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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탄리의 가장 큰 특징중 하나는 바로 젊은 마을이라는 점. 30~40대 주민이 20여명에 달하고, 유치원생을 포함 60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거주하고 있다. 올해 지탄분교에 입학한 7명의 학생중 4명이 지탄리에 거주하고 있다. 사진은 지탄분교 병설유치원 졸업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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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탄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지탄역과 지탄분교를 지나 삼정골에 들어서자 여섯분의 할머니들이 줄을 지어 걷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한 할머니가 차를 세운다.
"가린여울 경로당까지 가면 좀 태워주지 그래" 겨우 세명만이 몸을 실을 수 있는 좁은 차안에 할머니들 네분이 몸을 실었다. 결국 두 분의 할머니들은 아픈 다리를 이끌고 가던 길을 재촉해야 했다. 한참 자리를 잡고 있을 때 뒤이어 세 분의 할머니들이 모습을 나타냈다.
"아이고, 형님. 이 차 타고 가세요" 자리를 잡고 있던 할머니들이 모두 몸을 일으키며 뒤늦게 모습을 나타낸 세 분의 할머니들에게 모두 자리를 양보한다. 우리 농촌의 순박하면서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이날은 마을공동체연구소 주관으로 `너리기펀지기' 재현 시범이 있던 날이었다. 뒤늦게 따라온 할머니들이 "에어로빅 가르쳐 주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네"라며 조금은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기억속에 잊혀졌던 어린시절의 놀이를 즐기며 할머니들은 다시 동심으로 돌아가 있었다.
■네 개 자연마을에 260명 거주 지탄리는 마을의 중심이 되는 가린여울을 비롯해 밤수골(율동), 삼정골, 범안이 등 네 개 자연마을로 나뉘어 있다. 아랫말이라 불리는 가린여울에 35호, 밤수골에 5가구 등 40호가 거주하고 있고 윗말로 불리는 삼정골에 30여 호, 범안이에 30여 호가 거주 모두 100여호에 260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주민 수만으로는 이원지역 28개 마을 중에서 신흥 1, 2리와 대흥리, 개심리, 강청2리 다음가는 규모다. 특별히 중심이 되는 문중은 없으나 박씨와 정씨 성을 가진 주민들이 많은 편이다.
■`마' 특화단지로 지정, 육질 단단하고 저장성 오래간다는 평 지탄리 주민의 주 소득원은 `마'다. 30여 가구가 2만5천평의 땅에 마를 재배하고 있고 20여 가구가 모여 작목반(반장 이병준)도 구성했다. 평당 2만원 정도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는 박용희 얘기에 의하면 지탄리에서 마 재배로 약 5억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마를 재배해 자식공부를 시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마는 지탄리에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작물로 자리잡고 있다. 3년 전 마 특화단지로 지정됐고 판로도 좋다. 마 생산량의 1/3 정도는 택배를 통해 직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 박 이장의 설명이다.
"당뇨에 좋다는 얘기 때문에 마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어요. 지탄리 마의 우수성이 입소문으로 퍼져 전화 주문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어요"
지탄에서 생산되는 마의 우수성은 다른 지역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마가 대량으로 판매되는 대구공판장이나 금산의 약초시장에서 지탄의 재래종 마는 마 재배지로 유명한 경상도의 마 보다 육질이 단단하고 저장성이 오래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와 함께 지탄리에서는 7년 전부터 본격적인 포도재배도 이루어지고 있다.
10여년 전, 마와 함께 주민들의 주 소득원으로 자리잡았던 수박은 점차 연작피해가 발생하며 재배농가가 줄어들었고 포도재배로 돌아섰다. 지난해 가격이 폭락해 큰 소득을 보지는 못했지만 벼농사도 어려워지고 있는 농촌의 현실에서 포도 만한 작목이 없다는 것이 주민들의 설명이다. 이밖에 5가구가 느타리버섯을 재배하며 새로운 소득원 개발에 나서고 있다.
■ 친환경농업 시범마을 운영 마와 함께 지탄리에서는 지난 1999년부터 친환경농업을 시행,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까지 58ha 규모에 인근마을까지 포함, 122농가가 친환경농업에 참여해 왔다.
지탄리의 친환경농업은 정부가 수질보전지역을 대상으로 친환경농업 직접지불제사업을 시행하면서 시범마을로 선정돼 시작되었다. 주민들은 이 마을 출향인인 농촌진흥청 박문희 박사가 친환경농업 시범마을을 탄생시키는데 큰 구실을 했다고 전하고 있다.
"몇 십 년 동안 한가지 방법으로 농사를 지어온 사람이 쉽게 방법을 바꿀 수 있었겠어요. 처음엔 반발도 있었고 의심도 많았지요. 하지만 2년이 지나면서 도복도 없어졌고 생산량도 줄어들자 믿기 시작했죠" 하지만 어려움도 많다. 제초제 사용으로 인해 농산물품질검사소에서 친환경 쌀 인증이 어렵다는 것이다.
"고령화된 지역에서 제초제 없이 농사를 짓기란 사실 어렵습니다. 인증을 받지 못해 브랜드화도 어려운 상황이구요"
박 이장은 제초제가 5, 6월에 뿌려지는 만큼 친환경 쌀은 아니더라도 일반 쌀과 차별화 시킬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박 이장은 "그나마 이원농협에서 출향인들을 상대로 수매 후 남은 쌀을 판매하겠다고 약속, 친환경 쌀 재배농가에게 큰 위안이 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 초등학생 30여명, 젊은 마을로 인식 지탄리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젊은 마을'이라는 점이다. 노인회 회원이 80여명에 이를 정도로 고령화도 심각하지만 39세의 박용희 이장을 비롯해 30∼40대 주민도 20여명에 달한다. 젊은 마을을 상징하는 학생들의 수도 다른 마을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현재 초등학교에 다니는 학생수는 30명 정도이며 중학생 10여명, 고등학생 15명 등 유치원생까지 합치면 60명에 가까운 수치다. 올해 지탄분교에 입학한 7명의 학생 중 4명이 지탄리에 거주하고 있다. 때문에 지탄 분교의 학부모회는 2/3 이상이 지탄리 주민들로 마을 모임의 성격을 띠고 있다. 그만큼 학교 발전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런 주민들의 관심은 학교 발전을 위해 노력해온 현 송인석 지탄분교장의 인사를 막아내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올해 초, 인사를 통해 송인석 분교장이 이원초등학교로 발령될 상황이었지만 학부모들은 송 분교장이 지탄분교를 졸업했다는 점과 지난해 부임해 5년은 더 머물러야 한다며 인사를 반대했다.
또 지난해 아이들을 위해 대학교 후배들을 초청, 여름캠프를 열어 다양한 재능을 키울 수 있게 해 주었고 모교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다는 점을 들어 "송 분교장이 학교를 떠나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겠다"고 맞서기도 했다. 결국 송 분교장은 학부모들의 노력으로 분교에 남아있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