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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 안동권씨 대곡문중 종손 권대용씨와 (주)예미정 임직원들이 모여 안동종가음식체험관 관리권 위임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있다. © News1 |
경북 안동 종가음식 산업화에 나선 ㈜예미정이 3년에 걸친 준비 과정을 끝내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다.
안동지역 향토 특산품을 기반으로 해서 종가음식을 '청정원', '풀무원'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유명식품 브랜드로 키워낸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안동시 정상동에 위치한 예미정은 마을 입구 도로변 부지 3600여㎡에 연건평 1500여㎡에 이르는 안동종가음식체험관과 부대 편의시설을 갖추고, 올초부터 체험 프로그램 개발과 퓨전 메뉴 레시피를 짜는 데 전념하고 있다.
예미정은 체험관을 찾는 방문객들에 대한 스토리텔링 서비스를 위해 독립운동으로 종가를 잃어버린 안동권씨 부정공파 대곡문중에 건축물 관리권 일체를 위임했다.
대곡문중은 일제 강점기 당시 종손 권기일 선생(1886~1920)이 종가 전 재산을 처분해 만주 독립군 양성소인 신흥무관학교 설립자금으로 내놨다.
권기일 선생은 초대 임시정부 국무령인 석주 이상룡 선생 휘하에서 항일 무장투쟁을 벌이다 1920년 경신참변 당시 신흥무관학교를 습격한 일본군과 혈혈단신으로 싸우다 순국, 신흥무관학교 최후의 1인으로 독립운동사에 기록돼 있다.
임진왜란때 대곡문중 종손이었던 권전(1549~98)이 조선수군 아장(亞將)으로 이순신 장군과 함께 왜적을 무찌르다 노량해전에서 장렬히 전사했다는 기록이 충무공전서에 전해지고 있다.예미정은 이같은 유서 깊은 문중에 건축물 관리권을 맡겨 격조 높은 종가음식에 뜻 깊은 의미를 부여하고, 체험교육은 물론 지역 명문 종가 이야기도 전국적으로 널리 알린다는 계획이다.
종가음식사업은 체험관·식자재·도시락사업 등 3가지로 준비 중이다.
안동종가음식체험관은 종가음식 체험 교육장과 전시관, 상설 시연장, 맛체험관 운영이 주된 기능이다.
가마솥 누룽지 긁기 등 간단한 조리 체험에서부터 까다로운 7첩반상 차리기까지 50여가지의 체험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조만간 20명의 강사진을 구성해 유치원생에서부터 초·중·고생, 성인까지 다채로운 안동종가 음식 체험 교육을 제공한다.
전시관에서는 7·9첩반상, 주안상, 생일상, 첫돌상, 회갑상 등 안동종가상차림을 한눈에 볼 수 있으며, 전문가들이 수집한 진귀한 종가음식 관련 자료를 집대성 해놓고 전통음식의 우수성을 일깨워 줄 예정이다.
종가음식 상설시연장은 65세 이상 노인들의 자립시설로도 활용된다.
이곳에 고용된 노인들은 전통 복장 차림을 갖춰 입고 전통 가마솥과 맷돌, 함지박, 홍두깨, 안반 등 전통 조리기구를 이용해 메밀묵과 청포묵, 맷돌두부와 손칼국수 등의 조리과정을 즉석에서 시연할 예정이다.
학생들에게는 전통음식 산교육장으로, 어른들에게는 추억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장소로 연중무휴 운영할 계획이다.
전라도 순창 고추장의 인기가 시발점이 돼 소스유통 분야 굴지의 기업인 '청정원'이 탄생했고, 강원도 강릉 초당두부의 인기는 '풀무원'이라는 신선식품 유통 명가의 창업 아이디어가 됐다.
안동종가음식의 이미지를 앞세운 예미정은 브랜드 '예미정'을 청정원, 풀무원에 이어 향토 특산품을 기반으로 하는 또 하나의 전국 식품 브랜드로 키워 낸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전통식품 가공공장 사업에도 나섰다.
안동 간고등어처럼 또 하나의 전국 히트상품을 만들겠다는 실질적인 사업 목표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안동에는 음식디미방과 수운잡방, 온주법 등 3개 옛 조리서가 전래되고 있어 가히 '한국 전통음식의 수도'라고도 할 수 있다.
김기희 경산1대학 교수는 "안동은 전통음식의 고장으로 간고등어와 안동소주를 필두로 안동찜닭·헛제삿밥·버버리찰떡·식혜·참마 등은 이미 전국시장을 맹렬하게 개척하고 있다. 상당한 수준의 음식 산업화가 이뤄져 있는 상황임을 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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