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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내려다본 합천호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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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수량 진주 남강댐 배이상 규모, 홍수조절·농업 및 생활용수 공급
- 기본 발전기능에 태양광시스템, 수상레저 등 관광지로 손색없어
경남 합천군 대병면에 있는 합천다목적댐은 경남에 들어선 댐들 가운데 담수량이 가장 많다. 댐이 만들어지면서 생긴 합천호는 대병면에서 봉산면을 거쳐 거창군 남하면까지 30여㎞에 이르고, 최대 7억9000만 t까지 담수 할 수 있다. 지난 1999년 보강공사를 완료한 진주의 남강댐 저수량이 3억920만 t임을 비교하면 배가 훨씬 넘는 규모다.
■경남 최대규모 댐
합천댐 전경. |
합천다목적댐은 1983년 공사에 착수해 6년 만인 1989년 12월 완공됐다. 계곡을 가로 지른 높이 96m, 길이 472m의 콘크리트 중력식 댐이다. 호수의 전체면적은 25㎢로 백두산 천지(9.2㎢)보다 3배가량 넓다. 전국 16개 다목적댐 중 6번째 큰 규모로 연 234만㎾의 전력도 생산한다.
다목적댐의 기능이 그렇듯 합천댐의 기능도 크게 3가지로 나뉜다. 홍수조절 기능이 가장 크다. 댐이 들어서지 않았던 1990년 이전까지 합천군은 해마다 물난리를 겪었던 전형적인 수해지역이었다. 중앙정부는 이 같은 홍수피해를 막으려고 지난 70년대부터 합천댐을 계획했지만 막대한 예산 때문에 착공을 미뤄왔다. 그러다가 합천 출신이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댐 건설이 본격 추진됐고 1989년 완공을 보게 됐다.
관광객이 수상스키를 즐기는 모습. |
두 번째는 용수공급기능이다. 합천댐이 공급하는 농업용수는 연간 5억9900만t에 이른다. 안동댐, 임하댐, 남강댐, 군위댐, 밀양댐 등 낙동강 수계에 있는 모두 6개의 댐 가운데 4분의 1가량인 22%를 차지하고 있다. 합천군과 함안군 창원시 등에 공급되는 생활용수는 모두 합천댐의 물이다. 합천댐이 하류에 공급할 수 있는 유효저수량은 2억8000만t이다. 현재 하루 약 150만t을 공급하고 있어 비가 오지 않더라도 앞으로 180일(6개월) 이상은 물 공급에 어려움이 없다.
세 번째는 발전기능이다. 합천댐은 발전기 가동을 위해 호수 중간에 취수구(길이 4㎞)를 만들어 댐 하부의 발전소까지 물을 공급한다. 물이 떨어지는 낙차를 이용해 발전용 터빈을 돌리는 것이다. 합천댐 발전소의 낙차 폭은 95m, 물이 떨어지는 높이(낙차 폭)에 비례해 전기의 생산량이 달라지므로 전기 생산량도 만만찮다. 지난 한 해 동안 생산한 전력량은 모두 21만8462㎿/h에 달한다. 11만 명의 밀양시 인구가 2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또 이 전력량은 33만1000t의 온실가스를 줄이고, 6600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효과를 갖고 있다.
■수상 태양광발전과 관광
태양광 발전시설. |
합천댐에는 다른 댐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시설물이 들어서 있다. 지난해 세계에서 처음으로 설치한 수상 태양광 발전시스템이다. 대병면 역평마을 앞 합천호 수면에 태양광 전지 모듈 414장과 이를 지지하는 수상 구조물을 설치했다. 시간당 100㎾의 전기를 생산한다. 오는 6월부터 생산에 들어갈 이 시스템이 가동되면 4인 가족 30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만들어 낸다.
합천댐은 관광지로서의 활용도도 높다. 댐 인근에 황매산(해발 1108m), 모산재(해발 767m) 등 명산이 위치한데다 댐 하류 유휴지에 영상테마파크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관광 위락지로 소문이 나면서 합천댐 인근은 사시사철 행락객으로 넘쳐난다. 봄·여름에는 벚꽃구경과 황강물놀이를 연계한 행락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대병면 회양지구, 봉산면 새터지구, 용주면 보조댐 상류 등은 수상레저, 골프연습장, 조각공원 등을 갖춰 관광객이 몰리는 곳으로 탈바꿈했다.
# 빼어난 산수·영상테마파크 '즐길거리' 가득
- 합천 8경 포함된 황매산 절경 일품
-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등 촬영지
일본인 관광객들이 1950년 서울 거리풍경을 재현해 놓은 테마파크를 둘러보고 있다. |
합천댐이 들어선 곳이 심산유곡인 탓에 주변에는 볼거리가 많다. 대표적인 곳이 황매산(해발 1108m)이다. 합천댐에서 황매산 주차장까지는 자동차로 10분 정도 거리. 군립공원인 황매산은 철쭉군락지로도 명성이 높아 합천8경에 포함돼 있다. 황매산 끝자락인 모산재(해발 767m)는 무학대사가 수도한 곳으로도 잘 알려졌으며 집채만 한 바위 군상이 절경이다. 남쪽의 영암사지 절터도 국보인 쌍사자 석등이 남아있어 볼만하다.
보조댐 인근의 영상테마파크는 빼놓을 수 없는 방문코스다. 이곳은 2003년 전쟁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촬영하는 세트장이었지만 영화가 흥행을 기록하면서 합천군이 영상테마파크로 고쳐 운영하고 있다. 관광객은 연간 22만 명에 달하며 한류열풍으로 일본이나 중국 관광객까지 몰려들고 있다. 1920년대의 서울거리와 풍경이 정교하게 재현돼 있다. 1960~70년대 모습과 시위가 심했던 1980년대의 서울도 만들어져 있다. 호텔과 시외버스터미널 등 옛 건물이 150채가량이다. 한쪽에는 평양시가지, 경성역, 반도호텔, 탑골공원, 동아백화점 등이 들어서 있다.
합천을 가로지르는 황강도 일품이다. 주민들과 농사에 근간이 되어주는 젖줄인 동시에 피서지로서도 명성이 높다. 우선 무릎 아래까지 담기는 강물을 달리는 수중마라톤으로 유명세를 톡톡히 하고 있다. 야영지와 수상레저기구도 있고 남정교 옆에는 조선시대 최고 유학자였던 남명 조식과 퇴계 이황의 흔적을 더듬을 수 있는 함벽루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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