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주 중학교 1학년 겨울방학때입니다.
05. 01. 21. 금-맑음.
집 안이 삐걱 거리며 흔들리고 굉음이 들렸다!
지진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느낌이 생소했다.
있는 짐 없는 짐 모두 가방에 다 쑤셔놓고 페리로 향했다.
배가 연착되어 많이 기다려야 했다.
오늘은 남섬을 떠난다.
그리고 북섬으로 간다.
한참 기다려 11:20 즈음에 겨우 출발했다.
옆에는 엄청 큰 쾌속선도 보였다.
출발해서 갑판에 나가기도 하고 배 안에도 돌아다녔다.
저번처럼 멀미는 안 나서 기분은 최상이었다.
감자 칩도 먹고, 마술쇼(저번보다 재미없었다.)도 보았다.
저 멀리 북섬이 보이기 시작하니 내릴 준비를 했다.
깜빡하고 플라스틱으로 된 표를 안 내는 바람에
하나 기념으로 가져가게 생겼다.
이번 차는 2,400km밖에 안 달린 새 차였다.
너무 좋은 차에서 편하게 앉아서
바람의 도시, 웰링턴을 빠져 나왔다.
낯익은 풍경 속에서 졸기도 하고 삶은 감자도 먹었다.
한 3시간 가서 타이하페로 갔다.
타이하페 모텔에 방을 잡았는데 많이 좁다.
이게 진짜 싼 거다.
모텔이 가족 방인데도 $80!
이 동네를 돌아보러 나가니 문을 다 닫고 있었다.
무슨 위령탑인지 기념탑인지 하는 것을 보고
조용한 동네에서 거닐었다.
이것저것 사고 돌아왔다.
저녁을 먹었다.
여긴 위성이라 TV채널이 많다.
그래서 10시 반까지 '메달리온' 이랑
'80일 간의 세계일주'를 다 보았다.
지금까지 돌아본 결과론,
모텔 가족 방에는 꼭 히터와 부엌, 침대 2개, TV,
시계 겸 라디오, 성경책, 전자레인지,
냉장고, 식탁 등등은 꼭 있었다.
우유도 준다.
이제 좀 자야겠다.
05. 01. 22. 토-맑음
샌드플라이에 물린 곳이 무지막지하게 간지러워서 잠을 설쳤다.
아침에 자두나무로 가서 자두를 따 먹었다.
되게 맛있었다.
아침식사를 하고 좁은 방을 나갔다.
오늘은 로토루아로 간다.
황량한 데저트 로드를 지나니
저 멀리 높이 솟은 통가리오 산이 보였다.
정말 멋있었다.
햇볕이 강했다.
중간에 호수가 보여 쉬기도 했다.
물에 뜨는 돌, 부석도 있었다.
실제로 보니 신기했다.
신나게 놀다가 또 달렸다.
타우포 호수가 보이고 타우포에 들어섰다.
저번에 갔던 가게에서 먹을 것을 사고 히든 벨리로 갔다.
큰 길에서 빠져나와 한참이나 가야했다.
통나무집이 많은 데로 들어가니
호수 너머로 테라스가 보였다.
석회로 되어서 하얀색이었다.
먼저 점심을 먹고 52달러 내고
배를 타고 호순지 강인지를 건넜다.
제일 먼저 다이아몬드 간헐천이 보였고
그 뒤로 테라스가 보였다.
신기했다.
간헐천은 제멋대로 솟아나기에 우리는 못 봤다.
멋있는 곳을 몇 곳 더 봤다.
여기도 화가의 팔레트가 있었다.
제일 인상적이었던 것은 동굴이랑 머드풀이었다.
동굴 속의 호수에 왼손을 담그고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한다.
별에게 소원을 빈다고 했나?
이번 머드 풀은 저번보다 많이 뽀글거려서 귀여웠다.
어떤 곳은 밑에서 뜨거운 물이 올라오는데(소다 연못)
무섭기 까지 했다.
코끼리처럼 생긴 바위도 있었다.
배가 오기를 기다렷다가 타고 나갔다.
정말 멋있고 신기한 곳이었다.
중간에 기름 넣고 달려 로토루아로 갔다.
이곳엔 사람들이 많아서 구석진 곳에 Gibson Court 모텔에 잡았다.
깔끔했고 뒤편엔 개인 Spa pool이 있었다.
신기했다.
먼저 Count down에서 과일이랑 먹을 것들을 사고
마오리 족이 산다는 마을로 갔다.
기대와는 달리 현대식 건물들이 많았다.
여기서도 물이 끓어올라서 바닥이 아주 뜨거웠다.
호숫가도 구경하고 한국인들도 만나서 얘기 좀 하다가
거번먼트 가든으로 갔다.
멋있는 성 하나가 보였다.
박물관 이란다.
시간이 다 돼서 들어가 보진 못했다.
여기저기 보다가 오리들도 봤다.
이번엔 거위처럼 생긴 오리다.
새들의 천국이었다.
무슨 Spa구경하고 집으로 왔다.
물 받아다가 몸을 푹 담갔다.
내가 언제 유황 냄새나는 진짜 온천에서 목욕해 볼꼬.
퍼진 몸으로 저녁 먹고 TV나 봤다.
오늘은 로토루아에서의 3일째 날이다.
이젠 돌아 갈 때도 다 됐네.
(타우포에서 개들이 모여 있기에 구경을 갔다.
처음 보는 개들이 많았다.
무슨 경기를 하는데 폴짝폴짝 뛰는 것이
어떤 것은 귀엽고 어떤 것은 멋있기도 했다.
포니도 있었다.)
05. 01. 23. 일-맑음
일요일이라 어제 봤던 마오리 교회로 예배드리러 갔다.
여기는 성경책은 안 읽고 교독문만 잔뜩 읽었다.
노래도 불렀다.
사람들이 노래를 정말 잘한다.
마오리 어에 영어여서 하나도 못 알아들어
설교할 때도 멍 하니 앉아 있었다.
예배가 끝나고 머리털 난 이후 처음으로
성찬식이란 걸 해 보았다.
비록 어린애라고 기도만 해 줬지만 .
나와서 아그로 돔을 찾으러 갔는데,
표지판이 이상해서 몇 번씩 헤매야 했다.
아그로 '돔'이라는데 농장이 있었다.
양 쇼를 하는 곳에서 표를 사고 들어갔다.
양몰이는 저번에 우리가 몰아도 봤기에
(자동차로-1월 14일 자) 그건 보지 않기로 했다.
줄지어 있는 양들을 구경하니 쇼가 시작되었다.
어떤 젊은 사람이
(동시통역이 되기에 29살이라고 말해 주었다. -통역사 '철수')
양털 깎을 때 쓰는 옷을 입고 나왔다.
런닝 비슷한 거에,
두 겹으로 된 바지에,
두꺼운 신발이었다.
이어서 19종의 양들이 차례로 나왔다.
세계 최고라는 메리노에서 뿔 달린 거에,
시커먼 거에, 뭐 처음 보는 양들이 많았다.
털만 쓰는 것도 있고, 고기만 쓰는 것도 있단다.
양 소개가 끝난 후 양털 깎는 시범이 있었다.
허둥지둥 거리는 양이 안쓰럽기 까지 했다.
우스운 자세의 양을 양털 깎기가 능숙하게 깎았다.
아무리 기계로 깎는 다지만 정말 신기했다.
보통은 1분 30초에서 2분이 걸리고
기네스북에 오른 사람은 양 한 마리의 털을 깎는 데에
37(!)초 밖에 안 걸린다고 한다!
양을 팔기도 했다.
양털 깎는 거 정말 재밌었다.
다음은 소가 나왔다.
우유를 짜는데 사람들이 나가서 짰다.
그리고 양몰이 개가 나왔다.
처음엔 천성적으로 짖지 못하고
눈빛으로 양을 몬다는 스트롱 아이 헤드독 인가가 나왔다.
두 마리의 '양' 이 아니라 '오리' 모는 것도 보았다.
양의 등을 타고 다니는 개도 나왔다.
짖는 소리가 예술이었다.
양들이 온순해서 개들이 올라가도 무사태평이었다.
어린 양에게 젖 주는 것도 있었다.
이번엔 찬우도 나갔다.
정말 빨리 먹었다.
순식간에, 꼬리 흔들면서. 다 보고 나왔다.
어마어마한 메리노가 인상적이었다.
숙소로 돌아와서 온천물에 들어갔다.
한참을 있었다.
그리고는 나와서 기념품점으로 갔다.
내 돈에서 39.85달러나 나갔다.
기념품 다사고 호숫가로 놀러 나갔다.
먹던 사과 던져 주니까 흑고니들이 먹는다.
고니가 사과 먹는 건 처음 알았다.
이렇게 한 바퀴 돌아서 다시 돌아왔다.
또 온천에 들어갔다.
정말 좋다.
냄새만 안 나면.
이번엔 저녁 나들이로
로토루아에서의 마지막 밤으로 길거리를 거닐었다.
기념품점도 몇 군데 더 다녀왔다.
'알파카'라는 동물이 있다는 것도 알았다.
로토루아에서 4일이나 잔다.
내일은 오클랜드로!
05. 01. 24. 월-맑음
처음에는 비만 추적추적 내리더니,
우리가 떠나려니까 날씨가 맑아진다.
일어나자마자 마지막으로 목욕을 하기 위해
온천으로 들어갔다.
졸려서 눈 감고 있다가 아침 먹으러 나갔다.
마지막 사발면이다.
다 먹고 모두 챙기고 차에 올랐다.
홍합 가루도 샀다.
벌써 마지막 날이라니 실감이 안 난다.
스무날 전에 봤던 풍경들이 눈에 익었다.
처음엔 마냥 신기하기만 하던 풍경들을
' 그런가 보다' 하면서 지나 쳤다.
몇 시간을 달려서 오클랜드 부근에 왔다.
이제 못 볼 풍경들이기에 눈에다 많이 넣어 두었다.
첫날처럼 길 찾는다고 헤매다가 공항으로 갔다가
지도 보고 Travel's Information에 들어왔다. 방
99개가 늘어져 있고 수영장도 있었다.
짐 나르고 수영장에 들어갔다.
엄청 차가웠다.
들어가서 찬우랑 신나게 놀았다.
여기 SPA는 차가웠다.
한참 하다가 씻고 오클랜드를 구경하러 나갔다.
시내 쪽으론는 안 가고 그냥 Old Mangere Bridge를 봤다.
갯벌이 컸다.
차를 타고 Amdury Regional Park로 갔다.
길을 잘못 찾아 자동차 길로 한 바퀴 돌고 돌아왔다.
북쪽이라 그런지 무진장 덥다.
원트리 힐은 포기하고
저녁 먹으러 어느 식당에 들어갔다.
나는 Shish 케밥을 먹었다.
향신료를 쓰는 것이 인도 풍이었다.
오랜만에 사 먹으니 배불리 먹었다.
뉴질랜드에서 처음으로 식당에 들어가서 사 먹는 것이었다.
내일 아침에 먹을 씨리얼을 사고 돌아왔다.
또 수영장에 들어가 또 놀았다.
이번 여행은 정말 편하게 돌아다녔다.
그 덕에 돈이 많이 들었다.
이런 평화로운 풍경들을 언제나 다시 볼 수 있을까?
뉴질랜드는 평화로운 나라였다.
불친절한 사람 못 봤고, 항상 웃음 짓고 있었다.
북섬에서 남섬까지 딴나라 같이 다른 풍경들도 보고
둥그런 동산에 깎아 지르는 절벽도 봤다.
밀포드 사운드에 글로우 웜도 기억에 잘 남는다.
이 멋있는 나라에서 아쉬워서 어떻게 떠나리.
05. 01. 25. 화-맑음 흐림
아침밥은 씨리얼로 먹고 뉴질랜드를 떠날 준비를 했다.
일단 공항으로 가서 차를 돌려주고 표를 끊었다.
1시간여를 기념품이랑 구경하면서 돌아다녔다.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도 사 먹었다.
한참 구경하다가 비행기 타기 직전에 선물로 꿀을 샀다.
그리곤 비행기를 탔다.
저번과 구조가 비슷하다.
이번 비행에선 영화만 진탕 봤다.
잠도 한 번 안자고 11시간 동안 한번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내가 생각해도 한심하다.
영화만 보다가 내렸다.
키위의 나라,
우유의 나라,
절경의 나라,
양과 소의 나라,
입이 푸른 홍합의 나라,
정원이 아름다운 뉴질랜드를 떠나
정겨운 한국으로 돌아왔다.
고생을 덜해서 그런지 아쉬움이 많네.
외삼촌 네 집에서 자려다가 짐도 많고 해서
그냥 버스타고 울산으로 내려왔다.
휴게소에서 내리니 진눈깨비가 흩날리고
질척한 눈들이 쌓여 있었다.
울산은 49년 만에 폭설!
이번 여행도 즐거웠다.
돈이 많이 들어서 그렇지.
뉴질랜드, 벌써 그립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