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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을 다시 심기 위해 농약을 사고 콩밭을 갈아엎다.
콩밭을 보고 며칠을 고민했다. 비굴기가 남김없이 파먹은 콩밭은 한 달 전에 심었던 콩이 싹을 틔우다가 뿌리까지 파 먹혔다. 여러 사람에게 물어보니 그것은 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냥 둘까 고심을 하다가 다시 심기로 하고 새를 쫓는 약을 묻혀 다시 심기로 했다.
한 달 전에 콩을 심을 때 생각이 났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농사를 낭만적으로 표현해 놓은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조그만 텃밭에 채소 쬐끔 가꾸는 것은 낭만일 수 있다. 근데 농사는 낭만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콩을 심는데 대하여 인터넷에 누군가 글을 올렸던 것을 읽은 기억이 있다. 콩을 세알 정도 심는 것은 한 알은 새가 먹고 한 알을 땅이 먹고 한 알이 발아하여 성장하면 된다고 ... 지금 생각하니 그런 말은 정말 농사 제대로 지어보지 않은 사람이 말하는 낭만적인 이야기다. 한달 전에 100여 평에 힘들게 콩을 심었는데 가뭄으로 나기 못하다가 겨우 공개를 들고 싹을 내밀고 있었다. 그런데 며칠 사이 비둘기가 다 파먹었다. 정도는 처참했다. 남기 없이 그것도 뿌리까지 파먹었다. 남은 것은 불과 손가락으로 셀 정도로 몇 개 안되었다.
농사꾼들에게 물어보니 비둘기가 파먹은 것은 나지 않는다고 했다. 하는 수없이 다시 심기로 하고 농협경제인센터에 가서 상담했더니 다시 심어야 한다고 했다. 하는 수없이 갈아엎고 다시 심기로 하고 농약을 샀다. 새총300ml 한병(10,500원), 싸이메트 3kg 한 봉(8,000원)을 사(18,500원) 와서 밭을 갔다.
소형 관리기로 갈아엎고 다시 두둑을 대충 만들었다. 두어시간 걸렸다. 아내와 둘이 내일 새벽에 심기 위해 농막에 자기로 하고 저녁을 먹고 가지고 간 콩에 새총을 버무렸다 꺼내어 늘어 말렸다. 그리고 저녁이 되어 잤다. 약을 치지 않으려고 애를 썼는데 그것은 낭만이었다. 경제인센터에서 하는 말 새총으로 버무려 심고 난 후 싸이 틀 때 싸이메트를 하번 더 뿌려 주어야 새와 고란이가 파먹지 않는다고 했다. 요즈음 짐승들은 더욱 세상인심만큼이나 잔인해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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