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부 장원 산문부문
강
진천여자중학교 3학년 김나희
느즈막한 어느 여름 날, 가족끼리 낚시하러 놀러 갔다. 오랜만에 가족 모두 떠나는 나들이 인지라 들뜬 마음을 안고 강에 도착했다. 그러나 예상 외로 물고기는 잡힐 생각을 하지 않았다. 따분해진 나는 멍하니 강에 비친 나의 형상을 바라보다 갖가지 주전부리를 즐기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사랑하는 가족들의 목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추억 여행을 떠났다.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15년 남짓한 내 삶이 스쳐 지나갔다.
2002년 2월 3일 오전 7시. 추운 겨울 날 서울의 **산부인과에서 천사 같은 아기가 태어났다. 그 아가의 가족들은 모두 기뻐했고 그날 밤엔 축복의 눈이 내렸다.
그 아기가 백일 얼마 앞두지 않았을 때. 다리를 건드릴 때마다 자지러 질 듯 울어 제껴서 병원에 데려갔더니 다리가 부러졌었다. 최연소 환자라는 타이틀을 얻고 백일 자치 때도 깁스를 하고 있어야만 했다. 왜 다리가 부러진 것인지는 아직까지도 알 수 없다.
무럭무럭 자라 3살쯤 되었을 때 유치원에 다니려고 했으나 어릴 때의 부상이 트라우마로 남았는지 부상 이후 작은 소리에도 잘 깨고 엄마와 떨어지는 것을 힘들어했던 탓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애를 먹었다. 결국 일주일도 지나지 못하고 그만 두었다.
그래도 씩씩하게 자랄 초등학교에 들어갔다. 초등학교에서는 호기심 많고 활발한 성격 덕에 다양한 방과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각종 대회에 나가 마음껏 기량을 펼치기도 하였다. 이에 걸맞게 꿈도 서너개씩 가지곤 했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나의 막냇동생이 태어났다. 3살 터울 동생이 있지만 나이차가 많이 나서 그런지 감회가 남달랐다. 피아노 학원에서 피아노를 치고 있었는데 아빠에게서 동생이 태어났다는 소식을 전화로 전해 들었던 그때의 감정을 난 잊을 수 없다. 우리가족은 4명이라고 나의 동생은 한 명 뿐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더욱 감격스러운 마음이 깊었다. 동생의 얼굴을 처음 맞이했을 때는 놀랍고 경이로웠다. 손가락 발가락 움직이는 것, 하품을 하는 것, 울음을 터뜨리는 모습까지 다 너무나 신기했고 사랑스러웠다. 온가족이 의논해 아기에게 ‘이현’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이 일로 책임감이 한 층 깊어진 것 같았다.
중학교에 들어오면서 나는 질풍노노의 시기를 겪었다. 자기개발은 모조리 귀찮고 따분하게 느껴졌고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이 오직 놀고만 싶었던 정체기가 왔었다. 그러고 싶지 않은데도 짜증 섞인 말투로 틱틱 대서 엄마와의 갈등도 겪었다. 현재는 비록 꿈을 가지진 못했지만 흥미와 적성을 고려해 나의 미래를 상상하여 나가는 중이다.
나의 삶은 마치 강처럼 흘러온 것 같다. 때론 굴곡진 일도 때론 세차게 흐를 때도 다사다난한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나의 삶에 매우 만족한다.
중등부 장원 운문부문
강
광혜원중학교 1학년 이은주
길고 긴 강 위에
외로이 떠도는 돛단배 한 척
목적지가 어디인지도
강의 끝이 어디인지도 모른 체
하염없이 떠도는 돛단배 한 척
그저 옆으로 스치듯 지나가는
반딧불이를 따라
풀벌레를 따라
떠돌 뿐이어라
그 끝이 어디인지도 모른 체
하염없이 떠돌 뿐이여라
그 길이 모를 강에
돛단배 한 척 흘러가다
덩굴에 걸리고
돌부리에 부딪치어
산산조각 날 뿐이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