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
저자 : 박근혜 대통령
정가 : 15,000원
발행 : 1쇄 2021.12.31
발행 : 2쇄 2022.1.11
ㅣ 서문 ㅣ 박근혜 대통령
서울구치소에서의 생활이 어느덧 4년 9개월로 집어들고 있습니다.
돌아보면 대통으로서의 저의 시간은 언제나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오늘은 언제 어디에서 누구를 만나고 어떤 주제로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늘 시간을 쪼개서 일을 하면서 참으로 숨 가쁘게 지냈습니다. 국민에게 조금이라도 나은 삶을 드리기 위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 지도 모르게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믿었던 주변 인물의 일탈로 인해 혼신의 힘을 다했던 모든 일들이 적폐로 낙인찍히고, 묵묵히 자신의 직분을 충실하게 이행했던 공직자들이 고초를 겪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참을 수 없는 고통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정치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함께 했던 이들이 모든 짐을 제게 지우는 것을 보면서 삶의 무상함도 느꼈습니다.
그러나 누구를 탓하거나 비난하고 원망하는 마음도 버렸고, 모든 멍에는 제가 짊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실망을 드렸음에도, 따뜻한 사랑이 담겨있는 편지를 보내주시는 국민 여러분이 있어 지금까지 견뎌낼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어떤 분이 어떤 이야기를 보내주실지 기다려지고 설레기도 하였습니다.
편지를 받으면 편지에서 전해지는 국민 여러분의 따뜻한 마음과 이야기들이 작고 외진 저의 이 공간을 가득 채우곤 하였습니다.
간혹, 답장을 간절히 원하시는 분들도 계셨고, 깊은 울림을 주신 편지 글에는 답장도 드리고 싶었지만 이 곳 사정상 그렇게 할 수 없음이 무척 안타까웠습니다.
어떻게 하면 저의 마음을 국민 여러분께 전해드릴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다가 여러분의 편지에 저의 답장을 묶어 책으로 내면 편지를 주신 분들께 간접적으로나마 답신을 드리는 게 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어 변호인과 상의를 하였습니다.
수만 통의 편지들 가운데서 책에 실을 편지를 추리는 것이 어려워서 근 1년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모든 분의 편지를 다 실을 수가 없어 안타깝습니다.
여러분의 깊은 이해를 구합니다.
끝으로, 가장 깊은 어둠의 시간들을 마다하지 않고 함께 해 주시며 격려와 사랑을 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국민 여러분을 다시 뵐 날이 올 것입니다.
어려운 시기이지만 국민 여러분 모두 힘내시기를, 그리고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2021. 12. 박근혜 드림
ㅣ엮은이의 글 ㅣ 유영하 변호사
대통령의 변호인으로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지난 시간은 누군가에게는 말없이 흘러갔지만, 2016년 11월에 시작 된 저의 겨울은 아직 끝나지 않고 있습니다.
돌아보면, 대통령은 세상의 사사로운 이익은 늘 관심 밖이었습니다. 오직 대한민국의 발전과 국민의 행복만이 당신 삶의 모든 것이었습니다. 지금, 모든 것을 잃은 대통령의 곁에는 아무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이름 모를 민초들만이 안쓰럽게 바라보고 있을 뿐입니다.
어쩌면, 대통령에게 세상은 늘 감옥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작년 이맘때, 접견 중에 대통령께서 "가끔 답장을 보내드리고 싶은 편지가 있다"라는 말씀을 하셔서, "지금까지 받으신 편지 중에서 일부를 모아 책으로 내는 것은 어떠시나?"라고 조심스럽게 말씀을 드렸습니다.
막상 책으로 발간을 하려고 하자, 가장 힘든 것이 수만 통의 편지 중에서 책에 담을 편지를 추려내는 것이었습니다. 근 1년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후, 편지 원본의 내용을 최대한 그대로 싣기로 했지만, 일부 문백상 오류가 있거나 불필요한 오해가 있을 수 있는 부분들은 삭제하거나 수정을 하였습니다.
이런 과정을 지나 책으로 내기까지는 가세연의 김세의 대표와 강용석 변호사의 도움이 컸습니다. 그리고 감수를 담당했던 김규나 작가, 오타 수정 등을 맡아주었던 정은이, 성채린 작가에게도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무엇보다도 한결같은 마음으로 사랑과 지지를 담은 편지를 대통령에 보내주셨던 많은 국민께 엮은이로서 정말로 고맙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빛이 없는 깊은 어둠 속에서 홀로 서 있는 대통령께 여러분들의 편지는 한 줄기 빛과 같았습니다.
끝으로, 단 하나의 바람이 있다면, 유독 추위를 많이 타는 대통령을 을씨년스러운 구치소에 남겨둔 채 나오면서 느껴야 하는 이 먹먹함을 새해에는 느끼지 않았으면 합니다.
2021.12. 유영하
ㅣ편집인의 글 ㅣ
수기로 마음을 전달하는 편지 문화가 사라진 오늘날, 수만 통의 편지를 전달받았습니다. 2020년 2월부터 수많은 편지들을 읽고 선별하기 시작했습니다. 영글지 못한 꼬마 아이의 삐뚤빼뚤한 글부터, 정성스레 한문으로 마음을 표현하신 어르신의 글 속에는 2010년대 후반의 대한민국 역사가 담겨있었습니다. 편지를 타이핑하고 정리하는 과정은 잊어 버린 과거를 되새기는 시간이었습니다. 역사의 순간을 기록하는 일에 동참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대통령께서 많은 위로를 받으셨으리라 생각됩니다.
각양각색의 편지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단어는 '그리움'이었습니다. 수만 통의 편지를 보내주신 모든 분의 그리움을 담아보려 노력했습니다. 편지지에 새겨진 눈물 자욱까지 다 싣지 못했으나, 그렇게 모인 그리움이 여러분의 마음에 작은 위로가 되었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2021.12
가로세로연구소 작가
정은이, 성채린 드림
ㅣ 차례 ㅣ
서문. 박근혜 대통령..4
엮은이의글..7
제1장 2017년-하늘이 무너지면 해..18
제2장 2018년- 끝없는 기다림.. 45
제3장 2019년-희망을 보았다.. 133
제4장 2000년 - 그리고, 아직.. 219
부록..288
발행인의 글.. 296
편집인의 글.. 2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