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청소를 했습니다.
귀한 손님이 오시니까요.
더욱 신경 써서 청소를 했습니다.
잠이 오지 않습니다.
설레이기 때문입니다.
어렸을 때 소풍 가기 전 날 느끼던 감정을
참으로 오랜만에 느껴 봅니다.
걱정도 됩니다.
빠뜨린 건 없는지 여러번 생각 해 봅니다.
간신히 잠이 들었는데 자꾸 잠을 설칩니다.
작가 선생님 모시러 가야 하는데 늦잠 잘 까봐 중간 중간 잠이 깹니다.
우리집 늦잠꾸러기들이 잘 일어날까도 걱정입니다.
남편은 행사 잘 하라며 격려해 줍니다.
아이들 준비도 도와주고 빨래도 널어 주고 나갑니다.
오늘 함께 하면 좋을 텐데 일정이 있어 함께 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고마운 사람.
한울, 한결이와 대전역에 도착했습니다.
작가 선생님 도착 시간이 가까워지자 마음이 바빠집니다.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거든요.^^
작가 선생님이 우리를 빨리 찾으실 수 있도록
선생님의 그림책 네 권을 가슴에 들고 서 있습니다.
뭐하나 싶어 행인들이 우리를 자꾸 쳐다 봅니다.
조금 창피합니다.
계단을 바라보며 아이들과 저 분이 작가 선생님일까? 찍어 봅니다.
드디어 작가 선생님이 오십니다.
우리를 보고 웃으시는 모습이 우리가 기다리는 손님이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도 웃음으로 답합니다.
선생님을 모시고 도서관에 도착합니다.
도서관 테라스에 승주가 서 있습니다.
“승주야, 작가 선생님 오셨다~~!!!”
큰 소리로 승주를 부릅니다.
실은 제 기쁜 마음을 어쩌지 못해 승주를 부르는 핑계로
내질러 보는 겁니다.
도서관 안에는 벌써 많은 참가자들이 있습니다.
어? 모르는 얼굴들이 많습니다.
와~~~!!! 기대 이상입니다.
작가 선생님께서 준비물 체크를 해 주십니다.
함께 골판지를 잘라주십니다.
자칭 외계인 그림책 작가의 강연이 시작됩니다.
장소는 좁고 날씨는 덥고 아이들은 많고.
힘드실텐데 아이들 이야기를 다 들어주시며 재미있게 이끌어 가십니다.
배려해주시는 마음도 읽혀 감사할 따름입니다.
점심 준비는 잘 되어 가는지 점검합니다.
다들 살림 고수들인지 손발이 척척 맞습니다.
제가 신경 쓸 게 별로 없습니다.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가장 고마운 분들입니다.
떼루떼루 그림책에 나오는 이시미 오토마타 인형 만들기
활동이 마무리 됩니다.
3주간 매주 화/수요일에 있었던 독서 활동에 참여했던 아이들에게
박연철 선생님께서 선물로 주신 그림책을 상장과 함께 나누어 줍니다.
상장은 관장님과 제가 나누어서 미리 써 두었지요.
아이들이 열심히 했던 점, 활동하면서 새로이 발견한 아이의 좋은점을
칭찬하는 내용의 상장이었습니다.
상장을 쓰면서 아이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을 떠올렸지요.
아이들도 훗날 이번 여름 방학의 활동들을 추억하게 될까요?
작가 선생님을 초대하고, 작가의 그림책을 함께 읽고, 독후 활동을 하고,
작가 선생님께 직접 그림책을 선물 받고, 그 책에 싸인을 받고...
아이들 정말 행복하겠지요?
이번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면서 내심 아이들이 책과
친해지면 좋겠다는 욕심 같은 바램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행사가 끝나고 마무리를 하면서
이 행사의 숨겨진 목표는 아이들의 행복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작가 선생님께 싸인 받으려는 줄이 깁니다.
집이 가까운 성민이는 자전거를 가져 와서
자전거 안장에도 싸인을 받습니다.
문득 대학 새내기 때 학교 총학생 회장에게 손바닥에 싸인 해 달라고 당돌하게 말하던 제 모습이 오버랩 돼서 웃음이 납니다.
소낙비가 내립니다.
도서관 테라스 지붕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배경 음악 삼아
모두들 밥을 먹습니다.
소박한 밥상이라 했지만 진수 성찬입니다.
비빔밥에 토마토, 수박, 오이 냉국, 떡.
준비된 음식도 여러 가지이지만 준비한 엄마들의 마음까지 합치면
이만한 진수 성찬이 없습니다.
식사를 마친 박연철 선생님께 우리들의 마음을 건네 드립니다.
서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박연철 선생님도 왜요 아저씨도 엄마들도 아이들도 모두 돌아갔습니다.
오전 내내 북적북적 했던 도서관이 조용합니다.
관장님과 다람쥐 선생님이 남아 계십니다.
모니터와 아이스박스를 정리해서 차에 실어야 하는데 힘이 빠집니다.
집에서 늘 남편 시키던 버릇대로 관장님께 부탁드립니다.
연극을 끝낸 뒤 배우들이 느끼는 허탈감을 조금은 알겠습니다.
이 정도면 성공적인 행사였다고 스스로 평가 내리고 칭찬도 합니다.
별 미련이나 아쉬움은 없는데도 뭔가 계속 허전합니다.
빨리 다음 프로그램을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오늘의 행사가 성공적으로 끝나도록 도와 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도서관 행사를 적극 알려주시고 찾아주신 계룡문고 사장님, 고맙습니다.
소박한 밥상을 준비해 주신 유빈 엄마, 건이 엄마, 태희 엄마, 재희 엄마, 요은 엄마, 도윤 엄마, 반야솔 엄마, 동혁 아빠, 고맙습니다.
멀리서 맛있는 떡 갖고 찾아 주신 안양 가족들, 고맙습니다.
시원한 수박과 식기 빌려주신 추동교회 목사님, 고맙습니다.
아낌없는 지원 해주신 동명초등학교 교장/ 교감 선생님, 고맙습니다.
함께 활동했던 호숫가 아이들, 고맙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즐거운 마음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함께 애써주신 관장님, 고맙습니다.
첫댓글 고생 많으셨어요~ 좋은 자리 마련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연철 선생님 잘 생겼다고, 아들이 귀에 속삭여줬어요. 근데 비밀이라고 절대 말하지 말랬는데... ㅎ
안양 가족들~~. 뒷정리 청소까지 도와 주셔서 감사하고 미안하고 그랬네요.
더운날 먼걸음 해 주셔서 감사해요.
제 딸 한결이는 박연철 선생님이 같은 반 친구 아빠 닮았대요.
고생 많으셨어요. 고맙습니다.
딸내미가 매일 두 책을 안고 잠을 자네요 ^^
예쁘네요~~^^
이번 기회로 아이들이 책과 더 친해졌으면 좋겠어요.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민이가 그랬군요..
2013년에 만난 정민이.
이성순 선생님 고맙습니다.
관장님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