사유지 반얀트리클럽 골프연습장을 끼고 돌아 돌았습니다. 여기 도착하기 조금 전에 매봉산 팔각정에서 우리는 조금씩 준비해온 각자의 간식거리와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근 3시간 반의 노독을 풀었습니다.
서울숲역 4번 출구를 출발하여 서울숲공원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 아침 08시 35분이었는데 한참을 공원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며 이동하고 있었을 때 다급한 사람의 전화호출이 있었습니다. 나를 두고 가시는 임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는 아리랑 주제곡이 이를 두고 만들어진 것 같았습니다.
수변휴게실까지 헐레벌떡 뒤따라온 이종옥 전 회장, 두 줄로 도열한 22명의 남녀학생들로부터 뒤이어 터져 나온 우레와 같은 환영 박수세례는 우뚝 솟은 고층아파트 갤러리아포레 아래 깃든 고요한 아침 정적을 깨치고 말았습니다. 아침 신책 나온 띄엄띄엄 보이는 보행자들의 시선을 모으고도 남았습니다.
수변휴게실 물 위 다리에서 내려다보니 아침 식사 시간이 되었는지 손에 잡힐 듯 잉어 떼가 우리에게 애원하듯 입을 벌리고 있는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사슴농장을 지나고 졸졸 조잘거리며 흐르는 실개천을 끼고 돌아 생태숲공원으로 향하는 구름다리에 접어들었을 때 또 하나의 다급한 목소리가 전화벨을 울렸습니다.
이원덕 부부가 또 아리랑고개를 넘어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남산아파트가 당신의 집이라 본래 이 둘레길을 잘 알고 있어 적극 추천하였단 터라 출발 30분이 지난 뒤에 출발기점 서울숲 4번 출구에 닿았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을 때 다소 의외의 상황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만나는 시각을 09시로 잘못 알고 있었습니다.
선두와는 1시간 이상 뒤쳐진 것을 만회하는 길은 매봉산 팔각정에 이 부부가 미리 가 있는 일입니다. 그래서 그 이후 여정 안내는 터줏대감인 이원덕 부부에게 맡겨졌고 매봉산 꽃길이며 아기자기한 오솔길이며 나머지 대원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고도 남는 헌신적 봉사를 하였습니다.
응봉산 근린공원, 대현산 배수지공원, 금호산 전망대 매봉산 팔각정을 주파하는데 사람들은 꽤나 에너지를 소비했는지 지쳐보였고 벌써 근 4시간을 넘기고 있었습니다. 남아있는 남산길 코스를 가는데 주저하였습니다. 삼삼오오 모여 걸으면서 여론을 주도하는가 하면서 뒤풀이 장소로 직행하자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었습니다. 건강한 신체는 이미 4시간을 걸음으로써 완성되었고 건강한 정신은 민주적인 토론으로 마무리하였으니 이에 토 달 일이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뒤풀이집이 휴일임에도 우리 팀 때문에 문을 열었기 때문에 도착시간이 늘어진다는 광식이네 독촉 전화에도 마음이 약해졌습니다.
그래도 장삼훈부부, 권영한부부와 이종옥 전 회장은 남산 정상 N타워까지 가서 이것저것 찍을 것 다 찍고 다 챙겨 보고 뒤풀이 장소에 마지막으로 도착했는데 51산악회의 마지막 체통을 지켜주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아 다섯 분께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이 집의 단골이라고 한 번 가서 직접 경험해보라고 문자를 보냈던 STX 김대유사장의 말 이 식언이 아니었던지 우리 51동기 남녀학생들은 시원한 국물의 아구지리탕과 담백한 찜 레시피에 아주 만족스런 표정들을 지어보였습니다. 실은 30년 전통 이북 맛집(약수동만포막국수)을 예약했다가 답사 결과 가는 시간이 너무 걸려 막판에 취소하는 아쉬움에 대하여 이 대안은 우리에게 다소 위안이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나왔다는 이유를 대면서 뒤풀이 비용에 보태라고 한 회원이 거금을 희사한 것은 51산악회의 복이었습니다. 정정기 회원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대체휴일임에도 대체로 빠지지 않고 많이 나와 주신 27명의 51 동기 남녀학생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도 더욱 더욱 산악회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격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참가자 명단은 이렇습니다.♥♥
♡ 부부팀: 권 영 한 부부, 김 상 규 부부, 김 승 일 부부,
박 현 배 부부, 이 원 덕 부부, 장 삼 훈 부부,
♡ 싱글팀: 김 규 선, 김 용 호, 김 일 욱, 김 정 석, 박 용 진,
배 상 진, 손 병 학, 유 석 형, 이 승 재, 이 영 수,
이 재 호, 이 종 옥, 정 정 기, 최 성 득, 하 진 득,
2015년 9월 29일
(경북중·고) 재경 51 산악회 회장 김일욱 총무 유석형
첫댓글 유석형총무님의 글솜씨가 여기 동기홈페이지에서 최고!
나도 내년에 서울로 주거를 옮겨볼까? ㅡ 농담이오. - 소백산아래 영주시 풍기읍에서...
회장님, 총무님 수고 많았습니다. 사전답사까지 두번씩이나 .
여기에 달아서 사진을 올리면 더욱 실감이 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