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조정사례] 증세 자각한 때가 “질병 발병시기” (여행보험)

[황용하]

질병의 발병 시기는 병원균이 인체내에 침입한 때일까 아니면 병증을 자각한 시기를 말하는 것일까.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는 “질병 발병시기는 병원균의 인체내 침입시기 또는 암병소의 인체내 생성시기와 같은 자연과학적인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통념상 발병하였다고 볼 수 있는 상태 즉 환자가 최초로 병증을 자각한 시기나 증세가 발현된 시기로 인정함이 타당하다”며 보험사는 해당 치료비를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다음은 결정문 전문이다.

손해보험 관련 분쟁조정 사례

[1] 안건명 : 해외여행 중에 발생한 질병으로 인한 치료인지 여부(2005. 5. 30. 결정 2005-31호)
[2] 당사자 : 신청인 A, 피신청인 B보험회사
[3] 주문 : 피신청인은 당해 보험약관에서 정한 바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하라.
[4] 신청취지 : 피보험자가 미국 체류 중에 우측 상복부의 간헐적 복통이 있었던 사실에 비추어보면, 암은 해외 체류 중에 발생한 것이 분명하므로 피신청인은 당해 보험약관에 따라 치료실비를 지급하라.
[5] 이유

가. 사실관계

○ 신청인이 해외교환교수로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피신청인과 다음과 같이 보험계약을 체결했다.
- 보험종목 : 해외여행보험
(해외장기체류자에 대한 질병치료실비 담보 특약 등)
- 피보험자 : 본인 및 가족
- 보험기간 : 2003. 9. 1. ~ 2004. 9. 1.
- 담보내용 : 질병치료실비 $50,000 등

○ 신청인이 2003. 9. 1.부터 1년간 해외교환교수자격으로 미국 ◆◆대학병원에서 연수중인 2004. 4.경, 신청인의 배우자가 우측 상복부의 간헐적 복통을 호소하였으나 병원에서의 진단 및 치료 없이 지냈다.

○ 그 후 2004. 8. 13. 귀국하여 같은 해 8. 20. C병원에서 복부에 종양이 있다는 진단을 받고 같은 달 25.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으며 조직검사 결과 2004. 8. 31. 결장암으로 최종 진단 받았다.

나. 당사자의 주장

(1) 신청인 주장
해외여행보험약관에서는 질병의 발병에 대해 의사의 진단을 그 요건으로 하고 있지 않으므로 질병의 발병시기는 환자에게 질병과 관련한 증세가 발현된 시점이라 할 수 있으므로 피신청인은 당해 보험약관에 따라 치료실비를 지급하여야 한다.

(2) 피신청인 주장
질병의 발생 유무는 의학적 진단에 따라 결정되어야 하는 바, 피보험자가 해외 체류기간 중이 아니라 귀국 후 대장암으로 진단받은 이상 암은 귀국 후 발생한 것으로 보험금 지급책임은 없다.

다. 위원회의 판단

본 건의 쟁점은 결장암이 해외 체류 중에 발생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라 할 것이다.

(1) 당해 약관규정 등
본 건 해외여행보험의 「해외장기체류자에 대한 질병치료실비담보 특별약관」제2조(보상하는 손해) 제1항에 의하면, “회사는 피보험자가 보험증권에 기재된 보험의 목적으로 현지로 출발하기 위하여 주거지를 출발하여 귀국하여 주거지에 도착할 때까지 처음으로 발생한 질병으로 인하여 보험기간 만료 후 30일 이내에 의사의 치료를 받기 시작하였을 때 이 특별약관에 따라 피보험자가 실제로 지급한 비용을 보상하여 드립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2) 해외 체류 중 ‘처음으로 발생한 질병’의 의미
통상의 암(혹은 특정질병)관련 약관은 보험금 지급여부를 암(특정질병)의 진단확정을 그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는 반면, 이와 달리 당해 약관에서는 질병의 발생과 그에 따른 의사의 치료를 요건으로 하고 있는 바, 질병의 발생시기를 의사의 확정진단 시점을 기준으로 정할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험약관에서 규정하고 있는 ‘처음으로 발생한 질병’의 의미, 즉 질병의 발생시기는 병원균의 인체내 침입시기 또는 암병소의 인체내 생성시기와 같은 자연과학적인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통념상 발병하였다고 볼 수 있는 상태 즉 환자가 최초로 병증을 자각한 시기나 증세가 발현된 시기로 인정함이 타당하다. 그리고 춘천지방법원에서도 이러한 취지로 뇌수막종의 발병시기는 최종 진단시점이 아니라 뇌수막종의 증세인 시력저하의 증상이 나타날 때쯤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한 바 있다.(춘천지방법원 2001.6.21. 선고 2000가합1754판결)

(3) 결장암이 해외 체류 중에 발생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일반적으로 결장암의 증상은 가벼운 설사나 변비가 계속되기도 하고 복부에서 덩어리가 만져지기도 하며 복통이 일어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피보험자가 동 해외여행 전인 2003. 9. 1. 이전에는 결장암과 관련한 증세 및 이로 인한 병원 진료 사실이 없고,
- C병원의 외래진료기록지 및 간호기록지에 의하면, 피보험자가 해외 체류 중인 2003. 12.경에 처음으로 우측 하복부 통증이 간헐적으로 있었고 복부에서 덩어리가 만져졌다고 진술한 사실이 나타나며,
- D병원 의사 한◎◎ 작성의 2005. 3. 4. 일반소견서를 보면 “암의 발생시기를 역으로 추산하기는 어려우며, 임상적으로는 첫 증상의 발현을 암발생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라고 하면서, 피보험자에 대해 “미국에서 우하복부 종물을 발견하여 귀국 직후 암으로 확진된 사실로 미루어 보아 미국 체류 중에 암이 발생하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피보험자가 귀국 후 30일 이내에 결장암 진단을 받고 의사의 치료를 시작한 본 건 질병은 해외 체류 중 처음으로 발생한 질병으로 보아야 하고, 귀국 후 암 진단시 질병이 발생하였다는 피신청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할 것이다.

라. 결론

따라서 피신청인의 보험금 지급책임이 인정되므로 이에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07-06-27 보험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