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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절:乾道變化(건도변화) / 天道(천도)와 陰陽(음양)의 이치
[1] 天地玄黃(천지현황)하고 宇宙洪荒(우주홍황)이라
하늘과 땅은 검고 누르며, 우주는 넓고 거치니라.
[2] 日月盈昃(일월영측)하고 辰宿列張(진수열장)이라
해와 달이 차고 기울며, 별자리가 벌려 베풀어졌느니라.
[3] 寒來暑往(한래서왕)하고 秋收冬藏(추수동장)이라
추위가 옴에 더위는 가고, 가을에 거두고 겨울에 갈무리 하니라.
[4] 閏餘成歲(윤여성세)하고 律呂調陽(율려조양)이라
윤달이 남아 해를 이루고, 율려로 음양을 조화 하니라.
[5] 雲騰致雨(운등치우)하고 露結爲霜(노결위상)이라
구름이 오름에 비를 이루고, 이슬이 맺혀 서리가 되니라.
제2절:坤厚載物(곤후재물) / 地道(지도)와 五行(오행)의 이치
[6] 金生麗水(금생여수)하고 玉出崑岡(옥출곤강)이라
금은 여수에서 나고, 옥은 곤륜산에서 내니라.
[7] 劍號巨闕(검호거궐)이오 珠稱夜光(주칭야광)이라
검은 거궐이 이름나고, 구슬은 야광주를 일컫느니라.
[8] 果珍李柰(과진이내)하고 菜重芥薑(채중개강)이라
과일은 오얏과 벚이 보배롭고, 채소는 겨자와 생강이 중하니라.
[9] 海鹹河淡(해함하담)하고 鱗潛羽翔(인잠우상)이라
바닷물은 짜며 강물은 싱겁고, 물고기는 자맥질하고 새는 나니라.
제3절:聖人之道(성인지도) / 人道(인도)와 大德敦化(대덕돈화)
[10] 龍師火帝(용사화제)요 鳥官人皇(조관인황)이라
용의 스승과 불의 임금이오, 새의 관직과 사람의 임금이라.
[11] 始制文字(시제문자)하고 乃服衣裳(내복의상)이라
비로소 문자를 만들고, 이에 의상을 입음이라.
[12] 推位讓國(추위양국)은 有虞陶唐(유우도당)이라
자리를 미루어 나라를 선양한 이는 유우와 도당이라.
[13] 弔民伐罪(조민벌죄)는 周發殷湯(주발은탕)이라
백성을 위로하고, 죄인을 침은 주의 발과 은의 탕이라.
[14] 坐朝問道(좌조문도)하고 垂拱平章(수공평장)이라
조정에 앉아 도를 묻고, 의상을 드리우고 팔짱을 끼고도 평안하며 밝으니라.
[15] 愛育黎首(애육여수)하니 臣伏戎羌(신복융강)이라
백성을 으뜸으로 사랑하여 기르니, 융과 강이 신하로 복종하니라.
[16] 遐邇壹體(하이일체)하고 率賓歸王(솔빈귀왕)이라
멀고 가까운 이들이 한 몸이 되고, 손님을 거느리고 왕에게 돌아가니라.
[17] 鳴鳳在樹(명봉재수)하고 白駒食場(백구식장)이라
우는 봉황이 나무에 있고, 흰 망아지는 마당에서 먹느니라.
[18] 化被草木(화피초목)하고 賴及萬方(뇌급만방)이라
덕화가 초목에 입혀지고, 힘입음이 만방에 미치느니라.
제4절:人倫之道(인륜지도) / 孝(효)・敬(경)・忠(충)・信(신)
[19] 蓋此身髮(개차신발)은 四大五常(사대오상)이니
대개 이 몸과 터럭은 네 가지 큼과 다섯 가지 떳떳함이니
[20] 恭惟鞠養(공유국양)이면 豈敢毁傷(기감훼상)이리오
공손히 키워주고 길러주심을 생각하면, 어찌 감히 다치게 하리오.
[21] 女慕貞烈(여모정렬)하고 男效才良(남효재량)이라
계집은 곧음과 매움을 사모하고, 사내는 재주와 어짊을 본받느니라.
[22] 知過必改(지과필개)하고 得能莫忘(득능막망)이라
허물을 알거든 반드시 고치고, 능함을 얻거든 잊지 말라.
[23] 罔談彼短(망담피단)하고 靡恃己長(미시기장)이라
저 사람의 단점을 말하지 말고, 자기의 장점을 믿지 말라.
[24] 信使可覆(신사가복)하고 器欲難量(기욕난량)이라
믿음으로 하여금 가히 살피게 하고, 그릇은 헤아리기 어렵게 할지니라.
[25] 墨悲絲染(묵비사염)하고 詩讚羔羊(시찬고양)이라
묵자는 실이 물듦을 슬퍼하였고, 시는 고양을 기렸느니라.
[26] 景行維賢(경행유현)이오 克念作聖(극념작성)이라
행실을 빛내면 현인을 잇고, 생각을 이기면 성인을 짓느니라.
[27] 德建名立(덕건명립)하고 形端表正(형단표정)이라
덕을 세우면 이름이 서고, 몸가짐이 단정하면 사방이 바루어지니라.
[28] 空谷傳聲(공곡전성)하고 虛堂習聽(허당습청)이라
빈 골짜기에 소리가 전해지고, 빈 집에서 익히고 듣느니라.
[29] 禍因惡積(화인악적)하고 福緣善慶(복연선경)이라
화는 악의 쌓임으로 인하고, 복은 선한 경사로 연유하니라.
[30] 尺璧非寶(척벽비보)요 寸陰是競(촌음시경)이라
한 자의 구슬이 보배가 아니고, 한 치의 시각이라도 다투어야 하니라.
[31] 資父事君(자부사군)하니 曰嚴與敬(왈엄여경)이라
아비를 바탕으로 임금을 섬기니, 가로대 엄함과 공경함이라.
[32] 孝當竭力(효당갈력)하고 忠則盡命(충즉진명)이라
효는 마땅히 힘을 다하고, 충은 곧 명을 다함이라.
[33] 臨深履薄(임심리박)하고 夙興溫凊(숙흥온청)이라
깊은 물에 다다른 듯 얇은 얼음을 밟은 듯 하고, 일찍 일어나 따뜻하고 시원하게 하니라.
제5절:君子之道(군자지도) / 四德(사덕)과 五止(오지)
[34] 似蘭斯馨(사란사형)하고 如松之盛(여송지성)이라
난초와 같이 이에 향기롭고, 소나무의 성함과 같으니라.
[35] 川流不息(천류불식)하고 淵澄取映(연징취영)이라
냇물은 흘러 쉬지 않고, 못 물은 맑아서 비침을 취하니라.
[36] 容止若思(용지약사)하고 言辭安定(언사안정)이라
얼굴은 그쳐 생각하는 듯하고, 언사는 안정되어야 하니라.
[37] 篤初誠美(독초성미)하고 愼終宜令(신종의령)이라
처음을 돈독히 하면 진실로 아름답고, 끝까지 삼가면 마땅히 착하리라.
[38] 榮業所基(영업소기)요 籍甚無竟(적심무경)이라
영화로운 업은 터가 되는 바이고, 명성은 심히 끝이 없음이라.
[39] 學優登仕(학우등사)하여 攝職從政(섭직종정)이라
배우고도 넉넉하면 벼슬에 올라 직분을 잡고 정사에 종사하니라.
[40] 存以甘棠(존이감당)하니 去而益詠(거이익영)이라
감당나무로써 존하니, 떠나감에 더욱 읊느니라.
[41] 樂殊貴賤(악수귀천)하고 禮別尊卑(예별존비)라
음악은 귀천을 달리하고, 예절은 존비를 구별하니라.
[42] 上和下睦(상화하목)하고 夫唱婦隨(부창부수)라
위에서 화하면 아래가 도타와지고, 지아비가 부르면 지어미는 따르느니라.
[43] 外受傅訓(외수부훈)하고 入奉母儀(입봉모의)라
밖에서는 스승의 가르침을 받고, 들어가서는 어머니의 거동을 받드느니라.
[44] 諸姑伯叔(제고백숙)은 猶子比兒(유자비아)라
모든 고모와 백부 숙부는 조카를 자식과 나란히 함이라.
[45] 孔懷兄弟(공회형제)는 同氣連枝(동기연지)라
심히 형제를 그리워함은 기운이 같고 가지가 이어졌음이라.
[46] 交友投分(교우투분)하고 切磨箴規(절마잠규)라
벗을 사귐에 분수를 던지고 절차탁마하며 경계하고 법하니라.
[47] 仁慈隱惻(인자은측)을 造次弗離(조차불리)하고
인자하고 측은히 여기는 마음을 잠시라도 떠나지 말고
[48] 節義廉退(절의염퇴)는 顚沛匪虧(전패비휴)라
절의와 청렴과 물러남은 엎어지고 자빠지더라도 이지러뜨려서는 아니 되니라.
[49] 性靜情逸(성정정일)하고 心動神疲(심동신피)라
성품이 고요하면 감정이 편안하고, 마음이 움직이면 정신은 피로해지니라.
[50] 守眞志滿(수진지만)하고 逐物意移(축물의이)라
참을 지키면 뜻이 가득해지고, 물건을 쫓으면 뜻이 옮겨지니라.
[51] 堅持雅操(견지아조)면 好爵自縻(호작자미)니라
바른 지조를 굳게 잡으면, 좋은 벼슬이 스스로 얽어지니라.
제6절:鳶飛戾天(연비여천) / 소리개가 날아 하늘에 오르다
[52] 都邑華夏(도읍화하)는 東西二京(동서이경)이라
화하의 도읍은 동서의 두 서울이라.
[53] 背邙面洛(배망면락)하고 浮渭據涇(부위거경)이라
망산을 뒤로 하며 낙수를 앞에 하고, 위수에 뜬 듯하고 경수에 거하니라.
[54] 宮殿盤鬱(궁전반울)하고 樓觀飛驚(누관비경)이라
궁전이 서린 듯 울창하고, 누관은 새가 나는 듯 놀라우니라.
[55] 圖寫禽獸(도사금수)하고 畫綵仙靈(화채선령)이라
새와 짐승을 그렸으며, 신선과 신령을 그려 채색했음이라.
[56] 丙舍傍啓(병사방계)하고 甲帳對楹(갑장대영)이라
병사는 옆으로 열려 있고, 갑장은 기둥을 대하고 있느니라.
[57] 肆筵設席(사연설석)하고 鼓瑟吹笙(고슬취생)이라
자리를 펴고 방석을 깔고, 거문고를 타고 생황을 부니라.
[58] 陞階納陛(승계납폐)하니 弁轉疑星(변전의성)이라
계단을 오르고 섬돌로 들어서니, 고깔의 움직임이 별인 듯 하니라.
[59] 右通廣內(우통광내)하고 左達承明(좌달승명)이라
오른쪽은 광내와 통하고, 왼쪽은 승명에 통하니라.
[60] 旣集墳典(기집분전)이오 亦聚群英(역취군영)이라
이미 삼분(三墳)과 오전(五典)을 모았고, 또한 뭇 영재를 모았느니라.
[61] 杜稿鍾隸(두고종예)요 漆書壁經(칠서벽경)이라
두조의 초서와 종요의 예서요, 옻칠한 글과 벽 속의 경서라.
[62] 府羅將相(부라장상)하고 路挾槐卿(노협괴경)이라
부에는 장수와 정승이 늘어서고, 길옆으로는 경의 회화나무가 서있느니라.
[63] 戶封八縣(호봉팔현)하고 家給千兵(가급천병)이라
호는 여덟 고을을 봉하고, 가에는 일천 명의 병사를 주었느니라.
[64] 高冠陪輦(고관배연)하니 驅轂振纓(구곡진영)이라
고관들이 임금의 수레를 모시니, 수레가 움직임에 갓끈이 흔들리니라.
[65] 世祿侈富(세록치부)하니 車駕肥輕(거가비경)이라
대대로 녹을 받아 사치하고 부유하니, 수레와 말이 살지고 경쾌하니라.
[66] 策功茂實(책공무실)하면 勒碑刻銘(늑비각명)이라
공을 꾀함에 무성하고 충실하면 비갈을 세워 금석에 이름을 새기니라.
제7절:名臣列傳(명신열전)
[67] 磻溪伊尹(반계이윤)은 佐時阿衡(좌시아형)이라
반계와 이윤은 좌시와 아형이라.
[68] 奄宅曲阜(엄택곡부)하니 微旦孰營(미단숙영)이리오
문득 곡부에 집을 지으니, 단이 아니면 누가 경영했으리오.
[69] 桓公匡合(환공광합)하고 濟弱扶傾(제약부경)이라
환공은 바르게 규합하여 약한 나라를 구제하고 기울어진 나라를 붙들어주었니라.
[70] 綺回漢惠(기회한혜)하고 說感武丁(열감무정)이라
기리계는 한나라 혜제를 돌려놓았고, 부열은 무정을 감동시켰느니라.
[71] 俊乂密勿(준예밀물)하고 多士寔寧(다사식녕)이라
뛰어나고 재주 있는 이들이 빽빽하고, 많은 선비가 이에 편안해졌느니라.
[72] 晉楚更霸(진초경패)하고 趙魏困橫(조위곤횡)이라
진과 초가 번갈아 패권을 잡고, 조와 위는 연횡에 곤해졌느니라.
[73] 假途滅虢(가도멸괵)하고 踐土會盟(천토회맹)이라
길을 빌려 괵을 멸망시키고, 천토에 모여 맹세하였느니라.
[74] 何遵約法(하준약법)하고 韓弊煩刑(한폐번형)이라
소하는 간략한 법을 따랐고, 한비자는 번거로운 형벌에 피폐해졌느니라.
[75] 起翦頗牧(기전파목)은 用軍最精(용군최정)이라
백기・왕전・염파・이목은 군사 쓰기를 가장 정미하게 했느니라.
[76] 宣威沙漠(선위사막)하니 馳譽丹靑(치예단청)이라
사막에까지 위엄을 떨치니 단청하여 명예를 드날렸느니라.
제8절:四海之內(사해지내)
[77] 九州禹跡(구주우적)이오 百郡秦幷(백군진병)이라
구주는 우임금의 자취이고, 백군은 진나라가 병합함이라.
[78] 嶽宗恒岱(악종항대)요 禪主云亭(선주운정)이라
오악은 항산과 대산을 종주로 하고, 봉선은 운운산과 정정산에서 주재함이라.
[79] 雁門紫塞(안문자새)요 雞田赤城(계전적성)이라
안문과 자새요. 계전과 적성이라.
[80] 昆池碣石(곤지갈석)이오 鉅野洞庭(거야동정)이라
곤지와 갈석이오. 거야와 동정이라.
[81] 曠遠綿邈(광원면막)하고 巖岫杳冥(암수묘명)이라
벌판은 트여 멀리까지 끝없이 이어지고, 바위의 멧부리는 아득하고 희미하니라.
[82] 治本於農(치본어농)하고 務玆稼穡(무자가색)이라
정치는 농사를 근본으로 하고, 더욱 심고 거둠을 힘쓰게 하니라.
[83] 俶載南畝(숙재남묘)하고 我藝黍稷(아예서직)이라
비로소 남쪽 이랑에서 일을 하고, 나는 기장과 피를 심느니라.
[84] 稅熟貢新(세숙공신)하고 勸賞黜陟(권상출척)이라
영근 것을 부세하며 새것을 공물로 하고, 상으로 권장하며 내치고 올리느니라.
제9절:進退之節(진퇴지절) / 公職者(공직자)의 자세
[85] 孟軻敦素(맹가돈소)하고 史魚秉直(사어병직)이라
맹가는 본바탕에 돈독하였고, 사어는 직간을 잘하였느니라.
[86] 庶幾中庸(서기중용)하고 勞謙謹勅(노겸근칙)이라
거의 중용에 이르고, 수고로우면서도 겸손하고 삼가고 경계해야 하니라.
[87] 聆音察理(영음찰리)하고 鑑貌辨色(감모변색)이라
소리를 듣고 이치를 살피며, 모양을 보며 기색을 분별 하니라.
[88] 貽厥嘉猷(이궐가유)하니 勉其祗植(면기지식)이라
그 아름다운 꾀를 주니, 그 공경히 심기를 힘쓰느니라.
[89] 省躬譏誡(성궁기계)하고 寵增抗極(총증항극)이라
몸을 돌아보며 살펴 경계하고, 총애가 더하면 극함을 막아야 하니라.
[90] 殆辱近恥(태욕근치)면 林皐幸卽(임고행즉)이라
자못 욕되고 부끄러움에 가까우면 숲 언덕으로 나아감이 좋으니라.
[91] 兩疏見機(양소견기)하니 誰逼解組(수핍해조)리오
두 소씨가 기미를 보았으니, 누가 인끈 풂을 핍박하리오.
[92] 索居閒處(색거한처)하니 沈黙寂寥(침묵적료)니라
한가로운 곳을 찾아 거처하니, 고요하고 적막함에 잠기니라.
제10절:安貧樂道(안빈낙도) / 隱遯君子(은둔군자)의 삶
[93] 求古尋論(구고심론)하고 散慮逍遙(산려소요)니라
옛것을 구하여 찾아 의논하며, 근심은 흩어버리고 소요하니라.
[94] 欣奏累遣(흔주누견)하고 慼謝歡招(척사환초)니라
기쁘게 연주하며 누된 일은 보내고, 슬픈 일은 물리치고 기쁜 일은 부르니라.
보충설명 : '欣奏'의 해석을 '기쁘게 연주하며'로 고칩니다. 낙향생활에 젊은 나이라면 본래의 해석대로 '기쁜 일은 아뢰고'도 무방하나 제10절은 원저자의 말년의 유배 생활을 묘사한 대목이기 때문입니다.
[95] 渠荷的歷 (거하적력)하고 園莽抽條(원망추조)니라
도랑의 연꽃은 곱고 뚜렷하며, 동산은 우거지고 나뭇가지는 뻗어 가니라.
[96] 枇杷晩翠(비파만취)하고 梧桐早凋(오동조조)라
비파나무는 늦도록 푸르고, 오동나무는 일찍 시드니라.
[97] 陳根委翳(진근위예)하고 落葉飄颻(낙엽표요)라
묵은 뿌리에 쌓여 덮이고, 떨어진 잎은 이리저리 나부끼니라.
[98] 遊鯤獨運(유곤독운)이라가 凌摩絳霄(능마강소)니라
곤어가 홀로 움직이며 노닐다가 붉은 하늘로 올라 만지니라.
[99] 耽讀翫市(탐독완시)하니 寓目囊箱(우목낭상)이라
글 읽기를 즐겨 저자에서 보니, 눈을 붙이면 주머니와 상자라.
[100] 易輶攸畏(이유유외)하니 屬耳垣牆(촉이원장)이라
말을 쉽고 가볍게 함을 두려워하는 바이니, 귀가 담장에 붙어 있음이라.
[101] 具膳飧飯(구선손반)하니 適口充腸(적구충장)이라
반찬을 갖춰 밥을 먹으니, 입에 맞아 창자를 채우느니라.
[102] 飽飫烹宰(포어팽재)하고 飢厭糟糠(기염조강)이라
배부르면 삶은 고기도 물리고, 굶주리면 지게미와 겨도 배 부르느니라.
제11절:嚮用五福(향용오복) / 康寧(강녕)된 노후의 삶
[103] 親戚故舊(친척고구)는 老少異糧(노소이량)이라
친척과 옛 친구는 늙고 젊음에 따라 음식을 달리 하니라.
[104] 妾御績紡(첩어적방)하고 侍巾帷房(시건유방)이라
계집종이 길쌈을 하고, 침실에 수건을 드리느니라.
[105] 紈扇圓潔(환선원결)하고 銀燭煒煌(은촉위황)이라
비단부채는 둥글고 깨끗하며, 은촛대의 불빛은 빛나고 환하니라.
[106] 晝眠夕寐(주면석매)하니 藍筍象牀(남순상상)이라
낮잠 자고 저녁에 자니, 푸른 대와 코끼리뼈로 꾸민 침상이라.
[107] 絃歌酒讌(현가주연)하며 接杯擧觴(접배거상)이라
연주하고 노래하며 주연을 펼쳐 잔을 들어 부딪치느니라.
[108] 矯手頓足(교수돈족)하니 悅豫且康(열예차강)이라
손을 들고 발을 구르니,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또한 강녕함이라.
[109] 嫡後嗣續(적후사속)하고 祭祀蒸嘗(제사증상)이라
적자로 뒤를 잇고, 제사에는 증제와 상제라.
[110] 稽顙再拜(계상재배)하니 悚懼恐惶(송구공황)이라
이마를 조아리며 두 번 절하니, 두려워하고 두려워함이라.
제12절:回顧(회고) / 시대를 風靡(풍미)한 사람들
[111] 牋牒簡要(전첩간요)하고 顧答審詳(고답심상)이라
글은 간략하게 요약하고, 묻고 답함은 자세히 살펴야 하니라.
[112] 骸垢想浴(해구상욕)하고 執熱願涼(집열원량)이라
몸에 때가 끼면 목욕을 생각하고, 뜨거운 것을 잡으면 서늘함을 원하니라.
[113] 驢騾犢特(여라독특)이 駭躍超驤(해약초양)이라
나귀와 노새와 송아지와 숫소가 놀라 펄쩍거리며 뛰고 달리니라.
[114] 捕獲叛亡(포획반망)하고 誅斬賊盜(주참적도)니라
배반하고 도망한 자를 잡고, 적도를 벌하여 베느니라.
[115] 布射僚丸(포사료환)이오 嵇琴阮嘯(혜금완소)라
여포는 활, 웅의료는 공, 혜강은 금, 완적은 휘파람이라.
[116] 恬筆倫紙(염필윤지)요 鈞巧任釣(균교임조)라
몽염은 붓, 채륜은 종이, 마균은 기교, 임공자는 낚시니라.
[117] 釋紛利俗(석분이속)하니 並皆佳妙(병개가묘)라
어지러움을 풀거나 세속을 이롭게 하니, 아울러 모두 아름답고 묘하니라.
[118] 毛施淑姿(모시숙자)는 工嚬姸笑(공빈연소)라
모장과 서시의 맑은 자태는 공교로이 찡그림과 예쁜 웃음이더라.
제13절:修人事待天命(수인사대천명)
[119] 年矢每催(연시매최)하니 羲暉朗曜(희휘낭요)라
세월은 살같이 늘 재촉하니, 희가 일월성신을 밝혀 빛나게 하니라.
[120] 璇璣懸斡(선기현알)하고 晦魄環照(회백환조)라
선기가 매달려 돌고, 그믐달이 초생달로 돌아와 비추니라.
[121] 指薪修祐(지신수우)하니 永綏吉卲(영유길소)라
섶을 가리키며 몸을 닦아 복을 받으니, 길이 편안하며 길하고 높아지리라.
[122] 矩步引領(구보인령)하고 俯仰廊廟(부앙낭묘)라
법도 있게 걸으며 옷깃을 여미고, 정전을 향해 구부리고 우러름이라.
[123] 束帶矜莊(속대긍장)하고 徘徊瞻眺(배회첨조)라
관복을 엄숙하게 입고 천천히 걸으며 둘러보니라.
[124] 孤陋寡聞(고루과문)하니 愚蒙等誚(우몽등초)라
외롭고 좁아서 들음이 적으니, 어리석고 어둡다고 꾸중 듣느니라.
[125] 謂語助者(위어조자)하니 焉哉乎也(언재호야)라
나의 말은 도와서 이른 것이니, 이는 ‘야’에서 비롯함이라(어찌 처음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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