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료사>
대학교에 진학한 저는 사회복지 현장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자리에 앉아 기계적으로 일만 처리하고 싶진 않았습니다. 현장에서 당사자를 만나고, 당사자와 함께하는 그런 살아있는 사회복지를 하고 싶었습니다. 마침 학교에 ‘두리번’이라는 동아리가 생겼었습니다. 사회복지 현장을 느끼고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동아리에 들어갔습니다.
‘두리번’에서 토크콘서트, 학습여행 따위의 활동 했습니다. 많은 사회사업 선생님들 만나 뵈며 사회사업 접했습니다. 사회사업 알아갈수록 귀해보였습니다. 마땅해보였습니다. 사회사업 매력에 흠뻑 빠졌었습니다. 그러던 중 구슬 5기 했던 선배들이 구슬 6기 활동을 제안해주었습니다. 구슬 활동이라면 사회사업 제대로 배울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렇게 참여하게 된 구슬 6기. 과연 복지관 사회사업 제대로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점차 배운 내용을 토대로 단기사회사업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물들였습니다.
학교생활과 두리번 운영으로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던 지난 1학기. 권대익 선생님께서 학교로 오셔서 당신의 이야기 나누어주었습니다. 추석잔치 이야기 들었습니다. 참으로 정겨워보였습니다. 마음속에 뚜렷이 남아 잊혀 지지 않았습니다.
여름방학에 실습해야 했습니다. 단기사회사업으로 실습하고 싶었습니다. 여러 단기사회사업 홍보 글을 보았습니다. 그 가운데 ‘한 여름 날의 낭만잔치’가 눈에 띄었습니다. 인상 깊었던 추석 잔치 이야기와 부합하는 과업이었습니다. 이거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방화11종합사회복지관 ‘한 여름 날의 낭만잔치’에 지원했습니다.
하고 싶은 과업인 ‘한 여름 날의 낭만잔치’를 맡아 준비하고 진행한지 어느덧 한 달이 지났습니다. 사회복지 꿈과 열정으로, 땀과 웃음으로 보낸 한 달이었습니다. 그간의 배움, 추억을 천천히 곱씹으며 이 글을 써내려 갑니다.
이번 여름, 뜨거운 태양 아래 1103동을 발바닥 닳도록 두루 다녔습니다. 선한 마음을 가진 주민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모임을 주도적으로 이뤄주실 만한 분들이 보였습니다. 이웃 간에 관계가 보였습니다. 그렇기에 조심스럽게 모임을 제안해 드리고 모임 직접 이루도록 거들 수 있었습니다. 1103동을 두 다리와 발바닥으로 힘차게 다니지 않았더라면 그 어떤 일도 이뤄내지 못했을 겁니다. 사회사업가는 발로 일하는 사람임을 깨달았습니다.
언젠가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기만 잘 해도 사회사업 잘 할 수 있어요.” 그렇기에 무엇이든지 당사자에게 묻고 의논하고 부탁했습니다. 당사자 분께서 모임의 날짜, 장소, 음식 정하셨습니다. 직접 이웃 분들 초대해주셨습니다. 자연스럽게 잔치의 주인 되어 이루셨습니다. 그러니 당사자 분께 칭찬, 감사 돌아갔습니다. 걸언의 힘을 몸소 느꼈습니다.
1103동 주민 분을 만나 이곳에 온지 얼마 안 되어 1103동에 누가 있는지 잘 모른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1103동 좋은 이웃을 소개해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그러니 주민 분들이 어른 구실, 어른 노릇하며 선뜻 도와주셨습니다. 간혹 몇몇 분들은 댁까지 동행하여 직접 소개해주셨습니다. 당사자의 자주성이 살아나기도 했습니다. 모르는 것을 내세워야 함을 배웠습니다.
잔치에서 심부름 꾼 모양새로 있어야 함을 배웠습니다. 여느 사람들이 그렇듯이 잔치를 당사자 분들이 직접 이루십니다. 재료 손질부터 실제 진행까지 당사자 분들이 스스로 하십니다. 당사자 분들의 자주성 해치지 않기 위해서 당사자 분들에게 어떤 걸 도우면 될지 여쭙고 돕습니다. 당사자 분들이 부탁하신 일을 합니다. 그렇게 심부름 꾼 모양새로 당사자를 거들어야 합니다.
그동안 1103동에서 이루어졌던 모임의 풍경을 떠올려봅니다. 소박한 음식, 둘러앉은 이웃 분들, 오고 가는 여느 사람살이 이야기, 깔깔깔 웃는 모습, 먹어~ 잡솨~하며 서로를 챙기는 이웃 분들, 어서 와~ 오랜만이네 하며 인사 건네는 모습, 아무 때나 와 하며 작별 인사하는 모습. 그동안 어디에서도 느껴보지 못했던 이웃 인정을 흠뻑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게 사람 사는 거구나 싶었습니다.
1103동 주민 분들의 사랑 듬뿍 받았습니다. 댁에 찾아갈 때면 차, 과일 후하게 대접해주셨습니다. 타지에서 올라온 사실 알고는 잠자리, 식사 걱정해주셨습니다. 때때로 반찬을 싸주시기도 하셨습니다. 그렇게 주민 분들의 애정으로 몸도 마음도 살쪘습니다.
이선이 통장님과 장재희님은 가장 많이 찾아 뵌 분들입니다. 때때로 댁에서 저녁식사를 함께 하였습니다. 저와 세경언니에게 맛있는 식사 사주고 싶으시다며 값비싼 샤브샤브 사주시기도 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다 함께 서울 시민 공원으로 나들이 다녀왔습니다. 함께한 시간, 나눈 이야기가 많은 만큼 서로 깊은 정이 들었습니다. 소중한 인연 계속해서 귀하게 가꾸어 나가고 싶습니다. 통장님과 장재희님께 이따금씩 찾아뵙고 인사드리겠다고 했습니다. 그 약속 꼭 지켜야겠습니다.
단기사회사업 시작한지 중반 쯤 되었을 때 당사자를 대함에 있어, 과업을 해나감에 있어 부족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어느새 보니 함께 과업을 하는 언니와 비교하며 제 자신을 스스로가 깎아내리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열등감 느끼지 말자하고 다짐했습니다. 언니에게 많이 배우자는 마음으로 과업에 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마음처럼 쉽게 되지 않더군요. 그래서 이러한 마음을 권대익 선생님께 털어놓았습니다. 선생님은 예주는 예주답게 하면 된다고 지지하고 격려해주셨습니다. 덕분에 나는 나답게 하자는 마음을 품고 과업에 몰두할 수 있었습니다.제 마음을 헤아려주고 조언해주신 권대익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다른 실무자 분들도 저희에게 응원, 격려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퇴근 인사드릴 때, 한 번은 선생님들께서 “사회사업 잘하고 있어요.”라는 말을 해주셨습니다. 그 말을 듣는데 어찌나 눈물이 나던 지요. 곱씹을수록 와 닿는 말이었습니다. 그 말로 하여금 자신감 얻을 수 있었고, 사회사업 더 잘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맡은 과업에 더욱 최선을 다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실무자 선생님들. 고맙습니다.
사회사업 실무학교 반장이자 든든한 엄마 같은 존재인 이예림 언니.
사회사업에 관한 조언 아끼지 않으며 분위기 메이커인 박세경 언니.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려고 하며 해맑은 미소를 지니고 있는 도영이.
매사에 진중함이 있으며 기록 우등생인 해민 오빠.
강인하면서도 특유의 재치로 다른 사람들을 웃게 해주는 상우 오빠.
어떤 이야기든 경청해주고 편하게 대해주시는 준혁 오빠.
착하고 좋은 동료들을 만났습니다. 힘듦은 서로가 나누고, 기쁨은 배가 되게 해준 동료들입니다. 함께 가는 길이었기에 사회사업 실무학교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사회사업 인생에서 이 사람들을 만났다는 자체가 큰 복입니다. 동료들 모두 고맙습니다.