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법어(法語)
1.1. 소그림에서 법문을 찾다(尋牛圖法門)
첫째, 소를 찾다(第一尋牛)
본래부터 잃지 않았으니
어찌 찾을 필요가 있으리오
깨달음을 등짐으로 말미암아 멀어져
속진 속에서 마침내 잃고 말았네
고향은 점점 멀어지고
산길은 가파르고 험하니
득실이 불길처럼 일어나고
시비가 벌떼처럼 일어난다
아득히 풀숲을 헤치며 찾아다니니
물은 드넓고 산은 멀고 길은 더욱 깊어라
힘은 다하고 정신은 피로해도 찾을 곳 없고
바람 부는 나무에 저물녘 매미 소리만 들릴 뿐
30년 동안 몇 사람이나 속였던가
둘째, 소 발자국을 보다(第二見跡)
경전에 의거해 뜻을 알고
교학을 보고서 종지를 아니
금으로 만든 그릇이 하나의 금인 줄 알고
만물이 나와 한 몸이라는 것을 알도다
삿됨과 바름을 가리지 못하거늘
참됨과 거짓을 어찌 분간하랴
아직 이 문에 들어오지 못했기에
방편으로 소 발자국을 보았다 하네
물가와 숲 속에 길이 매우 많으니
방초 우거진 곳에서 발자국 보았는가
비록 깊은 산속 더욱 깊은 곳일지라도
하늘에 닿는 콧구멍351)을 어떻게 감추리오
남산의 풍월을
적선에게 다 보내노라
셋째, 소를 보다(第三見牛)
소리를 통해 들어가면
보는 곳마다 근원을 만나리
육근의 문에 곳곳마다 틀림없고
거동하는 중에 모든 것에 드러나니
물속의 짠맛이요
채색 칠 속의 아교라
눈썹을 깜박이는 것이지
다른 것이 아니라네
꾀꼬리가 가지 위에서 지저귀니
날씨는 따스하고 바람은 화창하고 버들은 푸르네
여기에 이르러서는 다시 회피할 곳이 없으니
높이 솟은 뿔은 그림으로도 그리기 어려워라
남쪽 산 북쪽 물에
한번 돌아와 다시 가지 않는다
넷째, 소를 찾다(第四得牛)
오래 들판에 숨었었는데
오늘에야 너를 만났구나
경치가 빼어나 찾기 어려웠으니
산에는 방초가 끝없이 우거졌었지
어리석은 마음은 아직도 일어나고
거친 성질은 여전히 남았으니
순하게 길들이고자 하면
반드시 채찍으로 때려야 하리
온갖 정신을 다하여 너를 찾았으나
거친 성질과 힘은 갑자기 없애기 어려워라
때로는 높은 언덕에 올라갔다가는
다시 안개 자욱한 깊은 곳으로 가누나
이러한 면목은
분명히 설명할 수 없다
다섯째, 소를 치다(第五牧牛)
앞 생각이 일어나자마자
뒷 생각이 따라서 일어난다
깨달음의 길 따르면 진여를 이루고
미혹한 경계에 있으면 미망을 이루네
경계를 따라서 있는 게 아니고
오직 마음으로부터 생겨나니
코뚜레 줄을 단단히 당겨야지
이럴까 저럴까 주저해선 안 되네
채찍과 밧줄을 언제나 쥐고 있을지니
소가 함부로 걸어 먼지 일으킬까 걱정일세
몰고 다니며 순하게 잘 길들이면
멍에로 구속하지 않아도 절로 사람을 따르네
허깨비 성이요 허깨비 누각이니
한바탕 덧없는 꿈속의 일이로다
여섯째, 소를 타고 집에 돌아가다(第六騎牛歸家)
한바탕 전쟁이 끝나고 나면
얻음도 잃음도 공허한 일인 것을
나무꾼의 노래를 부르고
아이들의 피리를 부노라
몸은 소 등에 빗겨 앉아서
눈은 저 하늘을 바라보노니
불러도 돌아오지 않고
굴레를 씌워도 머물지 않네
소를 타고 느긋하게 고향으로 돌아가노니
피리 소리 소리마다 저물녘 노을을 보낸다
박자 맞추어 부르는 노래 의미가 무한하니
굳이 입술을 놀려 말해야 지음知音이리오
즐거운 일을 아직 못 다하여
다시 타향으로 떠돌아다니네
카페 게시글
[선문] 경허집
경허집 보유_1.1. 소그림에서 법문을 찾다(尋牛圖法門)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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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9.0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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