成 이룰 성
성하다, 이루다

成의 갑골문

成의 금문 成의 전문
成의 갑골문 중 (1)은 戌과 丁[①]의 합자이며, (2), (3)은 戌과 口[②]의 합자로, 咸(다 함) 자이며, (4), (5)는 戌과 짧은 세로획[③]의 합자입니다. 이 ③은 丁과 口의 자형이 유사한 것에서 오/혼용되던 것에서 분화된 丁 자이며, 금문 자형에도 그래도 짧은 세로획[④]이 나타납니다. 전문 자형에서는 入[⑤]과 丨[⑥]으로 丁자입니다.
丁의 ‘쩡쩡하다, 쨍쨍하다’에서 ‘완전히 가득한 상태’를 의미하며, 戈나 戌은 ‘보통이 아니거나 분명하고 명확하다’의 어기를 나타냅니다. ‘쩡쩡하고, 쨍쨍하고 분명하다’에 해당되는 배달말에는 ‘성하다’가 있습니다.
성하다 (1) 물건이 본디 모습대로 멀쩡하다.
(2) 몸에 병이나 탈이 없다.
갑골문에서 咸이 成과 통용되는 것은 咸의‘죄다(/다, 전부)’, 즉 무엇 하나 빠트림이 없는 상태로서 ‘다하다’의 또 다른 표현이‘성하다’이기 때문입니다. 배달말에서 ‘다하다’는 ‘빠트림이 없다’의 뜻인 반면, ‘성하다’는 ‘빠진 것이 없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口와 丁으로 이 둘의 구분을 한 것이며, 그렇기에 경우에 따라서는 咸이 成과 통용되었던 것입니다.
이 ‘성하다’로부터 ‘이루다’, 즉 뜻한 바를 빠짐없이 모두 갖추게 되었다는 뜻이 도출되는 것입니다.
成功(성공), 成果(성과) 등의 성어에서 成은 ‘이루다’의 뜻이며, 이는 ‘성하게 하다’로 다시 풀 수 있습니다. 또 成長(성장), 構成(구성), 形成(형성) 등의 성어에서 成은 ‘본디 갖추고 있어야 할 것들이 빠짐없이 멀쩡하다’, 즉 ‘성하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誠者 非自成己而已也 所以成物也. 成己 仁也 成物 知也. 『中庸』
성(誠)이라는 것은 스스로 자기를 성하게 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외물도 성하게 하는 것이다. 자기를 성하게 함은 인(仁)인 것이고, 외물을 성하게 하는 것은 지(知)인 것이다.
상기 문장에 사용된 成은 ‘빠트림이 없다, 멀쩡하다’는 뜻의 ‘성하다’로 사용되었습니다. 이 경우 배달말의 ‘이루다’로 풀어도 같은 의미입니다. ‘이루다’는 ‘성하다’가 가질 수 있는 하나의 어감입니다.
凡過而殺傷人者. 以民成之. 節凡有鬪怒者成之 不可成者則書之. 先動者誅之. 『周禮』
무릇 과오(過誤)로 사람을 죽이거나 다치게 한 것이라면 백성으로써 성하게 할 것이며, 범절(凡節)에 있어 싸우고 화낸 것이라면 성하게 할 것이며, 성하게 할 수 없는 것은 써둘 것이다. 먼저 시작한 자를 벌할 것이다.
상기 문장의 成을 사전적으로는 ‘중재하다, 조정하다’ 등으로 풀이하며, 후한(後漢)의 학자 정현(鄭玄 ; 127~200)은 ‘平’, 즉 ‘화평하게 하다’로 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成이 ‘중재하다, 화평하다’의 뜻으로 쓰인 경우는 이 문장에 그칩니다. 이는 이 문장의 成을 본의에 맞게 해석하지 못하였다는 반증입니다.
여기서의 成은 배달말의 ‘성하다(/본디 모습대로 멀쩡하다)’로 ‘以民成之’란 ‘피해를 입은 백성에게 맡겨, 본 상태대로 성하게 요구하는 바를 들어 주도록 하다’는 뜻입니다. 즉, 관(官)에서 일정한 형량이나 피해 보상을 위한 벌금을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로써 가해자에게 피해 보상의 정도를 정하여 요구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기존의 풀이대로 成이 ‘중재하다, 화평하게 하다’로 본다면, 다음에 이어지는 ‘鬪怒者成之’와 ‘不可成者則書之’에서는 뜻이 막히게 됩니다.
宋督攻孔氏 殺孔父而取其妻. 公怒. 督懼 遂弑殤公. 君子以督爲有無君之心 而後動於惡. 故先書弑其君. 會于稷 以成宋亂爲賂. 故立華氏也. 『左氏傳』
송나라 독(督)이 공씨(孔氏)를 공격하여 공보(孔父)를 시해하고 그 처자를 취하였다. 공(公)이 노하자 독(督)이 두려워하여 마침내 공(公)을 시해하여 헤쳤다. 군자(君子)는 독(督)이 임금의 마음에 무시함이 있다고 여겨 이후에 미움이 동(動)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먼저 그 임금을 시해한 것을 썼다. 직(稷)에서 회동(會同)할 때, 송나라의 난을 성하게 여긴 것은 뇌물 때문이었다. 그래서 화씨(華氏)를 세웠던 것이다.
宋督弑其君與夷及其大夫孔父. 滕子來朝 三月 公會齊侯陳侯 鄭伯於稷 以成宋亂 夏四月 取郜大鼎於宋 戊申 納於大廟. 『春秋』
송나라 독(督)이 그 임금 여이(與夷) 및 그 대부(大夫) 공보(孔父)를 시해하였다. 등자(滕子)가 내조(來朝)하였다. 3월 공(公)이 제후(齊侯), 진후(陳侯), 정백(鄭伯)과 직(稷)에서 회동함에 송나라의 난을 성하다고 여김으로써 여름 4월에 고(郜)의 대정(大鼎)을 송나라에서 취하였다. 무신(戊申)일에 대묘(大廟)에 바쳤다.
상기 두 문장은 같은 사실에 대한 다른 기록입니다. 여기서의 成을 기존의 문법에서는 ‘다스리다’로 풀이합니다. 하여, ‘以成宋亂’을 ‘송나라의 난을 다스리다’로 해석합니다. 그러면 公[제나라 환공]이 여러 제후들과 직(稷)에서 회동한 후에 송나라의 난을 다스렸다면, 난을 일으킨 독(督)을 처벌했다는 의미가 되지만, 실제 내용은 오히려 반대로 독(督)을 군주(君主)로 승인하는 내용이 나옵니다.[立華氏也-독(督)이 화씨(華氏)임] 따라서 成을 ‘다스리다’로 풀이하는 것은 오역(誤譯)이며, 成이 실제 뜻하는 바는 배달말의 ‘성하다(/제대로 되었다-이루어졌다)’입니다.
作欑宮于殿內, 安梓宮, 至人定時成殯. 『睿宗實錄 卽位年 9月 12日』
전내(殿內)에 찬궁(欑宮)을 지어 재궁(梓宮)을 안치고, 인정(人定) 시(時)에 이르러 성빈(成殯)하였다.
상기 문장에 사용된 ‘成殯’의 뜻은 ‘성하게 빈례지내다’의 뜻이며, 여기서 ‘성하다’는 ‘제대로 갖추다’의 뜻입니다. 즉 草殯(초빈 ; 사정상 장사를 속히 치르지 못하고 송장을 방 안에 둘 수 없을 때에, 한데나 의지간에 관을 놓고 이엉 따위로 그 위를 이어 눈비를 가릴 수 있도록 덮어 두는 일)에 대응되는 개념입니다.
盛 성할 성
넘치도록 성하다 ; 수북하다

盛의 갑골문

盛의 금문 盛의 전문
盛의 갑골문 자형은 그릇에 수북하게 담겨 넘치는 모양인 溢(넘칠 일)[①]과 戌의 합자이며, 금문 자형은 成과 같으며, 전문 자형은 갑골문을 따르고 있으며, 배달말 ‘성하다’가 가진 뜻 중에서 成과 구분시킨 것입니다.
성(盛)하다 (1) 기운이나 세력이 한창 왕성하다.
(2) 나무나 풀이 싱싱하게 우거져 있다.
(1) 세력이 한창 일어나다.
(2) 벌레, 물고기 따위가 퍼져서 그 수가 부쩍 늘어나다.
盛況(성황), 盛世(성세), 極盛(극성), 茂盛(무성), 旺盛(왕성) 등에서 盛이 넘쳐나도록, 수북하도록 ‘성하다’의 뜻입니다.
近年亂臣及盜賊誅死者多, 臣恐陰盛所致也. 『成宗實錄 1年 1月 11日』
근년에 난신 및 도적으로 주사(誅死)된 자가 많은데, 신은 아마도 음기가 성하여 치달은 바가 아닐까합니다.
상기 문장의 ‘盛’은 ‘성하다[왕성하다]’의 뜻입니다. 이 盛은 중국어의 유입에 따른 결과가 아니라 배달말 고유의 어감입니다.
食粥於盛 不盥 食於篹者 盥. 『禮記』
죽을 대접에서 먹을 때에는 손을 씻지 않으며, 소쿠리에서 먹을 때에는 손을 씻는다.
상기 문장의 盛은 그릇의 종류로 ‘대접’의 뜻을 나타냅니다. 이 경우 盛이 ‘盛大(성대)’로 ‘성하고 크다’에서 ‘수북하게 담는 그릇’으로 ‘대접’의 명칭을 가차하게 된 것입니다.
誠 정성 성
성한 태도, 성하다, 성싶다, 성부르다

誠의 전문
誠의 전문 자형은 言과 成의 합자이며, 言은 ‘겉으로 드러난 마음가짐, 태도’의 뜻을 나타내며 成의 ‘성하다’가 ‘빠트림 없이 다 갖추다’의 뜻으로 쓰여, ‘성한 태도’의 뜻을 나타냅니다. 현대 국어에서 ‘성’이 독자적으로 ‘정성(精誠)’의 뜻으로 쓰이는 용례는 확인되지 않지만, 갑골문에서 咸이 成과 통용된 것도 배달말의 ‘성’이 가지는 어감에 ‘다(/전부, 죄다)’의 뜻이 있기 때문이며, 상고대 국어에서 ‘성하다’는 ‘다하다’와 ‘참하다’의 어기를 품은 낱말로 쓰였던 것으로 추정합니다. [ex. ‘참하다’로는 忍(참을 인), 訒(말적을 인)이 쓰입니다]
誠心(성심), 誠意(성의), 誠實(성실), 忠誠(충성), 孝誠(효성) 등에서 誠의 쓰임이 ‘성하다’로 ‘다하다’와 ‘참’의 어기를 동시에 나타냅니다.
是誠何心哉. 『孟子』
이것은 성히 무슨 마음이겠는가?
趙誠發使尊秦昭王爲帝 秦必喜 罷兵去. 『戰國策』
조나라가 성하게 사신을 내어서 진나라의 소왕(昭王)을 존중하여 임금으로 삼는다면 진소왕은 반드시 기뻐하며, 병사를 파하고 갈 것이다.
상기 두 문장의 誠을 ‘만약에’의 뜻으로 일반적으로 풀이합니다. 여기서의 ‘만약(萬若)’도 실은 배달말의 ‘성하다(/그럴 것 같다는 막연한 추측을 나타내는 말), 성싶다, 성부르다’에 의한 것입니다.
晟 밝을 성
성한 빛 ; 훤하다

晟의 전문
晟의 전문 자형은 햇빛을 의미하는 日과 成의 합자이며, 成의 ‘성하다’에서 성한 빛에서 ‘훤하다’의 뜻을 나타내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城 재 성
흙을 수북하게 쌓다 ; 재, 잣, 성

城의 금문 城의 주문 城의 전문
城의 금문 및 주문 자형은 高(높을 고)를 아래위로 선 대칭시킨 자형과 成의 합자이며, 전문은 土와 成의 합자입니다. 高는 배달말의 ‘괴다(/차곡차곡 쌓아 올리다)’의 뜻을 나타내며, 금문과 주문의 아래위로 선대칭 한 자형으로 ‘쌓다’의 뜻을 나타내며, 전문의 土도 堆(쌓을 퇴)의 축약으로 같은 뜻입니다.
여기서의 成은 盛의 축약으로 ‘성하게 쌓임’으로 ‘잣(/예전에, 적을 막기 위하여 흙이나 돌 따위로 높이 쌓아 만든 담. 성의 옛말)’의 뜻을 나타냅니다. ‘재(/길이 나 있어서 넘어 다닐 수 있는, 높은 산의 고개)’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지형인 반면 ‘잣’은 인위적으로 구축한 성(城)을 말합니다.
배달말의 소릿값 ‘성’이 자체적으로 ‘都城(도성)’의 뜻을 나타냈던 것인지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잣’은 구조물의 의미가 강한 반면 ‘성’은 단위지역의 의미가 강합니다.
宬 서고 성
쌓아 두는 창고

宬의 전문
宬의 전문 자형은 宀과 成의 합자이며, 成은 城의 축약으로 ‘쌓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집 내부에 쌓아둔다는 것에서 ‘서고(書庫)’의 뜻을 나타냅니다.
문장에 실제 사용된 용례는 확인되지 않으며, 주로 인명(人名)을 위한 글자입니다.
郕 땅이름 성
說文 ; 魯孟氏邑

郕의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