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트리님의 글이 너무 좋아 전문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 홍도예찬> 이라
할 만 합니다
"<홍도 함 가보세요~^^>
대한민국 최고의 카약필드는?
내게는 이 물음이 ‘카약 타고 구경하기에
제일 멋진 곳은?’이라고 들렸다.
카약 타면서 만나본 분들의 얘기를 대충
정리해보면, 울릉도, 홍도, 제주도 얘기가
제일 많이 나온다(대한민국 사람이 가보고
싶은 3대 섬이랑 일치한다.) 우열을
가린다는 게 우습지만 홍도를 제일로
치는 분들의 목소리가 약간 더 큰 듯하다.
내가 홍도를 가보지 못해서
그렇게 들렸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대한민국 최고의 카약필드는?
이란 물음은 말이 안 되는 물음이 맞다.
마치 세상에서 제일 잘 생긴 사람을
묻는 것처럼. 어릴 땐 세상이 참으로
단순 명쾌했다.
그땐 ‘세상에서 제일 잘 생긴 사람은?
’이란 질문에 대한 정답은 1등 아랑드롱,
2등 찰스브론슨이었다. 어느 동네를 가도
다 인정되는 ‘진실’이었다.
그렇게 대답하면, ‘오 참으로 아는 게 많네’
라는 답이 돌아오곤 했고, 세상에서
박치기를 제일 잘하는 사람이
‘김일 선수’라는 걸 모두가 인정하듯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불구하고 ‘대한민국 최고의 카약필드는
어디냐는’ 도발적인 질문에
나도 ‘나의 정답’ 한 표를 던지고 싶었다.
그래서 홍도에 꼭 가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얼마 전에 해울님과 오리방석님의 리드로
홍도 구경을 했다.
나도 이제 ‘어디가 최고냐는?
(정확하게는 셋 중)’
그 말도 안 되는 논쟁에
한 마디 거들 수 있게 됐다.^^
예전에 산유화님이 후기에 쓰시길,
홍도의 비경은 너무 대단해서 너무
일찍 홍도를 구경하면 감동의 쓰레숄드가
높아져 다른 투어들이 시시해질 것이라는
얘기까지 남기셨다(그런 내용이었는데
기억이 정확치는 않다). 가서 직접 보니
산유화님의 의견에 100%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정확히는 카약으로 돌아봤을 때만
해당되는 얘기일 것이다. 큰 유람선을 타고
구경하면 카약커들이 느꼈던 그 감동을
도저히 느낄 수 없다고 감히 장담한다.
그 이유는 탑섬 때문이다.
<정말 홍도가 최고인가?>
<홍도가 루브르라면, 탑섬이 모나리자>
홍도에 가면 유람선(2022년 현재 1인 2만 8천원)을
타고 섬을 한 바퀴 돌면서 근처의 작은 섬도
구경하는 멋진 여행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유람선 투어로는 단언컨대 탑섬을
제대로 볼 수 없다. 탑섬에 도착해서도
기대가 커서였는지 ‘이 정도 풍광은
다른 곳에도 많은데...’ 하는
생각을 했었다.
미로 입구를 찾은 오리방석님의 진두지휘
아래일행이 새끼오리들처럼 일렬로
‘오리짹짹’하며 미지의 세계로 들어섰다.
탑섬 안의 갈라진 틈으로 들어서면서
그런 시건방진 생각은 완전히 날아가고
그 놀라운 속살 모습에 압도되고 말았다.
자연과 인간이 교감할 수 있도록 하느님께서
만들어주신 통로였다.
마치 유럽의 어느 미술관을
관람하는 기분이었다.
좁은 복도를 지나면 넓은 방이 나오고
그 방에 들어서면 사람들이 눈이
휘둥그레져서 천장의 벽화를 바라보고
있듯이 우리도 좁고 어두운 협곡을 지나
어느 지점에 이르면 갑자기 천장에서
빛이 쏟아지면서 자연 채광이 밝혀주는
큰 전시 홀을 만나게 된다.
일행의 목은 하늘로 꺾여서 목이 아픈 줄도
모르고 동굴 천장에 난 창으로 하늘을
우러러본다. 다시 좁은 협곡을 지나게 되고
좌우로 빛이 들어오는 구멍들이 보인다.
게다가 협곡 양 옆으로는 거북손이
얼마나 많은지, 손 벌려 열렬히 환영하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는 해울 도슨트를 따라 미술관 여행을
하는 사람이 되어 아름다움을
눈에 담기 바빴다.
일행 중 누군가가 인디아나존스 영화의
한 장면 같다고 얘기했다.
과연 그러했다.
영화 속의 한 장면으로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앞에 앉은 아내가 “건축하는 사람들은
필히 와봐야겠네~” 라고 나지막이
중얼거린다.귀가 얇디얇은 나는
그 말을 듣자,엉뚱하게도 완주의
이완고택 입구가 생각났다.
이완고택 갤러리 초입의 느낌이 딱
이러했던가? 건축가들이 이곳에 와서
그 영감을 얻어갔나 보다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 배치가 똑같다. 좁은 입구를 통해
들어서면, 어두운 복도를 지나야 한다.
작은 창문을 통해 자연 채광이 이루어지고
더 들어가면 갑자기 넓은 홀이 나오고,
천장이 뚫려있어서 하늘이 보이고
빛내림을 통해 실내를 밝혀주고...
이곳은 태곳적부터 이랬을 테니
설계의 저작권은 누구에게 있을지,
어떤 분을 찬양해야할지
자명하다.
멋진 미술관 안에 카페와 연회장이
있듯이, 탑섬의 미로와 같은 바람길 안에는
너른 공간이 있어 14명의 카약커들이
자유롭게 자리를 잡고 준비해간
캔 맥주를 들이키면서 감동을
나눌 수 있었다.
이 느낌과 감동을 어떻게 말로
옮길 수 있을까?
나는 감히 말한다. 홍도가 루브르라면,
탑섬은 모나리자.
홍도에 가서 탑섬 속의
바람길을 보지 못했다면
루브르박물관에 가서 모나리자를
못 보고 온 격이다.^^
유람선투어로는 모나리자를 볼 수 없다.
홍도를 제대로 보고 싶으면 폴딩카약을
준비해야 한다^^.
홍도를 다녀온 뒤 후지타에 대한 애정이
배가된다.
그 동안 노아에 손을 거의 안 댔다.
심한 똥손인지라, 배낭에 스킨과 프레임을
같이 넣는 것도 귀찮아서 스킨은다른 백에
따로 넣어 두 덩어리로 보관하고 있었다.
평소 그러다보니, 분해정리할때 배낭에
거의 욱여넣다시피 하였다.
한깔끔 하시는 해울님이 언제 봤는지,
참다못해 다시 다 펴서 ‘원칙대로’ 딱딱
접어서 다시 넣어주신다.
아~ 뻘쭘!^^; 앞으로 노아랑 좀 더
친해져야겠다.
이때쯤 PPL이 들어가야 한다.
홍도 함 가보세요.
후지타 카약 메고~^^ "
글쓴이 피치트리님
며칠간 기상예보를 보며 과연 홍도에 갈 수 있을까
정한 날짜가 다가올수록 기상예보가 변동이 없이
나쁜 쪽으로 확고하다
돌아올 배가 안뜰 수도 있겠구나
내심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홍도가 어찌 쉬운 섬이겠는가
기상도 좋아야 하고
같이 할 동지도 있어야 하고
시간도 넉넉해야 넘볼 수 있지 않나
기회는 딱 하루 토요일만 기상이 좋을 것이라고
모든 예보 앱이 일치한다
빠르게 움직이면 하룻만에 섬 일주가 가능하겠다고
고민해봤지만 일행이 많은 관계로 동쪽해안에서
탑섬을 돌아 서쪽 몽돌해변까지로
현실적인 일정을 잡은 우리의 대장 해울님의
계획을 따르기로
민박을 구하려했으나 너무 임박해서
구하다보니 동이 났다
별 수 없이 텐트 달랑 들고 고생길로 나설 수 밖에
금요일 저녁 목포에 도착하니 곧 장현님도 합류
같이 오신 친구덕에 영란횟집이란 민어맛집에서
바로 뒤따라 오신 신군산님 수로님 새롬님
조르바님 그리고 토끼님 해울님과 함께 식사
장현님 친구분에게 너무 과한 대접을 받았나 싶다
더불어 야영지로 이동 무안 세발낙지까지
푸짐하게 베푸시니 곱배기로 황송하다
늦게 도착한 안드레아 부부도 조금은 먹을
운이 따르나보다
아침 7시40분 쾌속선으로 두시간 반만에 홍도에 도착
모두들 배를 서둘러 꾸미고 점심식사 후 12시 반
바다에 배를 띄운다
밀물이 들어 올 때라
손쉬운 론칭
ㅎ 용왕님이 우리에게 날씨로 한턱 내시나 보다
바다가 장판에 거기다 밀물이고 남동풍
더이상 뭘 바라나
최상의 하루가 보장 되었다
동쪽 해안을 따라 시계 반대 방향으로 출발!
많은 해식동굴과 틈을 품은 탑섬을 비롯한 부속섬들
정말 바다의 소금강이라 할만 합니다
대식구를 먹이고 이끄느라 엄청 고생한
우리의 대장 해울님
감사했어유
그리고 절대 느리지 않은 충청도팀
장사도 이후 잊혀질 뻔 했던 피치트리님부부
2년만에 함께한 안드레아부부
차세대 카캠의 리더감 이누이트님
모든 분들 같이해서 너무너무 행복했습니다
첫댓글 경치가 예술입니다.~ 함께 못해 아쉽네요 ㅜ
ㅎㅎ 홍도 공지가 뜨면 무조건 가 봐야할 섬
홍도는 정말 가기 어려워요
몇년전부터 홍도 한번쯤 가보고 싶었는데, 홍도 가신다는 공지를 못 봤네요ㅠㅠ 날씨도 환상이었네요 다음에 꼭
ㅎ 항시 마음이 홍도에 가있으면 곧 이루실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