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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경요집 제7권
12.3. 계녀연(誡女緣)
대개 집에 있는 세속 여인은 성냄의 독이 너무도 많다기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간사하고 아첨함이 남자보다 더하다”고 하셨다.
혹은 갖가지 화장품을 얼굴에 바르고 머리를 치장하며 온갖 모습을 장식하기도 하고,
혹은 좋은 비단에 꽃을 수놓아 만든 옷으로 어리석은 남자들을 속이고 유혹하기도 하며,
더러는 입과 입술을 교만하게 놀리고 삿된 눈길로 노래하고 미소짓기도 하며,
혹은 한숨짓고 한탄하고 읊조리면서 사람을 바라보고 전변(轉變)하기도 하고,
더러는 가슴을 드러내고 손을 드러내어 얼굴을 가리고 머리를 감싸기도 하며,
혹은 느릿느릿 걸으면서 몸을 흔들어 그림자를 희롱하기도 하고,
혹은 눈을 댔다 감았다 하면서 금새 슬퍼하다간 금새 기뻐하는 등 이런 짓으로 어리석은 남자들을 유혹하여 그들의 마음을 망령되게 하거나 집착하게 한다.
이와 같이 요망한 거짓은 이루 다 기록하기조차 어렵다.
범부들이 미혹하고 취하는 것은 모두 유혹에 넘어간 때문이니,
비유하면 간사한 도적이 갖가지로 많이 유혹하는 것과 같고
또한 아름답게 그림을 그린 병에 똥을 담아 사람을 속이는 것과 같으며,
또한 높게 쳐놓은 그물이 모든 새를 떨어뜨리는 것과도 같고,
또한 촘촘한 그물이 온갖 물고기를 잡는 것과도 같으며,
또한 어두운 구덩이가 장님을 빠뜨리는 것과도 같고,
또한 날아다니는 나비가 불을 보고 뛰어드는 것과도 같으며,
또한 파리가 냄새나는 시체를 탐내어 즐기는 것과도 같다.
가까이 하면 나라를 잃고 집안을 망치니,
이 여인들과 접촉하는 것은 마치 독사를 잡는 것과 같다.
겉 말은 꿀과 같고 속 마음은 비둘기와 같다.
집안이 가난하여 곤고(困苦)한 것도 다 여자 때문이요,
밖에 나가 몸을 망치는 것도 다 여자 때문이며,
온 집안이 화목하지 못하는 것도 역시 여자 때문이요,
자녀들이 반역(反逆)하는 것도 또한 여자 때문이며,
형제가 서로 헤어지는 것도 또한 여자 때문이요,
종친(宗親) 간에 소원해지는 것도 역시 여자 때문이며,
악한 세계에 떨어지는 것도 또한 여자 때문이요,
인간 세계나 천상에 태어나는 것도 다 여자 때문이며,
선업(善業)의 길을 막는 것도 또한 여자 때문이요,
성인의 과위[聖果]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도 다 여자 때문이니,
이와 같은 과환(過患)은 이루 다 논할 수 없다.
중생이란 이와 같은 것이라 매우 두려워해야 한다.
항상 애욕의 불에 타면서도 거기에서 떠나지 못하고 재앙의 고통을 받으면서 오늘날까지 끊지 못하는 것이다.
또 『마등녀경(摩鄧女經)』에서 말하였다.
“그 때 아난(阿難)이 발우를 가지고 걸식을 마치고는 물가를 따라서 가다가 한 여인이 물가에서 물을 지고 가는 것을 보았다.
그러자 아난이 여인에게 물을 달라고 빌었다. 여인이 곧 물을 떠 주고는 아난을 따라가서 그가 살고 있는 곳을 보고 그 여인은 돌아가 어머니에게 고하였는데, 그 어머니의 이름은 마등(摩鄧)이었다.
그 여인은 곧 집안에 드러누워 울었다.
어머니가 딸에게 물었다.
‘어째서 그렇게도 슬피 우느냐?’
딸이 말하였다.
‘어머니께서 나를 시집보내려고 하거든 다른 사람에게는 주지 마십시오.
내가 물가에서 한 사문(沙門)을 보았는데, 나에게 물을 달라고 빌기에 내가 그의 이름을 물었더니 아난이라고 대답하더이다. 나는 아난을 얻어야만 비로소 시집을 갈 것입니다. 우리 어머니께서 그를 얻어 주지 않으시면 나는 시집가지 않겠습니다.’
어머니가 나가서 아난에게 물어보고는, 아난이 부처님을 받들어 섬기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머니는 이미 이와 같은 사실을 알아가지고 돌아와서 말에게 말하였다.
‘아난은 부처님의 도를 섬기는 사람으로서 네 남편이 되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고하더라.’
그러자 말은 울면서 음식을 먹지 않았다.
그 어머니는 사람을 미혹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기에 아난을 챙하여 공양하겠다고 하였다. 말은 크게 기뻐하였다.
어머니가 아난에게 말하였다.
‘제 딸이 경(卿)의 아내가 되고 싶어합니다.’
아난이 말하였다.
‘나는 계를 가진 사람이라서 아내를 두지 않습니다.’
다시 말하였다.
‘제 딸이 경을 남편으로 삼을 수 없으면 곧 자살하겠다고 합니다.’
아난이 말하였다.
‘나의 스승님은 바로 부처님이십니다. 때문에 여인과 사귀어 통정할 수가 없습니다.’
어머니가 안으로 들어가서 말에게 이런 사실을 자세하게 말하였다.
말은 어머니를 마주보고 울면서 말하였다.
‘오직 저를 위하여 문을 닫아 걸고 그로 하여금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십시오.
날이 저물면 저절로 저의 남편이 될 것입니다.’
어머니는 곧 문을 닫아 걸고 사람을 미혹하게 하는 도법[蠱道法]으로 아난을 얽어매었으며, 저녁 때가 되자 어머니는 말을 위하여 자리를 깔고 누워 잘 곳을 마련하였다. 말은 곧 크게 기뻐하며 마침내 스스로 치장하고 꾸몄으나 아난은 그 자리에 나아가지 않았다.
어머니는 뜰 가운데 불을 켜고 아난의 옷자락을 끌어당기면서 말하였다.
‘당신이 내 말의 남편이 되어 주지 않겠다면 나는 당신을 저 불 속에 던져버리겠습니다.’
아난은 스스로 부처님을 위하여 사문이 되었는데, 지금 도리어 이런 데에서 벗어나지 못함을 창피하게 생각하였다.
부처님께서는 곧 신주(神呪)를 지니고 계셨으므로 마음 속으로 아난의 처지를 다 알고 계셨다. 그러므로 구원하여 부처님의 처소로 돌아오게 하여 앞에 있었던 일을 자세히 아뢰게 하였다.
마등의 딸은 아난이 돌아간 것을 보고 집안에서 통곡하며 울음을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아난을 생각하였다.
딸은 이튿날 직접 다니면서 아난을 찾다가 다시 아난이 걸식하러 다니는 것을 보고는 아난의 뒤를 따라가면서 아난의 발을 보고 또 아난의 얼굴을 보았다. 아난은 부끄러워서 피하였으나 여인은 끊임없이 계속해서 따라갔다.
아난이 부처님께서 아뢰었다.
‘마등의 딸이 오늘도 또 제 뒤를 따라왔습니다.’
부처님께서 사람을 시켜 그를 불러오게 하고는 부처님께서 그 딸에게 물으셨다.
‘네가 아난의 뒤를 쫓아다녔다 하는데 네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그녀가 말하였다.
‘저는 아난이 아내가 없다고 들었습니다. 저도 또한 남편이 없으니, 저는 아난의 아내가 되고 싶습니다.’
부처님께서 그 여인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은 머리털이 없지만 너에게는 머리털이 있다. 너는 네 머리를 깎을 수 있겠느냐?
그렇게만 하면 내가 아난을 너의 남편이 되게 해 주겠노라.’
여인이 말하였다.
‘머리를 깎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돌아가서 어머니께 알리고 머리를 깎고 오너라.’
여인은 돌아가서 어머니에게 자세히 말씀드렸다.
어머니가 말하였다.
‘내가 너를 낳아 너의 머리털을 지금껏 보호해 주었다.
너는 무엇 때문에 사문을 남편으로 삼으려고 하느냐?
나라 안에 있는 큰 호족 부자에게 내가 너를 시집보내주겠다.’
딸이 말하였다.
‘나는 죽든지 살든지 간에 아난의 아내가 되고야 말겠습니다.’
어머니가 말하였다.
‘너는 우리의 혈통을 욕되게 하는구나.’
어머니는 칼을 잡고 딸의 머리를 깎아 주었다.
여인은 부처님 계신 곳으로 돌아와서 아뢰었다.
‘저는 이미 머리를 깎았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아난의 어디를 사랑하느냐?’
여인이 말하였다.
‘저는 아난의 눈을 사랑하고, 아난의 코를 사랑하며, 아난의 입을 사랑하고 아닌의 귀를 사랑하며, 아난의 목소리를 사랑하고 아난의 걸음걸이를 사랑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눈에는 단지 눈물만 있고 코에는 단지 콧물만 있으며 입에는 단지 침만 있고 귀에는 단지 때만 끼어 있으며, 몸에는 단지 오줌과 똥만 있어서 댐새나고 깨끗하지 못하다.
저 부부에 있어서는 문득 나쁜 이슬만 있는데 나쁜 이슬[惡露:산 후에 흘러나오는 더러운 물]속에서 어린 아이가 생겨나는 것이다.
이미 지식이 있으면 곧 그 자식에게는 죽음이 있고 자식이 죽으면 곧 울음이 따른다.
이와 같은 몸 가운데 무슨 이익이 있겠느냐?’
여인은 곧 몸 속의 나쁜 이슬을 생각하고서 문득 스스로 마음을 그쳤고 곧 아라한이 되었다.
부처님께서 그가 이미 도를 증득하였음을 아시고 즉시 그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일어나서 아난의 처소에 가 보아라.’
여인은 곧 부끄러워서 머리를 숙이고 부처님 앞에 꿇어앉아 아뢰었다.
‘실로 어리석었기 때문에 아난을 쫓아다녔을 뿐입니다.
이제 저의 마음이 열리고 나니 깜깜한 가운데 등불이 있는 것 같사오며,
사람이 배를 탔다가 배가 부서졌을 적에 언덕에 닿은 것 같사오며,
마치 맹인이 지팡이를 얻은 것 같고 노인이 지팡이를 짚고 가는 것과 같사옵니다.
이제 부처님께서는 저에게 길을 제시하시어 저의 마음을 이와 같이 열어주셨사옵니다.’
여러 비구들이 다 함께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 여인은 무슨 인연으로 도를 얻었습니까?’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마등의 딸은 과거 세상 오백 생 동안 아난의 아내였는데, 항상 서로 사랑하고 공경하였기 때문에 나의 법 가운데에서 도를 얻었느니라.
그리하여 이제 부부가 서로 보기를 형처럼 아우처럼 하는구나. 이와 같으니 부처님의 도를 어찌 배우지 않을 수 있겠느냐?’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이 들은 뒤에 모두 크게 기뻐하였다.”
또 『출요경(出曜經)』에서 말하였다.
“옛날 사위성 안에 어떤 부인이 아이를 안고 물병을 가지고 우물에 나가 물을 걸었다.
거기에 얼굴 모습이 단정한 어떤 남자가 있었는데 우물 가 오른쪽에 앉아서 거문고를 타면서 혼자 즐기고 있었다.
그 때 그 여인은 애욕의 생각이 지나치게 많아 그 남자에게 빠졌고, 그 남자도 또한 애욕의 생각이 불길처텀 타올라서 여인에게 빠져 버렸다.
그녀는 애욕의 생각에 정신이 혼미해져 새끼로 어린 아이의 목을 매어 우물 속에 달아놓았다가 잠시 후에 도로 잡아당겨 어린 아이를 꺼집어냈는데, 그 아이는 곧 죽어 있었다.
그녀는 근심과 걱정 속에 애통해 하면서 하늘에 울부짖고 눈물을 떨구었다.”
[밖으로부터…(이하 생략되었음).]
“또 부처님께서 구섬미국(拘睒彌國)에 계셨었는데 그 국왕의 이름은 우전구류(優塡拘留)였다. 그 나라에 서심(逝心:婆羅門)이 있었으니, 그 이름은 마인제(摩因提)였다.
그는 딸을 낳았는데 얼굴이 단정하고 화려하기가 세간에서 짝할 만한 사람이 없었다.
아버지는 온 나라에서 보기 드문 그 딸의 용모를 보고 그녀의 이름을 무비(悲比)라고 지었다.
이웃 나라의 여러 왕들과 많은 대신를과 호족 성씨를 누구 하나 그녀를 며느리로 삼으려 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딸의 아버지가 대답하였다.
‘만약 당신 아들의 얼굴이 내 딸과 같으면 내 장차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그 때 그 나라에 가 계셨었다. 서심은 부처님의 서른두 가지 상호와 여든 가지 좋은 모습에다가 자금(紫金) 빛 몸이 우뚝하고 당당(堂堂)하며 빛나는 거동이 위없음을 보았다.
그러자 마음 속으로 못내 기쁨에 겨워 말하였다.
‘내 딸의 짝을 얻었다. 정녕 이 사람이야말로 바로 내가 찾던 그 사람이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서 그 아내에게 말하였다.
‘나는 무비를 위해 그의 짝을 구해 놓았소. 빨리 딸아이를 화장시키시오. 당장 가야겠소.‘
그 부부는 함께 말에게 옷을 입히고 장식시켰다. 그 말이 걸어갈 때마다 빛나는 구슬이 흔들렸고 보배 영락(瓔珞)의 장엄은 나라를 번쩍번쩍 비추었다.
부부는 그 말을 데리고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갔다. 그 아내가 길에서 부처님 발자국에 나 있는 상호(相好)의 무늬와 광채의 빛깔이 세상에 흔히 있는 것이 아님을 보고서, 그가 천존(天尊)임을 알았다.
그래서 남편에게 말하였다.
‘이 사람의 발자국 무늬는 세상에서 들어본 적이 없는 것입니다. 이는 아마도 평범한 인물이 아닐 것입니다. 틀림없이 스스로 청정하여 음욕이 없을 터이니 장차 우리 말을 취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부질없이 스스로 욕되게 하지 마십시다.’
남편이 말하였다.
‘무엇으로 그렇다는 것을 아시오?’
아내가 게송으로 말하였다.
음탕한 사람은 발꿈치를 끌면서 걷고
성을 잘 내는 사람은 발가락을 오므라고 걸으며
어리석은 사람은 발로 땅을 밟지만
이 발자국은 천인존(天人尊)의 발자국이네.
서심이 말하였다.
‘당신 같은 여인이 알 바 아니오. 당신은 좋아하지 않거든 혼자 집으로 돌아가시오.
나 혼자라도 말을 데리고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겠소.’
이윽고 부처님의 발에 머리 조아려 절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인(大仁)이시여, 부지런히 수고롭게 가르치시는데도 몸을 공양해드릴 사람이 없으니, 비록 이 아이가 저의 못난 딸이기는 하지만 바라옵건대 키질이나 비질을 시켜주셨으면 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는 그 딸이 좋다고 했는가?’
대답하였다.
‘이 딸아이는 태어나면서부터 얼굴 모습이 정말로 아름다워서 세간에선 짝할 이가 없습니다. 모든 국왕들과 호족인 성바지들이 대부분 구혼(求婚)을 하였지만 그들에겐 주지 않있습니다.
가만히 보건대 대인께서는 광색(光色)이 뛰어나신데 세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닙니다. 그리면서도 몸소 공양을 얻으시려고 하시기 때문에 스스로 시집 보내려고 생각하였을 뿐입나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딸의 어느 곳이 그리도 좋은가?’
서심이 말하였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두루 관찰해 보아도 좋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미혹되었구나. 육안(肉眼)이여, 내가 지금 관찰해 보건대 머리에서 발끝까지 한 곳도 좋은 데가 없다.
그대는 보아라. 머리에는 머리칼이 있는데 그 머리칼은 다만 털일 뿐 코끼리나 말 꼬리에도 다 그와 같은 것이 있다.
머리털 아래에는 촉루(觸髏)가 있는데 그 촉루는 바로 뼈로서 백정 집의 돼지 머리 뼈도 다 그와 같다.
머리 속에는 뇌(腦)가 들어 있는데 그 뇌는 진흙과 같고 비린 냄새가 코를 찌르며 그것을 땅에 떨구면 아무도 밟으려는 사람조차 없다.
눈은 바로 못[池]인데 그것을 쪼개면 순전한 즙액[汁]으로 되어 있다.
코 속에는 콧물이 있고 입에는 단지 침이 있을 뿐이다.
뱃속에는 간(肝)과 폐(肺)를 간직하고 있어 다 그렇게 비린내만 나며, 창자와 위(▼(月+胃))와 방광(膀胱)은 다만 오줌과 똥을 담고 았어서 그 구리고 지린 냄새는 거론하기조차 힘들다.
배는 가죽 주머니로 되어 있어서 온갖 부정한 것을 싸고 있다.
사지(四支)인 손과 발은 뼈와 뼈가 서로 버티어 있고 힘줄이 걸리고 가죽이 오그러들면서 다만 기식(氣息:호흡 기운)에 의지함으로써 동작하게 된다.
이런 것들을 비유하면 나무 인형의 기관(機關)이 동작하는 것과 같다.
동작을 마친 뒤에 그 몸을 해제하면 마디와 마디가 서로 떨어져 머리와 다리가 어지럽게 뒹굴게 되나니 사람들도 다 이와 마찬가지이다.
거기에 무슨 좋은 것이 있기에 짝할 사람이 적다고 말하는가?
옛달에 내가 패다(貝多) 나무 밑에 있을 적에 여섯 번째 하늘의 마천왕(魔天王)은 세 딸아이를 잘 꾸몄는데, 그 얼굴이 너무도 화려하게 꾸며져서 천상에서도 비할 데가 없었다. 그런데 한갖 못되먹은 이 무리들이 나의 도에 대한 뜻을 깨뜨리려 하였었다.
나는 곧 그들을 위하여 몸 속의 더럽고 추악한 것을 설명하고자 그들을 늙은 할머니로 변화시켰으므로 형상이 무너져 다시는 회복하지 못하고 부끄러워하면서 떠나갔다.
그런데 지금 이 오줌 주머니로 무슨 변화를 만들려고 하는가?
어서 데리고 돌아가라. 나는 취하지 않으라라.’
서심(逝心)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홀연히 부끄러워하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만약 당신이 취하지 않으선다면 우전왕(優塡王)의 아내로 주려고 하는데 어떻겠습니까?’
부처님께서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셨다. 서심은 곧 딸을 우전왕에게 주었다. 왕은 그녀를 얻고 크게 기뻐하면서 그녀의 아버지를 태부(太傅)에 제수하고 말을 위해서는 궁전을 짓고 기악(伎樂)하는 사람 천 명을 시켜 모시게 했다.
그 때 왕의 정후(正后)는 부처님을 스승으로 섬겨 수다원도(須陀洹道)를 얻었다.
그런데 이 여인이 왕에게 정부인을 참소하자
왕은 그 말에 미혹되어 백 개의 화살로 왕후를 쏘려고 했다.
그러나 왕후는 그 화살을 보고도 두려워하지 않았고 전혀 성내거나 노여워하지도 않았으며, 한결같은 마음으로 부처님의 자비로운 마음을 생각하면서 꿇어앉아 왕을 바라보았다.
화살들은 다 왕후를 세 바퀴 돌고는 다시 왕의 앞으로 돌아가 멈추었다. 백 개의 화살이 다 그렇게 되자
왕은 그제서야 스스로 깨닫고 슬퍼하면서 두려워하였다. 그래서 곧 흰 코끼리가 끄는 금 수레를 타고 부처님 계신 곳으로 달려갔다.
부처님께서 계신 곳에 채 못미쳐서 수레에서 내려 합장하고 걸어 나아가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대어 예를 올리고 꿇어앉아 아뢰었다.
‘제가 중한 잘못을 저질러 삼존(三尊)의 처소에 있기조차 민망스럽습니다.
저 태부의 딸이 음일(婬妷)하여 애욕을 도모하고 삿된 마음을 일으겨 부처님 성중(聖衆)에 대하여 악독한 생각을 가져 화살 백 개로써 부처님의 제자를 쏘게 하였습니다.
사실대로 다 진술한 것을 보니 마음이 두렵습니다.
오직 부처님께서만이 지극히 높으시고 그 자비가 한량없이 많으십니다.
속가[白衣]제자의 자비의 힘도 그러하거든 하물며 무상정진(無上正眞)이신 부처님이겠습니까?
저는 지금 허물을 자백하고 삼존께 귀명(歸命)하나이다. 오직 부처님께서는 큰 자비로 그 허물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장하십니다. 왕께선 악을 깨닫고 허물을 뉘우치시니 이것은 밝은 사람의 행실입나다.
나는 왕의 선한 뜻을 받아들이겠습니다.’
왕은 머리를 조아렸다. 이와 같이 세 번 하니 부처님께서도 또한 세 번 다 받아들이셨다.
왕은 또 머리를 땅에 대고 물러났다가 다시 자리로 나와 아뢰었다.
‘품은 기운이 흉악하고 미련하여 성내고 사납고 스스로 방자하며 인욕하는 마음도 없고 삼독(三毒:貪ㆍ瞋ㆍ癡)을 없애지 못하여 악을 행하고도 마음 속으로 통쾌하게 여겼습니다.
여인이 요염하여 그 악함을 알지 못했습니다만 저도 죽은 뒤에는 틀림없이 지옥에 들어갈 것입니다.
부디 부처님께서 가엾이 여기사어 여자의 악(惡)과 도깨비 같은 태도를 자세히 설명해 주시면 그물 속에 걸리더라도 조금은 스스로 벗어날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그 재앙에 대해 들으면 꼭 스스로 경계할 것이오며 온 나라 사람들도 크건 작건 다 그 행실을 고칠 수 있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것 때문에 묻는 것입니까? 그러면 다만 나머지 뜻만 설명하겠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다른 뜻은 다른 날 들어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여자의 혼란스럽고 마음을 미혹시커는 흉악한 화는 큰 것이오니, 그 재앙에 대해 듣지 않으면 어찌 그것을 멀리할 수 있겠습니까?
바라옵건대 부처님께서는 저를 위하여 지옥의 변화와 여인의 더러움을 설명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우선 들으십시오.
남자에게는 미치고 어리석은 악함이 있으므로 결국 여자를 아름답다고 보는 것입니다.’
왕이 말하였다.
‘훌륭하십니다. 부디 밝으신 가르침을 받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남자에게 네 가지 악이 있으니, 급한 것부터 먼저 알아야만 합니다.
세상에 음탕한 사내들은 항상 여자 보기를 생각하고 요사스런 소리 듣기를 생각하여 바른 법을 영원히 버리고 맙니다.
진실을 의심하고 삿된 것을 믿으며 애욕의 그물에 싸인 바 되어 어둠 속에 빠져들면서 애욕에 끌려 다니니, 종이 주인을 두려워하는 것과 같습니다.
여색(女色)을 탐하고 즐거워하여 아홉 구멍에서 나오는 나쁜 이슬의 냄새와 더러움을 헤아리지 않고 애욕 속에 섞여 뒹구는 것은 더러운 데 살고 있는 돼지와 같건만, 그 냄새를 깨닫지 못하고 유쾌하게 여겨 편안하다고 하면서 뒷세상엔 틀림없이 무택(無擇)지옥에 떨어져 한없이 고통받을 것은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습니다.
음욕에 마음을 쏟아 그 콧물과 침을 빨며 고름과 피를 좋아하여 옥과 같은 보배로 여기며, 꿀처럼 달게 여깁니다. 그러므로 애욕의 노예가 된 사내라고 말하나니,
이것이 그 첫 번째 추악한 형태입니다.
또 어버이가 자식을 양육할 때엔 먼저 아이를 배고 낳아서 가르며, 곧 이어 장대(長大)해지면서부터는 부지런히 논란을 벌이게 됩니다.
아들이 성인이 되면 집을 떠나고 재물을 없애기도 합니다.
무릎으로 다니고 팔꿈치로 걷다가 자라나면 중매쟁이로 인해 뜻을 전하고 여자를 데려와서 아내로 삼습니다.
만약 그녀가 다른 성(城)에 있으면 찾아가고 따라가되 멀고 가까움을 따지지 않고 아무리 괴롭고 피곤해도 피하지 않습니다.
뜻을 모아 음욕에 두면 늙은 어버이는 버리거나 잊어버리게 되고 이미 아내를 얻고 나면 그 아내를 보배처럼 귀하게 여기고 사욕(私欲)을 서로 즐기면서 부모 보기를 싫어하고 요사스런 아내의 말만 믿어 때로는 싸움과 송사까지 일으키기도 합니다.
자신이 어디서부터 왔는지는 생각하지도 않고 외로운 어버이의 한량 없는 은혜를 저버리나니,
이것이 그 두 번째 추악한 형태입니다.
또 사람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몸이 괴롭도록 부지런히 일하여 몸소 재물을 모으기도 합니다.
본래는 정성스런 믿음으로 도를 배울 마음이 있어서 사문(沙門)과 범지(梵志)의 마음을 존경하고 숭상하면서 이 세상은 덧없는 것이고 오직 보시만이 복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으나
아내를 맞이한 뒤에는 그 뜻이 음욕에 빠져서 어리석음에 가려지고 스스로 가로막혀 진실을 등지고 삿된 것을 향하는데 이것은 오로지 여자의 계략으로 말미암은 것입니다.
만약 보시할 뜻이 있어 다만 말이라도 꺼내려 하면 아름답게 꾸민 여색이 깨끗한 행(行)을 끊고 그를 묶어 소인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그리하여 그는 부처님 경전의 중한 경계와 화(禍)와 복(福)이 돌아가는 곳을 알지 못하고 구차스럽게 음욕의 노예가 되어 몸을 그물에 던져 틀림없이 악한 세계에 떨어질 것입니다.
그런데도 끝내 고치지 못하니, 이것이 그 세 번째 추악한 형태입니다.
또 만약 사람의 자식이 되어가지고서도 길러 준 은혜는 생각하지 않고 살림을 잘 살아 재물을 모았으면서도 부모를 봉양하지 않으며, 다만 동쪽ㆍ서쪽으로 음탕한 길만 널리 찾으며 보물을 숨겨가지고 가서 남의 부녀자를 불러내기도 합니다.
때로는 육축(六畜)을 잡아 사특한 귀신에게 제사지내기도 하고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추면서 남녀가 서로 어울려 통쾌하게 즐기고 환락에 빠진 채 온종일 그 정도가 점점 더 심해지게 됩니다.
밖으로는 복을 비는 것을 빙자하고 안으로는 간사한 사람을 불러 이미 취한 뒤에는 서로 방편을 구하다가 다시 서로 불러서는 마침내 간음할 생각을 하고 급기야 서로 만나게 되어서는 그 기쁨이 비할 데 없게 됩니다.
그리하여 음욕에 결박되고 집착하여 정신을 차리지 못합니다.
그런 때를 당해서는 오직 이것만을 즐겁다 하여 오로(惡露)의 더러움과 지옥의 고통을 깨닫지 못하나니, 첫째는 가소롭고, 둘째는 가엾은 일입니다.
비유하면 마치 미쳐 날뛰면서 그 잘못을 모르는 것과 같나니,
이것이 그 네 번째 추악한 형태입니다.
남자는 이 네 가지 악으로 세 갈래 세계에 떨어지게 되나니, 마땅히 반성하고 멀리한다 하면 이것은 곧 그 고통을 면하게 될 뿐입니다.
또다시 여인의 악에 대하여 말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대략 중요한 부분만 기록한다.]
음욕의 부림을 당함으로써
마음대로 놀아 편안할 수 없고
법 아닌 것을 익히거나 가까이 하나니
장차 어떻게 어진 사람이 될 수 있으리.
언제나 세 갈래 악한 세계에 있게 되고
수레 바퀴처럼 완연히 굴러 다닌다.
어떤 세계에 때마침 부처님 계신다 해도
그저 그럴 뿐 법은 듣지 못하네.
여자란 가장 악한 것이어서
그들과 인연 맺기란 어려운 것이네.
은애(恩愛)에 한 번 결박되면
사람을 끌고 죄의 문으로 들어간다네.
여인에게 무슨 좋은 것이 있겠는가?
다만 그것은 모두가 깨끗하지 못한 것인데
어째서 이 말을 진리로 생각하지 않고서
이것을 위하여 미쳐서 날뛰는가.
그 속은 매우 냄새나고 더러우면서도
겉으론 화장하여 얼굴을 꾸미고
게다가 독한 마음까지 품고 있나니
극악하기 마치 뱀이나 용과 같다네.
또한 물고기가 낚시를 무는 것과 같고
또한 나는 나비가 등불 속으로 뛰어드는 것 같아
마음을 다하여 색욕에 몸을 던질 뿐
뒷세상에 재앙 받을 일 생각지 않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자, 우전왕은 기뻐하면서 곧 머리와 얼굴을 땅에 붙이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실로 이 세상에 태어난 뒤로 지금까지 여인의 악한 태도가 그리하다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남자들은 사납고 혼란하게 그것을 따르다가 악한 세계에 떨어지는데도 다만 그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마음을 뜻대로 억제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 때부터 이후로는 종신(終身)토록 스스로 참회하고 삼존(三尊)께 귀명하여 감히 다시는 범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는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기뻐하며 물러갔다.”
옛글에 말하였다.
“중니(仲尼:孔子)는 말하기를
‘소인(小人)과 여자는 다루기가 어렵다.
가까이 하면 공손하지 못하고 멀리 하면 원망한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경전에서 말하였다.
“요염하여 사람을 홀리는 여인에게는 여든네 가지 자태가 았는데,
그 중 큰 형태를 살펴보면 여덟 가지가 있어서 지혜 있는 사람이 마워하는 것이다.
첫째는 질투요, 둘째는 거짓말과 성냄이며, 셋째는 꾸짖음이요, 넷째는 저주함이며, 다섯째는 진압(鎭壓)함이요, 여섯째는 아끼고 탐함이며, 일곱째는 꾸미기를 좋아함이요, 여덟째는 독을 머금음이니, 이것을 여덟 가지 큰 형태라고 한다.
그런 까닭에 여인에겐 요염하고 아릿다움이 많은 것이니, 부디 아첨과 삿됨을 버리고 바른 법을 구하기 위해서는 일찍이 출가하여 자신도 이익되게 하고 남도 이롭게 하기 바란다.”
또 『지도론(智度論)』에서 말하였다.
“여자의 모습이란 만약 공경과 대우를 받으면 남편에 대하여 교만한 마음이 생기고, 만약 공경히 대우하는 정을 버리면 남편의 마음을 두렵게 한다.
여인은 이와 같이 항상 번뇌하고 근심하고 두렵게 하거늘 어떻게 친근히 하고 좋아할 수 있겠는가?
이런 이야기와 같다.
‘어떤 국왕에게 딸이 있었는데, 그 이름은 구모두(拘牟頭)였다.
또 고기잡는 어부가 있었으니, 그 이름은 술파가(術波伽)였다. 길을 따라가다가 왕의 말이 높은 누각 위에 있는 것을 멀리서 보았다.
또 창 안에 있는 그녀의 얼굴을 보고 모습을 상상하고 집착하여 마음으로 잠시도 버리지 못했고, 이렇게 날과 달이 지나면서 음식조차 먹지 못하였다.
어미가 그 까닭을 물었더니 사정을 어머니에게 대답하였다.
‘제가 왕의 딸을 보았는데 마음으로 잊을 수가 없습니다.’
어머니는 아이를 타이르며 말하였다.
‘너는 낮은 신분의 사람이요, 왕의 딸은 존귀하다. 가능한 일이 아니다.‘
아들이 말하였다.
‘나는 마음 속으로 원하고 좋아해서 잠시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만약 뜻대로 되지 못하면 저는 살 수 없을 것입니다.’
어머니는 그 아들을 위하기 때문에 왕궁으로 들어가서 살오른 생선과 새고기를 항상 왕의 딸에게 보냈으나 그 값은 받지 않았다.
왕의 딸은 괴상하게 여겨 그 이유를 물었다.
‘무슨 소원이 있는가?’
그 어머니는 왕의 딸에게 말하였다.
‘좌우를 물리쳐 주시면 마땅히 사실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저에겐 오직 아들 하나가 있는데 그 아이가 왕의 따님을 공경하고 사모하다 정이 맺혀 병이 났는데 목숨이 머지않았다고 합니다. 부디 불쌍하게 생각하시어 그 생명을 살려 주십시오.’
왕의 딸이 말하였다.
‘그대는 우선 집으로 돌아가서 내달 보름날 아무개 천사(天祠)의 천상(天像) 뒤에서 기다리고 있으라고 하시오.’
어머니는 돌아와 그 아들에게 말하였다.
‘네 소원은 이미 이루어졌다.’
그리고는 앞서 있었던 일을 다 이야기해 주었다.
아들은 목욕하고 새옷으로 갈아입고 천상 뒤에 서 있었다.
왕의 딸은 때가 되자 그 부왕(父王)에게 말씀드렸다.
‘저에게 불길(不吉)한 일이 있어 꼭 저 천사(天祠)에 가서 길하게 해 달라고 복을 빌어야 하겠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아주 잘하는 일이구나.’
그리고는 곧 수레 오백 대를 장엄하게 꾸며 천사에 나아가게 했다. 왕의 딸은 천사에 이르러서 여러 시종들에게 명을 내려 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라 하고 혼자서 천사 안으로 들어갔다.
그 때 하늘 신이 생각하였다.
‘이것은 마땅히 그래서는 안 될 일이다.
왕은 나의 시주(施主)인데 이 낮은 신분의 사람으로 하여금 왕의 딸을 더럽히게 할 수는 없다.’
그리고는 곧 이 사람을 가위눌러게 하여 깊은 잠에 빠져 깨어나지 못하게 하였다.
이윽고 왕의 딸이 들어갔다가 그가 깊은 잠에 든 것을 보고 아무리 흔들어 보았지만 깨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곧 십만 냥 금전의 가치가 있는 영락을 풀어 거기에 두고 떠나갔다.
그녀가 간 뒤에 이 사람이 깨어나서 영락이 있는 것을 보았고 또 사람들에게 물어 왕의 딸이 왔었던 것을 알았다.
그는 소원을 이루지 못하자 근심하고 한탄하며 괴로워하다가 속에서 음욕의 불길이 일어나 스스로 타서 죽었다.”
이로써 여자의 마음이란 귀전을 가릴 것 없이 오직 욕심만 따른다는 것을 증명하여 알수 있다.
또 『살바다론(薩婆多論)』에서 말하였다.
“차라리 몸의 일부분을 독사의 입에 넣을지언정 여인은 범하지 말라. 독사는 세 가지 일로 사람을 해친다. 보이면 사람을 해치고 접촉이 있으면 사람을 해치며 깨물게 되면 사람을 해친다.
여자에게도 세 가지 해침이 있다.
만약 여인을 보고 마음으로 애욕의 생각을 내면 사람의 착한 법을 멸하고,
만약 여인의 몸과 접촉하여 몸으로 중한 죄를 범하면 사람의 착한 법을 멸하며,
만약 여인과 함께 교합하여 중한 죄를 범하면 사람의 착한 법을 멸한다.
또 일곱 가지 해로움이 있다.
첫째, 만약 독사에게 해침을 받게 되면 이 한 몸만 해칠 뿐이나 만약 여인에게 해침을 받게 되면 수없이 많은 몸을 해치게 된다.
둘째, 만약 독사에게 해침을 받게 되면 해침의 과보로 무기(無記)의 몸을 얻지만 만약 여인에게 해침을 받게 되면 착한 법신(法身)을 해치게 된다.
셋째, 만약 독사에게 해침을 받게 되면 다섯 가지 인식 작용의 몸만 해치지만 만약 여인에게 해침을 받게 되면 여섯 가지 인식 작용의 몸을 해치게 된다.
넷째, 만약 독사에겐 해침을 받아도 청정한 대중 속에 들어갈 수 있지만 만약 여인에게 해침을 받게 되면 승려들과 같이 있을 수 없게 된다.
다섯째, 만약 독사에게 해침을 받게 되면 천상이나 인간 세상에 태어나서 어진 성현을 만날 수 있지만 만약 여인에게 해침을 받게 되면 세 갈래 악한 세계에 들어가게 된다.
여섯째, 만약 독사에게 해침을 받게 되면 그래도 네 가지 사문과(沙門果)를 얻을 수 있지만 만약 여인에게 해침을 받게 되면 팔정도(八正道)에서 어느것 하나 이룩하여 이익될 것이 없게 된다.
일곱째, 만약 독사에게 해침을 받게 되면 사람들이 자비한 마음을 내어 구호해 주지만 만약 여인에게 해침을 받게 되면 대중들이 다 함께 버리게 되고 그를 반기고 좋아하는 마음이 없게 된다.
이러한 인연이 있으므로 차라리 몸의 일부분을 독사의 입 속에 넣을지언정 마침내 이 몸으로 여자를 접촉하지 말아야 하느니라.”
또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에서 말하였다.
“여인에겐 다섯 가지 힘이 있어서 남편을 업신여긴다.
무엇이 그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색(色)의 힘이요, 둘째는 친족(親族)의 힘이며, 셋째는 전업(田業)의 힘이요, 넷째는 아이의 힘이며, 다섯째는 스스로를 지키는 힘이다.
이것을 여자에게 다섯 가지 힘이 있어 남편을 업신여기는 것이라고 말한다.
남편에게는 한 가지 힘이 있어 그 여인을 보호하나니, 이른바 부귀(富貴)의 힘이다.
지금 폐마(弊魔) 파순(波旬)에게도 또한 다섯 가지 힘이 있으니,
이른바 색깔ㆍ소리ㆍ냄새ㆍ맛ㆍ촉감이다.
어리석은 사람은 이 다섯 가지 법(法)에 집착하여 제도를 받을 수가 없다.
만약 성인의 제자로서 방일하지 않은 하나의 힘을 성취하면 그것에 얽매이는 대상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나고ㆍ늙고ㆍ병들고ㆍ죽는 법을 잘 분별하면 마군의 다섯 가지 힘을 이겨 마군의 경계에 떨어지지 않고 무위(無爲)의 경계에 이를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 곧 다음 게송을 말씀하셨다.
계율은 감로의 길이요
방일은 죽음의 길이니
탐하지 않으면 죽지 않을 것이요
도를 잃으면 자신을 잃을 것이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인에게 다섯 가지 애욕의 생각이 있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부귀한 집안에 태어나기를 생각하는 것이요,
둘째는 부귀한 집안으로 시집갔으면 하는 생각이며,
셋째는 남편으로 하여금 자기 말을 따르게 하려는 생각이요,
넷째는 아이들이 많았으면 하는 생각이며,
다섯째는 집에서 자유롭게 지냈으면 하는 생각이니
이것이 그 다섯 가지 욕애의 생각이니라.’
또 『대위덕다라니경(大威德陀羅尼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큰 모래 더미가 있는데 한 방움의 물을 가져다가 이 모래 더미를 모두 적시고 통과하게 하는 것과 한 부인이 천여 명의 남자로부터 애욕의 과보를 받으면서도 만족할 줄 모르는 것은 같은 것이다.
그 부녀자에게는 세 가지 법이 있어서 만족할 줄 모르는 것이다.
첫째는 스스로 장엄하는 것이요,
둘째는 남자에게서 받은 애욕의 쾌락이며,
셋째는 구슬프고 아름다운 말투이니라.
아난아, 그 부녀자에겐 다섯 가지 저충(疽虫)의 집이 있는데 장부(丈夫)에게는 이것이 없다.
그 다섯 가지 저충은 음도(陰道)속에 있으며 그 하나의 벌레 집에 여든 마리의 벌레가 있고 그 벌레는 두 개의 머리에 입까지 있는데 모두 바늘 끝과 같다.
그 벌레는 항상 그녀를 괴롭히면서 감아 먹어 그로 하여금 움직이게 하여 동작을 그쳤다가는 다시 행하게 한다.
이렇게 그녀를 움직이게 하는 까닭에 이것을 번뇌라고 말한다.
이것은 음란한 부녀자만이 지니고 있는 것으로서 함께하지 못하는 법이다.
업장의 과보로서 애욕의 행위를 일으켜 남자를 탐하고 집착하여 만족할 줄 모른다.
그 부녀자는 만약 남자를 보면 곧 아름다운 말을 하면서 쳐다보고 또 자세히 보며 보고 난 뒤에도 또 보고, 우러러보면서 관찰하되 애욕의 일을 생각한다.
마주 보고 삿되게 보며 남의 얼굴을 취하려고 한다. 그러다 이빨로 아래 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얼굴은 푸르락 붉으락 하면, 욕애의 마음 때문에 이마 위엔 땀이 흐른다.
또 편안히 앉았을 때에는 일어나려 하지 않고 또 서 있을 때에는 다시 앉으려 하지 않는다.
나무 가지로 땅에 그림을 그리며 두 손을 흔들어 놀리기도 한다.
혹은 세 걸음쯤 걷다가 네 걸음째 이르러 좌우를 두리번거리기도 하며,
혹은 문 곁에서 하품을 하면서 숨을 내쉬기도 한다.
빙빙 돌면서 이리저리 몸을 구부리며 왼손으로 옷자락을 들고 오른손으로는 넙적다리를 두드리기도 한다.
또 손톱으로 치아(齒牙)를 긁기도 하고 풀대롱으로 이를 후비기도 하며,
손으로는 뒤통수를 긁고 다리를 드러내놓기도 하며,
남의 아이를 울리기도 하고 편편한 땅을 가다가도 넘어져 급히 사방을 두리번거리기도 한다.
이와 같은 등의 모양은 부녀자의 애욕의 발로라는 것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리하여 그들을 싫어하고 버려 생사의 큰 어둠 속을 흘러 전전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 『아함구해십이인연경(阿含口解十二因緣經)』에서 말하였다.
“어떤 아라한이 천안(天眼)으로 꿰뚫어 보다가 여인이 지옥에 떨어지는 경우가 매우 많음을 보고 곧 부처님께 여쭈었다.
‘무슨 까닭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네 가지 인연 때문이니라.
첫째는 귀중한 보물과 의복을 탐하고 욕심이 많기 때문이요,
둘째는 서로 질투하기 때문이며,
셋째는 말이 많기 때문이요,
넷째는 아름다운 태도를 짓고 음탕한 마음이 많기 때문이니
이러한 인연 때문에 지옥에 떨어지는 경우가 많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