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5월 9일, 일요일, Cuiaba, Portal do Pantanal Hostel (오늘의 경비 US $12: 숙박료 25, 맥주 5, 인터넷 5, 환율 US $1 = 3 real) 어제 정글 산보할 때 가이드 Alex가 거북이를 발견했다. Alex는 영어로 turtle은 바다 거북이이고 tortoise는 땅 거북이란다. 그러니 우리가 발견한 거북이는 tortoise인 셈이다. 우리가 발견했을 때는 이놈은 벌써 몸을 전부 껍질 안으로 집어넣은 방어 상태였다. Alex가 거북이를 한 손으로 집어 들고 거북이의 배 쪽을 보여준다. 땅에 내려놓고 기어가는 것을 보려고 한참을 기다려도 꼼짝 안 한다. 할 수 없이 우리가 떠나버렸다. 오늘 아침 두 시간 동안 정글 산책을 다시 했다. 아침 5시 반에 떠나서 배를 타고 Rio Claro 강 하류로 한참 내려가서 어느 곳에서 배를 세워두고 걸어서 숙소까지 돌아오는 산책이었다. 배에서 본 일출은 장관이었다. 정글에서 보는 일출은 우리가 많이 보는 산이나 바다에서 보는 일출과는 다른 경치였다. 일출이 끝난 다음에 배로 강을 내려가다가 한 곳에 당도하니 나무 위에 새들 수천 마리가 자고 있다가 우리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 날아가다. 역시 장관이었다. 강변을 따라서 숙소로 돌아왔는데 어제는 강 언덕에 그렇게 많이 보이던 악어들이 어디로 가버렸는지 한 마리도 안 보였다. 아마 전부 물속에서 우리를 처다 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어제 우리 그룹에 가담한 Tim은 영국의 어느 하이테크 회사의 마케팅 디렉터였는데 회사가 문을 닫는 바람에 직장을 잃고 여행을 하고 있는 중이라 한다. 마케팅 분야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이 친구도 너무 말이 많고 아는 체를 많이 한다. 오후 3시 반에 Pantanal을 떠나서 Cuiaba로 돌아가기 위해서 숙소 트랙터를 타고 주차장까지 갔다. Cuiaba에서 나를 데리러 오는 차를 만나서 타고 가기 위해서다. 10분 정도 기다리면 온다던 차가 한 시간을 기다려도 안 나타난다. 날은 별로 덥지 않았으나 모기들이 맹공격이다. 결국 1시간 반 정도 기다린 후에야 차가 나타났다. 운전을 하는 친구는 여행사 주인이었다. 자기 가족과 친구 한 명을 태우고 나타났다. 자기 밑에서 일하는 가이드 Alex는 영어를 제법 하는데 이 친구는 영어를 전혀 못 한다. 오히려 내가 자기네 말을 (포르투갈어) 못 하는 것을 못 마땅하게 생각하는 눈치다. 자기 고객 대부분이 외국인인데 영어 하나 못 하면서 어떻게 여행사를 경영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 이런 친구를 추천하는 Lonely Planet도 이해가 안 간다. 여행사 주인은 한 시간 이상 길가에서 기다리게 해 놓고는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 없다. 그리고 미친 듯이 과속운전을 한다. 털털거리는 고물차를 길도 좋지 않은데 거의 시속 140km 속도로 몬다. 길이 물구덩이 천지인데 그 물구덩이를 피해가느라고 핸들을 급히 꺾을 때는 아찔해진다. 나는 앞자리에서 마음을 조이고 있는데 뒷좌석의 가족들은 웃고 떠든다. 다 정신이 좀 나간 사람들 같았다. Cuiaba에 도착해서 며칠 전에 하루 밤 묵었던 호텔에 들어가서 샤워를 하고 맥주 한잔을 들고 나니 고물 차를 타고 올 때 긴장해있던 마음이 풀린다. 저녁으로 가지고 있던 김치 라면을 해먹었다. 내일은 버스로 24시간 걸리는 Porto Velho로 간다. 브라질 사람들은 음식을 너무 짜고, 달고, 시게 먹는다. 식탁에 소금이 있지만 소금을 치는 사람을 못 봤다. 음식이 아예 짜게 나오기 때문이다. 맥도널드 감자튀김도 너무 짜다. 나는 맥도널드에서 주문할 때 감자튀김은 "sin sal, 소금 빼고"로 해서 좀 기다렸다가 새로 튀긴 것을 받아서 먹는다. 가이드 Alex는 맥주 마실 때 안주로 lime에 (매우 신 초록색 귤) 소금을 잔뜩 처서 먹는다. 브라질 사람들은 모든 음식에 lime 즙을 처서 먹는다. 설탕은 커피뿐만 아니라 모든 음식에 듬뿍 듬뿍 넣어 먹는다. 여행지도 정글에서 발견한 거북이는 껍질 안으로 완전히 사라졌다 내려놓아도 죽은 척하고 우리가 갈 때까지 꿈쩍도 안 했다 방목해서 키우는 소 떼, 멀리서라도 사람이 보이면 금방 달아나 버린다 역시 방목해서 키우는 말들은 아주 날렵해 보인다 흡사 조각인 듯 미동도 안 하는 악어 환상적인 정글의 일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