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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라델피아의 빈민가에 위치한 '8번가교회(8th Street Community Church)'를 방문했습니다. (목회멘토링사역원 자료 사진) |
이 교회 담임목사님의 한국 이름은 김형일이고, 미국 이름은 앤디 김(Andy Kim)입니다. 아버지는 한국의 여러 신학대학에서 교수를 하다가 은퇴하셨으니, 앤디 김 목사님도 PK입니다. 어릴 때부터 독일과 미국에서 사는 바람에 한국말이 무척 서툽니다. 미국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목사가 된 다음 아내와 세 어린 자녀를 데리고 이곳에 들어와 7년 넘게 살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는 흑인보다 남아메리카 대륙에서 올라온 히스패닉이 많습니다. 이들도 흑인만큼 가난하고 배우지 못했고 범죄 비율이 높습니다. 김 목사님 가족은 이곳에서 어린이들 공부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남편은 아이 교육, 신학교에서 상담학을 전공한 아내는 부모 상담을 맡고 있습니다. 나중에는 제대로 된 학교를 세우고 싶어합니다.
험한 곳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도 자기 자녀만큼은 안전하고 교육 수준이 높은 곳에서 공부시키려 합니다. 인지상정입니다. 부모가 선교사이지, 자녀도 선교사는 아니니까요. 그걸 뭐라고 할 일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 가족은 어린 세 자녀를 비롯해서 다섯 식구가 이곳 사람들과 함께 먹고 마시고 울고 웃습니다.
워싱턴에 있을 때에도 이런 동네를 방문했습니다. 워싱턴에서 북동쪽으로 차로 한 시간 가면 볼티모어가 나옵니다. 흑인 빈민 지역이 있는데, 그곳에서 '볼티모어도시선교센터(Baltimore inner-city mission)'라는 단체를 만들어서 사역하는 김봉수 목사님이 있습니다. 김 목사님은 6년째 조용히, 자그마하게, 꾸준히, 이 사역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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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티모어도시선교센터(Baltimore inner-city mission)'에도 방문했습니다. 워싱턴의 흑인 빈민 지역에 있습니다. 이러한 사역을 하는 분이 다름 아니라 한국 목사님들이라니, 아이들은 감동과 도전을 받은 것 같습니다. (목회멘토링사역원 자료 사진) |
미국의 대도시들은 화려한 다운타운을 중심으로 주변에 어두운 슬럼가를 이루는 구조를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필라델피아뿐만 아니라 볼티모어도, 빌딩 숲이 우거진 다운타운 바로 옆에 극심한 가난과 알코올 내지 마약 중독과 사람들의 무관심으로 합성된 슬럼가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많은 흑인들이 알코올이나 마약에 중독되어 있고, 극빈자에게 지원되는 정부 보조금에 의존해서 연명합니다. 아이들을 낳기는 하지만,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기대가 없기에 대부분 방치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걸어서는 함부로 다닐 수 없기에, 차를 타고 동네를 돌았습니다. 한겨울이라 인적이 드뭅니다. 어쩌다가 눈에 띄는 사람은 다 찢어져서 바람을 제대로 막기 어려운 누더기를 걸치고 추운 거리를 어슬렁거리는 노숙자입니다. 한 집 건너 빈집이 있을 정도로 황량합니다. 빈집의 현관문과 창문을 나무판자로 막아서 외부 사람의 출입을 차단합니다. 이곳에 들어가서 마약을 흡입하거나 성범죄를 저지르지 못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좋은 것만 보고 좋은 사람만 만났던 아이들은 이런 동네에 와서 혼란에 빠졌습니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나라인데, 한국에서도 쉽게 보기 어려운 광경을 보았습니다. 전쟁 상황이 아닌데도 한 동네가 온통 폐허라는 사실이 당혹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빈민가에서 살면서 부모로부터 방치된 아이들을 돌보고 교육하고 꿈을 심어 주는 사역을 하는 분이 다름 아니라 한국 목사님들이라니, 아이들은 감동과 도전을 받은 것 같습니다. 한 아이는 "내 꿈이기도 한, '사람을 살리는 일'에 대해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다가갈 수 있어서 더 깊이 기억에 남는 만남이었다"고 회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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