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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천외한 자전거의 세계 |
지난 2005년, <디자인붐>은 도쿄 사이클 쇼(Tokyo Cycle Show)를 소개한 바 있다. 해마다 개최되는 이 전시회는 일본 국내외의 최신 자전거뿐 아니라 갖가지 기발한 디자인의 자전거들 역시 선보이는 자리다. 지난 기사에서 전시회 소식과 함께, 차퍼(chopper) 자전거, 접이식 자전거, 마이크로 바이크, 로우 라이더(low rider), 키다리 자전거, 나무 자전거, 괴상한 모양새의 자전거 등 다양한 디자인의 자전거들을 총망라해 소개하였다. 그로부터 근 4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기상천외한 자전거의 세계에서는 과연 어떠한 변화들이 일어났을까? 우리의 기대에 부응하듯, 단순한 두발 자전거의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디자인이 대거 등장해 보는 이들을 즐겁게 한다. 새로운 자전거 디자인의 세계 속으로 들어가, 그 궁금증을 풀어보기로 하자.
‘챔피오트 울트라(Champiot Ultra)’
image courtesy designbo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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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아닌 네 개의 바퀴가 달려 있지만 ‘챔피오트 울트라’는 엄연히 자전거의 범주에 포함된다. 뒷바퀴 두 개는 크고, 앞바퀴 두 개는 그보다 작은 디자인이다. 자전거 중앙에 좌석이 있으며, 페달이 없는 대신 손을 이용해 움직이게 되는데, 마치 노젓기 운동 기구처럼 좌석에 앉아 손잡이를 잡고 앞뒤로 저으면 자전거가 앞으로 나아간다.
http://www.champiot.com/ultra.html
‘개썰매(Dogsled)’ 4륜 자전거
image courtesy designbo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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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네 개의 바퀴와 네 개의 좌석을 자랑하는 대형 자전거이다. 해마다 열리는 버닝 맨 페스티벌(Burning Man Festival)을 위해 한 부자(父子)가 디자인하였다. ‘개썰매’라는 이름의 이 자전거는 네 개의 좌석에 맞게 구비되어 있는 네 쌍의 페달을 이용해 몬스터 트럭(monster-truck) 크기의 바퀴를 굴리게 된다. 자동차를 팽개치고 친환경적인 삶을 추구하고자 하는 4인 가족에게는 안성맞춤의 선택이 될 것이다. 단, 매일매일 출퇴근용으로 사용하려면 한두 개의 우산쯤은 미리 장착해 놓는 것이 좋을 듯싶다.
http://www.thirstybeachlandscaping.com/quadbike/index.html
와우위(Wowwee), ‘페미사피언(Femisapien)’, 2006
image courtesy designbo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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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일반적인 자전거는 철제나 알루미늄, 특수 합금 등을 이용한 금속 제품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과감하게도 독일의 대학생 옌스 아이클러(Jens Eichler)는 몸체가 나무로 된 자전거를 제작하였다. 그가 직접 디자인한 이 2인승 자전거는 너도밤나무 합판 여러 개를 초강력 접착제로 한데 붙여 만든 것이다. 아이클러는 한데 붙인 합판을 자르고 깎은 뒤, 사포로 밀어 자신이 원하는 형태의 몸체를 탄생시켰다. 그리고 나서 통상 사용되는 나머지 금속 부품들을 몸체에 조립해 자전거를 완성하였다. 전체 무게가 52 kg에 달해 꽤 무겁긴 하지만, 현재 아이클러는 시장을 겨냥한 경량급 모델 제작에 매진하고 있다.
http://news.cnet.com/2300-1008_3-6202540-1.html?part=rss&tag=6202540&subj=news
‘스키 자전거’
image courtesy designbo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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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은 자전거를 끌고 나와 페달을 밟으며 동네 한 바퀴를 돌기에 더 없이 이상적인 계절이지만, 겨울이 찾아와 눈까지 내린 뒤에도 과연 자전거를 탈 수 있을까? 두말 할 것 없이 스키 자전거를 만들어서 타고 다니면 된다. 그동안 심심치 않게 등장해 온 스키 자전거의 제작은 가정에서 손수 이뤄지기도 하며, 상업적으로 제작 판매되는 경우도 있다. 편히 기대 누워서 타는 모델부터, 탱크 같은 바퀴가 부착된 초고속 활강스키 자전거까지 다양한 스키 자전거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http://sevenislands.50webs.com/cycleski/index.html
https://www.ktrakcycle.com/index.html
http://www.lenzsport.com/SkiBikes.html
‘워블 바이크(wobble bike)’
image courtesy designbo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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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블 바이크 역시 출퇴근 수단으로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디자인이다. 얼핏 보면 평범한 자전거 같지만, 프론트 포크(front fork) 부분이 거꾸로 달려 있어서 핸들 전체가 헐겁게 돌아가고 접합부는 굳게 고정되어 있다. 이렇게 별난 구성 때문에 ‘워블(wobble; ‘비틀대다’는 의미)’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 자전거는 핸들을 조종하는 모습이 아슬아슬하면서도 꽤나 우스꽝스러워 보인다.
http://www.instructables.com/id/Wobblebike
캐넌데일 ‘온’(Cannondale 'ON')
image courtesy designbo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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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이식 자전거가 나온 지는 꽤 오래 되었지만, 표준 사이즈의 접이식 자전거가 출시된 것은 불과 몇 년 전의 일이다. 2004년에 개발이 시작되었으며, 2007년 전체적인 디자인 작업을 거쳐 일반에 공개할 준비를 마치게 되었다. 이 접이식 자전거는 캐넌데일 사의 디자인 팀이 개발한 몇 가지 혁신적 방안을 통해 이루어낸 성과다. 우선 그들은 자전거 몸체 중앙에 특수 개발한 접이 장치를 장착하여, 회전축을 중심으로 자전거를 반으로 접을 수 있게 하였다. 또한 앞뒤 바퀴의 한쪽 면에만 부착되는 특수한 방식의 포크(fork)를 개발함으로써, 그동안 표준 사이즈의 접이식 자전거 개발에 걸림돌이 되었던 주된 장애물 역시 극복해내었다. 멀리서 보면 평범한 자전거와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이처럼 독특하면서도 사려 깊은 디자인을 통해 간결한 형태로 접을 수 있는 접이식 자전거가 탄생한 것이다.
http://www.cannondalecommunity.com/default.asp?item=272389
‘러닝머신 자전거(treadmill bike)’
image courtesy designboom.com
체육관의 러닝머신 위에서 달리기를 즐기는 동시에 야외의 신선한 공기를 만끽하고 싶다면, 러닝머신 자전거가 해법이 될 것이다. 이 러닝머신 자전거는 얼핏 보면 퀵보드처럼 생겼지만, 위에 올라 달릴 수 있는 꽤 큰 발판이 부착되어 있다. 이 발판이 자전거 바퀴의 동력이기 때문에, 빨리 뛰면 뛸수록 자전거의 주행 속도도 그만큼 빨라진다. 분명 운동 효과 면에서는 만점이겠지만, 그냥 자기 발로 뛰어가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을 듯.
http://www.bikeforest.com/tread/index.php
‘소파 자전거(couch bike)’
image courtesy designbo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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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머신 자전거가 운동과 레크리에이션을 융합한 것이라면, 정반대로 이 소파 자전거는 소파에 편히 앉아 즐길 수 있는 비활동적인 레크리에이션이다. 자전거 몸체 위에 2인용 가죽 소파와 두 쌍의 페달이 달려 있는 디자인이다. 소파에 기대 앉아 페달을 밟으면서, 한쪽에 달린 레버로 방향을 조종할 수 있다. 소파 자전거만 있다면, 하루 종일 소파에 앉아 뭉개는 것도 게으름뱅이만의 전유물은 아닐 것 같다. 물론, 가만히 앉아 있지 말고 페달을 계속 밟아야 하겠지만 말이다.
http://www.bikeforest.com/couch_rental.php
‘패밀리 트럭스터(family trickster)’
image courtesy designboom.com
패밀리 트럭스터는 보기에도 요상한 자전거이다. 좌석이 서로 등을 지고 있는 리컴번트 바이크(recumbent bike; 누워서 타는 자전거) 두 대에 총 네 명이 탈 수 있는 디자인이다. 네 개의 바퀴에 각각 구동렬(驅動列; drive train)이 마련되어 있어, 페달을 반대 방향으로 밟는 뒷좌석에 상관없이 앞좌석의 페달을 밟을 수 있다. 뒷좌석의 페달도 앞으로 밟을 수 있도록 체인이 장착되어 있다.
http://www.bikeforest.com/family_truckster.php
‘쇼핑 카트 자전거(shopping cart bike)’
image courtesy designbo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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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맥파랜드(Ryan Mcfarland)는 동네에서 주운 주인 없는 쇼핑 카트를 이용해 자전거를 만들었다. 자전거의 앞바퀴를 쇼핑 카트로 대체하였으며, 카트의 손잡이는 자전거 핸들이 대신하고 있다. 방향 조종이 얼마나 용이한지는 미심쩍지만, 쇼핑한 물건을 잔뜩 담아오기엔 더없이 편리해 보인다.
http://www.instructables.com/id/Cart-Bike
‘기타 자전거(guitar bike)’
image courtesy designbo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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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디디 젠프트(Didi Senft)는 활동 중인 56세의 자전거 제작자로, ‘엘 디아블로(El Diablo)’란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다. 2007년에 만든 ‘기타 자전거’를 비롯, 기상천외한 자전거들을 직접 제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5미터 높이에 길이가 무려 12미터나 되는 이 기타 자전거는 실제로 주행이 가능하다. 누워서 타는 리컴번트 바이크 방식의 디자인으로, 특수 타이어가 장착되어 있으며 상단에는 금속 재질의 거대한 기타가 자리하고 있다. 이런 몸집에 턴을 자유롭게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http://en.ce.cn/World/pic-news/200804/09/t20080409_15093350_1.shtml
‘맥주 자전거(beer bike)’
image courtesy designbo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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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의 경우 자전거를 타면서 맥주를 마시는 일은 그리 권장할만한 못하지만, ‘맥주 자전거’ 위에서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다양한 사이즈가 마련되어 있는 이 맥주 자전거에는 운전사 한 명(물론 술을 마시지 않는다)과 바텐더, 그리고 맥주를 즐길 승객들이 모두 함께 탈 수 있다. 승객들 모두가 각자 좌석 밑의 페달을 밟아야 자전거가 앞으로 나아가게 되어 있다. 맥주를 잔뜩 들이킬 생각이라면, 헬멧을 착용하고 타는 편이 좋겠다.
http://koeln.info-bike.com/ueber-das-bierbike.html
‘에이 바이크(A-Bike)’
image courtesy designboom.com
접이식 자전거는 그리 새로울 게 없는 제품이지만, 점점 더 작은 신규 모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듯하다. 그 중에서도 ‘에이 바이크’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작고 가벼운 자전거라 할 수 있다. 최첨단 폴리머와 특수 알루미늄을 사용해 중량을 최소화하면서도 뛰어난 내구성을 갖도록 디자인하였다. 무게가 5.5 kg에 불과하며, 보도에 의하면 단 10초 내에 아담한 크기로 접을 수 있다고 한다. 좁은 공간에는 더없이 이상적인 초소형 자전거이지만, 길바닥의 움푹 팬 구멍에 바퀴가 빠지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가 든다.
‘스윙 바이크(Swing Bike)’
image courtesy designbo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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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고풍의 이 자전거는 그리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한 제품이지만, 그 디자인만은 눈여겨볼 가치가 있다. 페달이 있으나, 자전거를 움직이는 건 이 페달이 아니다. 그 대신 핸들을 잡고 앞뒤로 저으면 구동 체인이 움직이면서 자전거가 앞으로 나아가는 방식이다. 즉 다리가 아니라 팔로 가는 이 자전거는 이러한 노젓기 동작을 할 때 좌석도 같이 움직이게 되어 있다. 아래에 링크한 사이트에서 과거의 희한한 자전거들을 대거 만나볼 수 있다.
http://www.sonic.net/~ckelly/Seekay/weird_bike_stuff2.htm
‘점프 자전거(jump bi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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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사에서 소개하는 자전거 중에 단연코 가장 독특한 디자인을 자랑하는 자전거라 할 수 있다. 걸어갈지 자전거를 타고 갈지, 결정을 하기 어려운 때라면? 더 이상 걱정할 필요가 없다. 여기, 두 가지 모두를 할 수 있도록 고안된 자전거가 있기 때문이다. 주문 제작형 제품인 이 ‘점프 자전거’는 페달이 없는 대신 발로 직접 달려서 움직이는 자전거이다. 좌석에 앉아 뛰기 시작하면 자전거가 밀리면서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 이렇게 달리다 자신이 원하는 속도까지 이르고 나면, 가볍게 점프해 자전거에 올라타 앉으면 되는 것이다. 아래의 동영상을 확인해 보면, 이 자전거의 주행 방식이 얼마나 희한한 지를 실감할 수 있다.
http://www.designboom.com/weblog/cat/23/view/2686/jump-bike-the-running-powered-bicycle.html
‘회전 자전거(circle bike)’
image courtesy designbo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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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의 자전거는 A 지점에서 B 지점으로 이동하는 데 이용되는 반면, 회전 자전거는 아무리 페달을 빨리 밟아도 거의 출발 지점에만 머물게 된다. 이 독특한 자전거에는 아홉 개의 좌석과 바퀴가 달려 있지만, 완전한 원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페달을 밟아봤자 원을 그리며 제자리를 돌 뿐이다. 넘어질 염려가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당연히 먼 길을 가기에는 전혀 적당치 않다. 교통 수단이라기보다는 야외에서 놀이로 여럿이 즐길 수 있는 자전거이다.
http://www.robertwechsler.com/thebest.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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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courtesy designbo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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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아티스트 미셸 드브로앵(Michel Debroin)은 2005년, 폐자동차의 차체와 자전거 페달, 낡은 기어 등을 이용해 자동차 자전거를 제작하였다. 우선 그는 1986년 모델의 뷰익 리갈(Buick Regal) 중고차를 그 껍데기만 남긴 채 다른 불필요한 부분은 모두 제거해 무게를 훨씬 가볍게 만들었다. 특히 자동차 바닥을 제거한 자리에 네 쌍의 페달과 기어 장치를 장착하였다. 그리고 네 쌍의 페달을 통해 얻은 동력이 자동차 바퀴로 전달될 수 있도록 특수 고안한 전동(傳動) 장치가 더해졌다. 최고 시속 15km까지 낼 수 있지만, 아래 동영상에서 보듯 차들이 질주하는 거리를 제대로 다닐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마도 교통경찰의 단속 대상이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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