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애경 제6권
21. 십팔불공법품②[6]
[제20의 일] 모든 것의 근원을 보되 다시 생각하지 않는다
부처님께서는 다시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여래 지진께서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모든 것을 관찰하시고 그 근원을 다 보되 다시 생각하지 않으시나니,
왜냐 하면 여래께서는 큰 성인이어서 도덕을 이미 다 성취하셨고 몸의 행을 삼가하는 동시에 마음이 부드러우며 계율이 선명하고 지혜가 뛰어남으로써 감히 우러러보거나 헤아려 알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으니, 여래의 성스러운 지혜보다 뛰어난 것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지혜로써 항상 관찰하고 널리 보호하시기 때문에 어리석음을 따르지 않고서 곧 세간을 제도하시되 세속의 미혹된 행에 떨어지지 않으시며,
또 여래께서 보호하심은 성현에게 따르게 하시므로 중생들이 성현 아닌 이를 따르지 않고,
더없는 청정한 범륜(梵輪)을 굴리시므로 중생을 가엾이 여겨 자유를 얻게 하시며,
시방을 홀로 걷되 다른 사람을 따르지 않으며,
어떤 명예를 바라지 않고 치우치거나 무리 짓지 않는다.
또 여래께서 살피시고 보호하시는 이는 조금도 난폭하지 않고 항상 질서에 순응하며 그릇됨이 없으며,
어떤 생각의 머무는 처소와 받고 버림이 없으므로 모든 두 가지 갈래를 여의고,
한량없는 겁(劫)에 네 탁류[四瀆]를 건너 그 끝없는 본말(本末)을 생각하되 각각 차별을 두지 않으며,
과거의 모든 일까지 다 기억하되 흔들리지 않으면서도 그 공을 스스로 나타내지 않아 이러한 사실을 다 차별 없이 그대로 관찰하시니,
이것이 바로 통달하지 않는 것이 없는 여래의 관찰인 동시에 그 대비의 거룩함이라 한다.
그러기에 모든 중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구족히 설법하시는 것이니,
이것이 이른바 여래의 제20의 사업이다.”
부처님께서는 이에 또 게송을 읊으셨다.
여래께서 보호하시는 자는
한 번도 게으르거나 지친 적 없이
그 도의 이치를 잘 닦았으므로
높고도 뛰어난 행을 이룩했다네.
그 마음과 몸도 그와 같이
계율과 지혜를 잘 닦았으므로
가장 존귀한 대인 되시어
그 소행이 항상 지성이시라.
그러므로 여래께서는 언제나
모든 위해(危害)를 벗어나고
또 어떤 생각과 기억도 없어
거짓된 일을 하지 않으시네.
또 그 보호하심이
진리이고 꾸밈이 없으므로
곧 이러한 이치로써
중생을 위해 설법하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