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술 땡겨! - 금주 일지 69일(2022.11.21.)
오늘은 굵직한 일이 두 건이나 있다.
먼저 금년 초에 덜컥 이사할 집을 구입하였다.
평소에 이사를 염두에 두긴 했지만 집을 구입하기로 하고 계약을 하기까지는 전격적이라 할만큼 신속하게 진행되었다.
그리고 집을 구입하였으니 살던 집을 팔기 위해 부동산 중개사를 통해 안내를 요청하였다.
그 사이에 구입한 집은 리모델링 과정을 거쳐 지난 7월 4일 이사까지 마쳤다.
그럼에도 팔려고 내놓은 집은 보러 오는 사람이 없어 마음 쓰이게 했다. 마침 전국적으로 집값 하락 추세와 매입 시기 저울질, 1가구 2주택 보유 기간 문제 등과 맞물려 상황이 매우 좋지 않았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집을 살려는 사람이 나타났고 계약을 마쳤다.
그리고 완불 날을 기다렸다.
그 완불하는 날이 바로 오늘이다. 말하자면 그동안 매듭짓고자 했던 집 매매 문제를 마무리 짓는 날이다. 속이 시원하고 후련한 날이다. 술 한 잔 땡기는 날이다.
평소 같으면 강하주 씨와 집 문제 마무리를 한 것을 자축하는 자리를 가졌을 것이다. 당연히 술을 한 잔하면서 감사했을 터인데. 술 한 잔 땡기는 날인데.
또 하나는 교육청의 시민참여단 2기 단원들의 워크숍에 강사로 초빙을 받았다.
장소는 구례에 있는 자연드림이라는 곳이었다.
각 분야의 전문가와 대표들이 모여 있는 단체라서 강의를 몇 번이나 사양했지만 거듭되는 요청에 못 이겨 참석하게 되었다.
준비한 내용을 2시간 동안 진심을 담아 강의하였다.
질문에도 성심으로 대답하였다.
나중에 들으니 단원들이 밤새도록 토의하고 대화를 나누는 중에 내 강의 내용이 중간중간에 양념처럼 개입하여 워크숍의 효과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단다.
문제는 강의를 마치고 저녁 식사를 자연드림 안에 있는 식당에서 하게 되었다.
식당의 이름이 <비어락>이었다.
이름처럼 식당에는 수제 맥주가 준비되어 있었다.
강의도 끝났겠다.
강의를 마친 후라 목도 마르겠다.
주변에 좋은 이웃들도 있겠다.
함께 마셔줄 지인들도 있겠다.
거기다가 많이 마셔도 돈 낼 일이 없겠다.
그야말로 모든 것이 갖춰진 ”술 땡기는 자리“였다.
그런데 하필 금주 중이라니!
아쉬워도 어쩌랴!
두 달 넘도록 지켜온 금주의 발자국들을 돌아보며 생수를 땡겨 마셨다.
강의를 마치고 늦은 시간에 광주로 돌아오는 길에도 <비어락>의 수제 맥주잔이 눈에 어른거렸다.
‘아, 술 땡겨!’
첫댓글 아, 나도 맥주 한잔하고싶다. 시원하게.
아, 정말 아쉽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